E3도 아직 마무리 중인 마당에 생각 밖으로 차세대 콘솔과 관련된 얘기들이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등장하기 시작한 단어는 "프로젝트 스칼렛". 이는 차세대 엑스박스의 코드명이라고 합니다. 프로젝트 스칼렛은 베데스다의 신작 "스타필드"와 관련해서 유출되기 시작했으며, 이에 의문을 가진 웹진이 "스타필드"가 차세대로만 나오는 건 아니냐는 질문을 했지만 "그것에 대해 답변할 권한이 없다"는 늬앙스의 부정도 긍정도 아닌 답만이 돌아왔습니다.
또다른 조금 더 자세한 소식통은 MS계 루머로 유명한 Thurott.com에서 나온 것으로, 아예 2020년에 차세대 엑스박스가 나올 것이라는 기사를 냈습니다.(링크) 이 소식에선 여러 소스를 통해 "프로젝트 스칼렛"이 2020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으나, "프로젝트 스칼렛"의 정확한 정체(완전한 차세대인가, 업그레이드형? 염가형?)에 대해서는 아직 알지 못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엑스박스에 대한 언급은 이런 비공식적인 루머만은 아닙니다. 당장 E3에서 MS가 직접 차세대 콘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물론 이 코멘트는 클라우드 게이밍, 게임을 위한 인공지능 서비스 등과 묶어서 취급된 것으로, 전체적으로 본다면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로써 두리뭉실하게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이긴 합니다. 사실 콘솔은 출시되자 마자 바로 차세대의 청사진 그리기로 이행하기 때문에, 폭 넓게 말하자면 2013년부터 이미 개발중이라는 말은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더욱 흐른 지금 차세대 엑박과 플스를 개발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은 당연히 개발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지요.
엑박 쪽에만 소식이 있는 건 아닙니다. 소니는 PS4가 수명의 황혼기에 접어 들었다고 말해서 설왕설래 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콘솔의 수명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이 의미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령 소니는 차세대 콘솔이 나온 뒤에도 2~3년 정도 구형 콘솔을 저소득 시장을 위해 계속 판매하곤 합니다.
또다른 더 명확한 근거는 소니가 2021년 3월 마감되는 회계분기에 큰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입니다. 이는 투자자들을 위한 정보공개이며 명확히 무엇 때문인지 밝히진 않았지만 오늘날 몇년 뒤 일어날 예측 가능한 막대한 손실은 단 한가지, 새로운 콘솔을 위한 투자 뿐입니다. 시기적으로 볼 때 이 손실은 실질적으로 대량생산이 시작되는 2020년 후반부에 이뤄지는 것일 겁니다.
기술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를 모두 고려할 때 차세대 콘솔이 등장할 가장 현실적인 시점은 2020년임은 분명합니다. 그때 AMD의 라이젠 CPU와 나비 GPU는 7nm 공정을 통해 콘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합니다. 2019년은 새로운 아키텍쳐를 입수하기 어려우며, 구형 아키텍쳐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7nm로 콘솔 APU 생산은 채산성이 떨어지리라 예상됩니다. 그러므로 여러 조건을 볼 때 PS5가 2020년 출시인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보입니다.
차세대 엑박의 경우엔 그보다 좀 더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액박원X를 작년 출시했기 때문에 주기를 너무 좁게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면 PS5와 동시, 혹은 PS5 1,2년 후 밖에 없습니다. PS5 2년 후에는 상당한 성능 입수가 가능하지만 시장선점 면에서 손해가 너무 크며, 동시발매는 사실상 동일한 하드웨어로 출시하므로 차별화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현실적으로 1년 뒤, 그러므로 2021년이라고 보았으나 최신 루머는 그를 뒤엎는 것입니다.
물론 2020년이라고 안 될 이유는 없습니다. 2021년엔 더 나은 성능을 얻을 수 있지만, 2020년에는 그 나름의 메리트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점은 PS5와 정면대결 함으로써 분위기를 선점 당하는 일을 막는 것입니다. 단점은, 당연히 PS5와 성능 차별화가 되지 않을 것이며 하물며 엑박원X와 비교해서도 성능향상이 기대 이하라는 반응일 거라는 점입니다.
