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버, 알파로메오 파트너십 및 드라이버 라인업 공식 발표 by eggry


 혼다 파워유닛 계약을 했다 취소하고, 모니샤 캘튼본을 경질하는 등 부산스러웠던 자우버의 사정이 대충 정리된 듯 합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의 계열사인 알파로메오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타이틀 스폰서 겸 엔진공급자를 맡게 됩니다. 물론 알파로메오에게 F1 엔진이 하늘에서 떨어질 리는 없어서, 당연히 엔진은 페라리의 것을 리브랜딩 해서 쓰게 됩니다. 하지만 1년 구형 파워유닛을 써왔던 이전과 달리 피아트 그룹의 브랜드를 제대로 내세우는 만큼 최신 파워유닛을 공급받게 될 것입니다.

 그에 따라 팀 이름은 공식적으로 '알파로메오 자우버 F1'이 되며, 이는 'BMW 자우버' 이래 처음으로 자우버가 워크스팀(적어도 명목 상으론) 지위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성명에서는 알파로메오와의 다양한 기술 개발 등등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사실 알파로메오의 R&D가 전적으로 스포티 로드카에 집중되어 있고 기술의 폭도 상당히 좁은 만큼 F1과는 별 인연이 없어 이것 역시 명목으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실질적으론 페라리의 파워유닛, 기어박스, 그리고 전자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게 될 것이고 이게 알파로메오 간판으로 오는 것 뿐이겠죠. R&D에 대한 얘기 역시 페라리제 부품공급 이상은 그저 사탕발린 소리 이상은 아닐 것입니다.

 알파로메오는 마세라티, 페라리와 더불에 F1의 유서 깊은 이탈리아 아이콘이지만 50년대의 영광은 옛날 얘기이고 70년대 브라밤과의 조촐한 실적(유명한 팬카가 알파로메오 엔진이었습니다.), 그리고 처참했던 80년대의 실적 후 완전히 철수 했습니다. 이때 즈음엔 모회사와 로드카 비즈니스 상황 자체가 처참했던지라 모터스포츠는 꿈도 못 꾸고 실제로 지금의 복귀도 전적으로 페라리 기술에 그룹 차원에서 리브랜딩만 해서 가능해진 것이죠. 그래도 로드카 비즈니스가 니치적으로나마 나쁘지 않은 상황이고 피아트 그룹에서는 메르세데스, BMW, 아우디에 대항할[...] 이탈리안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려는 뜻에서 F1에 투입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어차피 페라리 기술을 다 유용할 수 있으니 추가비용은 꽤 적기도 하고요.

 결국 파기된 혼다 계약과 비교하면 이쪽이 자우버에게 더 나은 선택이란 건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혼다 파워유닛의 성능이나 신뢰성은 둘째 치고, 맥라렌이라는 혼다와 위태위태한 존재에게 기어박스 공급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은 분명 위험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자우버가 혼다 워크스를 넘겨받을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자우버는 당장이 힘든 상황이니까요. 최근 자우버의 노선은 페라리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티가 역력했으나, 혼다 계약 파기, 모니샤의 경질, 알파로메오 계약 등으로 팀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페라리와는 밀접한 관계가 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영향은 내년 드라이버 라인업에도 나타났습니다. 올해 마르쿠스 에릭슨과 파스칼 베어라인이란 조합은 페라리로썬 기묘한 것이었습니다. 언제나 한명 정도는 페이 드라이버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한명은 페라리와 연관된 드라이버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파스칼 베어라인의 페이 역시 메르세데스에게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페라리 엔진을 씀에도 한명은 '메르세데스 드라이버'였으니 말입니다. 드라이버 라인업에서도 페라리에게서 독립성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였다고 보입니다. 뭐 유감스럽게도 베어라인은 이름값에 비해서는 '페이 드라이버' 에릭슨과 큰 차별화를 보여주지는 못 했습니다. 에릭슨이 페이 드라이버로써는 사실 잘 하는 편이기도 합니다만.

 2018년 라인업은 마르쿠르 에릭슨과, 페라리의 기대주 샤를 르클레르가 되었습니다. 샤를 르클레르는 쥴 비앙키의 뒤를 잇는 페라리의 기대주로 이미 하위 카테고리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쥴 비앙키가 GP2 등에서 다소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인 반면 샤를 르클레르는 문자 그대로 상대들을 박살냈다고 해도 될 정도의 안정감과 속도를 보였습니다. F1에서 1,2년 보낸 뒤에야 숙성되기 시작한 쥴 비앙키의 모습을 이미 F2 챔피언이 된 단계에서 달성했다는 평가도 있고 그만큼 F1 정규 드라이버가 되자마자 쥴 비앙키를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주리란 기대도 많습니다. 쥴 비앙키도 불의의 사고가 없었다면 지금쯤 버젓한 중견 드라이버가 됐겠지만 말이죠.

 어쨌든 자우버의 방향은 확실하게 페라리 B팀으로 가고 있습니다. 하스가 어디까지나 커스터머 팀이라면, 자우버는 브랜딩이나 드라이버 라인업 면에서도 페라리와 여느때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가 됐습니다. 하스 드라이버들도 페라리의 모니터링 대상이긴 하지만, 페라리가 영드라이버 프로그램으로 직접적으로 미는 드라이버들에 비할 순 없습니다. 게다가 그로장은 이미 페라리에선 손 놓았다는 분위기이고 케빈은 더욱 흥미 없을테니 말입니다.

 비록 이런 관계에서 자우버가 챔피언이 될 가능성은 없지만 요 근래 경쟁력, 재정 면에서 상당히 불안정했던데 비하면 훨씬 안정된 몇년을 맞이할 듯 합니다. 자우버로써는 당장의 생존과 안정이 더 급한 것이지요.

ps.그나저나 3대 이탈리안 스포츠 아이콘이던 마세라티의 처지는 알파보다 더 안습해서 지금은 아예 페라리 자회사이고 그룹 차원에서의 푸시도 딸리고...오호통재라!



덧글

  • 런리쓰일산 2017/12/05 02:22 # 삭제 답글

    반두른, 오콘, 베르스타펜에 이어 페라리에서도 슈퍼루키가 데뷔하네요. 반두른을 보면 알수있듯이 이바닥이 하위카테고리에서 날고 기었어도 기본 템빨이 받혀주지않으면 안되는데...페라리시스터팀이니까 하스정도의 머신은 갖추게되지않을까 기대해봅니다.
    하스는 페라리의 지오비나치 시트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모르겠네요 이번시즌은 그로장 외벌이였는데...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제스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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