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프리미엄, 그리고 정부의 관점 by eggry


2018년 암호화폐 전망: 비트코인 파생상품 등장, 그리고 도미넌스 하락

 새해벽두가 지나고 현재 가상화폐 시장의 화두는 미칠듯이 높은 "코리아 프리미엄"(이하 코프)와 정부의 방침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월 초 비트코인이 2500만을 찍던 과열기에 오래간만에 코프 50%를 넘긴 뒤 하락세일 때 잠시 좁혀지기는 했지만 40~60% 수준을 유지해왔습니다.

 코프가 높은 상태로 이토록 지속된 적이 없는데, 이는 12월 초부터 시작된 평소와 다른 상황 때문으로 보입니다. 첫째, 12월 초의 코프(비트 2500 찍을 때)는 전적으로 시장과열에 생겨난 평소와 같은 코프였습니다. 그런데 이 코프가 왜 평소처럼 며칠 안에 폭발하지 않고 계속 유지된 배경이 문제인 것입니다. 환율 문제다 등등 말이 있지만 그래도 너무 높은 수준으로 오랫동안 유지된 건 사실입니다.

 저는 그 원인 중 하나가 12월 초의 과열시장 후 정부의 첫 입장 및 방침 발표에 있지 않나 합니다. 12월의 정부 발표에서 거래소 관련 규제라든가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박았던 것은 기관 및 외국인 거래를 제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 만큼은 실명제를 준비하면서 이미 어느정도 정책이 구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관 및 외국인의 배제는 코프를 빼기 가장 좋은 수단, 대규모 재정거래를 방지하게 됩니다. 그에 따라 코프를 찍어 누를 수 없게 되면서 한달 넘게 50% 선으로 살아남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기관과 외국인을 제한한 것은 외환보유고 문제로 보입니다. 높은 코프로 재정거래가 성행하게 되면 1000달러로 산 코인을 한국에서 팔아 1500달러를 가져가게 됩니다. 결국 외환 유출이 되죠. IMF 이후 대한민국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외환관리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관심을 받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일단 외환유출을 억누른 건 좋은데, 그 덕분에 코프를 빼낼 수단도 사라져 버렸다는 겁니다. 거기다 시장과열은 쉽게 식지 않아서 12월 말부터 1월까지 알트코인들은 상당한 호황을 구가했습니다. 일단 외환 문제는 저지했지만 다른 문제들이 남게 된 거죠. 그에 따라 코프를 찍어누를 만큼 대규모 재정거래는 사라지게 됐지만, 대신 개인들의 재정거래가 활발화 음성화 되었습니다. 이런 재정거래는 규모가 별로 크지 않기에 코프를 찍어 누르지는 못 하면서도 역시나 경제정책에 도움은 되지 않는 것이죠.

 이 시점에서 코프를 꺼트리기 위해선 기존 시장 플레이어들이 던지게 만드는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일단 금융당국이 실명제 등을 근거로 신규가입과 입금을 차단해서 신규자금 유입을 막았습니다. 입금은 닫히고 출금만 열려있으면 결국 시세는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코X네스트 등을 보면) 광풍이라고 할 만한 호황장으로 인해서 돈은 쉽게 나가지 않았습니다. 사실 신규유입이 없는 시점에서 가상화폐 거래는 분명히 제로섬 게임이 되었는데도 말입니다. 정부 입장에선 한번 더 내려쳐서 떨어지고 진정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오늘 법무부의 발표를 포함해 여전히 정부의 정첵은 제도마련화라는 쪽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자체의 불법화는 무리일 뿐더러, 거래소 폐쇄 역시 불량거래소 단속을 제외하면 실현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지금 상황은 제도화 되기 전에 코프를 꺼트리고 투기 광풍을 잠재워서 상황을 진정시킨 뒤 제도화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도화에는 실명제, 금액제한 등 다양한 장치들이 들어갈 것이므로 그 이후에는 지금 같은 광풍이나 코프가 형성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만 현재로써 제 느낌은 '나쁜 경찰 착한 경찰'극같이 보입니다.

