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4부 - 오타루 운하 by eggry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1부 - 삿포로 행 비행, 징기스칸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2부 - 삿포로 눈 축제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3부 - 스스키노 아이스 월드, 삿포로 맥주 박물관 투어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4부 - 오타루 운하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5부 - 홋카이도 대학, 구 홋카이도 청사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6부 - 오타루 눈빛거리 축제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7부 - 하코다테로 이동, 하코다테 산의 야경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8부 - 하코다테 모토마치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9부 - 아카렌가, 고료카쿠
2018. 2. 7.-2. 12. 홋카이도 여행기 10부(끝) - 타치마치 곶, 그리고 귀국

 삿포로 맥주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오후는 예정대로 오타루로 갈 예정입니다. 삿포로가 눈 축제 기간인데 오타루도 "눈빛거리 축제(雪あかりの路)"라는 축제를 하고 있어서 간 거였는데... 사실 날짜는 내일이었습니다; 결국 두번 가게 되는 실수를 저지른 셈. 그런데 오늘도 스케쥴 조절 실패로 제대로 못 봤으니 결국 또 가게 되긴 했습니다. 맥주 박물관에서 삿포로 역으로 가야하는데 대중교통 타기에는 애매한 거리라서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맥주 박물관 나올 때 좀 내리던 눈이 잠시 그치더니, 완전 심한 폭설로 변모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노.



 망함



 점점 심해집니다. 아예 뿌예짐.



 저는 이런 신세가 됐고(그래도 장비는 잘 갖춤)



 정신없이 역으로 가느라 신경 안 쓰다 보니 카메라는 이 꼴이! 으앙 죽지마 a7R2야! 죽진 않았습니다. 근데 잘못하면 정말 죽을 수도 있는 놈이라서...



 공항특급 타고 오타루로 갑니다. 오타루로 가는 건 일반편이랑 공항특급이 있는데 공항특급은 문자 그대로 신 치토세 공항에서 삿포로 거쳐서 오타루까지 가는 것. 공항에서 직통철도가 있으니 홋카이도 관광접근성으론 2위라 할 수 있겠습니다. 관광지 순위로는 하코다테에 밀리겠지만 하코다테 가는 게 더 힘드니...



 오타루 가는 길은 바닷가를 따라 지나가는데 날씨가 이래서 바다는 별로 안 보입니다.



 반대쪽은 구릉이라 눈천지



 철도 선로 바로 앞에 위치한 집들. 철조망도 없는 철도선로 앞에 사는 거야 일본에서 드문 일은 아니지만 눈도 그렇고 정말 힘들 듯.



 오타루 역 도착. 플랫폼도 선로도 전부 눈천지. 플랫폼 지붕의 눈 두께를 보시죠.



 차량은 최신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현대적인...



 열차 찍는 외국인



 이번에 픽디자인 캡쳐 프로, 슬라이드 신제품이 나오면서 바꿨습니다. 사실 캡쳐 프로를 백팩 끈에 달고 하니까 어께가 너무 배겨서 아프더군요. 이번에 버전3에서 작고 얇아지긴 했지만 그래봐야 쇳덩이인 건 변함없는지라 그 부분에선 큰 기대는 안 했고 실제로 어제 어께에 달고다녀 본 바론 여전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캡쳐 프로 패드를 구입했는데 이걸로 어께 춤에 달았습니다. 90도 돌아간 상태로 허리띠에 달 수도 있는데 그럼 또 허리에 걸리적거릴 거 같고 그래서...

 삿포로에서 폭설도 내리고 그래서 눈 대책으로 패딩 밑에다가 저렇게 렌즈를 달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진짜 심하게 오면 갈아끼는 중 눈 들어올까봐 교환 엄두도 못 내지만 말이죠. 완전히 쾌적하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쓸만했습니다. 날씨 좋고 따뜻할 때도 괜찮을 듯.



 역 로비의 기념사진 촬영장. 앉을 순 없는 미니어쳐라 그냥 앞에서 사진 찍는 겁니다. 하지만 축제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



 역 앞에 달려있는 오래된 종. 유형문화제라고 함. 지금은 수리 중이라 건드리지 말라네요.



