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오브듀티: 인피니트 워페어 - 무한이란 이름의 퇴보 by eggry


 해마다 돌아오는 콜오브듀티 시리즈, 이번에는 세 스튜디오 중 일단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인피니티 워드의 차례입니다. 인피니트 워드는 모던워페어2 이후 액티비전과 불화로 창립멤버가 대부분 이탈했고, 지금은 리스폰이 되서 타이탄폴을 만들고 있죠. 모던워페어3는 기존 리소스와 스토리의 이어가기인지라 욕 먹으면서도 얼굴에 똥칠은 간신히 면했지만, 그 다음으로 나온 고스츠는 시리즈 중 최악으로 꼽힐 정도의 물건이었습니다. 그 후 슬렛지해머가 들어오면서 3년 주기가 되어 한숨 돌리게 된 뒤 나온 것이 이번에 나온 인피니트 워페어. 인피니티 워드의 제작사 이름과도 왠지 유사성이 있는 새로운 타이틀로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지?

 일단 강조하고 싶은 건 3개의 스튜디오에 서로 다른 세계관, 스토리를 펼친다고 하더라도, 콜옵 시리즈의 실질적 축은 멀티플레이라는 점입니다. 멀티플레이로 인해 게임플레이 특성이 정해지고 나면, 세계관은 당연히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1차대전에 제트팩 달고 날아다닐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관련글 콜 오브 듀티가 미래로 가는 이유: 문제는 게임플레이야! 그래서 이번작은 발표 전부터 당연히 미래로 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블랙옵스3가 공전의 성공을 거두고 있었으니까요.



가능성이 있었지만 간신히 망작 수준을 넘은 캠페인

 인피니트 워페어는 슬렛지해머의 어드밴스드 워페어로 공식적으로 미래전의 포문을 연 이래, 세번째 미래전 작품입니다.(설정적으로야 블랙옵스2부터지만, 2가지 시대가 병행된 덕분에 골자, 특히 멀티플레이는 별 영향이 없었습니다.) AW에서 미래의 PMC와 엑소슈트라는, 미드스러운 다소 캐주얼한 설정을 잡은 반면, 블랙옵스3는 전작과 스토리적으로 거의 연관이 없으며 훨씬 디스토피아적이고 기술적으로는 더 진보한 세계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기술적 진보에 초점을 둔다면 IW는 그보다 더 나아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시대로 들어갔으니 말이죠.

 기술이 너무 진보해서 제트팩 같은 건 별로 특수부대 같은 애들이나 쓰는 기술도 아니고, 우주전투기는 아주 조종하기 쉬우며, 로봇은 그저 살인기계가 아니라 고도의 인격과 창의성을 갖고 있습니다. 덕분에 분명 기술적으로는 더 진보했지만 세계와 삶 자체는 더 단순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세계관이나 스토리 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랙옵스3가 환경파괴와 분쟁으로 얼룩진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사이버네틱스를 다루었다면, IW는 훨씬 직설적인 화성의 군벌과 지구연방의 대결입니다. 훨씬 발달된 무기와 기술로 무장하고 있지만, IW의 근본적인 깊이는 그만큼 얕습니다.

 물론 캐주얼하다는 것이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서 단점이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 시리즈는 캐주얼함과 그럴싸함을 조화시킨 것이 정체성이었으니 말이죠. 하지만 IW는 분명 더 단조로운 건 사실입니다. 세계대전급 사건이 눈 앞에서 벌어지지만, 그건 역사적 사건도 아닐 뿐더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큰 우주전쟁이 벌어지고 플레이어와 동료들은 태양계를 종횡무진하며 화성인들과 싸울 따름입니다.



가끔 대놓고 보라는 듯이 보여주는 풍경들은 아주 좋지만 게임 전체의 풍경이 되진 못 합니다.

 이 태양계라는, 시리즈 어느 작품보다도 넓은 배경은 콜옵 시리즈의 매너리즘에 길들여진 유저들에게 충격적임과 동시에, 신선한 도전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가정법인 이유는 그다지 잘 활용되지 못 했기 때문이죠. 물론 게임 중간중간 비쳐지는 몇몇 행성과 위성의 배경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그건 인트로라거나 특별히 풍경을 둘러볼 만한 시퀸스에서만 해당되는 얘기일 뿐, 게임 진행 대부분이 이뤄지는 상황은 무미건조한 건물과 우주선 내에서의 싸움일 뿐입니다. 다양한 행성을 돌아다님에도, 실제로 접하는 풍경과 게임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없는 수준입니다.

