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7.~9. 1. 유후인/후쿠오카 여행기 7부(끝) - 다자이후 텐만구 by eggry


2017. 8. 27.~9. 1. 유후인/후쿠오카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17. 8. 27.~9. 1. 유후인/후쿠오카 여행기 1부 - 후쿠오카 공항에서 유후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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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27.~9. 1. 유후인/후쿠오카 여행기 4부 - 스미요시 신사, 구시다 신사, 나카스 야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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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27.~9. 1. 유후인/후쿠오카 여행기 7부(끝) - 다자이후 텐만구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허접하게나마 호텔 조식으로 요기를 한 뒤 숙소를 나섭니다. 아예 아침부터 체크아웃 하고 짐은 니시테츠 텐진 역의 코인라커에 놔두고 갈 생각입니다. 오늘 가려는 곳은 후쿠오카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다자이후. 헤이안 시대부터 규슈 북부를 통치하는 행정기구임과 동시에 한반도, 중국으로부터의 침략에 대비한 방어선이 건설되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후쿠오카 지역은 그 방어선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얘긴데 트여있는 지형 상 방어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산골 지형인 다자이후 쪽으로 한 건가 싶기도 하네요.




 텐진 역에서 직통은 없고 후쓰카이치에서 다자이후 선으로 갈아타서 가야합니다. 요금은 대충 400엔 정도.



 다자이후 역 도착. 층도 없고 개찰구에서 바로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역이지만 노선이 1개인 역 치고는 큼지막한 편.



 역 로비...라고 할지 그냥 지붕만 있는 공간입니다만, 무슨 특산품 같은 거 좌판 꾸려놓은 듯.



 역을 나오자 마자 보이는 4개 국어 안내문. 저기가 관광정보센턴가 그랬던 듯.



 역에서 텐만구 까진 정말 얼마 안 되는데 그 사이에도 꽤 거창한 상점가가 있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하나도 안 열었네요. 사람도 별로 없고. 이래서 아침에 신사나 절에 오는 걸 좋아합니다.



 상점가 중간 쯤에 있는 토리이



 아침 영업 준비 중인 직원.



 특이한 입구 인테리어를 가진 스타벅스. 그리고 배드애즈한 할아버지.



 여기부터 실제 텐만구 영내이지만 사람 하나 없습니다. 10년도 더 전에 왔을 땐 대낮이라 미어터졌는데... 일찍 오길 잘 함.



 안내센터에 가이드 투어도 있고 하다는데 아직 열지도 않았음.



 상점가 끝 토리이 기준으로 오른쪽엔 코우묘지라는 작은 사당이 있음. 유래 같은 건 모릅니다.



 그리고 왼쪽엔 토리이가 하나 더 있고, 이쪽부터 텐만구의 참배로가 정식으로 쭉 뻣어 나갑니다. 여기서 일직선 상에 텐만구 배전이 있습니다.



 텐만구 곳곳에 상징인 주저앉은 황소가 있지만 가장 유명하고 퀄리티가 좋은 건 이 갈림길에 있는 것일 겁니다. 금속 재질에 머리끈도 묶어놔서 눈에도 쉽게 띕니다.



 3개의 다리를 건너서 텐만구로 가게 됩니다. 중간에 말사들이 있는데 지붕이 비둘기에게 점령 당함.



 다자이후 텐만구의 정문. 흔히 볼 수 있는 주홍색도 아니고, 그렇다고 칠 안 하고 나무 그대로 놔둔 것도 아닌 와인색? 갈색? 에 가까운 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덕분에 규모가 꽤 큰데도 차분한 느낌. 텐만구가 다 이런가 하면 스이쿄 텐만구는 주홍색이었고 고베의 키타노 텐만구는 그냥 칠 안 해놓았던데... 딱히 공통된 양식 같은 건 없나봅니다.



 배전에서 뭔가 의식 중입니다.



 신관들이 의식을 진행하고 그에 따라 서있는 사람들이 박수 치거나 고개 숙이거나 하더군요. 무슨 의식인진 모르겠고...



 신토 신관의 유명한 도구인 먼지털이(?)로 배전에 앉아있는 VIP들을 먼저 털어준 뒤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해줬습니다. 보통 배전 안에 있는 사람들만 한다면 그건 VIP들이 요청한 사적인 의식인데 바깥에 서있는 사람들도 해준 걸 보면 정기의례 같은 건가 봅니다.



 경 내 풍경. 일찍 오니 사람 없어서 좋네요.



 참배로 중간에 왠 동앗줄 둘둘 말아놓은 걸 손잡이 달아서 가마처럼 해놓은 게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벼 이삭을 묶어서 달고 있던데, 풍년기원 의식 같은 걸 하려나 보더군요. 좀 있다가 볼 일이 있었습니다.



 참배로에 쭉 늘어진 풍년가마(?)들.



 아까 사람 모여있던 행사가 끝나고 다른 의식이 시작됐습니다. 신관이 경전을 열심히 읽음.



