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17 일본 GP 결승 by eggry


 여행 관계로 늦게 올리게 됐는데 그러니 만큼 간결하게 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일본은 남은 경기 중 메르세데스 머신의 강점인 중고속 코너가 가장 잘 발휘될 트랙으로 메르세데스 우세는 어느정도 짐작되었습니다. 시케인이나 헤어핀 같은 일부 저속코너에서 메르세데스가 약점을 보이는 게 유일한 희망이었지만 그래도 트랙 전체로 볼 때는 말레이시아보단 메르세데스 우세라고 봐야했죠. 관건은 레드불이 어느정도 메르세데스를 압박할 만한가 정도였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머신 퍼포먼스 자체는 메르세데스=레드불>페라리 수준이었습니다. 레드불이 결국 이길 수 없었던 건 르노 엔진에 마법의 예선 엔진맵이 없다는 게 컸습니다. 스즈카는 비교적 추월이 용이한 서킷으로 불리지만 그래도 직선빨이 딸리는 차량이 추월하기 쉬운 건 아닙니다. 추월하기 힘든 코너에서 따라잡아도 직선에서 벌어지면 추월하긴 힘들죠. 맥스가 해밀턴을 경기 내내 바싹 붙었음에도 결국 해낼 수 없었던 건 이런 한계 탓이고, 레드불이 예선순위가 더 앞이었더라면 어렵지 않게 방어해낼 수 있었을 겁니다. 어쨌든 르노도 내년에는 예선 엔진맵을 개발해보겠다고 하니 내년에는 같은 고배를 마시지 않을지도...

 페라리의 경우 퍼포먼스 자체는 트랙의 특징을 생각하면 기대하던 정도였습니다. 이제 레드불이 모든 트랙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코너 중심의 트랙에선 더 그렇죠. 고속코너와 직선에서는 메르세데스가 조금 더 낫다고 보지만 저속코너에선 레드불과 페라리가 메르세데스보다 낫습니다. 종합적으로 스즈카는 레드불이 메르세데스보다 근소하게 유리한 트랙이었지만 예선이 승부를 갈랐죠. 페라리는 크게 나쁘지 않은, 하지만 챔피언십 면에서는 애달픈 3번째 성능이었고 결승에서 이를 뒤집을 가능성도 별로 없었습니다. 예선에선 베텔이 더 나은 기록을 냈지만 스타트에서 밀리고 결국 리타이어하게 되어서 의미 없는 얘기가 됐죠.

 페라리 얘기를 하자면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가운데 온갖 악재들이 다 터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드라이버의 판단착오의 영역(싱가포르)인 경우도 있지만 페라리 팩토리와 개러지가 유발하고 있는 문제들이 더 큽니다. 연 초에도 다소 불안감을 일으켰던 터보차저가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설계의 문제보다 더 사소하고 작은 것들이 경기를 망치고 있습니다. 가령 말레이시아에서 키미를 리타이어 시킨 이슈는 에어 인테이크의 결함이었고, 일본에서 베텔을 리타이어 시킨 건 스파크 플러그 문제였죠. 작은 부품이고 엔진 교체나 패널티를 유발하지도 않지만 이런 사소한 문제들이 리타이어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 걱정되는 건 이런 작은 이슈들이 그저 한두번의 운 없음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메르세데스 역시 스파크 플러그 이상을 탐지하였지만 예선, 결승 전까지 해결해냈고 문제 없는 경기를 치렀습니다. 하지만 페라리는 이미 징조가 보였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 하고 결승 시작에 앞서서 다시 경험했으며, 결국 정상적이지 못한 상태로 출발은 했지만 리타이어 하고 말았습니다. 베텔로써는 근 3경기 동안 2번 리타이어라는 치명적인 상황이고 그동안 해밀턴은 우승한 덕분에 챔피언십 격차는 거의 극복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현재로썬 앞으로 1경기 정도면 챔피언십이 끝난다고 봐도 되겠죠.

 올해 페라리는 퍼포먼스에서 괜찮았습니다. 머신 성능이나 밸런스도 괜찮았고 메르세데스 같이 트랙에 따라 크게 쳐지는 문제를 보이지도 않았죠. 비록 시즌 막바지 개발속도에선 레드불에 따라잡힌 형국이 됐지만, 개발속도로만 본다면 메르세데스도 따라잡히긴 마찬가지입니다. 메르세데스와 페라리만 본다고 치면 개발속도는 메르세데스가 근소하게 나았던 것 같지만 그렇다고 특유의 약점들을 완전히 극복해내지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팀과 드라이버의 실수로 메르세데스가 약한 모습을 보일 때 제대로 해내지 못 한 건 두고두고 뼈저린 아픔으로 남을 겁니다.

 물론 올해를 패스하고 내년으로 넘어가 긍정적으로 보자면 페라리 머신의 개발방향은 이미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고, 또 메르세데스가 올해 보인 문제점들 때문에 섀시 철학에 큰 변화가 필요할지도 모르는 반면 페라리는 현재 컨셉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자원과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창한 R&D에 의한 성능보다 사소한 품질관리로 인해 날려먹은 게 더 많은 게 올해였고 이 부분에서 메르세데스가 더 우위를 보인다는 점, 그리고 이는 시스템과 문화의 문제로 R&D보다 더 많은 시간과 돈이 들며 성과가 쉽게 눈에 드러나지도 않는다는 점은 걱정됩니다.



덧글

  • gggg 2017/10/15 00:17 # 삭제 답글

    이태리 물건이라서 그런가……
  • IOTA옹 2017/10/17 19:37 # 답글

    베텔이 챔이 되든 안되든 해밀턴과 명승부가 시즌 끝까지 이어졌다면 정말 볼만한 시즌이었을거라 생각되는데 이렇게 드라이버의 판단미스와 신뢰도때문에 추락하니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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