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4.12.-4.17. 일본 잡탕 여행기 7부 - 타카야마 봄 축제 행진, 히에 신사 by egg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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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두각시 봉납이 끝나고 정렬되어 있는 야타이 구경을 했습니다. 가을 축제는 오모테산도에 모아놓는 걸로 충분했는데 히에 신사는 신사 앞에 별로 공간이 없어서 히에 신사에서 나카바시로 이어지는 차도를 통제하고 세워놨습니다. 날짜 찍힌 패널 앞에서 기념사진 찍고 즉석 인화 파는 서비스도 하고 있군요. 전부는 아니고 일부 야타이에서만 하고 있습니다. 축제 자체는 공동의 행사지만 각 야타이는 상인과 주민의 파벌(?)이 갈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별개로 관리되고 운영됩니다.




 조금 있노라니 주간 행진(고신코 라고 합니다)가 시작됐습니다. 원래 시 남쪽을 한참 돌다가 북상하게 되어있는데 예상보다 빨리 온다 싶더니 역시 일기예보 때문에 단축코스로 빨리 진행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행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을 축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관 신사는 다르지만 복장도 거의 비슷하고...



 에도시대 복장을 한 사람들. 이 복장을 한 사람들은 신관...까진 아니지만 신사에서 일하는 사람 중 합동의례 때 재단에 올라갈 정도 지위는 있는 사람인 듯 합니다.



 신사의 시다(?)들은 신관들처럼 헤이안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젊은이들은 그냥 알바인지 신관 연수생 같은 건지... 일단 무녀는 전부 알바라고 하더군요. 여자는 신사에서 높은 직으로 올라갈 수가 없기 때문에...



 사자춤도 중간에 끼여있습니다. 본래 행진 중 두세차례 트인 곳에서 사자춤 퍼포먼스를 하기로 되어 있지만 이것도 대폭 생략된 것 같습니다. 이번 축제 구경은 날씨 때문에 여러모로 망했습니다.



 수레 끄는 사람들. 수레에 적힌 글귀와 문양을 보면 이 손수레들은 모두 각 야타이를 보좌하는 용도입니다. 보좌라고 해도 그냥 잡다한 도구들 싣고 옮기는 정도겠지만... 행진 중이 아닐 땐 야타이 근처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야타이들도 움직이는 야간행진 때는 야타이의 기수 역할을 맡게 됩니다.



 야타이의 지휘 역을 맡는 사람들은 이렇게 화려한 의장용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끄는 사람들은 하피 같은 거 입고 있고요. 저 희안한 헬멧도 책을 보니 나름대로 지역특색이라는데 그런 것까진 모르겠고...



 비숙련 마을 사람들이 직접 참가하는 듯한 풍악대. 그냥 리듬 맞춰서 열심히 두드릴 뿐이지만...



 평범한 원형모자 말고 희안한 머리장식을 한 아이



 선두 진행속도가 느려서 잠시 기다리는 중. 야타이도 없는데 밀리는 일이 있군요. 앞에서 사자춤 추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T자 방망이를 의자 삼아 앉은 게 귀여움.



 헐렁한 소매의 옷은 주머니처럼 이용해서 폰이니 음료수니 온갖 걸 갖고 다닙니다.



 소쿠리 든 사람. 동냥하는 건 아니겠죠? 돈 던져주는 사람은 없긴 한데.



 모자가 조금 다른 수레꾼. 이것도 야타이 별로 개성이 있는지도...



 꼬마 신관들 뒤로 더 화려한 복장의 사람들이 따릅니다. 히에 신사의 본진인 듯 싶습니다.



 북 치는 할아버지 좀 힘들어 보입니다.



 두꺼운 소방대용 하피를 입은 사람들. 현대의 소방서가 생기기 전에는 마을 단위로 방범순찰대처럼 소방대를 만들어서 운영했습니다. 두터운 옷은 불의 열기를 막기 위해서이고 최악의 경우엔 물을 끼얹은 상태로 들어가거나 하기도. 평소에도 불이 잘 나는 겨울에는 순찰도 돌아다니곤 합니다. 불 끄는 임무는 현대식 소방서가 생기면서 사라졌지만 야간 순찰은 아직도 마을 단위로 아직 살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막대기 치면서 불조심 하고 다니는 게 그것. 한국에도 어릴 적에 본 적이 있는데 요즘은 못 봤고... 일제시대 때 넘어온 풍습인지도 모르겠네요.



