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윈도우10 업데이트, 서피스 스튜디오 등 발표 by eggry


어제 밤 MS 이벤트는 솔직히 별로 좋지 않았는데(왕년의 사무스런 MS로 돌아간 느낌) 뭐 그래도 내용은 건질 게 좀 있었습니다. 일단 다음 윈도우10 업데이트는 '크리에이터즈 업데이트' 라고 명칭되었습니다. 주된 기능개선은 생산적 작업이나 협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3D 그림판이라거나, 친구, 동료들과 즉석에 공유할 수 있는 기능 같은 것들 말이죠. 그 외에 게이머들에겐 빔을 이용한 방송기능 내장이 있습니다만, 빔 자체를 아는 사람이 없다시피 하다는(두번째 들어봄)... 역시 트위치를 인수하는 게 좋았을텐데 말이죠.

뭐 윈도우10 업데이트는 어쨌든 업데이트니 만큼 윈도우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건 아닙니다. 다만 여러 기능들이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고, 공유기능 같은 건 가족이나 친구를 언급하지만 실제로는 업무환경에서 더 의미있는 기능일 거 같은 느낌입니다. 이게 BUILD 컨퍼런스는 아니니 당연한 거기도 하지만, UWP와 관련된 개선이나 지원 얘기는 없는 점은 아쉽긴 하네요.



이번 이벤트의 스타는 역시 서피스 스튜디오일 겁니다. 서피스 브랜드로 나오는 MS의 자체제작 올인원 컴퓨터로, 외형은 아이맥에 가깝지만 사용층과 퍼포먼스는 맥프로와 아이맥의 중간 정도를 노리는 듯 합니다. 사실 단순 사양만 갖고 얘기할 순 없는 게, 서피스 스튜디오에선 본체 사양만큼 중요한 게 디스플레이와 입력장치이기 때문에 맥과 단순비교는 어렵습니다.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2,999달러 - 인텔 코어 i5, 8GB RAM, 지포스 GTX 965M(2GB), 1GB SSHD
3,499달러 - 인텔 코어 i7, 16GB, 지포스 GTX 965M(2GB), 1GB SSHD
4,199달러 - 인텔 코어 i7, 32GB, 지포스 GTX980M(4GB), 2GB SSHD

디스플레이: 28인치 픽셀센스 디스플레이, 4500*3000(192DPI), DCI-P3 색재현, 10포인트 멀티터치, 서피스 펜 대응
확장성: USB 3.0*4EA, SD 카드 슬롯,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 3.5mm 헤드폰 잭, 기가비트 이더넷, 서피스 다이얼 온스크린 조작
무선연결: 802.11ac/a/b/g/n WiFi, 블루투스 4.0, 엑스박스 와이어리스
카메라, 오디오 등: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1080p 동영상), 듀얼 마이크, 돌비오디오 프리미엄 기술이 적용된 2.1채널 스피커, 3.5mm 헤드폰 잭
구성품: 서피스 스튜디오, 펜, 키보드, 마우스, 전원선, 프리오더 시 서피스 다이얼

일단 가격에서 보다시피 이 제품은 일반적인 가정용 올인원이 아닙니다. 전적으로 업무용 고급 하드웨어를 추구하고 있죠. 사실 품질을 제외하고 단순 디스플레이 해상도나 사양만 본다면, 보통 사람들은 그냥 다른 회사의 올인원이나 아니면 일반 타워형을 사는 게 가성비가 더 낫습니다. 최저가 모델도 환율 적용하면 350만원을 넘을테니 말입니다. 가격대는 거의 맥프로 같은 워크스테이션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몇가지 기존 제품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수준의 것들도 있습니다. 일단 디스플레이의 품질. 4.5K 3:2 비율의 디스플레이 자체가 꽤나 이례적이지만, DCI-P3 색재현률이나 캘리브레이션 출고, 거기에 sRGB 프로파일과 전환할 수 있는 기능 등 확실히 호화사양입니다. 거기에 터치스크린, 펜 대응까지 되는 건 사실상 없습니다. 게다가 스탠드 자체가 기울여서 드로잉보드와 같은 각도를 만들기 쉽도록 되어있습니다. 주된 타겟층이 영상이나 이미지 작업 하는 쪽이고, 이름이 '스튜디오'인 이유도 이때문입니다.



