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KGB 재건: KGB 해체와 부활의 역사 by eggry


Putin Has Finally Reincarnated the KGB(Foreign Policy)

 9월 18일, 러시아 대부분이 의회 선거에 시선이 쏠려있을 때, 러시아 최대 일간지 콤메르산트는 특급 뉴스를 터뜨렸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번 두마(러시아 상원) 선거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콤메르산트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러시아의 안보기구들의 전면적인 개편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콤메르산트는 개혁의 요지는 국외를 담당하는 해외정보국(SVR, Foreign Intelligence Service)과 국내문제를 맡는 연방보안국(FSB, Federal Security Service)를 통합한다는 것이다. 이 슈퍼사이즈 비밀기구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될 것이다: 국가보안부(MGB, the Ministry of State Security)가 그것이다. 어딘지 익숙하게 들린다면, 그래야 마땅할 것이다. 이 이름은 이오시프 스탈린의 가장 강력하고 두려움에 떨게 만들던 비밀조직이 1943년부터 1953년까지 가졌던 이름이니 말이다. 그리고 국외첩보와 국내감시의 통합이 친숙해 보인다면, 당연히 그럴 것이다: 국가보안위원회, 통칭 KGB의 부활을 보고 있으니 말이다.

 KGB는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서방의 전통적인 안보기구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KGB의 주된 목적은 체제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KGB의 활동은 스파이나 반체제인사를 사냥하는 것 외에 미디어, 스포츠, 심지어 교회의 감시까지 포함하였다. KGB는 국내외 작전들을 수행했으나, 어느 쪽이든 간에 언제나 주된 임무는 그게 누구든 현재 크레믈린의 주인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었다. 이 다시 부활하려는 기구가 여기까지 오는데 오랜 기간이 필요했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러시아 지도자들은 탈정치화된 안보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1991년 소련이 붕괘했을 때, KGB 개혁은 당면과제가 되었다. KGB는 제대로 통제되고 있지 않았다: 당시 KGB 의장 블라디미르 크류흐코프는 그 해 9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실각시키려는 군부 쿠데타를 지원했다. 하지만 새로운 대통령 보리스 옐친은 KGB 개혁에 대한 분명한 방책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단순히 여러개로 나누기로 했다.

 KGB의 가장 큰 부서-초기에 보안부(the Ministry of Security)로 불렸으며, 훗날 연방방첩청(FSK, Federal Conterintelligence Service), 그리고 더 나중에는 FSB가 되는-는 전적으로 방첩과 대테러 작전만 맡게 되었다. KGB의 외국정보부문은 SVR이라는 새로운 기구로 바뀌었다. 전자도청과 암호해독을 담당하던 부서는 연방정보통신국(FAPSI, Federal Agency of Goverment Communications and Information)이 되었다. 비밀 지하설비들을 감독하던 정체가 다소불분명한 조직은 계속 그 역할을 맡으며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대통령 직속 특별 프로그램 주무부서(Main Directorate of Special Programs of the President), 혹은 GUSP였다. 소련 지도자의 경호 임무를 맡던 부서는 연방경호실(FSO, Federan Protective Service)가 되었으며, 소련 국경수비대는 독립된 연방국경청(FPS, Federal Border Service)로 분리되었다.

 이 대규모 이니셜 개편 세례 속에서도 KGB의 적자는 FSK였다. 하지만 이 새 방첩기구는 전신이 갖고있던 해외첩보능력을 빼앗겼다. FSK는 더이상 러시아 지도자를 보호하지 않게 되었으며, 비밀벙커에서 끄집어내어져 대통령의 직접적인 관할 하에 놓였다. 군에서의 존재는 최소한도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개편 후 FSK의 임무는 영국의 MI5와 비슷한 것으로 축소되었다: 테러리즘 및 부정부패와 싸우는 것 말이다.

 하지만 옐친은 1993년 한 행정법령문에서 이 새로운 안보기구들의 이니셜을 되네이면서 비탄했다. "체카-OGPU-NKVD-MGB-NGKB-KGB-MB 체계는 자정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의 조직개편은 본질적으로 외적이며 표면적인 것에 그친다...정치개입 능력은 여전히 보존되어 있으며, 쉽게 되살아날 것이다."

 선견지명이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 구 KGB의 다양한 부속품과 기능들은 점차 FSK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마치 터미네이터2의 액체금속 T-1000이 산산조각난 뒤 서서히 스스로를 재구성 한 것처럼 말이다.

 처음으로 복귀한 것은 국내수사권이었다. 1994년 11월, 옐친은 FSK에 수사국을 부활시키고, 한대 정치범을 투옥시키고 고문을 일삼았던 악명높은 레포르토보 감옥에 설치함으로써 되살려냈다. 그 다음에 온 것은 중요한 명칭 변화였다: FSK는 FSB로 개칭되었으며, K(Kontrrazvedka, 방첩)에서 B(Bezopasnost, 보안)으로의 변화는 그저 이름만이 아니었다. 새 이름은 FSB가 러시아 '보안'의 수호자가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 5년 동안, FSB는 과거의 많은 기능을 되찾았다. 이제는 '극단주의자'라고 불리게 된 반체제인사들을 추적할 수 있게 되었으며, SVR과 별개의 대외정보부서도 갖게 되었다.

