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17 말레이시아 GP 결승 by eggry


 1999년 처음 캘린더에 등장한 이래 18년 동안 개최되었던 말레이시아 그랑프리도 이번주로 끝났습니다. 금요일부터 이어져 온 모습을 생각하면 참으로 파란만장했습니다. 메르세데스는 FP1,2에서 갈피를 잡지 못 하는 모습이었는데, 실버스톤과 유사한 트랙이라는 평을 받는 세팡이라 우위를 보일 거라 여겨졌던데 비하면 놀라운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세팡엔 실버스톤엔 없는 저속코너들이 있고, 이 코너들이 메르세데스의 약점이긴 했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더 많이 쳐졌죠. 단순 트랙궁합 이상의 문제였는지 FP3에서는 훨씬 많이 따라잡았고 해밀턴이 폴을 따기는 했습니다. 근소한 차이로 2위를 한 키미를 보면 순전히 베텔이 파워유닛 문제로 예선을 치르지 못 해서 폴을 땄다고 해야겠습니다만...

 가까스로 폴은 땄지만 결승에선 예선보다 결승에서 더 강세를 보이는 페라리, 레드불의 모습은 이번에도 여전했습니다. 키미가 머신 문제로 출발하지 못 해서 해밀턴은 페라리에 대해선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예선에서 만만찮은 모습을 보여준 레드불이 결승에선 더 강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맥스가 초반에 해밀턴을 추월해내면서 리드를 끝까지 이어갔습니다. 해밀턴과 격차를 벌린 뒤 다시는 좁혀지지 않아서 맥스가 오늘 확실히 페이스 우위를 가졌음을 보여줬습니다.

 해밀턴은 경기 종료 후 맥스를 막을 수도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맥스는 "하지만 넌 챔피언십을 해야하지" 라고 응수했지만 솔직히 그 추월이 아니었어도 페이스적으로 해밀턴이 끝까지 막아냈을 가능성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해밀턴의 페이스도 아주 나쁜 건 아니어서, 리카도를 일정 격차로 유지하기엔 충분했고 또 리카도는 베텔을 견뎌내기엔 충분했습니다. 베텔이 빨랐고 분전하긴 했지만 출발순위를 생각하면 이변이 없는 한 4위도 충분히 높은 순위였습니다. 보타스가 오늘 영 페이스가 좋지 않은 터라 5위로 끝나진 않았습니다.

 분명 오늘 가장 빠른 차를 꼽으라면 맥스의 레드불과 베텔의 페라리 둘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베텔이 꼴지부터 올라와야 했다는 걸 생각하면 베텔이 가장 빨랐을 수도 있죠. 물론 그런 가정은 결과 앞에선 무의미 합니다. 결국 페라리는 머신 트러블로 베텔의 현실성 높은 폴투윈을 놓쳤으며, 키미는 레이스 출발도 못 함으로써 WCC는 끝난 거나 다름없게 됐습니다. 올해 초부터 우려되었던 페라리 파워유닛의 신뢰성 우려가 실질적 피해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꼴지니까 결승에서 또 새 파워유닛을 뜯었지만, 남은 경기에서도 문제가 생기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는 불안감을 달게 생겼습니다.

 해밀턴으로썬 우승하지 못 했지만 베텔의 강세가 확연하던 경기에서 또 천우신조로 베텔이 제대로 성적을 내지 못한데 감사해야 할 겁니다. 어제의 폴이나 오늘의 2위 모두 메르세데스-해밀턴의 순수한 페이스로는 가능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베텔의 폴투윈이 가장 현실성 높고 또 맥스는 여전히 위협적이었겠죠. 하지만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 실제 결과는 베텔이 1위였어야 할 경기에 4위에 그쳤다는 것이고, 해밀턴은 3위까지도 될 수 있었던 경기를 2위로 마쳤다는 겁니다. 결국 챔피언십 포인트 차이는 5경기를 남기고 34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됐습니다.

 베텔의 챔프 가능성은 산술적으로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실제 가능성도 떨어지고 있진 않습니다. 비록 말레이시아에서 기회를 다 살리진 못 했지만 좋은 소식은 말레이시아가 애초에 페라리 강세일 거라고 기대되지 않았던 트랙이란 겁니다. 메르세데스 W08의 까다로운 성미는 아직까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게 말레이시아에서 드러났습니다.

 단순히 부드러운 타이어 성능을 못 내는 단계는 끝났지만, 여전히 트랙의 에어로, 트랙션 특성에 따라 약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물론 남은 트랙 중 메르세데스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트랙도 있을테지만, 반대로 말레이시아처럼 페라리에게 떨어질 기회도 아직은 있다는 얘기죠. 그리고 리타이어 한번만 있다면 격차는 다시 크게 좁혀질 겁니다. 아직은 잘 흘러가고 있는 해밀턴의 캠페인이지만, 안심하긴 이릅니다.



덧글

  • IOTA옹 2017/10/01 19:14 # 답글

    많이 힘들지만 불운만 없다면... 이라는 희망은 남아있네요.
  • Arcturus 2017/10/01 22:21 # 답글

    오랜만에 라이브로 봤는데, 페텔의 무시무시한 페이스를 보니 페라리 둘 다 문제가 생겼던 게 너무 아쉽더군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Adsense Wide



2016 대표이글루

2015 대표이글루

2014 대표이글루

2013 대표이글루

2011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100

메모장

Adsense Squ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