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어팟 개봉기 by eggry


 정말 오래도 기다려서 도착했습니다. 주문으로부터 대략 한달 반. 그나마도 예정일보다는 빨리 도착했네요. 원래 일주일 정도 늦게 올 예정이었습니다. 사실 에어팟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 반신반의입니다. 일단 디자인인 노답이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제 귀 모양 때문이죠. 커널형 외에는 잘 장착이 안 되고 흘러내리기 때문에, 이어팟도 한번 착용해본 뒤 건드린 적도 없습니다. 그럼 똑같은 모양의 에어팟은 왜? 케이블이 없어서 그나마 당겨저서 빠지는 건 덜할 거라고 기대했기 때문이죠.

 아이폰7에서 3.5파이가 삭제된 이래, 블루투스 이어폰이 반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미 운동용으로 쓰던 게 있지만 너무 튀는 생김새 때문에 일상용 이어폰이 하나 더 필요했습니다. 중국산 QY 시리즈도 써보고 했는데 결국 현재는 딜 풀렸던 B&O H5를 쓰고 있죠. 디자인이나 음질이나 다 마음에 드는데 딱 한가지 배터리시간이 걸렸습니다. 스펙 상 5시간인데 실제로 써보니 정말 5시간이더군요.[...] 그나마 20%부터는 볼륨도 강제조정됩니다. 6시간+만 확실하게 보장되면 만족하고 쓸텐데 5시간은 좀 애매하다 싶더군요. 충전이라도 쉬우면 좋을텐데 전용 충전기를 써야해서 외출 당일 정말 5시간만 쓸 수 있습니다.

 에어팟은 이 부분에서 강점이 있는데, 스펙은 5시간이지만 케이스가 충전기를 겸하고 자체적으로 배터리가 있어서 도합 24시간까지 됩니다. 어차피 잃어버리기 쉬운 풀 와이어리스니 만큼 케이스가 필수이긴 한데 겸사겸사 충전까지 되니 좋죠. 케이스 자체도 라이트닝으로 충전되니 보조배터리 케이블을 폰과 공용으로 쓸 수 있습니다. 도합 24시간이니 밖에서 케이스 충전할 일은 아예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어쨌든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에어팟인데, 애플 공홈은 반품도 잘 받아주고 하니 한번 츄라이츄라이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샀습니다.




 박스는 앞면엔 에어팟 이어폰 한쌍, 뒤에는 케이스가 그려져 있습니다.



 패키지 구성은 언제나와 똑같습니다. 메뉴얼, 보증서 등이 들어간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종이곽으로 시작.



 메뉴얼은 간단히 읽어볼 만은 합니다. 페어링 방법이라든가 말이죠. 조작 자체는 더블탭 외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패키지는 케이스에 들어간 상태로 들어있습니다. 생각보다 작네요.



 본체 패키지 밑에는 라이트닝 케이블이 돌돌 말려서 들어있습니다. 케이블이 하도 많아서 꺼낼 일은 없겠네요.



 케이스 크기. 포토티켓 사이즈는 신용카드와 동일합니다. 일반 선이 있는 이어폰들도 어느정도 말고 넣는다거나 파우치에 넣는다거나 생각하면 휴대성은 동일하다고 해야겠습니다.



 전체적으로 흰색 말끔한 디자인이지만 뒤쪽은 힌지부가 금속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디자인 상의 옥의 티랄까. 밑에는 라이트닝 포트가 있습니다.



 자석식으로 척척 열리고 닫힙니다. 열면 안쪽에 이어팟 한쌍이 있고, 충전 등 상태를 보여주는 LED가 있습니다.



 이어팟에 케이블만 자른 듯한 디자인... 사실 마이크랍시고 다리가 길어져서 더 난해한 생김새입니다. 동그란 점은 장착 여부를 판별하는 적외선 센서입니다. 끼우면 켜지면서 인식되고, 빼면 꺼집니다. 한쪽만 빼면 일시정지 됐다가 끼우면 다시 재생됩니다. 말 들을 때 잠시 한쪽 빼는 걸로 일시정지 되게 한 건 센스가 좋긴 합니다.



