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울려라! 유포니엄~전하고 싶은 멜로디~ 보고 오다 by eggry


 추석 연휴 막바지에 일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나고야로 들어가서 기후, 타카야마를 둘러보고 왔는데 나고야에 들른 첫날에 '극장판 울려라! 유포니엄~전하고 싶은 멜로디~'(이하 극장판 2편)을 봤습니다. 사실 다음날 성우 무대행사가 나고야에서 있었지만 일정 상 둘째날 나고야에 가기는 힘들었습니다. 별로 성덕은 아니니까 아무래도 좋긴 한데 기왕이면- 이란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말이죠.

※주의! 이하 감상문은 TV판을 본 사람을 전제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영관은 미들랜드 스퀘어 시네마2. 미들랜드 스퀘어 시네마는 나고야 인근지역을 나와바리로 하는 토요타가 소유한 빌딩 미들랜드 스퀘어에 입주해 있는 영화관으로, 사실 2관은 미들랜드 스퀘어가 아니라 그 뒤 빌딩에 있습니다. 이 빌딩 역시 토요타 소유임은 변함 없지만요. 2관은 보니까 주로 덕스러운[...] 작품 위주로 상영되고 있더군요. 전단지들도 '건담 오리진'이라거나 '페이트 헤븐스 필'이라거나 같은 것들이고 영화도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컷' 같은 코어한 녀석들. 아이돌 물 관련으로도 나름 이 지역에서 정평이 있는 상영관이라는 듯 합니다. 뭐 중부지역 최대 대도시인데다 그 중에서 이런 쪽으로 몰려있는 라인업이라면...



 상영시간을 잘못 알아서 1시간 일찍 오는 바람에 밖에서 잠시 저녁 먹고 시간 보내다가 와서 봤습니다. 상영 전 토막영상이 있는데 사파이어의 카메라로 키타우지 카르텟이 사진을 찍는다는 컨셉. 하지만 실제로는 관객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코너입니다. 약간 꽁트적인 내용에 인증샷용으로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은 하는데 당연하다는 듯 주차별로 새로운 내용이 나온다고 합니다. 2주차는 카오리 선배 찍으려는(그러다 3학년 단체샷 찍게 되는) 유코인 듯 한데, 두번 가서 볼 일은 없을테니... 참고로 폰카는 되지만 고성능 카메라는 안 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심지어 전자셔터로 찍으면 모르는걸.

 작품 내용 자체는 이미 시놉시스나 예고편, 포스터에서 알려진 대로 전국대회를 앞두고 쿠미코와 아스카의 관계에 초점을 둡니다. 사실 TV판은 약간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 산만해진 감이 있는데, 원작 2,3권을 통째로 담았기에 어쩔 수 없기는 합니다. 노조미-미조레의 이야기인 2권은 아예 신작 극장판의 일부로 넘어가는 듯 하고, 대신 3권의 내용 위주로 재편한 것이 유포니엄2 극장판의 내용입니다. 원본인 TV판의 볼륨에 비춘다면 1편보다 더 유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히 더 낫다고 하긴 힘들다'고 해야겠습니다.

 물론 순전히 총집편이었던 1편에 비해서 속편 결정이라거나 추가적인 상업적 성공으로 운신의 폭이 커진 티는 납니다. 추가작화가 거의 없었던 1편과 달리 2편은 추가작화가 꽤 많은 편이고 연출에서도 다소 변화된 부분들이 있습니다. 주로 TV판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아스카 시점이 추가되었는데 팬으로써 반갑기는 하지만 이야기 면에서 딱히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선택과 집중이라고 잘라낸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씬에 신작화나 연출을 넣어서 길이를 늘렸지만 밸런스 면에서 그렇게 좋지 않고 템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관련 상품은 비싼 원화집과 튜바군 파우치 빼곤 전멸급...팜플렛만 샀습니다.

 극장판 1편의 문제점이라고 하면 1쿨 분량, 시간적으로는 거의 한학기에 해당되는 내용을 압축하면서 생략된 자잘한 일화나 시간의 흐름이 가져다주는 숙성이랄까 성장이랄까 그런 부분이 퇴색되고 쉽게쉽게 넘어가는 듯 보였다는 점인데, 2편 역시 그 부분에서는 크게 낫지 않습니다. 심지어 약간 이해가 안 되는 편집도 좀 있어서, 시간적으로 여름방학 간사이대회 전의 노조미-미조레 편에 해당하는 합숙 파트가 타임라인과 대사가 완전히 바뀌어서 다른 내용으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합숙에선 아스카의 '울려라 유포니엄' 연주를 목격하는 쿠미코라는 중요한 플래그가 있긴 하지만 그것 하나 만을 위해선 뭔가 좀 낭비된 느낌도 없는 건 아닙니다.

