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7.~9. 1. 유후인/후쿠오카 여행기 1부 - 후쿠오카 공항에서 유후인까지 by eggry


2017. 8. 27.~9. 1. 유후인/후쿠오카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요 근래 여행 출발과 도착 패턴을 보면 야근 한 날 아침에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랑 현지 교통에서 뻗어서 숙소로 들어가는 식이었는데, 이번에도 일단은 그랬습니다만 시작부터 좀 꼬였습니다. 원래 점심시간 전에 출발해서 아직 해가 떠있을 때 도착해 조금은 돌아다닐 생각을 했는데 이게 왠걸. 퇴근 후 집에서 짐을 한창 싸고 있는데 비행기가 2시간 연착됐다는 문자가. 비행기 시간도 미뤄졌고 더 골치아픈 건 인터넷 예매해둔 후쿠오카 공항-유후인 행의 니시테츠 시외버스도 바꿔야 했다는 것. 일단 버스부터 취소하고, 갑자기 시간이 생겼으니 짐 싸놓고 잠시 누웠다가 나가기로 했습니다. 공항행은 언제나의 경기공항리무진. 야근으로 노곤하므로 이어플러그와 수면안대를 하고 쳐잡니다.




 수속은 밟았고, 포켓와이파이 수령, 사이버환전 수령 등을 했습니다. 사실 비용 면에선 포켓와이파이나 외화나 공항 수령이 저렴한데, 실상 공항에서 수속 빨리 밟고 쉬고 싶은데 오르락 내리락 왔다갔다 하려니 수고스럽더군요. 심지어 이번에도 이용한 말X 포켓와이파이가 입주 사무실이 없는 바람에 직원과 접선하는 것도 피곤했습니다. 돌아올 때도 귀찮았고요. 외환 역시 사이버환전이 환율우대에 금액이 500달러를 넘어가면 여행자보험(상해 Only)을 무상제공 해줬지만 찾으러 간다는 시간이 재수가 없으면 골치아파질 수 있겠더군요. 뭐 공항에 일찍 가서 별 문제는 없었지만요.



 챙길 거 챙기고, 수속 밟고, 짐 부치고 라운지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타는 건 진에어라서 탑승동으로 안 가도 되서 시간은 약간 더 여유가 있었습니다. 지난번엔 아시아나 라운지를 써봤는데 오늘은 마티나와 스카이허브 라운지 중 고민하다, 마티나 라운지의 줄이 너무 길어서 스카이허브 라운지로 가기로. 먹을 건 스카이허브 라운지가 조금 더 다양하고, 분위기는 마티나가 더 낫다는 듯 합니다.



 스카이허브 라운지의 1인석. 별로 편하게 뻗어있을 의자는 못 되는군요. 테이블은 딱 접시 하나 놓을 수 있는 수준. 그나마 USB 콘센트가 있는 건 좋습니다.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뷔페지만 두끼나 안 먹고 나온 만큼 입에는 잘 들어갑디다. 거의 밥만 먹고 트위터나 잠깐 확인한 뒤 나왔네요.



 오늘 타게 될 진에어 후쿠오카 공항행. 날씨가 꿀꿀하군요. 일기예보로는 반대쪽은 좋다고 합니다.



 언제나 즐거운 탑승 순간. 24-70GM은 불편해서 이때 가방에 이미 넣은 상태고 출발과 도착 사진은 휴대성이 좋은 X100F로 찍은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카메라 2개 굴리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냈지만, 작고 가벼운 스냅용 렌즈 정도는 줌렌즈와 같이 가져가도 좋을 듯 합니다. 그래서 다음 여행은 FE35/2.8ZA를 다시 들여볼까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

 그건 그렇고 카메라 사자마자 여행에 가져가니 확실히 적응도에 문제가 있습니다. 뷰파/액정과 실제 결과물의 노출 정도도 아직 감이 잘 안 오고 그렇습니다. 여행에서 X100F가 생각보다 활약하지 못한 건 이 문제도 있지요. a7R II가 제 평생 처음으로 2년 이상 쓴 렌즈교환식 카메라인데, 덕분에 이 놈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진 다 꿰뚫고 있다 이겁니다. 그 예측성의 차이에서 오는 편함과 불편함이 꽤 되더군요. 기종 자체의 장점이나 단점 문제가 아니라, 그걸 이해하고 극대화하거나 최소화하는 문제에서 말입니다.