 꼬마 무녀들. 그냥 동네 아이들이겠죠. 보통 신사에서 일하는 무녀들보다는 높은, 신화적인 복장을 하고 있군요.



 뭔가 종교미술적 양식을 띤 악기들.



 여러가지 피리들. 뭔가 요상하게 생긴 놈도 있습니다.



 갑자기 화려한 복장이 확 늘어납니다. 신사의 원로들 쯤 되는 듯한... 그런데 아무리 오래된 동네의 오래된 신사라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전업인 건가?



 미니가마. 가려놓은 게 뭔가 보물 같은 게 있지...싶습니다. 신체 급은 아니겠고요.



 문자 그대로 황금가마가 지나갑니다. 저 안에 들어있는 건 대단한 거겠죠...? 이정도면 아마 신체라고 봐도 될 듯 합니다. 히에 신사의 신체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인력거 타고 오시는 분. 신사의 제일 높은 분이겠죠? 옷도 검은색으로 두드러집니다.



 행진이 끝난 뒤 역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 히에 신사에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신사로 가는 길목의 돌덩이 명패.



 히에 신사의 오모테산도. 계단을 좀 올라가야 합니다. 히에 신사에 대해 말하자면, 별명은 "히다 산노미야 히에 신사(飛騨山王宮日枝神社)"입니다. 별명이라고 해도 그냥 수많은 동명의 신사들 중 구분하기 위해서 지명이나 유래를 붙인 것으로, 통칭은 그냥 히에 신사입니다. 사쿠라야마 하치만 궁도 그냥 하치만 궁인데 하치만 궁이 많으니까 사쿠라야마에 있다고 그렇게 부르듯이.

 히에 신사라고 하면 도쿄 치요다 구에도 히에 신사가 있고, 에도 3대 축제 중 하나라는 산노마츠리(山王祭)를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봄 타카야마 축제도 산노마츠리입니다. 둘의 유사성은 타카야마 쪽이 도쿄 쪽을 배낀...건 아니고 그냥 둘 다 같은 신을 모시고 같은 본산을 둔 신사이기 때문입니다. 히에 신사의 본산은 시가 현 오쓰 시에 위치한 "히요시 타이샤"라고 하는군요. 히요시/히에/산노 신사는 모두 같은 계통이며 "히요시 타이샤"를 총본산으로 "오오야마쿠미노카미(大山咋神)", 통칭 "산노(山王, 산왕)"를 모십니다. 그래서 그와 연관된 축제도 산노마츠리. 다만 타카야마는 봄이고, 도쿄의 것은 봄인 등 특정 시기와 연관된 축제는 아닌 듯 싶습니다.

 타카야마의 두 축제는 기본적으로 두 신사 각자의 신앙에 기반한 별개의 축제인데, 이동식 신사인 11~12개의 야타이라는 개념은 타카야마의 특징적인 면모로 융합된 듯 합니다. 또 거기에 같은 도시에서 한다는 점, 봄과 가을이라는 농경사회에 중대한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에 이뤄지는 등으로 묶여서 마치 둘이 세트로 하나의 축제인 것처럼 "타카야마 축제"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기원이야 어쨌든 두 축제의 형식이나 절차가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3대 아름다운 축제에 2개가 하나처럼 취급되서 들어가는 것도 별로 이상하진 않습니다.

 그나저나 히에 신사 역시 빙과/고전부의 성지이기도 한데, 거기서는 아레쿠스 신사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 언급되는 위치나 묘사라든가(카미야마 시라고 가명을 쓰긴 하지만 지리적인 면은 실제와 거의 같습니다.), 애니에서 영상화를 위해 이용된 이미지는 히에 신사 그대로입니다. 다만 애니, 소설 어느 쪽도 타카야마의 가장 두드러진 행사인 두 축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할까. 어쨌든 빙과에서는 오레키와 치탄다가 신년예배를 하러 가는 곳이 아레쿠스 신사, 이곳 히에 신사입니다.



 오레키가 치탄다 기다리는 장면.



 치탄다가 택시를 타고 내려 오레키를 만나던 신사 앞.



 히에 신사로 올라가는 계단. 빙과 1기 오프닝에 나옵니다. 석등을 정확히 일치시키기 매우 어렵습니다. 상당한 망원이 필요할 걸로 보이는군요.



 마지막 석제 토리이. 드론이라도 쓰지 않는 한 구도 재현은 불가능하지만, 사자상 등의 위치는 그럭저럭 맞습니다. 애니에선 호롱등이 없었는데 축제 기간이라 달아놓은 덕분에 이 부분이 좀 다릅니다.



