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9 ~ 4. 8. 간사이 여행기 3부 - 키타노이진칸, 고베규 모리야 by egg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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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식당에서 조식을 먹었습니다. 히스패닉풍 호텔 이름과 달리 식당은 서양식 호텔조식이 아닙니다. 서양/일식이 섞인 특이한 구성인데, 베이컨 먹어도 밥은 먹어야 쓰겠다는 김치맨에게는 의외로 괜찮을 듯도. 스크렘블드 에그와 계란말이를 같이 먹는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혹여 또 고베를 가게 된다면 위치도 괜찮고 조식도 맘에 들고 또 이곳에 숙박할 듯한 기분.




 고베 하면 고베항, 키타노이진칸, 그리고 롯코산이라 할 수 있는데 고베항은 어제 (대충) 갔으니 키타노이진칸으로 갑니다. 가는 길목에 있는 유명한 이슬람 사원. 일본의 첫 모스크라고 합니다. 안에 들어가볼 순 없음.



 키타노이진칸, 북쪽의 이인관은 말 그대로 고베 북쪽에 위치한 키타노 초에 위치한 외교관, 상인들의 저택이 있는 곳입니다. 근데 그냥 북쪽이기만 한게 아니라 롯코산 어귀라서 언덕길임. 4월인데도 해가 쨍하니가 한국 5월 날씨는 되는 거 같습니다. 힘들어!



 외국인들이 거주하던 동네여서 그런 걸까요? 물론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외국인이 많은 동네는 딱히 아니게 되었지만 건물 풍들은 고베 내에서도 특히 서양의 영향이 많이 느껴집니다. 키치한 정원부터, 일본에서 오펠이라니...?



 날씨가 괜찮은데도 벚꽃은 아직 멀었습니다. 교토권으로 가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벚꽃여행 망했다는 징조를 느낍니다.



 일본풍과 서양풍이 기묘하게 하이브리드된 분위기



 키타노이진칸이 모여있는 구역으로 왔습니다. 여러 건물들의 위치를 가리키는 표지판. 좁은 골목에 언덕으로 뒤죽박죽인 동네지만 관광안내센터에 있는 지도를 보면 찾기 쉽습니다.



 처음으로 온 건 '녹색집'이라고 불리는 모에기노야카타(萌黄の館, 위치). 미국 총영사가 거주하던 곳으로, 고베 시내가 아주 잘 내려다보이는 발코니를 갖고 있는 집입니다.



 키타노이진칸은 고베시에서 관리하는 한두곳 정도를 빼고는 모두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칸이 있는 팜플렛도 주긴 합니다. 개별 비용은 300엔 전후로 그렇게 비싸지 않지만 갯수가 꽤 많기 때문에 올클리어 하려고 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 될 겁니다. 일부 이진칸들은 서너개씩 묶은 통합표를 팔기도 합니다만 그렇게 열심히 볼 생각이 아니라 그냥 개별입장으로...



 페인트야 꾸준히 새로 보수했겠지만 정말 깔끔합니다. 그나저나 이런 메로나색 집에 살려면 보통 철면피가 아니어야 할 듯;



 집에는 작은 정원이 있습니다만, 이게 총영사가 거주하던 시절부터 있던 건진 모르겠습니다. 물론 당시 일본에 온 서양인이라면 조금이나마 일본풍으로 꾸며놓는 게 특이한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실제 총영사가 쓰던 가구인진 모르겠으나 당시 시대의 물건으로 거실과 방들을 재현해놓았습니다. 키타노이진칸은 현재는 대부분 일본인 개인의 소유로 관광지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총영사 부부가 입었던 옷...일 거 같지는 않은데, 어쨌든 기모노도 있음. 사진 보고 재현한 건지도 모르겠네요.



 메이드 부르는 벨. 지금 눌러도 소리 나면 좋겠는데 소리는 안 난다네요.



 서양식 욕실. 세면대는 어째 좀 근래의 것 느낌이 납니다만 욕조는 당시의 풍인 듯. 물론 이런 욕조는 당시에는 부유층의 사치였지만 서양에서 지금도 저소득층 아파트 등에서 아직도 널리 쓰이는 형태이기도 합니다.



 응접실? 체스 두고 싶네요.



 이런저런 19세기 말~20세기 초 분위기의 앤티크한 인테리어들



 총영사 부인의 화장대. 음 정말 저렇게 방 중간에 떵그러니 화장대를 뒀단 말인가.



 녹색집은 고베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아주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키타노이진칸 중에서도 입지가 꽤 좋은 편. 게다가 당시에도 동네가 이랬는지 모르겠지만 이 주변은 광장 등으로 특히 주변이 트여있어서 더 그렇습니다.



 녹색집 앞에는 키타노이진칸 광장이 있습니다. 벤치나 계단에 동상들이 있는데 왜 전부 연주하는 양인들인 것인가.