 원래도 연착됐지만 이륙도 활주로 대기로 더 걸렸습니다. 그래도 일단 뜨니까 속도를 더 낸 건지 본래 소요시간보다 더 빠르게 도착한 후쿠오카. 도착 방송이 나오니 창밖을 내다봤습니다. 시내에 엄청나게 가까운 후쿠오카 공항의 특징 상 착륙하면서 도시 풍경이 잘 보입니다.



 활주로에 가까워지만서 얼마나 낮아지는지 자동차랑 사람 다니는 것까지 다 보일 정도.



 어쨌든 터치다운! 후쿠오카 공항은 북쪽의 국내선과 남쪽의 국제선 터미널이 있지만 터미널의 형태라든가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착륙 때는 보딩 브릿지를 쓸 일이 적습니다. 적당히 활주로 한켠에 내려서 버스 타고 터미널로 들어옴. 비행시간이 1시간 정도 밖에 안 되서 아직 피곤하군요.



 입국수속 받으면서 최단시간으로 버스를 예약했습니다. 사실 사전예약 아니라도 자리가 있다면 터미널의 버스 카운터에서 매표 가능하지만 재수 없으면 다음 시간으로 밀리니까. 근데 착륙한 시점에서 버스 시간은 거의 1시간 뒤더군요. 유후인 도착할 때면 해가 질 참이죠ㅠ



 아침, 점심도 부실하게 먹었겠다, 유후인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뭔가 먹기로 했습니다. 국제선 터미널 도착층에 먹거리가 별로 없는데, 일단 라멘이나 우동 위주로 파는 가게가 하나 있었습니다. 일본 왔으니 무난하게 라멘 한그릇으로 시작해볼까. 유명한 쿠크다스(?)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여기 파네요. 유후인에서도 두어개 정도 사먹었지만 솔직히 이건 맛의 차이가 없겠다 싶습니다.



 생크림 오타났음



 무난하게 쇼유 라멘으로. 별다른 이름 없이 온갖 메뉴를 커버하는 가게이니 만큼 특별한 맛은 아닙니다.



 일명 쿠크다스 아이스크림으로 통하는, 콘 부분이 쿠크다스 같은 과자로 되어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도 꽤 달고, 콘은 당연히 답니다. 맛있긴 한데 너무 달아서 또 먹고픈 생각까진 안 들더군요. 유후인 가서 말차 버전으로 하나 더 먹기는 했지만요.



 국제선 도착층에 있는 유명한 기온 축제에 쓰인다고 하는 '카자리 야마카사' 라고 하는 장식 가마. 후쿠오카 가서 몇개 더 보게 되지만 확실히 요란합니다. 사실 이 놈은 꽤 단촐한 놈에 속한다죠. 여름에 이뤄지는 축제 후 보통은 해체되거나 소각하지만 관광상품으로 남겨두는 게 몇개 있습니다. 구시다 신사에 있는 놈도



 라멘 먹고도 밥이 많이 남아서 편의점 기웃거리다 본 필름카메라. 인스타그램에 힙스터 문화가 겹쳐서 요즘 필름카메라가 유행이라더군요. 1회용도 다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고, 클래식 카메라 쓰는 사람들도 좀 있다고. 저도 필름 자동카메라 쓰는 한국인 관광객 보긴 했습니다.




 그냥 기다리기도 지루하고 어차피 버스 몇시간 탈테니 호로요이나 빨기로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의 교통승차장. 참으로 작음. 유후인행은 텐진의 니시테츠 터미널에서 출발해서 하카타->후쿠오카 공항->유후인으로 가게 되는데 후쿠오카 시내에서 막히는지 예정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왔습니다. 유후인 가는 사람은 당연하다는 듯 과반이 한국인;



 버스로 2시간 넘게 달려서 유후인에 도착했습니다. JR 유후인 역 인근에 위치한 유후인 에키마에 터미널에 도착. 7시 반 정도 된 시간인데 시골인지라 가게고 뭐고 거의 다 닫아서 깜깜하고 조용하더군요. 게스트 하우스 호스트가 픽업을 와줘서 숙소로는 어렵지 않게 갔습니다. 끼니는 공항에서 먹었고 딱히 지금 갈만한 식당도 없는지라 편의점에서 푸딩이나 오뎅 정도만 사서 숙소로 출발.



