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17 바레인 GP 결승 by eggry


 중국 GP 땐 여행 가있어서 패스했고, 바레인도 시간이 안 맞았지만 녹화로라도 봤네요. 일단 아직은 올 시즌이 해밀턴 vs 베텔로 꽤나 팽팽하게 이어지는 듯 하지만 변수적인 면도 있고 해서 안심하긴 이른 느낌입니다.

 사실 이번 그랑프리는 상황에 따라선 해밀턴이 아주 무난하게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해밀턴은 페이스 외에 거의 모든 게 잘못되었는데, 일단 예선에서 실수와 DRS 고장으로 폴을 놓친데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에서 베텔에 밀렸고, 거기다 폴인 보타스가 타이어 공기압 문제로 페이스를 내지 못 하면서 기차놀이에 휘말렸습니다. 베텔이 먼저 피트스탑하고 언더컷을 시도하는 동안 랜스 스트롤과 카를로스 사인츠의 사고로 SC가 나왔지만, 메르세데스 듀오에게 공짜 피트스탑을 선사하진 못 했습니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베텔의 첫 피트스탑 후 페이스가 워낙 좋았다는 점(보타스보다 3초 정도 빨랐습니다.), 그리고 보타스와 해밀턴 모두 피트스탑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보타스도 3초 정도 지연이 있었고, 해밀턴은 그보다 더 심각해서 더블피트스탑에서 손해보지 않으려고 속도를 늦추다가 리카도를 지연시켰다는 패널티를 받게 되었고, 거기다 해밀턴도 휠건 문제로 피트스탑이 지연됐습니다. 결국 SC 상황에서 보통의 경우와 달리 베텔은 순위를 지킬 수 있었고 해밀턴은 리카도보다 뒤인 4위로 복귀했지만 레드불이 느리다보니 리카도는 무난하게 잡긴 했으나 보타스 뒤에서 역시나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오늘 보타스는 첫 스틴트에서의 공기압 문제를 제외해도 해밀턴에 비해 타이어를 제대로 끌어내지 못 하는 상황이 이어졌는데, 레이스 페이스에서 베텔을 따라가지 못 했고 결국 처음에는 해밀턴을 묶어두다가 팀에 의해 보내주고, 그 다음에는 해밀턴에게 가볍게 추월당했습니다.

 일단 폴을 차지한다든가, 그래도 3위는 했다든가 키미보다는 나아보이긴 하지만 그건 머신성능이나 궁합 때문에 그나마 나아보이는 걸 수도 있고, 키미도 이번 경기엔 너무나 로우프로파일이었어서 두 핀란드 드라이버의 지위가 좀 염려되긴 합니다. 게다가 챔피언십 경쟁이 팽팽하게 진행된다면 결국 세컨드 중 누가 더 잘하느냐로 컨스트럭터가 갈릴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어쨌든 오늘 베텔은 페이스도 좋았지만 운적인 면에서도 어느정도 따라주긴 했습니다. 해밀턴에게 문제가 되었던 점들은 개개별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결국 겹치고 겹치니 시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미친듯이 베텔을 쫓아간 뒤 최종 격차를 생각하면 그 불운들이 명암을 가르기 충분했습니다. 한편으로 해밀턴이 완벽한 주말을 보낸다면 과연 베텔이 정면승부로 이길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메르세데스의 타이어 문제는 아직도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서늘한 중국은 그렇다 쳐도 바레인에서의 문제는 그렇게 심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보타스는 고전했지만 해밀턴은 최소 베텔급 페이스를 뽑는데 문제가 없었고, 추격 시에는 베텔이 갭 컨트롤을 하기에는 버거운 정도로 보였습니다. 물론 결국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베텔의 승리이긴 했지만요. 사실 이번 경기 양상은 2015년 말레이시아랑 약간 비슷한데, 초반에 꼬인 걸 메르세데스가 페이스로도 뒤엎을 수 없었던 그런 경우라 하겠습니다. 물론 그때도 메르세데스가 이래저래 자잘하게 삐그덕대기는 했죠.

 여튼 바레인에서 주목하고 싶은 건 메르세데스가 고온에서 타이어 관리가 그렇게 나쁘진 않다는 점, 레이스 페이스 면에서도 페라리가 간단히 우위를 주장할 정도의 차이는 아니라는 정도로 해야겠습니다. 물론 바레인 자체는 일반적인 서킷이지만 온도 등을 고려할 때 역시나 일반화하기 힘든 쪽에 들기는 합니다. 그래도 메르세데스가 슈퍼소프트/울트라소프트의 관리에서 불리한 것만은 확실한 듯 합니다. 아직까진 조심스럽게 메르세데스의 판정승 정도로 생각하며, 다음 경기인 러시아나 그 다음인 스페인 쯤이면 시즌 전체의 트렌드가 좀 더 명확히 보일 거 같습니다.



덧글

  • ddddd 2017/04/19 16:25 # 삭제 답글

    숏런 격차가 상당히 많이 벌어졌던데(햄이 미스하지 않았다면 더 벌어졌겠죠)... 원랩에서 0.5초 정도 차이난다고 보면 이게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숏런 - 롱런 세팅 차이로만 나올 수 있는 격차인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지겨운 말이긴 하지만 아직 시즌 윤곽이 보이려면 한 두 경기 더 봐야 할 듯 합니다.
  • eggry 2017/04/19 18:42 #

    당장의 성능보다는 개발속도로 갈릴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 ddddd 2017/04/20 01:54 # 삭제

    올해는 인시즌 업데이트가 잘 될지 두고봐야겠네요. 메이저 업데이트를 했다는 게 숏런에선 차이가 더 벌어지고 롱런 페이스는 비슷해진 거라면 왠지 예년같은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 ddddd 2017/04/19 16:28 # 삭제 답글

    그리고 키미는 세팅도 세팅인데 팀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있지 않나 합니다. 핏스탑 타이밍이 너무 안 좋더군요. 핏월에서 키미 신경을 안 쓰는건지 키미가 어필이 너무 늦는 것인지...
  • eggry 2017/04/19 18:38 #

    베텔 신경 써주느라 좀 뒷전 된 느낌이긴 하더군요.
  • ddddd 2017/04/20 01:51 # 삭제

    근데 베텔이랑 키미랑 담당하는 인원들이 따로 있을텐데, 베텔 신경쓴다고 키미쪽이 소홀해진다는 것도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키미 포지션이 베텔에게 이득이 되도록 핏스탑 전략을 있어서 그랬다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딱히 아닌 것 같고... 왜인지 모르겠네요.
  • eggry 2017/04/20 02:02 #

    분명 레이스 엔지니어도 피트크루도 따로 있지만 그런 일이 생기긴 하더라구요. 그 챙긴다는 게 트래픽까지 고려한 거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경우엔 한 드라이버를 위해 다른 드라이버를 희생한 쪽이 되어버리는 셈이죠. 그걸 극복해보려고 더블피트스탑을 하던 때도 있었는데 문제가 많아서 요즘은 안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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