현시점에서 2020년형 콘솔의 GPU 성능은 엑박원X의 3배 이상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나비는 실질적으로 베가의 전성비 개선형이며, AMD는 포스트 나비(아직 코드명 없음) 이전에는 엔비디아 파스칼과 같은 효율을 얻지 못 할 것입니다. 나비에서 입수하게 될 것은 전력소모의 급격한 증가 없이 더 높은 클럭을 입수하는 것으로, 부분적으로 엑박원X에서 실현된 바 있습니다. 거기에 7nm 공정으로 PS4 프로의 약 2배 CU를 입수하게 될 것으로, 클럭 향상과 CU 증가를 고려하면 엑박원X의 2.5배 정도가 될 것입니다.
2020년형 콘솔의 큰 향상점은 역시 CPU가 될 것입니다. 젠2 아키텍쳐(젠 아키텍쳐와 라이젠 넘버링은 같이 가지 않습니다. 라이젠2=젠+ 아키텍쳐, 라이젠3=젠2 아키텍쳐) 기반으로 만들어질 게 거의 확실하며, 7nm 공정에 힘입어 콘솔에 들어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다만 코어 수는 두고봐야 될 부분입니다. 쿼드 혹은 헥사일 가능성이 높은데, 옥타는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쿼드의 경우 현행 재규어 대비 GPU 만큼의 향상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헥사 이상일 경우엔 GPU보다 더 높은 성능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세대 콘솔이 CPU는 저전력 랩탑 용이라 부실하면서 GPU만 비정상적으로 파워풀한 언밸런스로 되어 있는데, 다시 균형을 맞출 여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GPU 성능만 본다면 엑박원X(6TF)의 2.5배라는 성능은 차세대라고 이름 붙이기엔 조금 무색하기는 합니다. 물론 PS4 프로(4.2TF) 기준으로는 3배 이상의 성능이긴 합니다. 적어도 PS5로써는 이 사양으로 차세대라고 하기에 구색은 갖춘 수준입니다. 엑박의 경우엔 차이는 조금 적으며, PS4 프로 대비 1년 더 격차가 적다는 점에서 2020년형은 차세대라고 하기엔 약간 애매한 향상입니다.
만약 엑박도 2020년에 출시된다고 한다면, 그건 MS의 콘솔주기가 소니와 다른 전략을 택했기 때문에 말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니에겐 3배도 안 되는 성능차이로 '차세대'를 출시하는 건 세대 점프 면에서 말이 되지 않지만 MS는 세대 점프를 포기하고 무한한 반복개선 노선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소니에선 PS4 프로 전용 게임이 나오지 않을테지만, 엑박은 엑박원X를 기본사양으로 하며 엑박원X2(가칭)에서 그래픽과 옵션이 업그레이드 되는 형태가 가능합니다. 2개의 성능이 다른 기종이 동시에 존재하며, 새 기종이 나오면 그때야 이전 기종이 '최저사양' 역할에서 밀려남으로써 교체되는 형태로 말이죠.
물론 이게 비즈니스 적으로 타당한가는 여러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가령 엑박원X는 상당히 단가가 비싼 기기이며, X2가 나오고 3년 혹은 그 이상 같이 할 수 있도록 단가 절감이 가능할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성능적으로도 나온 직후라면야 아직 신세대의 CPU나 메모리를 충분히 활용하지 않아서 얼추 갖다댄다 쳐도 3년 가량 가능할지는...글쎄요? 스마트폰처럼 매년 출시하는 게 아닌 바에야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격차는 3년 밖에 없기는 합니다만.
GPU야 해상도랑 옵션만 낮추면 된다지만 아예 스케일이 다른 오픈월드 게임 같은 건 CPU와 메모리가 차이나면 어렵습니다. X2가 나온 뒤 X 기본지원이 아니라 X 지원과 X2 지원으로 쪼개진다면 그건 그거대로 파편화로써 골치아픈 문제가 될테죠. 물론 2020년형의 메모리 용량은 아직 갑론을박이 있으며, 만약 단가문제로 16GB가 된다면 오히려 X와 격차가 더 좁혀지게 되지만 32GB라면 좀 곤란한 것이죠.
