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gry.lab : 포르쉐, 특별사양 919로 F1보다 빠른 스파 기록 달성

Porsche hybrid race car is faster than Formula One

WEC에서 작년 철수한 포르쉐가 마지막으로 919를 마개조한 버전을 이용해 스파에서 Tribute Tour를 가졌습니다.

특별사양으로 업데이트 된 919 하이브리드는 공식적으로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 EVO'로 명명되었으며, 파워트레인 하드웨어 자체는 그대로 고수되었지만 기록을 위해 특히 SW 쪽으로 손이 갔습니다. 내구성을 신경쓰지 않은 언리미티드 소프트웨어를 거친 919는 파워트레인이 내연기관 720마력(LMP1 스펙은 500마력 가량), 하이브리드는 최대 회수량 8.49MJ(LMP1 규정으로 스파에선 6.37MJ 제한)에 출력으로는 440마력으로 도합 1160마력으로 증폭되었습니다. SW로 슈퍼차지 했지만 연료 만큼은 레이스 규정 스펙이라는 걸 강조. 하지만 저렇게 뻥튀기 해서야;;

또한 에어로 튜닝도 되어서 2017년 스파 예선 사양에 비해 다운포스가 53%(!), 효율은 66% 향상되었으며 F1보다도 더 높은 다운포스 수준을 감당하는데 흥미를 가진 미쉐린이 특제 타이어를 제작해주어 안전과 그립 향상을 동시에 실현했다고 합니다. 그 외에 브레이크-바이-와이어에 요 컨트롤이 추가되어 좌우 브레이킹 밸런스 조정으로 코너링 성능이 향상되었고 더 강력한 서스펜션과 다운포스, 출력에 맞춰 파워 스티어링도 강화되었다고. 뿐만 아니라 극도의 경량화로 중량도 39Kg 감소된 849Kg. 이를 위해 에어컨, 와이퍼, 센서, 레이스 컨트롤을 위한 전자기기, 헤드램프를 포함한 조명, 피트스탑용 유압잭 등이 삭제되었습니다.

그 결과 달성한 기록은 1분 41.77초. 드라이버는 닐 야니. 종전 최고기록은 작년 스파 그랑프리 폴포지션 기록인 루이스 해밀턴의 1분 42.553초. 아직 전체 랩 공식 영상은 없습니다.

...라고 트랙레코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본래 정식 트랙레코드는 결승 기록만 쳐지기 때문에 사실 루이스 해밀턴의 기록도 공식 트랙레코드가 아닙니다. 정식 트랙레코드는 역시 2017년 세바스찬 베텔이 기록한 1분 46.577초. 참고로 작년 WEC의 스파 예선기록은 1분 54.097초(3랩 평균이라 엄중하진 않습니다만), 닐 야니의 919 1호차의 기록입니다. 슈퍼차지 전에는 압도적으로 느리군요.

그리고 해밀턴의 기록은 예선이었다고 치더라도 엄연히 레이스 규정과 결승 대비와 같은 타협이 이뤄진 것이기에 순전히 기록용으로 마개조된 919 하이브리드 EVO에 비하면 훨씬 불리한 조건입니다. 만약 순전히 기록 달성용으로 셋업만 했다면 메르세데스 W08이 아주 가뿐하게 1분 40초 밑 기록을 냈겠죠. 그렇지 않더라도 올해 F1이 작년보다 거의 1초 빠른 예선기록을 내고 있기 때문에, 그것도 시즌 초임을 생각하면 스파에 도착할 즈음엔 예선에서 가뿐히 919 하이브리드 에보의 기록을 깰 것으로 보입니다.

온갖 수를 다 동원해서 스파 기록을 세웠다고 자랑하지만 규정 스펙의 F1 머신보다 조금만 빠른 기록을 생각하면 반대로 스톡 F1 머신의 성능이 얼마나 압도적인가 새삼 드러낼 뿐이라는 안습한 현실... 물론 LMP1은 AWD와 최고속도라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르망에서 만큼은 F1보다도 빠른 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르망 다음으로 직선 중심인 스파에서도 이정도라면 역시 F1은 빠르다고 해야겠군요. 뭐 스파는 코너링도 비중이 상당히 큰 트랙이기도 하니까요.

해당 스펙의 차량은 5월 12일 뉘르부르크링 24시 개시 전 노르드쉴라이페에서 시범주행을 할 예정입니다. 2017년 BMW-자우버의 닉 하이드펠트가 F1.06으로 5분 15.8초를 기록한 게 비공식 주행기록 중 최고기록인데(그나마도 안전문제로 푸시하진 않았다고), 과연 919 하이브리드 에보는 어느정도 기록을 낼지 모르겠네요. 뭐 노르드쉴라이페는 LMP1보다 F1에 더 적합한 트랙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만, 재래식 자연흡기 F1 상대이므로 하이브리드 파워가 해낼 가능성도 없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