 실제 게임에선 환경적 특성에 따른 몇가지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달에서 플레이어는 기지 유리가 파괴되면서 외부로 날아가는데, 바이저가 깨지면서 산소부족의 위험과 저중력에서의 둔한 움직임에 직면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실내로의 짧은 도주로 금방 끝나고 맙니다. 또 실내전 중 유리창을 파괴해 적 병사들을 날려버리는 상황도 한두번 발생합니다. 하지만 극히 제한된 곳에서 이벤트성으로 일어날 뿐입니다.

 가장 흥미로우면서 실망스러웠던 건 수성 인근의 소행성기지였습니다. 이 자전속도가 빠른 소행성은 태양에 가까워 극한의 온도로 올라갔다 식기를 반복하며, 식었을 때만 타죽지 않고 실외를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실내에 있을 땐 태양이 있어야만 태양광에 의해 시설이 작동되며, 거기다 해킹된 로봇들은 낮이 될 때만 플레이어들에게 미친듯이 달려듭니다. 매우 재미있는 조건이었지만 역시나 짧은데다, 한 챕터를 제외하곤 전혀 활용되지 못 하였습니다.

 서브미션들 역시 훨씬 다채로울 수도 있었습니다. 요인암살은 거의 같은 배에 침투하는 식으로 이뤄지며, 암살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 흥미롭긴 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에겐 단 한가지 공략법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모든 배들이 사실상 같은 구조라는 점도 단조로움 해소에 도움이 안 되긴 마찬가지입니다. 자칼 전투기 미션들 역시 적이 나오는 숫자 정도만 다를 뿐, 일단 지나가고 나면 미션들의 기억을 구분해내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는 IW의 상당수 미션들이 마찬가지인 상황입니다.

 메인미션들은 임팩트 면에서 조금 더 낫긴 하지만, 미션 목적이나 전쟁 혹은 내러티브의 전개를 파악하기는 역시나 쉽지 않습니다. 거의 최후반부에 접어들기 전까지 각 미션들은 그저 좀 더 크고 임팩트 있는 서브미션 수준에 불과합니다. 전쟁이 나아지고 있는지, 우리편이 더 궁지에 몰리고 있는지 이해할 별다른 단서가 없습니다. 그러다 최후반부 이야기는 급물쌀을 타기 시작하는데, 사실 거기에 그동안 해온 미션들이 기여한 바가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는 점은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게 다 하루만에 일어난 거라고? 세상에서 가장 긴 하루?

 더 당혹스러운 점은 게임 중 몇번의 대사로 미루어보건데, 이 모든 일이 단 하루동안 벌어진 거라는 점입니다. 물론 IW의 플레이시간은 10시간을 넘기지 않으니, 시간이 정말 그대로 흘러갔다면 정말 하루 안에 일어나긴 했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워프가 있다고 해도 예상치 못한 기습공격부터 적 중심부 타격까지 하루라는 건 우주시대라는 걸 감안해도 너무한 수준이긴 합니다. 그런데 정말 캠페인 미션의 내러티브는 정말 첫 두 미션과 마지막 세 미션만이 전부나 마찬가지입니다.



THE WORST PRESS X MOMENT EVER

 미션이나 스토리 그 자체도 아쉽지만, 캐릭터적인 면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집니다. 톰 크루즈를 닮은 주인공 레예스는 원래 전투기 파일럿이지만, 함장이 전사하면서 함장도 겸하게 되고, 그러더니 자진해서 쳐들어 가겠다며 특수부대원까지 겸합니다. 게다가 과도한 영웅주의로 넘쳐나는 희생정신은, 주인공이 일개 병사였다면 그정도로 끝났을 것을 레예스가 최고지휘관인 덕분에 주인공이 마치 사지로 몰아넣는 듯한 찝찝함까지 남깁니다. IW의 조연들은 시리즈 중 탑 수준으로 많은 편이지만, 그리 밀도있게 다뤄지지 않으며 그러면서도 손쉽게 소모됩니다.



척 노리스는 싸우지 않는다. 공격할 뿐이다.



잘생긴 건 부럽지만 영혼 없고 답답한 주인공 겸 플레이어 캐릭터

 악당 역시 동기부여에 도움이 안 되긴 마찬가집니다. 기습공격으로 도시를 불바다로 만들었지만, 사실 악역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거라곤 그냥 우리를 미워하고 나쁜 놈이라는 것 뿐입니다. 게임 내내 하는 것이라곤 나치나 북한의 선전방송을 연상시키는 극도의 조교적인 협박과 강경주의 밖에 없는데, 정말 생각이라곤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무수히 사살하는 에이스나 다른 함장들도 도전과제 달성의 의미 외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이름표들일 뿐입니다.