 에어팟에 길쭉한 다리가 생긴 이유는 이 빔포밍 마이크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화할 일이 별로 없어서 얼마나 좋은진 글쎄요. 뭐 통화의 이유도 있지만 시리 음성명령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참고로 이 금속부분을 잘 보면 두개로 분리되어 있는데, 충전 단자라서 양극음극으로 나뉜 겁니다. 케이스 안쪽에 보면 접점이 있는데 깊어서 잘 안 찍혀서 사진은 없음.



 애플기기 옆에서 케이스만 열면 페어링 창이 뜹니다. 연결을 누르면 연결됩니다. 일단 자기 기기인 경우엔 아이클라우드로 페어링 자체는 다 공유되는 듯 싶더군요. 아이패드로는 추가 페어링 할 필요 없고 오디오기기 목록에서 고르기만 하면 됐습니다.



 배터리 상태 표시도 뜨는데 두개 따로 표시되기도 하고 묶어서 표시되기도 합니다. 사실상 동시사용만 할테니 배터리 차이는 오차범위 내일 겁니다.


 일단 현재 사용일은 이틀 정도 밖에 안 됐습니다. 페어링 자체는 간단하게 되지만 슬립에서 깨어나 인식되는 부분은 약간 불안정한 듯 합니다. 지금까지 서너번 정도 연결해봤는데, 두번은 기기 인식은 제대로 됐음에도 자동으로 에어팟으로 재생기기를 넘기지 않고 폰에서 소리가 나더군요. 그리고 에어팟을 골라도 제대로 연결이 안 됐습니다. 결국 케이스에 넣었다 다시 꺼내고서야 제대로 되더군요. 한번은 그냥 기기목록에서 고르니 잘 됐고, 한번은 그냥 귀에 끼우기만 하니 자동으로 메인 출력으로 설정됐습니다. 출력 설정이 좀 오락가락하는 느낌인데, 좀 더 사용하면 무엇때문에 이러는지 감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착감은 우려하 만큼 괜찮으면서 나쁩니다. 뭔가 이상한 얘긴데, 일단 이어팟보다는 케이블이 없어서 그런지 귀에 훨씬 잘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제 귀 모양은 일반 이어폰을 잡아주지 못 하기 때문에 움직이다보면 스르르 점점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10분 쯤마다 눌러서 다시 자리잡게 해줘야 합니다. 그렇다고 걸어다니거나 하는 정도로 쑥 빠질 정도는 또 아닙니다. 이어팟이나 보통 이어폰들은 정말 그정도거든요. 그래서 맘 편하게 끼워지는 커널형만 써왔는데, 확실히 커널형보다는 떨어지지만 보통 이어폰보단 나은, 미묘한 정도입니다. 이게 감수할 만 한지는 좀 더 써봐야 할 거 같네요.

 음질 면에서는 B&O H5보다는 떨어진다는 일반적인 평에 동의 합니다. 이건 사실 오픈형과 폐쇄형의 차이이기도 하고,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폐쇄형이 차음성도 좋으면서 해상력 면에서도 유리한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음질을 얘기할 때는 보통 이 측면에 더 높게 치여지죠. 섬세한 고음 성향 노래를 들을 땐 H5가 분명히 나은 모습을 보입니다. 오픈형의 장점은 공간감과 저음 표현적인 부분인데, 한편으로 음이 덜 묵직하거나 치밀하고 약간 가볍고 뜬 느낌이기도 하죠.

 저는 공간감보다는 해상력 쪽을 더 중시하기도 하고, 저음이 강한 노래는 별로 안 듣기도 합니다. 그런 연유로 H5의 음질이 더 마음에 들긴 하지만, 그래도 중국산 저가형 블루투스 등에 비해서는 에어팟이 확실히 더 낫긴 합니다. 일반적인 음질의 체점 기준으로 볼 때는 H5가 에어팟보다 음질이 더 좋다는덴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다만 오픈형만의 특성도 있기 때문에 만약 보통 폐쇄형 이어폰보다 이어팟을 더 좋아했다면, 음질 면에서는 큰 불만은 없을테지요. 저는 폐쇄형이 더 좋지만 그렇다고 싫지는 않고 괜찮은 정도네요.

