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 렌즈 체험단] 소니 FE 50mm f/1.4 ZA Planar 리뷰 1부 by eggry


※ 본 게시물은 '소니 FE 렌즈 체험단 4기'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으며, 할인구매 등의 기회를 제공받습니다.

들어가는 말

 렌즈 체험단도 어느덧 마지막 렌즈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이 렌즈가 제가 제일 기대하던 렌즈였죠. 이전 세가지 GM 렌즈도 좋았지만, 고급 50mm 단렌즈에 대한 욕구가 있는지라 FE 50mm f1.4 ZA Planar(헥헥, 이하 FE 50.4ZA 혹은 플라나)를 제일 기대했습니다.

 50mm f1.4 스펙의 플라나 설계는 수십년 동안 표준 단렌즈의 대명사였습니다. 자이스(당시 칼 자이스)가 35mm 필름 판형에 가장 저렴하고, 작으면서도, 밝고 화질도 괜찮은 렌즈로써 선보였으며, 일본을 포함해 수많은 광학 메이커에서 플라나 설계를 본딴, 사실상 플라나의 카피를 만들어왔고 전세계에서 널리 이용되었습니다.

 다만 디지털 카메라 시대로 접어들면서, 50.4 플라나는 이전 같은 명성을 누리진 못 하게 됩니다. 플라나 설계가 필름에서는 컴팩트하면서 괜찮은 화질을 내주었지만, 디지털 센서에서는 입사각 문제로 특징인 컴팩트함을 살리기 이려워졌고(플라나 설계라고 하더라도 디지털 시대의 렌즈들은 모두 더 커졌습니다.) 또 비구면 렌즈를 일체 쓰지 않은 렌즈구성은 다양한 수차가 보정되지 않기 때문에 독특한 표현력을 내지만, 한편으로 선명한 이미지를 중시하는 현대적 기준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시대에 리뉴얼 된 렌즈들은 어떤 형태로든 과거의 플라나에서 벗어난 모습을 취하고 있고, 이는 자이스와 공식 파트너십 관계인 소니도 마찬가지입니다. 첫 현대식 자이스 플라나인 A 마운트용 50mm f1.4 ZA 플라나는 큰 틀에서 플라나에서 벗어나진 않았지만, 최초로 비구면 렌즈를 채택함으로써 플라나=비구면 렌즈 없음이란 공식을 깨트렸습니다. 물론 그런 노력 덕분에 A 50.4ZA는 현대적 기준으로도 50.4 렌즈 중 우수한 화질을 가진 렌즈가 됐습니다. 그 와중에도 플라나의 특징으로 꼽히는 보케 표현은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강점으로 꼽혔죠.

 이제 소니의 새로운 주력 마운트인 FE 마운트로도 고대하던 50.4 렌즈가 나왔습니다. 올해 초 한창 GM 렌즈가 줄줄이 선보이던 중이었고, A 마운트에서 자이스 브랜드로 인기있었던 85mm f1.4가 GM 렌즈로 나온 덕분에 50.4도 GM으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예상 밖으로 소니는 50.4를 자이스로 내기로 했고, 당연하다는 듯 플라나 브랜드로 나오게 됐습니다. 4200만 화소의 고화질 센서시대, 그리고 이미 FE 55.8ZA라는 걸출한 자이스 표준렌즈가 있는 FE 마운트에서 플라나가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렌즈 사양&특징


 사양은 공식홈페이지 출처입니다. 일단 이 렌즈는 근래 리뉴얼된 고화질 지향의 단렌즈가 그렇듯, 크기와 무게가 어느정도 되는 편입니다. 무게 약 780g, 필터스레드 72mm로 50.4 중에서는 확실히 대형인 축에 듭니다. 설계 차이 때문에 1:1 비교는 안 되지만 사실 경쟁사의 f1.2 렌즈보다도 훨씬 크고 무겁습니다. 다만 경쟁사의 50mm 렌즈들은 5000만화소급 고화질에 적합하게 리뉴얼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니보다 크기가 작고 가벼운 건 당연한 얘기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화질적으로 요즘 기준에는 안 맞기도 하고요.