 그나마 그래픽이나 폭발효과 같은 건 역대 최고수준이라서, 원초적인 때려부수는 맛은 어느정도 충족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화려한 폭발도 속 빈 강정을 커버시켜주긴 역부족입니다.


멀티플레이는 블랙옵스3의 마이너체인지, 그러나 실이 득보다 크다

개성넘치던 사이보그들은 어디로 가고 다 검은색, 회색의 스페이스마린 내지는 로봇

 캠페인은 그렇다 치고, 멀티플레이는 어떤가 하면 이 역시 콜옵스럽지만 사소한 튜닝들이 좋은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블랙옵스3의 멀티플레이는 게임플레이나 설정적으로 캠페인과 연관이 거의 없다고(물론 캠페인에서 큰 소재였던 사이버네틱스가 멀티플레이 캐릭터들의 설정이기도 하지만, 캠페인에선 이런 류의 능력은 코빼기도 보인 적이 없습니다.) 비판받기는 했지만, 어쨌든 멀티플레이는 그 자체로써 제법 훌륭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블랙옵스3가 블랙옵스2 이후 가장 성공한 콜옵이 됨으로써, 유저층에게도 잘 받아들여졌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총체적 난국이었던 고스츠야 말할 필요도 없고, AW도 엑소슈트 기능을 도입하긴 했지만 그 수준이 다른 제트팩 FPS보다 훨씬 떨어졌기 때문에 과연 이걸로 충분한가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사실 블랙옵스3가 나올 때까지 콜옵 멀티플레이 유저풀은 여전히 블랙옵스2가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블랙옵스3가 실패했다면 아주 치명적이었겠죠.

 다행히 블랙옵스3는 줄타기를 잘 했습니다. 제트팩이나 슬라이딩은 AW보다 훨씬 쓸만하면서도, 타이탄폴이나 헤일로 같은 게임처럼 공중전 비중을 크게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또 그동안 빈익빈 부익부를 강화시켰던 킬스트릭 중심의 보너스 공격에서 벗어나, 한판에 2번 정도는 쓸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의 특수무기는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일반유저들도 최소한도의 짜릿함을 즐길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블랙옵스3의 몇가지 시스템들은 완전히 새로운 것들은 아니었지만, 콜옵 시리즈로써는 가장 급진적인 수준으로 채택되었고, 게임을 바꾸었습니다.



 이미 말했듯, 멀티플레이 중심의 프랜차이즈인 이상 IW의 멀티플레이도 블랙옵스3에서 크게 바뀌리라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트팩이나 월러닝 같은 것들은 블랙옵스3와 별 차이가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또 개성넘치던 스페셜리스트가 무미건조한 덩치와 갑옷만 다른 RIGS라는 슈퍼병사로 바뀌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RIGS가 제공하는 충전무기도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미세 튜닝의 차이로 인해 블랙옵스3와는 적지 않은 플레이감각 차이를 보여줍니다. 일단 제트팩과 슬라이딩은 조금 더 약해졌으며, 움직임의 연계는 좀 더 뻣뻣합니다. 결과적으로 IW는 블랙옵스3보다 3차원 액션의 비중이 저하됐으며, 좀 더 지상전 중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블랙옵스3가 공중전 게임이었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었어서, 근본적으론 공간이 단순해져서 생기는 심리적 안정보다는 땅에만 붙들려 있다는 답답함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보다 영향이 더 큰 차이점은 맵 디자인과 게임의 페이스입니다. 3차원 액션의 제한으로 공간이 더 2차원적으로 되었음과 동시에, 맵은 어느때보다 분기가 많으며 루트는 다양합니다. 실제로 제트팩과 월러닝의 활용까지 포함하면 이동범위는 제한이 상당히 적습니다. 거기에 리스폰 타임이 아예 없는 점까지 겹처서, 게임은 한순간도 안심할 수 없게 만듭니다. 적들 한가운데 리스폰 시키지는 않지만, 당신이 지나친 곳 바로 뒤에서 적이 리스폰 될 가능성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이는 3차원 액션을 제한함으로써 생긴 약간의 여유를 완전히 압도하는 것으로, 킬과 데스는 어느 때보다도 값싸졌습니다.

 재미있는 건 더 빠르고 공간적 액션으로 유명한 타이탄폴2는 물론, 블랙옵스3와 비교해도 플레이어는 전반적으로 더 느려지고 제약당함에도 게임의 흐름은 오히려 더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액션의 스피드가 실력이 떨어지는 플레이어들을 위축시킨다는 점이 하이퍼 FPS적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대한 주된 반발과 두려움이었지만, 실상 IW는 어떤 경쟁작보다도 학살당하기 좋은 게임입니다.