 다음으로 들른 곳은 통칭 '풍향계의 집', 정식명은 카자미도리노야카타(風見鶏の館, 위치). 녹색집 바로 앞에 있어서 가기 쉽습니다. 목조건물에 노란 페인트를 칠한 녹색집과는 정반대의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집으로, 독일 무역상인 고틀리프 토마스의 집이었습니다.



 무역상이라 그런가, 미국 총영사의 집보다 풍족해 보이는군요. 근데 의자를 이렇게 모아놓으면 사람이 앉을 수가 없잖아;



 토마스 부부, 그리고 토마스의 딸 엘제의 어릴 적 사진들. 1914년 독일로 귀국했다가 1차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일본이 독일의 적국이 되면서 돌아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은 1979년 80세가 된 엘제가 유년기를 보낸 집을 방문했을 때의 사진.



 한국어론 보통 그냥 '풍향계의 집'이라고 합니다만, 일본명인 카자미도리(風見鶏)는 그 중에서 닭모양 풍향계를 가키립니다. 독일풍 다운 스타일이라고 해야할지.



 겨우 두군데 봤을 뿐인데 실내구경이 별로 재미가 없기도 하고, 또 의외로 더운 날씨에 이진칸을 퍼펙트클리어 하겠다는 계획은 포기하기로 합니다. 대신 녹색집과 풍향계의 집 근처에 있는 신사나 들러봅니다. 이 신사는 키타노텐만신사(위치)인데, 교토의 유명한 대형신사 '키타노텐만구'랑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보이더군요. 고베에 있는 건 키타노텐만신사, 교토는 키타노텐만구. 하지만 둘 다 학문의 신을 모시고 황소상이 있는 등 같은 계통입니다.



 학문의 신 때문인지 오미쿠지도 부채모양. 300엔이라 오미쿠지 치고는 약간 비싼 편이지만... 일단 모양이 예쁘니 좋습니다. 그리고 대길!



 키타노텐만신사에서 내려다본 고베. 녹색집보다 더 높은 곳이라 아예 산으로 올라가지 않는 이상은 고베 시내를 제일 잘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입니다.



 키타노텐만구와 마찬가지로 황소상이 여기저기.



 참배 전 손 씻는 곳. 잉어 입에다 뭘 물려놓은 건지;;



 오란다(네덜란드)관. 네덜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가 모여있는데 이 중 주거지 느낌이 나는 건 네덜란드 정도이고 덴마크나 오스트리아는 뭔가 카페테리아 같은 느낌으로 되어있습니다. 여기부턴 내부에 별 흥미가 없어서 입장은 없습니다.



 덴마크와 오스트리아가 있는 곳. 둘이 같은 외벽을 두르고 있습니다.



 이쪽은 생김새도 그렇고 당시의 집이라고 하기는 힘들겠죠; 뭐 당시 물건 전시품 같은 게 있는 거 같긴 합니다. 밖에 카페테리아가 있지만 비도 안 왔는데 왜이리 축축한지.



 그리고 이진칸에서도 피해갈 수 없는 일본의 자랑스러운 문화 혈액형 운세! 정말 징합니다.



 야마테8번관... 여긴 약간 레저클럽 같은 느낌으로 되어있습니다. 들어가보진 않음.



 키타노외국인구락부... 즉 클럽. 부르주아들이 술 좀 빨고 담배 좀 폈을 듯 합니다.



 입구에 멋지구리한 전차 동상이.



 키타노이진칸은 발도 아프고 더워서 포기하고 그냥 내려가는 중. 여긴 이탈리아...인데 사실 그냥 식당인 거 같음.



 일본 유명관광지엔 중국인 다음으로 한국인이 많은 수준이라 간간히 발견하는 한글이 재미있음.



 고베시 소유로 무료공개 이진칸 중 하나인 라인관은 보수공사 중이라 못 들어갔습니다.



 언덕 다 내려오면 있는 벤의 집, 프랑스관, 영국관. 언덕 위에 있는 것들보다는 덜 개성적입니다.



 동네가 동네인지라 스타벅스도 이런 서양목조건물 식으로 만들어놨네요.



 시내로 돌아오는 중 프랑스풍 비스트로에서 뭔가 사진촬영회를. 웨이터는 정말 외국인이군요.



 산노미야의 중심(?)인 이쿠타 신사를 거쳐서 점심을 예약해놓은 고베규 집으로 갈 생각입니다. 어제는 6시 쯤 됐다고 문 닫았더니 지금은 이른 시간이라 열려있네요.



 교토의 어마무시한 스케일의 신사들을 봐서 그런가, 고베의 상징적 신사라고 하지만 사실 건물 크기나 숫자는 상대적으로 얌전합니다. 부지 자체는 제법 큰 편이지만...