 그리고 갑자기 동네 어르신들이 우르르 몰려옵니다. 복장을 보면 농업조합 그런 거인 거 같네요. 놓여져 있는 가마들과 관련되어 있을 겁니다.



 신관이 가마에다가 기원을 해줍니다. 저 먼지떨이 흔들기는 두 발을 좁게 붙이고서 살짝 앞으로 기운 상태로 좌우로 흔들어야 해서 의외로 자세가 불안정하고 귀여운 제스쳐가 나옵니다.



 그러고선 신관의 리드로 가마들이 출발합니다. 아마 저걸 들고 동네방네 돌아다니지 않을까 싶은데 그건 안 따라가봐서 모르겠고.



 다자이후 본관 옆쪽에 위치한 보물관(위치). 유료이고 내부촬영은 없습니다. 행정기구였던 다자이후와 텐만구 신사의 역사 두가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보물관에 들어가려 하니 세트표를 팔더군요. 다른 하나는 텐만구 뒤쪽에 있는 '칸코(텐진) 역사관(위치)', 다른 하나는 언덕 위에 있는 규슈 국립박물관의 표입니다. 전시관들 보려면 세트표를 사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권할만한 건 이곳 '칸코 역사관'인 듯 싶습니다.



 칸코(菅公) 역사관은 칸코, 본명 스가와라노 미치자네, 통칭 '텐진'의 일생을 묘사한 곳입니다. 인형과 디오라마로 구성된 3차원 액자식으로 텐진의 일생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없지만 한글로 된 팜플렛에 각 장 별 해설이 나와있어서 장면일 이해하긴 어렵지 않습니다. 제일 처음으로 나온 모습은 어릴 적 이미 시를 짓는 등 천재의 자질을 보였다는 미치자네의 모습.



 위인들이 으레 그렇듯 무예에도 통달했다고 합니다.



 발해의 사절단을 알현하는 미치자네



 당시 덴노인 우다를 모시는 모습. 우다에게 등용된 미치자네는 우대신의 자리에 까지 올랐습니다. 평민은 아니었지만 하급 학자 가문으로 신분이 낮았던 미치자네가 우대신까지 오른 건 그의 재능과 우다 덴노의 총애 덕분이라고.



 하지만 그를 시기한 귀족 가문의 모함으로 좌천되게 됩니다. 그는 배를 타고 오늘날 하카타에 상륙하였고, 대륙과의 통로이자 동시에 방어진지였던 다자이후를 맡게 됩니다.



 다자이후에서 일을 훌륭히 해내고 민심도 얻었다고 하지만 본인은 가족과 헤어지고(가족들은 다른 곳으로 유배 당함) 한지로 좌천되어 한 많은 삶을 살았다고. 산에 올라서 신의 경지에 올랐다고 하는 미치자네의 모습. 미치자네는 결국 다자이후에서 눈을 감았는데, 이후 교토의 상류층에 요절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미치자네의 저주라고 두려워하게 되었다고. 그 중 가장 극적인 사건은 황궁 청량전에서 어전회의를 하던 중 벼락이 떨어져 많은 대신이 죽거나 다친 사건입니다.

 이에 따라 미치자네의 원혼이 뇌신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고 이것이 확대되어 천신, 즉 텐진이 되어 대자연재해의 원흉이 됩니다. 하지만 미치자네 공의 뛰어난 학식과 통치 덕분에 시간이 흐르면서 공포의 이미지는 약해지고 오늘날에는 학문의 신이 되었다고.



 일대기는 주저앉은 황소로 끝나게 되는데, 다자이후 텐만구의 기원이자 텐만구 신사에 황소상들이 있는 이유입니다. 다자이후에서 생을 마감한 미치자네의 유해를 우마차로 운반하던 중, 황소가 주저앉아 도저히 움직이려 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미치자네의 원혼과 더불어 황소의 기이한 행동에 연유가 있다고 생각하여 황소가 앉은 곳에 미치자네를 묻고 기리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곳이 오늘날 다자이후 텐만구로, 다자이후 텐만구는 그 자체로 미치자네의 묘이기도 한 것입니다. 한편 교토의 유명한 키타노 텐만구는 교토에서 있었던 미치자네의 저주(?)에 원혼을 진정시키고자 지어진 곳입니다. 같은 텐진을 다루지만 지어진 기원은 다른 셈. 오늘날에는 텐만구들은 전부 학문의 신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산능성 사이의 평지에 위치했던 다자이후의 부지. 정사각형 부지 북쪽에 위치한 것이 다자이후의 관청. 오른쪽 위 구석이 오늘날 텐만구가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서쪽으로 토성을 쌓아서 대륙의 침공을 막을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미치자네의 마네킹. 정말 저 시대엔 저런 수염을 길렀단 말인가...



 다자이후 텐만구의 최전성기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오늘날엔 목탑이나 왼쪽 아래의 건물들은 없습니다.



 박물관엔 미치자네와 연관된 수많은 인형이나 조각상, 일상용품들이 있습니다. 딱히 잘 정리되어 있진 않은데 물량 하나 만큼은 압도적이었네요. 이 히나인형 단상은 텐진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텐진 같지는 않은데.