현시점에선 PS5 2020설은 거의 아귀가 들어맞지만 엑박도 2020인 쪽은 더 명확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적잖은 골치거리가 따라온다- 정도로 보입니다. 뭐 성능이 어떻고 세대가 어떻고 간에 애초에 다음 세대는 양기종 모두 하위호환이 기본 보장될 것이므로 PS4에서 대성공을 거둔 소니가 어쨌든 한수 먼저 따고 들어가는 건 변함 없기는 합니다.
어쩌면 그런 조건에 1,2년 늦어서 더 불리한 처지에 놓일 리스크를 감수하느니 정면승부를 제대로 걸어보자는 건지도 모르죠. 실제 E3에서 발표한 퍼스트파티 강화의 스케쥴은 2020년 쯤이면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할텐데, 2021~22에 새 하드웨어가 나오면 세대 말기라서 뭔가 엇나가게 되기도 합니다. 정면승부를 걸어 보겠다면 같은 하드웨어, 같은 출시시기에 타이틀로 거는 게 말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죠. 정말 MS가 그런 패기를 보일지 두고 볼 일입니다.
덧글
그거 괜히 두개 박으면 단가만 치솟고 좋을게 없음.
그냥 레이븐릿지처럼 CCX한개에 GPU 한개 박고 치우겠죠.
헥사가 되려면 젠2 CCX가 헥사가 되어야겠지만 그건 행복회로 이상은 아니라서...
거기다 성능면으로 보더라도 4C8T까지도 필요없고 2C4T만 넣어도 넘칠겁니다.
3C6T 4C8T는 부스트 기능 같은걸로 넣거나 신형 낼때 개선 사항으로 넣거나..
이번 세대의 승패는 솔직히 하드웨어 파워에서 나왔죠.
하드웨어가 치우치니 사용자가 치우치고 개발사도 사용자 따라 치우치고 스노우볼.
마소는 PS5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무조건 그것보다 낫게 만들려고 애쓰고 있을 겁니다.
Xbox one X가 PS4 Pro를 압도하는 스펙으로 나온 데서부터 그 절박함을 볼 수 있었죠.
아마 우리가 모르는 뒤에서 두 회사끼리 치열하게 첩보전을 일삼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두 회사가 거의 동등한 스펙으로 나와버리는게 가장 좋아보이는데 어떨런지..
PC 유저로써는 콘솔이 스케일러블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너무 좋군요!
그래야 게임이 더 빨리 발전하고 더 좋게 출시되죠.
엑박 360 말기에 콘솔에 발목잡혀있던 게임들이 얼마나 끔찍했었는지..
현세대는 양사의 하드웨어 구성과 컨셉에서 차이가 있어서 그런 결과가 나왔지만 사용할 기술이 뻔한 상황에서 가격인상과 시차 없이 성능차이를 만들어내기는 불가능합니다. 같은 가격에 2020년이라면 사실상 클론 기종이 될 겁니다.
커스텀으로 코어 두개를 더 넣어달라고 하면 CCX를 하나 더 넣는 수밖에 없습니다.
CCX가 아닌 코어를 따로 넣고 그걸 이어붙일 설계가 없어요.
그리고 레이븐릿지같은 젠 APU는 인텔 G 처럼 칩 두개가 따로 노는게 아닙니다.
그냥 애초에 원칩임.
넣으려면 CCX 두갭니다. ㅋㅋ 아무래도 그렇지 않기는 어렵습니다.
GPU야 훨씬 건드리기 쉽죠.
인텔 카비G에는 아예 ROP 비율도 다 커스텀해줬는데요.
그래서 CPU는 둘다 CCX 한개 안에서 왔다갔다 할거고 관건은 램이랑 GPU일겁니다.
새로 판을 깔아야 한다면 어중간 한 GCN 개량버전 보다는 확실하게 투자금 지불해서 새로운 설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긴 합니다. 개발비 부족으로 콘솔 커스텀 아키텍쳐하고 외장그래픽 카드 아키텍쳐가 같은 거 쓰는 입장인데 소니하고 MS 둘다 개발비를 넣어준다면 라이젠으로 자금에 숨통이 좀 트인 AMD 입장에서도 새롭게 설계하는 걸 거부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덤으로 7nm 2세대 라이젠 APU 성능도 지금보다 많이 좋아지겠죠. 지금 라이젠 1세대 APU가 엑스박스 원 수준인데 7nm 에서는 PS4 수준까지는 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메모리 대역폭이 딸려서 문제이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