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총격범의 무시무시한 불가사의 by eggry


The Frightening Enigma of the Las Vegas Shooter(The Atlantic)

 일요일 밤 학살에 어떤 사상적, 개인적 동기도 없다는 것이 이미 무차별 적이었던 폭력의 공포를 더 깊게 만든다.

 총기난사의 희생자들 수가 세어지고, 피가 미처 마르기도 전에 대중, 언론, 그리고 정치인들은 무엇이 범죄를 유발시켰는지 찾기 시작했다. 치안에 있어 이는 중대한 건이다. 혼자 저질렀는가? 아직 위협이 남아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말이 안 되는 일을 말이 되게 만드는 것 말이다. 하지만 거기엔 심리적인 목적도 있다: 만약 살인자가 어떤 프로파일 유형에 맞아 들어간다면, 무서울 정도로 무작위 범행일 수도 있었을 사건에 최소한의 안도감을 주며, 다음 비극을 단지 그(언제나 개인이다)와 같은 이를 더 잘 파악하는 것으로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위안을 준다.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걸 보면, 알려주십시오" 하지만 아무도 보지 못 했다면, 도움이 안 된다. 적어도 59명을 죽인 베가스 학살의 범인으로 경찰이 확인한 스티븐 크레이그 패독이 그토록 무시무시한 수수께끼인 이유가 그것이다. 그의 동기는 적어도 지금은 완전히 오리무중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월요일 지적한 대로, 패독은 총기난사범의 "프로파일"에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더 정확히는, 그는 어떤 프로파일에도 부합하지 않았다.

 스티븐에 대해 우리가 아는 사실은 이러하다. 그는 라스 베가스 80마일 북동쪽의 메스킷에 사는 64세 남성이었다. 그의 형제 에릭은 그가 부유했으며, 거의 백만장자라 할 정도였고 2대의 단발 비행기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패독은 골프장 옆의 깨끗하고 말쑥한 은퇴촌에 살았다. 에릭은 그의 형이 플로리다 중부에서 네바다로 이사간 이유가 습도가 싫었고 도박을 좋아해서라고 했다. 도박이 그의 주된 직업이었던 듯 하지만, 그는 이전에 회계사나 감사원, 혹은 부동산 투기자로 일한 적도 있다. 스티븐은 텍사스에 살았던 적도 있으며,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곳곳에 그의 재산이 있다고 한다. 경찰은 메스킷의 자택이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선 아무도 화난 것 같지 않습니다. 모두가 행복해 보이고, 모두가 손을 흔듭니다." 네바다 인디펜던트에 그의 이웃이 이렇게 말했다. "이런 동네에 살면서 그런 건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믿기지가 않네요."

 물론 이런 반응들은 흉악범죄가 일어난 뒤 흔하게 보이는 모습이긴 하다: 몇몇 귀하고 특이한 에외를 제외하면, 이웃이 예비학살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만약 그랬다면 보통 먼저 행동을 취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스티븐의 경우 지금까지 그나마 알려진 것에 기반한다면 이런 반응은 좀 더 그럴듯해 보인다. 에를 들어, 스티븐은 많은 총기난사범과 달리 젊지 않았다. 물론 많은 총기난사범과 같은 백인 남성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학살극이 일어난 뒤, ISIS는 자신들의 혐의를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ISIS의 주장이 대체로 맞아오긴 했지만 스티븐이 ISIS 대원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연방정부는 스티븐과 ISIS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스티븐이 극좌든 극우든, 혹은 민족주의적이거나 인종혐오적인 어떤 극단주의 조직에 속해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런 조직들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하곤 하지만, 스티븐의 사건은 해당되지 않는다.

 가끔은 평생 어중이떠중이로 지내다가 마지막 한탕이 크게 잘못된 경우도 있다. 비록 스티븐이 외롭고 방랑벽이 있긴 했지만 그는 경제적으로 성공적이었고 범죄이력도 없었다. 올해 그에게 총을 판 총포상에 따르면 스티븐은 총을 구이할 때의 전과조회를 통과했다. 사격애호가들은 그가 불명예스런 무언가가 있기를 초조하게 바라고 있지만, 스티븐의 배경에 관한 어떤 것도 그래 보이지 않는다.