 한편 다른 말로 하자면 고수들은 실력을 뽐내기 좋은 조건이기도 합니다. 전방위적인 위협 덕분에 IW에서 실력의 척도는 교전에서의 반응성과 개인기에 달렸습니다. 그리고 이는 실력차가 가장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죠. 프로게이머와 게임리그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에겐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영국 판매량이 블랙옵스3 절반이라는데, 플레이어 수가 적다는 점까지 더해지면 결국 다음 혹은 다다음 콜옵이 나올 때까지 블랙옵스 시리즈가 콜옵을 지탱하는 일이 또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밸런스가 언제나 좋지는 않고, 인피니티 워드와 비교되며 비난도 많이 당해왔음에도 트레이아크 야말로 현재 콜옵 멀티플레이에 가장 큰 족적과 실적을 남긴 제작사라고 봅니다. 오리지널 인피니티 워드 작품 중에서도 모던워페어1을 제외하면 트레이아크보다 낫다고 하기는 어려웠고, 제작진 이탈 이후로는 확실히 한수 아래로 뒤쳐졌습니다. 좀비모드라든가 새로운 모드나 기능 개척에도 앞장선 편이고 말이죠. 슬렛지해머는 아직까지 캠페인도 멀티플레이도 무난하다는 느낌 뿐, 동등한 지위로 올라선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ps.캠페인의 절반을 차지하는 우주전투기나 우주공간이 PvP에선 전혀 없다는 것도 실망스럽긴 하군요. 기대도 안 하긴 했습니다만...


게임의 세가지 모드 중 가장 나은 좀비

처음엔 거부감이 드는 배경이지만 레벨디자인과 게임플레이는 훌륭하다

 트레이아크가 월드앳워에서 처음 선보인 좀비모드는 점점 더 인기를 키우면서 이젠 콜옵의 단골모드가 됐습니다. 본래는 보너스성 모드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콜옵 시리즈의 3대 축 중 하나라고 해도 될 정도로, DLC 측면에서도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월드앳워의 기본 시스템은 여전하지만, 두어번 정도 게임 면에서 변화는 있어왔습니다. 가령 AW에서는 게임의 설정과 매칭이 되는 엑소좀비를 선보이면서, 좀비의 파괴력을 증가시켰습니다. 블랙옵스3에선 좀비모드는 캠페인이나 PvP 멀티플레이와 완전히 무관한 설정과 맵을 도입했습니다.

 블랙옵스3의 좀비모드는 매칭이 너무 안 되서 거의 못 해봤는데, IW의 좀비모드(이름이 그냥 Zombies)는 아직은 양호합니다. DLC가 나오면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블랙옵스3처럼 이번에도 다른 모드와 완전히 다른 설정을 유지했습니다. 제트팩도, 우주선도, 사이보그 없습니다. 아주 전통적인 이동과 점프만 존재합니다. 그리고 맵은 특이하게도 우주를 테마로 한 놀이공원으로 되어있습니다. 캐릭터들은 애들용 만화 캐릭터 같고요.

 하지만 일견 안일해보이는데다, 심각한 척 하는 콜옵과는 전혀 안 어울리는 듯한 비주얼과 설정은 좀비모드에는 의외로 꽤 잘 맞아 떨어집니다. 특히 화사한(하지만 밤이라 음침한) 놀이공원은 각 공간별로 나뉘어져 있다는 점이 레벨언락식으로 진행되는 좀비모드의 기본 구성과 잘 맞아 떨어집니다. 설정적인 이유로 좀비나 보스들은 무섭다기보다는 우스꽝스럽고 장난스럽게 보이지만, 좀비모드가 애초에 웃으면서 하는 장난이었지 않겠습니까? 트레이아크의 심각성보다는 유머가 의외로 좀비모드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재미있는 증거가 될 듯 합니다.

 다만 좀비모드 자체는 재미있고, 테마파크 컨셉도 의외로 괜찮은 시도였음에도 우주전쟁에 영웅놀음을 하는 다른 모드들과 너무 이질적인 느낌만큼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그냥 넘기기에는 좀비모드는 단연 IW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게임입니다.