 아직 눈이 내려서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목적지인 운하는 오타루 역에서 그냥 대로 따라 쭉 내려가면 되서 길은 간단. 눈이 수북해 보이지만 인도랑 차도는 눈 다 치워놔서 다니는데도 문제 없었습니다.



 영업준비 중인 타코야키 트럭



 거리 이름이 세피아 도리? 물고기는 또 뭐람;



 이쪽은 가게 간판에도 불고기. 이 거리의 풍습인 것인지.



 "절전해도 차갑다니 신기하네" 그야 날씨가 이러니 그렇지...



 그 사이 눈이 또 그쳤습니다. 오타루의 관광지 중 하나인 구 테미야 선(旧手宫缐). 테미야 선이라는 철도가 폐쇄된 뒤 남은 선로가 공원처럼 조성된 곳...입니다만, 눈이 내려서 이 꼴입니다. 인도에 있던 눈도 다 여기다가 퍼다 버렸을텐데 여기는 아무도 안 치운 거겠죠;; 인도보다 높이가 한 50cm 정도 더 높습니다. 선로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고 그저 팻말과 나무 뿐.



 아까 본 쪽은 북서쪽 방면이고, 대로로 끊어진 반대쪽, 남동쪽 방면도 눈에 덮힌 건 마찬가지입니다. 테미야 선은 1880년에 개통해서 1985년에 폐쇄됐습니다. 하코다테 본선에서 갈라져서 오타루 항구 쪽으로 연결되는 노선이었습니다. 승객 노선은 이미 60년대에 종료됐지만 항구 수송용으로 더 이어가다가 105년 정도 됐을 때 폐쇄된 것.



 여튼 눈으로 덮히긴 이쪽도 마찬가지지만, 다른 점은 여기엔 눈 조형물들이 좀 있다는 겁니다. 팜플렛을 보니까 여기가 눈빛거리 축제의 주요 장소 중 하나더군요. 그런데 이땐 잘 몰랐지만 실제 축제 시작은 내일이라서 아직 만드는 중이었던...



 눈 조형물 만드는 사람들. 사실 상당부분은 그냥 눈 쌓고 다듬거나, 아니면 바스켓으로 원통모양 만드는 정도긴 합니다만... 그나저나 눈덩이를 어떻게 굳히는 건가 했는데 보니까 눈에다가 시멘트 반죽하듯이 물을 좀 섞은 뒤 다지는 모양입니다. 얼음에 의해 눈이 딱딱해지게 만드는 식인 듯.



 아직 미완성인 조형들. 그나저나 여기 만드는 사람들 상당수가 한국말을 하던데 나중에 찾아보니 학생 친선회 같은 게 있어서 봉사활동 하는 거 같더군요.



 나무 전봇대. 한국에선 태어나기도 전에 사라졌지만 일본에선 아직도...



 다시 운하로 이동합니다. 중간에 계단 지붕에서 눈이 기묘하게 매달려 있는 모습을 발견. 녹은 눈에 의한 고드름이 서서히 미끄러져 내려오는 눈과 합쳐져서 이런 기묘한 모양을 만들어내는 듯.



 구 테미야 선 때문에 한쪽으로 빠져서 내려왔더니 운하에서 약간 벗어난 곳으로 왔습니다. 여긴 항구변을 따라서 대로가 나있는데 제설 상태가...이렇지만 그냥 삽니다.



 오타후 운하 맞은편의 작은 먹자골목인 데누키 코지. 인력거도 영업 중이군요.



 그리 높지 않은 누각이지만. 고층건물이 별로 없어서 잘 보일 듯. 여기도 하얀 연인 광고가...



 갈비공... 일본어론 갈비볼이라 써놨던데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지 한글 단독 포스터도. 뭐 맛은 갈비 들어간 타코야키 맛이겠죠.



 왕복하기도 힘들 정도로 좁은 데누키코지 골목길에서 그나마 넓은 중앙광장(?). 무슨 당고동자 같은 애가 있는데 뭔진 모릅니다.