 다만 정부 입장에서 법과 원칙 상 단순 불법화는 어렵다고 해도 가상화폐 거래를 따뜻한 눈으로 쳐다볼 이유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다는 걸 생각하면 규제는 분명히 엄격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단순히 코인에 돈이 몰리는 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점은 오늘 법무부 브리핑의 코멘트가 실마리가 되리라 보입니다.

 즉,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는 거래 그 자체만 존재할 뿐 경제에 도움이 될 구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채굴산업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4차산업혁명 같은 얘길 하지만 관련 업계도 거의 없습니다. ICO는 어느 나라나 중구난방으로 이뤄지지만 적어도 한국에선 ICO가 폰지사기급 수준 외에는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결국 화면 상에 표시된 숫자가 왔다갔다 하면서 차익을 만들어내는 것 뿐으로 실제 생산물이 없다는 거죠.

 이런 점에서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는 카지노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상황입니다. 외국에선 그나마 긍정적인 사례가 드물게 존재하곤 있고, 주식공모 우회 수준의 투자금 모집도 회색지대에 사기꾼들이 많긴 하지만 최소한 그 돈으로 뭔가 하겠다는 뜻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그런 수준도 없죠. 그러면서도 많은 돈, 특히 주식시장에서 돈을 빨아들임으로써 돈의 흐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약간 다른 주제로, 거래소 거래는 블럭체인 네트워크를 쓰지 않고 전적으로 거래소 지갑 내부의 전체 금액을 장부거래로만 처리하게 됩니다. 물론 주식을 포함해 많은 거래가 장부거래로 이뤄지고 실제로 구매자 손에 들어올 일은 거의 없지만, 코인의 경우엔 개인지갑으로 보유가 가능하고 국경을 넘나들게 된단 점에서 더 특수한 상황입니다. 국내 거래소들은 코인 보유량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는데, 국내 채굴자가 별로 없으니 코인을 확보할 방법이라곤 신규상장 시 해외에서 갖고있던 유저들의 코인을 이벤트로 유인해 입금하게 하든지 아니면 거래소가 직접 외국에서 사오는 것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관 거래가 금지되었죠? 또 해외 거래소로부터의 구입은 재정거래 소지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현재 거래소는 코인 실수량을 원활히 확보할 수 없게 된 상태이며 저는 국내 거래소 대부분이 실제 거래량 만큼의 코인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송금 승인 지연은 코인 보유고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징표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공급부족도 코프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고요. 허수거래라면 정말 심각한 일이고 어제의 국세청 건도 어쩌면 이쪽을 파해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거래소 리스크도 제도화 전에 거품을 터뜨려야 하는 동기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법무부 브리핑 덕분에 법무부 방침이 과하게 정부의 대표적 관점으로 보인 감이 있는데, 저는 궁극적으로 지난 기간 동안 거론되었던 방침들대로 결국 적용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거래소의 보호장치와 감시망 강화, 투자금액의 제한, 시세조작 감시 같은 것들 말이죠. 물론 이에 따라 당장은 상당한 침체기에 들어설 수도 있습니다. 신규자금 유입은 열린다고 하더라도 제한 때문에 느리고 적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상화폐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국경 없는 24시간 장이 있다는 것이고, 이런 시장은 단순 국내규제만으로 원천봉쇄하긴 어렵습니다. 정말 거래소를 제한해버린 중국의 경우에도 현금화 경로를 차단한다고 하더라도 쉽사리 꺼지지 않는다는 걸 보아왔습니다. 물론 근래 채굴산업에 대한 탄압은 추가조치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이죠. 아무리 규제로 압박한다 하더라도 원천봉쇄는 불가능한, 그리고 음성적으로 되면 오히려 더 부추길 수도 있는 게 가상화폐의 특징이니 말입니다.

