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 2049 - 이정도면 블레이드 러너라고 할 만하다 by eggry


 컬트 마스터피스의 속편은 언제나 씁쓸한 최후[...]를 맞곤 합니다만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최소한 3루타 정도로는 봐줘도 될 듯 합니다. 솔직히 생각이 별로 정리가 안 되서 리뷰라고 할 만한 걸 쓸 수준은 안 되지만 느낌 정도는 적을 수 있을 듯 하네요.

 영화는 이야기로써의 속편과 주제로써의 속편 두가지를 동시에 커버하는데, 이야기로써의 속편은 사실 크게 와닿진 않았습니다. 그건 '2049'의 오리지널 스토리 쪽의 의미가 더 컸고 사실 굳이 원작과 이야기를 연결시킨 건 팬으로써 반갑거나 감상적인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사실 그러지 않았어도 됐나 싶긴 합니다. 주제적으론 햇갈리는 코드를 심었던 원작에 비해서는 좀 더 직설적인 편이긴 하지만 한편으로 시대의 표현법을 생각하면 그럭저럭 와닿기도 합니다.

 디스토피아라는 측면에선 사실 원작보다 덜 암울해 보일 수도 있는데, 원작이 환경파괴와 전쟁, 기술폭주로 난장판이 된 세상이라면 '2049'는 사육 되는 신세일지언정 상당히 깔끔하고 안전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단순히 직접적 묘사 외에도 영상 스타일에서도 크게 다른데, 같은 비 내리는 풍경이라도 원작이 굵직한 빗방울에 엊어맞는 느낌이라면 '2049'는 부드럽게 적시는 느낌으로 그려집니다. 이건 리들리 스콧과 드니 빌뇌브의 스타일 차이에 더 가깝다고 보는데, 사실 그런 점에서 영상적으로는 원작과는 좀 다른 스타일이고 이게 마음에 들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전 일단 시대의 차이라는 쪽으로 보지만...

 물론 그런 안전함과 부드러움 속에는 통제와 불안이 감추어져 있으며, 시대정신으로써는 이쪽이 훨씬 와닿기는 할 겁니다. 80년대에 원작과 현실을 연결시키기 보다는 '2049'와 오늘날의 로보틱스, 생명공학, IT 기술들을 연관시키는 게 더 쉬울 겁니다. 그런 점에서도 '2049'는 더 쉬워졌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게 상상력 부족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전달 면에서는 꽤나 공들였고 성공적이라 생각됩니다. 실제에 가깝기 때문에 와닿는 것도 있는데, 실제 영화의 세계에서 느낄 법한 '기괴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관객들도 충분히 접할 수 있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속편은 그냥 나오지 않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며, '2049' 역시 사실 없는 쪽이 더 나은 세상이었을 거란 생각은 변함 없습니다. '2049'가 원작의 이야기를 끌어들인 탓에 원작의 모호성과 열림이 단순해져 버린 점은 분명 원작에 대한 악덕입니다. 그렇긴 해도 정말 속편을 만들어야 한다면, 돈의 문제이든 아니면 창작자의 욕심이든, '2049'처럼만 한다면 축복은 할 수 없을지라도 저주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리들리 스콧이 잡았을 경우보다는 이게 더 나은 결과물이었을 가능성이 더 높기도 하겠고 말이죠.



덧글

  • 역사관심 2017/10/13 01:17 # 답글

    이런 경우는 사실 속편이 전편의 세계를 단순하게 만든다해도, 원작팬들은 열린 결말 그대로를 간직하고 (마음속으로) 그냥 설정만 가져온 다른 이야기로 속편을 보는 것도 한 방법같아요. 결국은 그런 점이 속편자체를 감상하는데 날을 세우고 불편하게 되기 쉽상이니...(또 나의 원작을 망치지 않는 방법이기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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