 제가 숙박한 곳은 XX웹의 글을 보고 알게 됐던 유후인 선데이(위치). 1박 5천엔에 아침 소바와 저녁 온천욕이 포함됩니다. 게스트하우스로 방은 4,5개 정도 되는 듯 하고 저는 2층 제일 끝의 1인실(?)을 받았습니다. 사실 엄격히 1인실은 아닌 거 같고, 더블베드룸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 같네요. 저야 혼자 숙박하는지라 그냥 1인으로 썼습니다. 침대 높이는 약간 낮고, 방 공간은 제법 됩니다. 보다시피 테이블도 있고 캐리어 펼쳐놔도 공간이 제법 나왔으니깐요. 그리고 캐리어 쪽 방향엔 미닫이 옷장도 있습니다. 저가숙소라고 하면 사실 호스텔 위주로 써왔던지라 일단은 개인방이 확실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공간의 널널함은 느꼈네요. 에어컨, 선풍기도 있어서 더위 문제도 없었던.

 비용과 공간 면에서의 가성비는 상당히 좋다고 생각하고, 위치적으론 조금 감수하셔야 합니다. 지도 상으로 직선거리는 유후인 역에서 별로 멀지 않지만 언덕 위에 있기 때문에 나갈 때는 몰라도 돌아올 땐 피로할 때 좀 힘들 수도 있습니다. 호스트가 여유가 있는 경우 대체로 역 앞이나 편의점 인근에서 픽업을 제공해주므로 한밤 중에 오르막 오를 일은 없긴 했지만 타이밍이 나쁠 가능성도 염두하셔야 할 듯 합니다. 아직 여름인데 하루종일 돌아다니고 걸어서 올라온다면 꽤 부담스러울 듯 합니다. 그리고 도착할 때는 캐리어가 있으니 픽업을 확실히 이용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다음날 아침 밖에서 본 모습. 주차공간은 경차나 소형차 1대 정도 댈 공간이 됩니다. 나가사키 갔으면 렌트 했겠지만 이번에 렌트는 빠졌습니다.



 온천은 숙소 내에 있는 건 아니고, 뒤에 있는 다른 숙소인 '유후인 카츠라기 산장'(위치)와 계약 관계라고 합니다. 그냥 막 가서 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고 호스트가 빈 욕실 여부 등을 확인해서 불러주더군요. 첫날은 그랬지만 다음날엔 유후인 선데이도 카츠라기 산장도 숙박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가서 이용했습니다.



 카츠라기 산장의 온천. 가족탕 단위로 나뉘어져 있는데 욕실과 탕의 생김새는 정말...어릴 적 동네 목욕탕 생각납니다; 시멘트랑 벽돌로 만들어진 대중탕이 정말 20년 전 동네 목욕탕 같더군요. 카츠라기 산장의 건물 자체도 그런 한국 90년대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숙박한 사람이 별로 없는지 사람은 별로 못 봤는데 만화에도 곧잘 나오는 휴게실 같은 것도 있고 그렇더군요. 뭐 제가 너무 늦은 시간에만 써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거창한 노천탕이나 고급탕은 아니지만, 뜨신 물에 몸 푸는 정도로써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물 자체도 진짜 온천수는 맞습니다. 유후인 온천수가 몇종륜지 모르겠지만 이쪽은 약간 허여멀건 염기성 탕.



 목욕 다녀온 뒤 반쯤 식은 오뎅을 안주삼아 한잔 했습니다. 기간한정이라는 콜라사워인데, 말 그대로 콜라에 살짝 알코올기 있는 그런 맛입니다. 초딩스런 입맛인 저에게는 잘 맞는군요. 오뎅은 꼬치 위주로, 소힘줄을 많이 넣었습니다. 온천 다녀오느라 약간 식긴 했는데 그래도 이 더운 날에 여기까지 오면서 찝찝한 상태로 먹거리부터 먼저 하진 못 하겠더군요. 술 먹고 온천 들어갔다간 좀 안 좋을 수도 있을 거 같았고. 어쨌든 밤에 갈데도 없고(있어도 가려면 멀고! 덥고!), F1 중계나 시간 맞춰서 보고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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