 여기에 먹으러 온 건 사와사키 수산이라는 가게인데... 안쪽에 있던 본점(위 동자승 조각 뒤에 있는)은 재료 다 떨어졌다고 영업 종료이고, 그보다 바깥에 있는 3호점은 아직 줄 서 있더군요. 가격이 약간 차이가 있던데... 2호점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줄 서있는 동안 옆으로 보이는 갈비볼 굽는 아저씨



 한 30분 기다려서 들어갔습니다. 추워어어! 정말 좁습니다.



 여긴 해산물 덮밥류만 팔고 있는데 3색동이라든가 여러가지 올라간 것도 있지만 제가 시킨 건 가장 알짜배기 2가지만 얹은 연어알/성게알 덮밥. 미소가 따라오고 해조류가 조금, 입가심 하라고 와사비도 얹혀 있습니다. 그나저나 날이 추운데도 일본 음식점은 얼음물만 내주는군요 ㅠ



 성게알과 연어알. 연어알은 호텔에서 본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크기이지만 그만큼 터질 때 물이 많이 나오는 편이기도 하고 해서, 거북하다고 느끼는 분도 있을 듯. 성게알은 저는 평소에도 제 기준에선 약간 비리다고 생각했는데 특별히 더 낫지는 않군요. 성게알은 저랑은 맞지 않는 듯...



 운하 앞 대로.



 오타후 운하 앞 관광안내소 시계탑(?). -2.8도라 그렇게 나쁘지 않은 기온입니다.



 항구 창고건물을 이용한 듯한 식당/쇼핑가. 유서 깊은 건물...인 거 같진 않은 듯.



 오타루 운하. 별로 크진 않습니다. 원래 (당연히) 수송용으로 이용됐지만 전후에 쇠락하고 지금은 관광상품 이상으론 쓰이지 않는다고. 창고건물도 지금은 거의 관광상품입니다. 겨울 운하라곤 해도 날씨가 이정도라서 어는 경우는 별로 없지 싶습니다.



 또 눈이 내립니다. 반대편 창고 건물들은 지금은 음식점, 술집, 주차장 등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관광용 운하 유람선. 눈 내릴 때 타면 더 좋...으려나?



 제설용 염화칼슘 통에 쓰레기만 가득; 관광객이 많다보니...



 창고 반대쪽의 운하 벽면에는 오타루의 역사에 대한 소개 동판이 있습니다. 상업의 도시라...



 운하 반대쪽으로 가려고 건너니까 보이는 선착장. 그냥 유람선인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정말 이동할 때 타는진 모르겠습니다. 철도가 없는 곳도 아니고 다른 섬으로 건너가는 것도 아니고 실용적인 용도는 아닐 것 같습니다.



 창고가 있는 반대쪽. 여긴 차도가 더 작아서 눈이 더 많습니다.



 주차장으로 개조된 창고 건물



 히카리란 이름의 음식점. 철문은 창고시절의 것을 그대로 쓰고 있군요.



 그 옆에 위치한 '오타루 비어 오타루창고 넘버원'. 오타루에서 만들어지는 오타루 맥주의 본산...인 모양입니다. 지역 맥주라고 할 수 있는데 오타루 바깥으로 어디까지 팔리는진 모르겠습니다. 삿포로까진 있지 않을런지. 기본적으로 펍이지만 양조시설도 겸하고 있습니다.



 맥주 마실 컨디션이나 여유는 없지만 제 눈을 사로잡은 글귀. "무료견학". 공짜다 공짜.



 로비에 들어가면 무료견학 대기석이 있고 시간표가 있습니다. 견학은 20분 정도 소요된다고.



 맥주 홀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양조기. 지금도 쓰고 있는 것입니다.



 견학 시작.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서도 봤던 여러 종류의 보리와 홉이 있습니다. 보리는 직접 향을 보거나 씹어 먹어보라고도 합니다.



 보리 외의 맥주의 원료인 홉, 효모, 그리고 물. 홉은 쓴 맛을 내주고, 시험관의 물 속에 효모가 찌꺼기같은 형태로 들어 있습니다. 좋은 물은 술 만드는데 당연히 필수.