 오모테산도를 걸어 들어가는 모습. 애니에선 인파에 가려서 거의 안 보이긴 합니다만.



 애니엔 나온 적 없는 재단. 반쯤 창고 같기도 합니다.



 말라 죽지 말라고 물병 달아놓은 게 재밌군요.



 신사 관리 사무소. 쥬몬지 카호에게 신년 선물을 갖다주러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쥬몬지 카호? 물론 그냥 무녀 알바겠지요.



 배전 올라가는 길. 망원렌즈로나 재현 가능한 구도인 듯 합니다. 렌즈 갈아 끼우기 귀찮아서...



 참배 드리는 곳. 그런데 방울에 끈이 없습니다...



 배전 안을 보니 왠 젊은이와 어르신이 앉아 있는데 무슨 수행이라도 시키는 건지...? 사람들이 참배하고 돈 던지는데 꼭 저 젊은이에게 비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되어버리고 있습니다.



 배전 옆에 에마 걸이가 있는데 개띠 해라 그런 건지 흠.



 축제기간이 되기 전 대거 정리한 건지 에마는 몇개 안 걸려 있습니다만, 당연하다는 듯 빙과 성지순례 얘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념품 샵에서도 볼 수 있었듯 이곳에도 "너의 이름은."이 침식해오고 있습니다. 에에잇, 물럿거라!



 참배하는 사람들. 참배로 옆의 거목은...진짜 큽니다. 본 것 중 가장 큰 나무는 아니지만 하여튼 큼.



 어느정도 규모가 되는 신사가 다 그렇듯 온갖 중소 신사들이 입주(?)해 있는데, 배전 옆으로 돌아서 들어가면 있는 빨간 색으로 칠해진 이 신사는 후지 신사라는 이름. 세가지 신이 한번에 모셔져 있다는데 그래도 되는겨...?



 배전의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본전. 본전은 대개 그렇듯 접근 불가입니다.



 배전 왼쪽에 위치한 또다른 작은 신사. 붉은 색 깃발에서 알 수 있듯 이나리 신사입니다. 이름은 산노이나리신사. 곡식이자 부의 신인 덕분에 이나리 신사는 왠만한 신사엔 다 꼽사리 껴있는 듯. 비는 사람에게 부를 가져다 주는진 몰라도 적어도 신사에는 부를 가져다 주니... 소설에서 창고를 찾을 때도 신사의 대략적인 구조에 대해 나오는데 이나리 신사가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애니에서 오레키와 치탄다가 갇혔던 창고와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건물은 없습니다. 얼핏 비슷해 보이는 건물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은 그냥 평소엔 안 쓰는 부적이나 점괘팔이 건물인 것 같고요. 지붕 정도는 참조가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창고라는 역할로 본다면 조금 더 입구 쪽으로 가면 목자재들을 잔뜩 쌓아놓은 반개방 하역장이 있지만 벽이 있는 창고 건물은 아니죠. 창고 건물은 순수 창작이라고 봐야할 듯 싶네요.



 히에 신사 구경을 마치고 내려왔습니다. 계단 옆의 대로변에도 작은 신사가 둘 있는데 금실과 보라 천으로 장식된 이곳은 아키바 신사. 아키바 신사는 일본 전국에 무수히 있는데, 아키바 산의 산악신앙과 슈겐도가 융합된 뭔가 짬뽕스런 신앙의 신입니다. 어쨌든 소방의 신으로 목조건물이 많은 일본에서는 군데군데 많습니다.

 아키바 하면 아키하바라가 제일 먼저 생각나는 분도 많을텐데, 그 이름도 도쿄 대화재 때문에 화재를 막아 달라고 다른 화재방지의 신 셋을 모아서 진화신사(鎮火神社)라고 지었더니, 사람들이 더 유명한 "아키바곤겐(秋葉権現)"으로 착각해서 아키바 신사라고 불러대면서 지역 이름이 아키하노바라(秋葉の原)가 되어서 유래한 이름. 참고로 오해받은 신은 그대로 신사에 남아있는데 신사 이름은 아키바 신사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키바 신사랑은 다른 신을 모신다는 것.



 그 옆의 좀 더 소박한 신사, 와고 신사(和合神社). 화합 신사라...



 고신코가 끝났는지 사람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원래 거의 2시간은 진행되는데 날씨도 있고 해서 단축코스로 짧게 끝난 듯. 다음은 역으로 돌아가며 야타이들을 찬찬히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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