 또 연주 자체보다는 추억을 되돌아본다는 느낌이 강했던 전국대회 연주도, 극장판의 사운드 시스템을 발휘한 새로운 녹음을 선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된 것인지 순수한 연주회로써 묘사되는데 사실 상 받은 결과도 아니었던 만큼 전국대회 연주에 그렇게 큰 비중을 둔 건 좀 잘못했던 것 같고, 결과적으로 아스카와의 작별 씬에서도 아스카 찾기와 합쳐진 회상씬이라는 TV판 만큼의 전달을 해주지 못 하였습니다.

 가장 이해가 안 되는 편집이라면 언니인 마미코와 관련된 부분인데, 사실 마미코의 진로 문제와 쿠미코와의 관계는 아스카와의 이야기에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서클활동과 입시의 고민, 그리고 마미코와 아스카를 겹쳐보는 쿠미코의 감정이라는 게 중요한 코드라고 생각하는데 마미코가 완전히 무시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TV판이나 원작의 메시지를 다 전달하는 수준으로 들어가 있지도 않습니다. 전국대회 후 마미코를 발견하고 뛰쳐나가는 쿠미코는 그려지는데 정작 마미코를 만난 쿠미코는 안 그려집니다.

 물론 그 장면은 TV판 기준으로 한 장의 끝이었고, 아스카와의 정리는 뒤늦게 마미코와 겹쳐 보면서 깨닫게 된다는,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긴 했습니다. 사실 그 씬 자체로써 클라이막스 성이 있어서 너무 짧은 시간에 아스카와 작별이 바로 이어지면(TV판은 방영으로 인해 시차가 있지만) 안그래도 급해보이는 템포가 더 해 보일 수 있다는 건 이해합니다. 이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극장판 두 작품의 공통된 문제점인데, 학기가 흐르고, 계절이 바뀌고, 한 학년이 끝나간다는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란 것이 중요하지만 단순 재편집 만으론 극장판의 러닝타임에 적절한 템포와 표현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봅니다.



시간의 흐름은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극장판 팜플렛의 타임라인.

  신작화와 더 좋아진 녹음은 좋았지만 역시나 TV판 편집에는 분명한 한계를 느꼈습니다. 사실 1편보다 더 밸런스가 안 좋다고도 할 수 있는데, 애초에 TV판 자체가 1편보다 약간 원만하지 못 한 편이었고 그걸 편식적인 편집으로 마무리한 결과가 이것이니 어쩔 수 없다곤 생각합니다. 극장에서 유료판매 하는 팜플렛에 타임라인이 들어있는 게 재미있는데, 바로 이게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시간의 흐름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이자 극장판이 잘 해내지 못한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신작 극장판 2편이 나올텐데, 하나는 극장판2 개봉과 동시에 개봉일 및 예고편이 발표된 '리즈와 파란새'입니다. '리즈와 파란새'는 소설 2학년 편에서 미조레와 노조미가 듀엣을 맡게 되는 곡으로, 극장판 2편에서 잘린 노조미-미조레 얘기가 3학년이 되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함께 세트로 나올 듯 합니다. 다른 하나는 역시나 소설 2학년 편의 이야기인데 노조미-미조레 쪽을 빼고 저음반 중심의 새 이야기가 될 듯 하고요. 지금까지의 극장판 2개의 실적은 썩 탐탁치 않은데, 반대로 원래 TV판인 걸 편집해서 시간감을 제대로 살리지 못 했다면 완전 신작이라면 조금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팬으로써 부디 애니가 TV판 1편 이상 가는 신작을 내놓을 수 있길 바라고(회의적이긴 합니다만), 잘 되서 쿠미코의 졸업까지도 전부 애니화 되었으면 싶네요.



전자식 디스플레이라곤 하지만 '리즈와 파란새'가 벌써 걸려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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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타마 2017/10/13 08:48 # 답글

    (육아밸리요~ 소근소근)
  • eggry 2017/10/13 10:23 #

    흐억; 고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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