 혹시 스티븐이 정신병을 앓진 않았을까? 베가스 학살극과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이라면 분명 정신이상자일 거라고 말하고픈 유혹은 매력적이다. "전 사이코패스의 마음 속은 모릅니다." 보안관 조셉 롬바르도는 범행동기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아픈, 미치광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 아침 이렇게 말했지만 어떤 디테일도 제공하지 않았다. "문제가 많았을 겁니다. 우리는 그를 매우 매우 심각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건 매우 매우 아픈 개인입니다." 하원의장 폴 라이언도 화요일 아침 정신질환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스티븐 패독이 정신병을 앓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근거도 없다. 그의 동생은 정신병력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총기폭력과 정신질환을 연결시키는 발상은 최저한의 경우에도 대중의 상상력을 부채질 할 뿐이다.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 정상인보다 총기 범죄를 더 저지른다는 증거는 놀라울 정도로 적습니다." 미국 공공보건 저널의 2015년 기사는 이렇게 적고 있다. "아펠바움에 따르면, 3~5% 이하의 범죄만이 정신병과 연관이 있으며, 총기범죄율은 정상인보다 낮습니다."

 스티븐의 도박 중독은 그가 연패 끝에 홧김에 저질렀다는 의문을 일으킨다. 그는 판돈을 크게 걸기로 유명했다. 에릭 패독은 FBI 요원에게 25만 달러를 따냈다고 언급한 문자를 보여주었으며, LA 타임스는 치안기구에 따르면 스티븐이 작년 한번에 1만 달러 이상의 칩을 샀다고 하는데, 이는 법적계약서가 요구되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도박빚으로 우발적으로 저질렀다는 생각은 학살극에 그가 들인 대단한 준비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당국은 그가 사격을 한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23자루를, 그리고 자택에서 19자루를 발견하였다. 일부 보고는 그가 삼각대가 달린 총을 썼다거나, AP는 반자동총을 연사로 개주해주는 장비를 달았다고 보고했다.

 학살극에 대한 담론의 상당부분은 어째서 치안기구가 스티븐을 테러리스트로 칭하지 않는가였다. 연방 관료들은 테러리스트란 단어를 정치적 동기에 의한 폭력을 지칭하는데 쓰고 있으며, 현재까지 어떤 증거도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다. 2015년 산 베르나디노 때도 언급한 바 있지만, FBI는 언론들이 공격을 테러행위라고 선언하는 상황에도 테러리스트란 단어를 끔찍히 아낀다. 콜로라도 오로라의 제임스 홈즈 극장 총격은 공포를 흩뿌렸지만, 단지 그가 총기난사를 했다고 해서 테러리즘이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스티븐의 생애는 평범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손을 피로 물들이는 종류의 삶도 아니었다. 그는 빈번히 이사했고, 일반적인 직업을 갖지 않았지만 돈이 문제였다는 증거는 없다. 그는 두번 이혼했지만 그런 사람은 지천에 널렸으며, 근래의 스티븐은 마릴로 댄리라는 여성과 안정적인 관계였던 걸로 보인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그녀는 활기찼고 둘은 곧잘 카라오케를 들르곤 했다고 한다.(필리핀 출신의 호주 국적자인 댄리는 사건 당시 해외여행 중이었으며, 경찰은 그녀와 접촉하고 싶어 하지만 용의자로 여기진 않고 있다.) 스티븐의 아버지는 은행강도에 탈주범으로 FBI 수배자엿지만 스티븐 자신은 전과가 없었다.

 스티븐의 일부 지인과 이웃들은 그가 외톨이나 은둔자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티븐은 이상했어요. 혼자 있으려 했죠." 이웃이 워싱턴포스트에서 한 말이다. "그가 집 밖으로 나오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인디펜던트가 만난 다른 이웃이다. "집에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곤 했습니다. 블라인드가 언제나 내려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그는 언제나 평범했습니다." "그는 그냥 좋은 사람이었어요. 그게 답니다." "언제나 친근했습니다."

 플로리다에 사는 동생 에릭은 형의 삶에 대한 주요 정보원인데, 널리 떠돌고 있는 CBS 뉴스가 월요일 내놓은 인터뷰 영상은 상황의 기이함을 시사하는 듯 하다. 물론 형이 미국 현대사 사상 최악의 총기범이란 얘길 듣는다면 누구나 어리둥절할 것이다.(그는 스티븐 패독이 "총기 애호가"라는 걸 몰랐다고 말했는데, 그의 각오와 총기의 종류, 수량을 보면 단순 취미적 관심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에릭 패독의 반응은 스티븐의 범죄의 가장 의아한 부분을 포착하고 있었다.

