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루함과 사건 없음의 극치였던 경기인지라 딱히 얘기할 거린 없습니다. 몬트리올은 비재래식 트랙이긴 하지만, 이런저런 특징 때문에 여기도 페라리가 약세일까 했지만 그렇지 않았네요. 페라리의 두가지 우려점은 1) 파워유닛이 아직 메르세데스보다 딸리는가 2) 타이어 관리 문제(몬트리올은 마모가 심하고 부드러운 타이어들이 선정됐음) 였는데 둘 다 우려는 불식되었습니다. 파워트랙에서 베텔의 폴투윈은 확실히 페라리에겐 자신감을 살려줄 듯 합니다. 몬자에서의 기대감도 더 커지겠고 말이죠.
메르세데스는 특별히 나쁘다고 보진 않지만 해밀턴이 레드불에게 밀리는 등, 레드불을 압도했어야 할 트랙에서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캐나다에서 르노는 파워유닛 업그레이드를 가져왔는데, 그게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고 치더라도 파워 불평해온 레드불 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경쟁력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몬트리올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는 섀시빨도 어느정도 있는 트랙이기는 합니다. 고속 시케인들 때문이죠. 반면 몬자는 좀 더 파워트랙으로 많이 기웁니다. 어쨌든 아직 비전통적 트랙에선 메르세데스가 우위를 가지진 않는 듯 합니다.
보타스가 예선부터 결승까지 P2를 가져간 반면, 해밀턴은 맥스에게도 퀄리에 밀렸다는 건 좀 안습이긴 합니다. 아직도 머신이 편하지 않은 것인지? 스페인은 호주처럼 아직은 원오프로 봐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결승 중 파워유닛 트러블이 생겨서 일찍 피트인하는 바람에 리카도에게 순위도 잃어야 했고요. 그런데 캐나다에서도 레드불을 추월하지 못 했으니... 톱 팀들의 격차는 확실히 최근 몇년 중 최소 수준으로 작아 보이긴 합니다.
중위권에선 르노가 평소와 같은 순위이지만, 여기는 몬트리올이란 점을 볼 때 파워유닛 업그레이드가 섀시 경쟁력 발목을 잡지 않을 정도까지는 개선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레드불의 퍼포먼스와 합쳐서 르노 파워유닛도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는 듯 하군요. 안타깝게도 맥라렌은 스피드트랩 속도가 거의 최하위권인 등, 혼다 시절 뻔질나게 자랑해오던 섀시가 문제가 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300GP 기념인 경기에서 결국 파워유닛 트러블로 리타이어 해야 했던 안타까움도.
캐나다에서 베텔의 우승과 해밀턴의 부진으로 WDC 리드는 다시 베텔에게 공이 넘어갔습니다. 아직까지는 트랙에 따라 엎치락 뒤치락 하며, 레드불도 완전 제3자는 아니어서 3파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레이싱에 대해서는 정말 절망적일 정도였습니다. 최근 몇 경기 동안 추월이 없다고 말이 많긴 했는데, 몬트리올에서도 이정도면 솔직히 올해는 포기해야 한다고 봐야죠;; 몬트리올 보다 추월 쉬운 트랙은 몬자 뿐이니 말입니다. 내년에 추월 늘려보겠다고 소폭 개정을 하려는 거 같긴 한데 썩 기대는 안 됩니다.
태그 : 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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