키보드, 마우스, 터치스크린, 펜이 이어서 서피스 스튜디오는 제5의 입력장치를 추가했는데, 바로 서피스 다이얼이라고 불리는 오리지널 입력장치입니다. 이 하키퍽처럼 생긴 물건은 평상시에는 바닥에 두고 사용하는 다이얼입니다. 영상 작업이나 음악 작업에서는 슬라이드바를 이용하는 조정이 상당히 많고, 그런데 유용할 것처럼 보입니다.(물론 대응이 잘 되어야겠지만)



하지만 거기에 추가해 MS는 예상 범위 외의 기능을 하나 더 선보였는데, 바로 온스크린에서도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스크린에 서피스 다이얼을 올리면 원형으로 전용 인터페이스가 나오며 이를 다이얼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색상 선택 같은 것 말이죠. 이 경우 다목적성은 잃게 되지만 특정 목적으로 전용 UI를 갖게 됩니다. 화면에 올리면 인식하고 작동된다는 점에서, 오리지널 서피스의 사물인식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아이디어 자체도 거기서 나왔을 거 같기도 하고요.

물론 다이얼 호환은 당분간은 서피스 스튜디오 밖에 안 될 겁니다. 기존 서피스 프로4나 서피스 북 등에서도 작동은 한다고 하지만, 화면에 올려서 작동하는 기능은 되지 않습니다. 그저 옆에 두고 다이얼로 쓰는 용도로만 가능하죠. 뭐 그정도 작은 스크린에서 화면에 올리면 가리는 게 너무 많을 거 같기도 합니다만;

당연히 서피스 다이얼은 펜보다도 더 유니크한 입력장치인지라 초기 호환은 MS 자체 앱들 밖엔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MS를 비롯해 구글 등 SW 중심이던 기업들이 하드웨어를 직접 만드는 것은, 이렇게 대표가 되어 이끌어주면 점차 대응 및 호환기기들이 늘어날 거라는 것이죠. 자유시장에만 맡기기에는 발전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꼭 애플처럼 하드웨어 독점적인 위치를 노리는 게 아니더라도 플랫폼 전체의 발전에 있어 하드웨어 진보를 주도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윈도우 업데이트도 그렇고, MS의 당면 포지셔닝은 생산성을 중심으로 한 개선이라는 점이 서피스 스튜디오에서도 와닿습니다. 생산성이 좋은 하드웨어는 그냥 성능이 좋은 하드웨어가 아닙니다. 입력장치와 출력장치가 정말 중요한 부분이죠. 아이패드가 설사 제온보다 성능이 좋다고 해도, 입력장치가 터치스크린 뿐이고 화면이 10인치 밖에 안 된다면 거기서 가능한 일은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그런 부분을 보충하려 한 게 아이패드 프로이지만, 또 OS와 앱 생태계의 근본적 한계가 다시 부각됩니다.

MS는 윈도우라는 가장 생산성에 유리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거기서 하드웨어 혁신을 통해서 이를 더 공고히 하려는 생각인 듯 합니다. 아쉬운 점은 이제 하이브리드라는 서피스 프로도 큰 타블렛(이라기보단 사실상 노트북이지만) 범주에 들어가고, 폰이야 망했다고 하지만 소형 타블렛도 아예 내놓았다는 점 정도일까요? 그쪽이야 서드파티 벤더들이 그럭저럭 만들어주고 있긴 하지만, 그쪽도 프리미엄 퀄리티의 이정표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듭니다.