 무슨 신목같은 건가본데 잘라다가 저렇게 전시해놓다니... 그런데 고목의 틈새에도 식물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쿠타 신사는 입구의 도색하지 않은 나무 토리이도 그렇고, 나무의 원통형을 그대로 놔두고 곡선을 주지 않은 대들보(?)를 얹은 모양의 토리이로 꾸며져 있네요. 한편으로 보면 전봇대 같이 삭막하기도 하고;



 여기도 이나리 씨가?



 숙소 바로 위쪽에 있는 NHK 고베지국. 그리고 그 옆에는 대한민국 영사관!



 고베규 먹으러 이쿠타 로드로 돌아갑니다. 도큐핸즈 위에 있는 마네킹 보고 진짜 사람인줄 알고 잠시 한참 쳐다봤음. 물론 안 움직임.



 고베규 체인 중 어느정도 이름값이 있는 듯한 모리야. 인터넷 예약해서 가려니까 생각보다 선택지가 적었는데 숙소에서도 가깝고 해서 여기로 골랐습니다. 고베 곳곳에 지점이 여러곳 있는데 여기는 이쿠타 로드에 있는 지점.



 실내는 이런 분위기. 저는 바 좌석을 받았습니다. 철판 앞에서 바로 구워주니까 이쪽이 더 보긴 좋습니다. 요리사가 1:1로 상대해주기 때문에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고 잡담도 하고 그렇습니다.



 일단 간단한 에피타이저. 그리고 당연히 생맥주.



 약간 성스러움마저 느껴지는 고베규 모듬.



 음식사진 찍는 아시아의 전통문화가 더욱 고급스러운 촬영 서비스로 진화했습니다. 솔직히 궁상맞으면서도 재밌는 건 사실.



 크림 스프. 별 거 없음.



 고베규에 앞서서 대게살 구이가 나옵니다. 녹색은 면인데 맛챠맛이라도 되나 했는데 그런 건 아니고, 쑥같은 향이 나는 것도 아닌 무덤덤한 맛.



 드디어 제 분량의 고기가 나왔습니다. 두 도마(?)로 각자 다른 부위가 나옵니다. 참고로 제가 먹은 건 '특별 디너코스 최고급 고베규 서로인 150g 코스(特別ディナーコース極上神戸牛サーロイン150gコース)'...헥헥 하여튼 그런 이름의 메뉴. 일일 수량한정이 있고 디너코스라는 이름이지만 점심 때도 먹을 수 있습니다. 대신 런치가격이 적용이 안 됨. 저도 고베규 인증샷을 찍었지만 여긴 올리지 않겠습니다.



 눈 앞에서 열심히 구워주는 요리사. 사실 고베규는 사진도 본 적이 없어서(!) 보는 건 처음인데 마블링 얘기야 많이 들었지만 두께가 얇은 건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두꺼운 걸 좋아하는 쪽이라 약간 실망.



 먼저 구워진 부위. 소금, 구은 마늘, 그레인 머스타드, 와사비 등 4가지를 이용해서 먹습니다. 저는 언제나처럼 소금이 제일 입에 맞았는데 의외로 와사비도 괜찮더군요.



 숙주나물과 함께 구워주는 잡고기(?)



 야채구이를 포함한 마무리입니다. 일단 명성대로 야들야들하고 살살 녹기는 하는데, 두께가 두께인지라 레어의 맛을 느끼는 그런 스테이크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두툼하고 피가 줄줄 나는 그런 걸 좋아하기 때문에 고베규는 맛있기야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닌 쪽이네요. 일단은 고베에 언제 다시 올지 모르고, 기왕 먹는 거 거창하게 먹자고 나름 비싼걸 먹었지만 다음에는 아마 저렴한 곳으로 가게 될 듯 합니다. 아니면 두터운 서양식으로 가든지. 그래도 1:1 서비스 해주는 거나 사진 찍어주는 건 좋았습니다.

 다음은 아리마 온천을 거쳐서 롯코산에서 고베 야경을 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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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오나 2017/07/25 21:22 # 답글

    전 고베규 집에 가서 정작 고베규는 너무 비싸서 못먹었던 기억이 있는데(...고베규가 아닌 런치를 철판으로 궈주는게 무척 맛있긴 했지만) 호강하셨군요.

    이진칸은 솔직히 가성비가 넘 심각한 곳이라...

    한번 가서 아기자기하게 보긴 했는데 다시 갈일은 없을 것 같은 곳이었습니다-_-;
  • 동굴아저씨 2017/07/25 22:18 # 답글

    다음주에 오사카로 가족여행을 가는데 뭔가 고베여행 다한 느낌이네요.
    ...
    어차피 고베대신에 시라하마로 갈 예정이었지만...
  • 알트아이젠 2017/07/26 00:21 # 답글

    고베는 사진의 '스타벅스'와 고베규가 전부였는데, 이 포스트 보니 다시 가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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