 역사관 입구에 있던 미치자네의 초상화. 다자이후에서 우다 덴노가 직접 하사한 옷을 보면서 덴노와 가족을 그리워하는 모습이라고.



 역사관을 나오니 또 뭔가 의식 중이군요. 이번엔 구석에 무녀들도 있습니다. 뭔 내용인지 모르니 대충 보고 나옵니다.



 유치원에서 견학 나온 모양.



 보물관 근처의 정체불명의 동물상. 말에 용머리 달린 건 그렇다 쳐도 뚜껑 따인 부엉이는 대체...



 또다른 입장권인 규슈 국립 박물관을 보기 위해 이동합니다. 다자이후에서 약간 북동쪽에 있는데 뭔가 정체 모를 유원지도 있군요.



 텐만구에서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게 되어있습니다.



 유리로 된 꽤나 멋진 규슈 국립박물관.



 크로마뇽인의 벽화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전은 별도 표로 봐야해서 패스.



 보물관 세트표에 포함된 건 '문화교류전시관'이라는 곳으로, 일본이 아시아, 그리고 서양과 교류한 역사를 다룬 곳입니다. 다만 의아한 것은 분명 챕터별로는 서양과의 만남, 세계로의 진출까지 포함하고 있는데 실상 보면 거의 고대와 중세의 타 지역과 교류 내지는 타 지역의 동일시기 유물을 전시한 게 대부분입니다. 중세의 포르투갈 등과의 무역은 물론 근대의 흑선 방문까지도 사실 별로 내용이 없었습니다. 어쨌든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 대륙과 연관된 유물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한글 설명은 아주 자세하진 않아도 대체적인 이해에는 무리가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중일의 교류와 영향 같은 부분에서는 소장품들이 꽤 흥미롭습니다.



 이제 일정도 다 끝났고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야 합니다. 사실 저녁 비행기라 약간 이르다는 느낌이긴 한데, 점심은 원래 다자이후에서 다자이후 버거 먹을까 하다가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텐진으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키와미야 햄버그 줄이 좀 없을까...했지만 그럴 리 없고 미어터졌기 때문에 근처의 다른 식당을 갔습니다. 오므라이스, 햄버그, 샐러드를 주로 취급하는 곳인데 일본풍이라고 하기도 힘든 것이 그렇다고 이탈리아 풍이라거나 한 것도 아닌 것이... 오래된 경양식 스타일이 아니라 요즘 새로이 서양 요리를 일본풍으로 어레인지 한 그런 느낌이었네요. 여튼 오므라이스&햄버그 잘 먹었습니다.



 공항에 너무 일찍 와서 기다리느라 지겨워 죽을 뻔 했습니다. 놀고 먹기로 했던 이번 여행은 평소와 다른 스타일이라 체력이나 시간 적으론 꽤 여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저는 구경다니는 여행이 더 맞다는 느낌이네요. 사실 먹고 쇼핑하기로 친다면 후쿠오카보다는 도쿄라는 훌륭한 곳이 있고 특히 덕질용으로는 비할 바가 없으니 말입니다. 뭐 일반적인 패션이나 공산품 위주로 쇼핑한다면 교통비 숙박비가 더 싸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되지만 제가 그쪽으론 별 흥미가 없어서리...

 결국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건 유후인에서 노닥거린 거랑 다자이후 텐만구 정도였네요. 후쿠오카 시내는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고 아쉬운 점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후쿠오카는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런지? 규슈로 치면 다음엔 나가사키랑 가고시마(특히 타네가시마)를 가볼 생각이지만 나가사키 공항으로 바로 들어가도 되니. 제가 아직 부산에 살았다면 배로 가기 다는 점 때문에 쇼핑하러 가끔 갈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이렇게 8월 말에서 9월 초의 유후인, 후쿠오카 여행은 끝났습니다. 볼거리 여행이 아니라 평소 여행기보단 짧고 간단해서 쓰기는 편했네요. 그나저나 여행기 끝내고 일주일 뒤면 또 여행을 갈 거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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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메타트론 2017/09/25 19:58 # 답글

    여행기 잘봤습니다
    한가지 질문이 있는데요. 듣기론 일본에선 대도시에서도 카드는 안받고 현금만 받는곳이 거의 대부분이라던데...일본여행할땐 사용할 현금을 다 들고다녀야하나요?
  • eggry 2017/09/25 20:24 #

    요즘은 소위 한국인,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관광지면 카드 잘 됩니다. 대도시 편의점은 다 된다고 보면 되고, 인기 음식점 같은데도 어지간해선 카드 됩니다. 다만 아직 맥도날드라든가 작은 규모 가게들은 카드 안 되는 곳이 많습니다. 참고로 이번 여행엔 현금 5만엔 가져갔지만 2만엔 썼고(대부분 유후인...시골이라;) 나머지는 전부 신용카드와 현지 교통카드로 했습니다. 다만 교통카드가 따로 없다면 교통용으로 현금은 좀 필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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