 생맥주 병을 보여줍니다. 안을 보면 약간 탁한 흐름 같은 게 보이는데 그게 바로 효모.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는 더 맛깔나는 대신 시간이 지나면서 맛이 변하고 더 심해지면 식초가 되어버립니다. 물론 요즘 병/캔 생맥주는 일정 수준 이상 변질되지 않도록 다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바 테이블의 도어를 통과해 양조기를 직접 보여줍니다. 아마도 담금조와 여과조...인 듯. 양조법은 잘 몰라서 그냥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봤습니다. 파이프와 밸브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고 고색창연한 외관에 영세적인 분위기와 달리 컴퓨터로 제어되고 있습니다.



 한창 발효중인 맥주. 위에는 발효과정에서 생겨난 거품 같은 게 있습니다. 여긴 아마 뜨뜻하게 댑혀서 발효되게 만드는 곳이었던 거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



 이쪽은 저온으로 유지되는 곳이었는데 숙성 중인 것인지 뭔지... 네, 정말 대충 들었습니다. 각 통에는 날짜가 적혀있어서 기간이 채워지면 진행되는 방식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아직 숙성이 얼마 안 된 맥주 원액을 종이컵에 따라줬습니다. 지금은 전혀 술맛이 아니며(알코올이 생기지 않음) 보리가 당으로 분해되어 달달해진 상태입니다. 여기서 더 가면 알코올이 되고 그 다음에는 식초가 되겠죠.



 오타루 비어 홀 구경은 여기까지. 2층에 있는 나무통은 150년 됐다고 하니 메이지 시대의 것이라는 얘긴데...



 유리공예로 유명한 오타루이기도 한지라, 맥주 컵 콘테스트를 하는 모양입니다. 예쁘긴 한데 별로 맥주컵 같다는 생각은 안 드는군요;



 밖에 나오니 이미 해가 저물어 있습니다. 생맥주를 다른 음식점으로 배달하러 가는 듯한 트럭.



 해가 져서 사람이 뜸해진 길거리를 열심히 제설 중.



 저녁 때가 된 거 같아서 아까 봤던 식당가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안쪽은 완전 쇼와 풍으로 꾸며놨습니다. 진짜 쇼와 풍은 좋긴 한데 이런 짭 노스텔지아는 저는 별로... 라면, 우동 가게가 있는데 사실 아까 점심을 늦게 먹었다보니 딱히 땡기는 메뉴도 없고 삿포로로 가서 먹기로 했습니다.



 오타루 운하의 야경. 기대하던 조명쇼는 없었습니다. 이제서야 팜플렛 다시 보니까 내일부터란 걸 알았습니다 ㅠㅠ 그래도 사람 적은 운하도 보기 좋군요. 내일 다시 오긴 했는데 완전 미어터졌습니다.



 다시 데누키코지 앞을 지나가는데 인력거가 영업 종료하는 모양입니다.



 오타루 하면 유리공예와 오르골. 좁게 보면 그렇지만 전체적으론 수공예품이려나. 확실히 이런저런 예쁜 게 많았습니다. 나무 벽시계는 저도 갖고 싶었는데 집이 없어서...ㅠㅠ



 오르골 관이 있는 메르헨 교차로 쪽으로 가다보니 수공예품 말고 갑자기 비린내가 확 나는 곳이 있어 보니 수산시장이 있습니다. 잘 차려진 식당이 아니라 즉석에 차려주는 간단한 해산물 음식들을 취급하는데... 전 자갈치 생각이 너무 나서 별로 흥미가 안 생겼습니다. 부산 출신이긴 해도 비린내엔 약한 편입니다.



 카페. 닫음. 아뿔싸, 시간을 보니 벌써 6시가 됐습니다. 오르골 관은 6시에 닫는다는 것을... 운하에서 너무 정신 팔았습니다. 운하는 밤 늦게 가도 되는건데 ㅠ



 상점마다 눈사람 하나씩은 다 있더군요. 하지만 다 문 닫았다.



 유명한 디저트점 르타오의 분점이 있는 이 건물은 아직 열려있지만...여기도 파장 분위기입니다.