 에어팟의 음질이 좋니 나쁘니 논란이 있습니다만, 이어팟과 동등한 음질이란 건 해석에 따라 크게 의미가 갈릴 겁니다. 별매가 3만원짜리 번들 이어폰의 음질을 7배나 비싼 가격으로 들어야 한다는 쪽부터, 이젠 상당히 귀한 오픈형 이어폰의 음질 특성에 일반적인 블루투스보다 더 편한 풀 와이어리스 체험이라고 치면 대안이 없다는 쪽까지 극단적으로 나뉘죠. 저는 에어팟이 일반 블루투스보다 조금 더 간편하긴 한데, 그정도로 편의성에 큰 무게를 두진 않습니다. 그리고 오픈형의 매력도 있긴 하지만 H5가 이미 있어서 음질 면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겠고요.

 현재로써 고민거리는 불완전한 착용감, 그리고 오픈형의 음질이겠습니다. 착용감은 쉽게 떨어지지만 않으면 가끔 눌러서 끼워주는 정도는 감수할 수도 있지요. 음질도 그리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H5가 착용감이나 음질에서 더 유리하다는 게 고민이죠. 물론 H5의 문제점은 배터리입니다만, 사실 5시간 다 써본 적은 없긴 합니다.(4시간 반 정도까지만) 뭐 배터리 다 떨어지면 그냥 소리 안 들으면 되기도 하고요.

 한가지 대안이 더 있는데 그건 역시 W1 칩이 들어가는 비츠X일 겁니다. 에어팟보다 더 전통적인 형태이고 커널형이라 착용감은 확실히 좋을 겁니다. 배터리도 충전케이스는 없지만 8시간으로 제가 보기엔 넉넉한 수준입니다. 또 충전단자가 라이트닝이라 보조배터리 케이블을 더 들고다니지 않아도 충전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휴대케이스 없이도 에어팟만큼 긴 재생시간을 기대할 수 있단 거죠. 물론 불안요소는 역시 비츠의 음성향입니다. 애플 인수 전보다 둥둥거림이 덜해졌다는 평이긴 하지만 제품별 케바케기도 해서 나와봐야 알겠죠.

 어쨌든 에어팟은 3월 초까지는 시험해볼 예정입니다. 그나저나 미관은 정말 답이 없습니다. 귀에 꽁초 끼고 다니는 거 쪽팔립니다 ㅠㅠ

덧글

  • TORY 2017/02/10 18:23 # 답글

    저도 사려고 했는데 대기 기간이 너무 길어서 고민 하고 있는데 진작 샀으면 벌써 받았을 것 같기도 해요ㅠㅠ
    없어서 못판다는데 진짜 더 사고 싶어지네요
  • 시네바 2017/02/10 18:56 # 답글

    사실 이어팟류 이어폰은 일반적인 오픈형하고 똑같은 소리 취급하기가 살짝 애매한게 저역 재생 하한도가 굉장히 잘 뽑혀 나오기 때문에...

    이어팟 자체가 되게 기본 설계가 잘된 제품이다보니 저는 딱히 그 소리에 덧붙여서 20만원 받는게 딱히 비싸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다만 그 덧붙여져 있는 부분이 그정도의 편의성을 제공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저는 그냥 전역하고 일본가서 QC30이나 사올생각입니다(?)
  • wwwww 2017/02/11 00:40 # 삭제 답글

    에어팟 내부가 아주 협소해서 상당히 다른 구조로 만들어질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어팟과 거의 똑같은 음질을 재현했다는 건... 아마 애플은 이런 소리가 가장 최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lunic 2017/02/12 03:27 # 답글

    선이 잘려나간 디자인이니 커널형이었으면 더더욱 난감했을 뻔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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