 2000년 푸틴이 권좌에 올랐을 때, 그는 일단 전임자 옐친이 깔아놓은 길을 따르는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초기에 그의 주된 관심사는 이런 안보기구들 사이의 과열경쟁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2003년 그는 FSB가 국경수비대와 FAPSI를 흡수하도록 하고, FSB가 군과 경찰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자신이 전 KGB 장교이기도 한 푸틴은 체카의 러시아 사회에서의 역할에 대한 KGB 신화에 너무 빠져있어서, 그저 안보기구에 지나지 않는 FSB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FSB를 더욱 키우고 싶었다. 푸틴은 정부와 국영기업의 요직의 인사채용에 FSB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FSB는 새로운 러시아의 이데올로기는 정의하고 인격화 하는 일을 맡은 것이다. FSB 국장 니콜라이 패트루쉐프는 2000년 12월, 그의 부하들을 러시아의 "새로운 귀족"-KGB 요원들은 결코 꿈꿀 수 없었을 닉네임-이라고 부름으로써, 대통령의 신호를 제대로 받았음을 보여주었다.

 2000년대 후반, 푸틴이 더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건 분명했지만 그 변화가 FSB를 키우려는 것인지 아니면 파괴하려는 것인진 명료하지 않다. 푸틴은 FSB의 효율성에 만족스럽지 않은 듯 했다. 2007년, 그는 친구인 빅토르 체르케소프가 지휘하는 마약단속기구를 이용해 FSB를 조사하고 파고들려고 했다. FSB에 대한 공격은 실패했으며, 푸틴은 자기 친구를 해고할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푸틴은 막강한 권한을 가진 새로운 기구를 창설했다: 러시아의 FBI라고 할 수 있는 수사위원회가 그것으로, 크레믈린의 비판자인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나 보리스 넴초프의 암살부터 정치활동가의 기소 같은 아주 민감한 문제를 다루었다. 푸틴의 FSB에 대한 공세는 내무성에 속하는 내무군-국경 내에서 활동하는 군사조직-의 확장과 대 극단주의 부서의 신설과 함께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올해 푸틴은 국내 무력분쟁을 맡기 위해 중무장된 국가근위대(National Guard)를 신설했다.

 2000년대와 2010년대 대부분에 걸쳐, FSB의 비효율성에 대한 푸틴의 대응은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것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소식에 따르면 그 전략은 이제 끝난 것 같다. 콤메르산트의 소식이 맞다면, 푸틴이 마침내 FSB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린 것 같다: 이 안보기구는 다시금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여 러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치안조직이 되는 것이다.

 여기엔 그럴법한 배경이 있다. 한동안 푸틴이 자신의 정치적 장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했다. 2018년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그는 선별적인 탄압을 시작했다. 주지사와 관료들을 감옥으로 보내고, 요직에 있는 옛 친구들을 제거하면서 그의 롤모델 유리 안드로포프(KGB 의장이자 소련 서기장)이 한때 "노동 규율 향상"이라고 불렀던 것을 실천하고 있는 듯 하다. 안보기구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이런 중앙집권화의 패턴과 맞아 떨어진다. 이번에 새로운 점은 안보기구를 강화하는 최고의 방법은 하나의 거대한 조직으로 통합시키면서 반대파에게 소련의 가장 공포스러운 시기를 연상시킬 두려운 이름과 명성을 내걸기로 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 과정에서 FSB는 몇가지 잃는 것도 있다: 더이상 "신귀족" 같은 얘기를 할 수 없을 것이며, FSB는 또한 정부와 경제부문의 채용기구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다. 푸틴은 그저 자신의 체제를 지킬 수 있는 기계적이고, 순수하며, 단순한 존재를 원한다는 걸 분명히 하고 있다. 마치 공산당 정치국에게 KGB가 그런 존재였던 것처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개편안은 FSB의 효율성을 실제로 향상시키지 못할 것 같다. 사실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FSB는 이제 중복되는 조직(예를 들어 FSB는 수년에 걸쳐 자체적인 대외정보부를 강화해 왔는데, SVR과 통합이 어떻게 이뤄질진 알 길이 없다.)을 해소하는데 자원을 쏟아부어야 하게 되었다. 사라진 부서의 부장들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나, 부서 명칭 개편, 새로운 규정, 그리고 대형 인수합병에 뒤따르기 마련인 다양한 형태의 관료주의적 혼란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새로운 초거대안보기구를 기약 없이 마비시킬 수도 있다. 바로 푸틴에게 가장 필요한 때에 말이다.



덧글

  • 존다리안 2016/10/31 19:43 # 답글

    왠지 푸틴의 능력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어 온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고요.
  • 나인테일 2016/10/31 19:45 # 답글

    미국도 중복된 방첩기구로 인한 혼란으로 9.11을 막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국토안보부를 만들었으니 좋게 생각하면 그런 목적도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
  • 2016/10/31 20:32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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