인피니티 워드, 재기할 수 있을 것인가

 우주에 대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IW에서 보여진 몇가지 소재들은 충분히 잘 발휘될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환상적인 배경과 몇가지 흥미로운 상황들이 있었지만, 그저 일시적인 기믹에 그친데다 캠페인의 기본이 너무나 대충 만들어진 게 유감일 따름입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은 발표 당시의 부정적인 반응들을 더 정당화해줄 따름으로, 미래전이었던 것 자체가 원인이라고 보진 않지만 어쨌든 액티비전과 인피니티 워드는 단 한번의 설득 기회를 날려버린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인피니티 워드 스탭의 대거 이탈 이후 콜옵 시리즈의 양상을 보면, 이제 콜옵 시리즈의 맹주는 단연 트레이아크라고 해야할 듯 합니다. 그게 곧 타이틀의 완성도는 아니었지만 어찌되었든 현재까지 반응과 판매량으로 볼 때 블랙옵스3가 내년까지도 가장 동시접속자가 많은 콜옵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블랙옵스2가 의도치 않게 오랫동안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인피니티 워드로썬 사람이 얼마나 바뀌었고, 또 보충했든 간에 고스츠 만큼은 아니라도 이번에도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 못 했다는 점은 앞으로 악영향을 미칠 듯 합니다. 물론 가장 큰 경쟁자인 배틀필드나 자살적인 출시시점을 택한 타이탄폴2나 나은 실적이기는 하지만, 콜옵의 평가라는 건 전작과의 상대적 실적차로 비교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점에서 인피니티 워드는 두번 헛스윙 했습니다.


평가: B-

고스츠보단 낫지만 인피니티 워드는 두번 공을 떨어트렸다




덧글

  • 에스j 2016/11/09 02:02 # 답글

    흑.... 기어이 워너 비 타이탄폴. 다음은 워너 비 데스티니일지 헤일로일지. 개인적으로는 모던 워페어의 스펙 옵스를 좋아했고, 고스츠마저 익스팅션 모드를 재밌게 했는데 그런 컨셉은 요즘 DLC 장사에 도움이 안 되나 봅니다. 최악은 싱글/멀티/좀비가 완전히 따로 놀아버리는 건데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지는 듯하네요. 과연 끝이 어디일지. (콜 오브 듀티:좀비즈?!)
  • 지벨룽겐 2016/11/09 04:24 # 답글

    라이트한 멀티유저가 대부분 명성 1회차도 안돌리고 열심히 해야 30~40레벨정도에 그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번작에 케어패키지 킬스트릭을 51레벨 언락에 할당한건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가더군요.
    그렇게 킬스트릭 초창기에 다양하게 남발되는게 보기 싫었나..?
  • 0151052 2016/11/09 08:33 # 답글

    방금 엔딩보고 왔습니다. 연출은 신경쓴 흔적이 보이는데 내용전개는 개 똥으로 만들어놨네요. 거의 순실급입니다.
  • 소시민 제이 2016/11/09 09:32 # 답글

    앵그리죠 리뷰에서는 PC판 멀티를 아주 개판 쳐놓았다고 합니다.

    PC 버전은 스팀유저, 패키지유저, 윈도우 10 마이크로 스토어 유저가 있는데, 스팀/패+윈 유저로 나누었더고 하더군요. 멀티를 하면 따로 놀라고....

    게다가 멀티 접속률 보니 인워가 2일차에 15000명 인데, 전작인 블옵2인지 3인지는 발매당일 6만 3천 찍고....

    여러가지 섞은 느낌이 싱글 켐페인이었구요. 요즘은 오픈월드식에 맛들려서 안해봤지만, 리뷰는 챙겨서 봤었죠.
  • 2016/11/09 10:35 # 삭제 답글

    이 시국에 드디어 내신 포스팅이 게임 리뷰라니;; 이러실 줄은 몰랐네요
  • 뭐라는겨 2016/11/09 10:40 # 삭제

    ㅋㅋㅋㅋ뭐 그럼 주구장창 순실글이나 미대선 글만 써야하나욬ㅋㅋㅋㅋ

    그러는 님은 이 시국에 왜 잉여롭게 블로그 탐방하소 계심? 당장 거리나가서 시위하지 않고?
  • 존다리안 2016/11/09 11:19 # 답글

    스토리도 대충 보니 퍼스트건담+0083 파쿠리더군요.ㅜㅜ

    차라리 설정을 지구가 각 콜로니를 억압하고 있고 주인공은 지구의 압제에 저항하는 히이로 유이 그런 느낌이었으면 나았을지도요. 지구의 압제에 저항하는 콜로니라는 설정은 이미 유구하니
    더더욱 SF로서 그럴듯 할지도요.
  • 블랙하트 2016/11/09 13:17 # 답글

    대체역사 세계관이라도 나온다면 1차대전에 제트팩 달고 날아다닐수 있겠지만 그런건 시리즈 정체성과 맞지않으니 보게 될일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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