 미국, 일본이 시장을 열어놓은 이상은 한국이 영원히 막을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단지 지금은 당장 재래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단 문부터 틀어막을 필요가 있어서 이런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기를 죽여 놓은 뒤 어떤 정책이 나올지 보면 되겠습니다.



덧글

  • 小さな願いのあすか 2018/01/11 15:42 # 답글

    법무부의 무작정 폐쇄를 내세우면서 나오는 태도는 확실히 문제가 될수 있다고 보입니다.
    해외에 다른 거래소가 열려있는이상 영원히 막을수는 없는 상황에서, 별다른 대책이없이 막고보자는 인식만으로 진행이 된다고 하면 글쎄 그 불똥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는..

    문제는 이미 가상화폐의 소재를 알게된 많은 일반인이 국내가 아니라도 해외에거래를 통해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 해외거래소를 이용하게 되면 그때 나간 국내 자금때문에 생길 자금 공백이 어떻게 될지는 현재 미지수 영역이지만, 실명거래를 통한 안정화면 모를까 중국처럼 전체 거래소가 폐쇄되는 방향으로 가면

    법부무가 생각하는 버블 붕괴보다 국내자금흐름해외로 나간다는 생각을 지울수없네요.



  • eggry 2018/01/11 17:51 #

    어차피 코인으로 나가는 거라서 화폐가 아니라는 법무부 입장에선 그건 상관이 없습니다. 법무부 관점에선 그건 외국으로 자금이 나가는 게 아니라, 자금이 동결되어 유동성을 낮추는 거 뿐입니다. 결국 현금화 하려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니까요. 하지만 기관/외국인 외환유출은 실제죠.
  • cloveraid 2018/01/11 15:51 # 삭제 답글

    거래소나 헤비 투자자들이 정치권이나 금융권에 대해서 꽤 소홀히 대한게 이 지경으로 왔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거래소 - 투자자 압력단체를 만들고 투기가 아닌 투자의 개념(이 부분이 정말 어렵습니다만ㅋㅋㅋ)으로 어필을 지속했어야 하는데 그런 쪽으로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거 같다는 인상을 받았네요. 그래서 사실 착한 경찰 노릇을 정부측의 누가 할 것인지가 조금 회의적이긴 합니다. 블록체인협회의 이전 정권 공직자들이 밑으로 나서기에도 좀 엄한 상황이 조성되었고 사실 그 양반들도 코인시장 자체가 없어진다고 별로 아쉬울게 없는 상황이니까요. 다만 법안 마련과 공포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있는데 이해관계자들이 그 사이에 어느 정도 물밑접촉 정도는 시도해봐야 정국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그런 상황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것도 많이 늦은거 같긴 하군요.
  • eggry 2018/01/11 17:49 #

    제도권 쪽에서 딱히 좋게 봐줘야 할 이유는 없죠. 그동안 저질러 놓은 일도 그렇고. 다만 형평성적으로 법무부처럼 무작정 불법화 폐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점에서 그냥 꽤 엄격한 규제체계가 갖춰지는 정도로 될 거라고 봅니다. 뭐 엄청 늦긴 했지만 자체규제 한다고 하는 제스쳐가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 희야♡ 2018/01/12 09:31 # 답글

    코인판이 하도 커지니까 요즘 해커들은
    좀비PC나 좀비서버를 만들기보단, 채굴장을 돌려버리네요...방치했던 서버들 갑자기 사용량 올라서 보니 최신(12월 발표한 취약점인데)을 사용해서 채굴기 돌리는것도 봤습니다.....;;;
  • 에르네스트 2018/01/12 16:09 #

    뭐 악성코드도 감염된 컴퓨터를 채굴기로 만들어버리는 악성코드가 나와서 돌아다니는 판이라고 하니까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Adsense Wide



2016 대표이글루

2015 대표이글루

2014 대표이글루

2013 대표이글루

2011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100

메모장

Adsense Squ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