 뒤늦게 메르헨 교차로에 도착했지만 오르골 관은 뭐 당연히 문 닫았습니다. 그냥 야경 본 걸로 만족해야 할 듯. 결국 눈빛거리 축제와 오르골 관 허탕친 거 때문에 내일 다시 오게 됐습니다.



 메르헨 교차로까지 왔더니 오타루 역까진 너무 멀어서 가까운 미나미오타루 역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메르헨 교차로는 오타루 관광지로써는 거의 끝자락이고 거기부터 미나미오타루 역까지는 그냥 주택가. 근데 언덕길이고 교통도 뜸해서 제설이 잘 안 되어 있습니다. 부착형 아이젠을 끼고 꾸역꾸역 가긴 하는데 겨울에는 왠만하면 다니지 않는 게 안전 상 좋을 듯 합니다. 특히 역으로 가는 건 몰라도 역에서 메르헨 교차로로 오는 건 내리막이라 더 권하기 어렵습니다.(그래놓고 저는 내일 이쪽으로 오긴 했습니다.)



 어둠 속을 쏘다니는 검은 고양이.



 철도 건널목이 보이는 걸 보니 다 와가는 거 같긴 한데...



 미나미 오타루 역 도착. 역 앞의 공중전화와 우체통이 참 일본스럽긴 합니다. 역은 정말 오래된 중소역 같은 분위기지만 공중전화와 우체통은 새것이라 좀 분위기 차이가 나기도.



 육교를 건너서 플랫폼으로 옵니다. 일본 중소역 분위기란... 아직 하코다테까지만 오는 홋카이도 신칸센이 2030년[...]이면 신 오타루 역을 거쳐서 삿포로로 가게 됩니다. 2030년이라니 정말 까마득한데 홋카이도 신칸센 특유의 H5 계 차량과 신칸센 홍보는 여기저기 정말 많이도 보입니다. 신칸센 타고 삿포로 갈 쯤엔 나는 40살이 넘는다고.



 열차를 무턱대고 타긴 했는데 공항특급이 아니라 일반이라서 오는데 조금 더 걸렸습니다. 하지만 특급은 더 오래 기다려야 해서 추우니까 그냥 탐!



 늦은 점심으로 어긋난 배꼽시계는 늦은 저녁으로 해결합니다. 삿포로의 유명한 라멘 거리(간판도 원조!) 라멘 요코초. 근처에 신 야멘 로코초인가도 있다고 합니다만.



 라멘 가게 이름과 국물, 면 스타일 등이 안내되어 있지만 역시 아무래도 설명이 부족합니다. 영어도 없어요. 각 가게별로 외부 간판에 영어, 한글 메뉴가 있기는 한데 그거 일일이 보고 돌아다닐 수도 없고; 교토 라멘코지 처럼 팜플렛이라도 있었음 좋았을텐데.



 좁은 골목에 라멘집이 가득 늘어서 있습니다. 줄 서있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뭔 라멘이 맛있는지 들은 것도 없어서 어디 가야할지 몰라 우왕좌왕. 그러다가 하프라멘이 있는 줄 좀 적은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시오랑 미소 둘 다 먹고 싶어서 말이죠.



 결국 들어간 가게. "라멘 오브 더 이어" 수상이라는데, 스포일러 하자면 솔직히 별로 맛있진 않았습니다.[...]



 열심히 라멘 조리하는 아저씨.



 라멘 장인 찍는 관광객. 라이카 TL이잖아 저거! 내 카메라보다 비쌈.



 제 메뉴가 나올 때가 됐습니다.



 왼쪽 시오, 오른쪽 미소. 면과 육수 자체는 같고 거기에 간이 소금 한스푼이냐 미소 한스푼이냐 차이였습니다. 개인적인 인상은 그냥 평범하다 정도. 다음엔 가게 좀 알아서 가야겠습니다.



 라멘 먹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골목 좀 무서움.



 오늘 야식으론 야키도리에 패미치키, 그리고 하겐다즈를 좀 샀습니다. 일본 오면 한정 하겐다즈는 먹어야.