여튼 서피스 스튜디오는 이제 컴퓨터로 거의 사진작업과 웹서핑, 블로깅 정도 밖에 안 하는 입장에서 궁극의 하드웨어이긴 합니다. 게임은 최신 게임노트북보다도 떨어질 성능이지만 MS의 입장에서 게임은 엑스박스 사서 하라는 쪽일테니[...] 하이엔드 게이밍 서피스는 차세대 쯤에서나 기대해볼 듯 합니다. 다만 사양은 탐나지만 가격이 맥프로 클래스라서 절대 못 살 거 같네요. 그냥 제 스카이레이크랑 듀얼 디스플레이나 오래 사랑해줘야겠습니다.



스튜디오 외에 성능이 강화된 서피스북 i7도 선보였습니다만, 사양변화 외에 별 의미는 없어 따로 다루진 않겠습니다. 신경쓰이는 물건으로는 299달러부터 출발한다는 윈도우10 호환 VR 헤드셋입니다. HP나 에이서 등 서드파티에서 나온다는데, 아직 정확한 사양이나 규격(오큘러스 호환인지 등)도 불명입니다. 사실 언급된 타이밍도 홀로렌즈 시연에 꼽사리 껴서 나온 거라서 별 얘기도 없긴 했습니다; 어쨌든 이 VR 헤드셋들 성능이 일정수준이 된다면 스콜피오에서 VR 게이밍용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군요.


덧글

  • 로리 2016/10/27 14:30 # 답글

    저 서피스 다이얼은 API가 개방되어서.. 비슷한 장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eggry 2016/10/27 14:36 #

    여럿 달린 거 많이 나왔으면...
  • 엘릭시어 2016/10/27 14:33 # 삭제 답글

    VR의 경우는 마소가 드디어 표준규격을 정의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그전부터 VR의 치명적인 약점이라 평가되던 것들이 준구난방한 디바이스와 지원 앱으로 인해서 무엇을 사야할지 애매해지는 점과 같은 문제였는데, UWP와 스콜피오 단위로 구심점을 잡을 표준안을 제시하려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소에선 홀로렌즈에서 파생된 기술과 컨텐츠들을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각 협력업체에선 이를 바탕으로 HTC와 오큘러스를 추격하며 통합된 플랫폼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행위를 하며 상부상조하는 상태를 유지할 것 같습니다. 스콜피오와 같은 엑스박스 게임에는 아직 시기상조다 보니 내년말까지의 전략은 업무 및 공공기관에서의 가성비 높은 VR이 목표일테지요.
  • eggry 2016/10/27 14:35 #

    재밌는 점은 MS가 오큘러스와 파트너십 관계라는 것이죠. 오큘러스와 규격 호환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정확히는 오큘러스가 DX VR 표준으로 편입된다고 해야할지? 오큘러스 쪽도 헤드셋 팔아먹는 게 메인 비즈니스는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말이죠.
  • ffffffff 2016/10/27 16:23 # 삭제 답글

    역시 하드웨어의 마소... -_-b
  • 나그네 2016/10/27 18:48 # 삭제 답글

    점점 광고를 잘 만드네요
    특히 광고들 보면 마소 광고다 싶을 만큼의 느낌도 있구요
  • 무명병사 2016/10/27 20:28 # 답글

    다른 건 안바라니까 제발 버그 좀 잡고 멀쩡하던 컴퓨터를 깡통으로 만들지만 말았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 RuBisCO 2016/10/28 08:15 # 답글

    서피스 스튜디오는 기존 서피스 프로에서 지적되는 터치페널의 센서 해상도나 지터 문제를 좀 해결해써 나온건지 궁금하군요.
  • dddddddd 2016/10/28 15:33 # 삭제 답글

    근데 스펙을 찾아보니 펜 스펙이 너무 낮네요. 서피스4랑 같은데 펜스펙 최고라는 노트7은 고사하고 와콤 라인업들하고 비교해도 한참 밀리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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