 "그가 그런 무기들을 갖고 있었다는 게 그저, 대체 어떻게 자동화기를 구했단 말입니까? 스티븐은 군경력 같은 것도 없는데요." 에릭이 말했다.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흔들며 풀어진 눈을 한 에릭은 그가 알던 사람과 살인마를 연결시키려 애쓰고 있었다: "스티븐은 메스킷에 살면서 라스 베가스로 도박 하러 놀러 나가던 사내였습니다. 그는...그냥 뻔했어요. 부리또나 먹고 말이죠."

 스티븐이란 존재의 진부함은 라스 베가스 학살을 단순히 기록적인 사망자 수 이상의 무서운 사건으로 만든다. 그럴싸한 동기의 부재는 이미 무차별적인 폭력 행위를 더 깊고 무작위적으로 만든다. 극단주의 집단과 연결고리도 없고, 사상적 동기도, 평온한 삶을 살던 부유하고 정신질환도 없는 보통 남자, 부리또를 먹고 카라오케에서 맥주 한잔 하고, 이웃에게 손을 흔들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미국 현대사 최악의 총격범이 될 수 있다면, 대체 그 같은 사람이 또 저지르기 전에 어떻게 파악할 수 있겠는가?



덧글

  • 존다리안 2017/10/04 13:30 # 답글

    전모를 알면 알수록 이해가 안가는 사건입니다.
  • tarepapa 2017/10/04 18:53 # 답글

    그런데다 저래놓고 자살로 영원히 도망가버렸으니 이 사건의 전말은 영원히 미궁속으로 남겠죠.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7/10/04 14:38 # 답글

    시간이 지나다보면 뭔가 나올것 같은데... 지금으로서는 막막하네요. 이 사건이 갑작스럽게 벌어졌고. 동기를 알기 전에 죽어버렸으니. 제프리 다머보다 더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네요. 다머도 연구가 이뤄졌기에 알려졌지만... 도대체 왜??? 란 말이 먼저 나올 뿐이네요.
  • 이굴루운영팀 2017/10/04 15:08 # 답글

    걍 위시리스트에 적어논거 라면 진짜 무서울듯
  • 효도하자 2017/10/04 15:08 # 답글

    프로파일이란 것은 어차피 존체적인 성향을 구하는 것이고 예외사항에는 취약하죠. 뭐, 이세상에 일어난 모든 총기사건이 하나의 예외더 없이 프로파일링으로 분류되는 범위에 들어가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거고.
    이것 처럼 당사자가 아니면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알기어려운 사건이야 드문드문 한두개 있을 수 있겠죠.
    주모자가 여러가지 단서가 될만한 것을 철저하게 은폐했다던가 혹은 코메디 영화나 소설 스토리처럼 외부인은 알기 어려울정도로 여러가지 우연과 사건이 겹치고 꼬여서 주모자에게 있어서는 자연스럽지만 외부인이 보기에는 갑작스러운 행동을 주모자가 한다던가.
  • 블랙하트 2017/10/04 16:32 # 답글

    동기를 알수 없는 의문의 저격 살인범이라는건 영화 'Two-Minute Warning'의 저격범이 연상되네요.
  • 로리 2017/10/04 16:48 # 답글

    정말로 참...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후..
  • 2017/10/04 17:2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OSH 2017/10/04 17:25 # 답글

    언젠간 하고 싶어서...
    그냥 하고 싶어서 꾸준히 그걸 꿈꾸고 준비해 왔던 걸까요...
  • 나이브스 2017/10/04 20:22 # 답글

    지금까지의 범죄와 범죄자의 과거사를 데이터화 해서 하는 것으 프로파일링이지만...

    요즘은 그런 데이터가 무색할 정도의 여러 동기의 범죄가 일어나니...

    이젠 새로운 데이터가 모아질때까지 프로파일링의 정확도는 점점 떨어질지도 모르겠군요.

    역시나 우리나라로 치면 나이 지긋한 어르신인데 어째서 이런 일을 벌인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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