 야식 먹고 드러누워서 팜플렛 모아온 거 좀 뒤적이고 있는데, "일본 '신' 3대 야경"으로 삿포로라... 모아와 산이라는 삿포로 남서쪽에 있는 공원으로 삿포로 야경 보는 곳으로 꼽히긴 하는데 야경이 별로일 것 같아서 결국 안 갔습니다. 애초에 신 3대 야경이란 건 원래 3대가 있다는 건데... 어쨌든 신 3대가 고베에서 열린 야경 서밋에서 고베[...], 나가사키, 삿포로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짜고 치는 것 같죠?

 일본엔 3대 뭐시기가 정말 많은데 짭스러운 파생형이나 변종도 드럽게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원조 "일본 3대 야경"은 하코다테(당연!), 고베 마야산에서 본 고베와 오사카, 이나사 산에서 본 나가사키라고 합니다. 응? 그런데 고베랑 나가사키는 원래 있는데 삿포로가 신에 낀 거야? 이게 또 복잡한 게, 이 "야경 서밋"이라는 곳은 연간행사로 매년 선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일본 신 3대 야경"이라는 건 매년 나온다는 거. 굳이 2015년이라고 적혀있는 이유는 그때 뽑혔기 때문이겠죠. 고베, 나가사키야 원래 야경에 강하니까 된 거고 삿포로는... 그냥 예의 상 돌아가면서 받은 쪽 아닐까요?

 더 웃긴 건 이 "일본 신 3대 야경" 말고 "신 일본 3대 야경"(신이 중간이 아니라 앞임)이 또 따로 있다는 겁니다. 그 "신 일본 3대 야경"은 무엇인고 하면 사라쿠사 산에서 본 키타큐슈, 와카쿠사 산에서 본 나라, 야마나시 현 후에후키 과일공원에서 본 고후 분지- 라고 합니다. 근데 이것도 비영리 단체 "신 일본 3대 야경 100선 사무국"에서 선정한 곳이라는 것;; 3대면 3대고 100선이면 100선이지 이건 또 뭔지. 여튼 야경 100선은 또 따로 있다고 합니다. 정리하자면 자연스럽게 컨센서스로 정립된 건 "일본 3대 야경" 뿐이고 나머지는 다 그냥 관광상품화 하려고 갖다 붙인 짜고치기라는 것.

 어쨌든 하코다테의 야경은 조만간 보러 가게 될 겁니다. 내일은 홋카이도 대학을 간 뒤 오타루를 다시 방문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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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나이브스 2018/03/04 20:57 # 답글

    역시 북해도는 눈!
  • 우물쭈물하지않으리 2018/03/04 23:25 # 답글

    오마이 유키 ㅋㅋㅋㅋㅋㅋㅋㅋ 지이이인짜 눈 많이 왔네요 ㅋㅋㅋㅋㅋㅋ 저 갔을때도 많이왓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엄청납니다여 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역시 사람은 배워야하네여...저 오타루 맥주공장 그냥 지나쳐온 1인 ㅋㅋㅋㅋ 오타루 운하엔 머 볼게 없구나 하고 지나간 1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으로 보니 저기 너무 가곱네요
  • eggry 2018/03/08 15:56 #

    사실 맥주 공장도 그렇게 대단한 볼거린 아니에요. 맥주 마시는 게 더 나은 경험일 듯.
  • ... 2018/03/05 11:36 # 삭제 답글

    초여름에 수중전 치르게 해준 오타루군요.빵 이고 오느라 개고생한 기억이 ㅡㅡ;;; 도쿄보다도 빵이 맛있어서 보람은 있지만 힘든긴 했습니다. 저 운하 처음에 보고 청개천?? 생각이 먼저 나더라는;;
  • eggry 2018/03/05 12:10 #

    길이만이라도 청계천 수준이면 그나마 그럴싸하다 생각했을텐데 동네 산책로 수준 ㅋㅋ
  • 침즙싸게 2018/03/07 14:42 # 답글

    여행 다니면서 가게 사진같은건 전부 허락 받고 찍으시는건가요? 여행 갈 때마다 동의를 구하긴 하는데 다들 꺼리는 분위기엿네요
  • eggry 2018/03/08 15:55 #

    어떤 가게들 가셨늦지 몰라도 전 그냥 관광객 미어터지는데만 가서 그런지 딱히 꺼리진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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