 재미있게도 소니 공홈에서는 FE 마운트용과 A 마운트용의 MTF를 비교개재 하고 있습니다. 보통 비슷한 스펙의 렌즈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경우는 드문데, 그만큼 자신감이라고 봐야할지? 확실히 FE 55.8ZA가 나오기 전까지는 매우 좋다고 평가되었던 A 마운트용 플라나와 비교해도 MTF 향상치는 두드러질 정도입니다. 사실 A 마운트용이 나올 때 소니 센서는 2400만 화소가 최고였고, 지금은 그보다 훨씬 화소수가 높아졌으니 성능향상은 당연한 얘기일 것입니다.



렌즈구성 플라나 이름을 달고 나온 이상 렌즈 구성은 단순 특수렌즈의 숫자 같은 것보다 더 면밀히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플라나는 6매의 대칭설계로 유명한데, 얼핏 보기에 FE 50.4ZA는 플라나의 전통적인 설계에선 완전히 동떨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떼어다가 보면, 분명히 플라나가 숨어있습니다. 바로 앞쪽 6매의 렌즈가 플라나 설계의 변형으로 6매 준대칭 배치가 되어있는 것입니다. 그럼 나머지 렌즈는? 7,8번째 렌즈는 AF 모듈로 전후 왕복을 하며 초점을 맞춥니다. 그리고 마지막 4매는 앞쪽에서 미처 보정되지 못한 수차를 보정합니다(참고 인터뷰)

 보통 이런 식으로 렌즈군 별 역할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경우는 잘 없는데, 그만큼 플라나 설계와 그 정통성이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해야겠습니다. 어쨌든 FE 50.4ZA 플라나는 6매 대칭구조의 플라나 렌즈에, 2매의 렌즈가 들어간 AF 모듈, 그리고 최종적으로 수차를 보정하는 렌즈 4매의 3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소니는 공식적으로 앞쪽의 6매만 있어도 상은 정상적으로 맺힌다고(비록 초점조절을 못 하고, 수차보정이 안 되지만) 밝힘으로써 이 렌즈가 어찌보면 모듈식에 가까운 구성을 갖고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어쨌든 이런 부분별 역할을 고려하면 실제 대부분의 화질특성이 나오는 게 전면 6매라면 플라나로 명명하는데 큰 무리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AF 모듈이야 화질과 큰 연관 없는 부분이고, 수차보정용 4매는 현대의 화질기준을 충족시키려면 필수적이었겠죠. 단순히 기존 6매에 특수렌즈를 포함하는 정도로는 현대적인 기준을 맞추기 부족했을 것입니다.

 특수렌즈 면에서도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바로 Advanced Aspherical 렌즈라고 불리는 고급 비구면 렌즈입니다. 소니는 GM 렌즈에서 보케 품질 향상을 위해 XA(eXtream Asperical) 렌즈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비구면 렌즈의 표면가공 정밀도를 높임으로써 양파링 현상을 해소하는 게 XA 렌즈의 목적이었죠. 하지만 FE 50.4ZA는 GM이 아니라 자이스로 나왔으며, 그에 따라 XA 렌즈는 쓰이지 않을 거라고 다들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AA라는 새로운 렌즈 타입을 가지고 나타난 것이죠.

 소니에 따르면(위 링크한 인터뷰 참조) AA 렌즈는 2가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유리 가공에서 쉽지 않은 박형 비구면 렌즈라는 것, 그리고 고정밀도로 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소니의 소개도 그렇지만, AA 렌즈는 XA 렌즈와 같은 렌즈의 다른 이름은 아닙니다. 일단 AA 렌즈는 얼핏 보기엔 비구면 렌즈인지 모를 정도로 대단히 얇고 미묘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렌즈군 도면을 잘 보면 대물렌즈 방향으로 특이한 곡률을 갖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확실히 비구면 렌즈는 널리 쓰이지만, 이런 두께에 이정도로 미묘한 케이스는 드뭅니다.

 어쨌든 AA 렌즈는 일반 비구면 렌즈보다 더 정밀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XA 렌즈 만큼은 아니지만 보케 표현에서 도움이 되리라 기대됩니다.

11매 원형 조리개 FE 50.4ZA는 소니가 처음 선보인(AF 렌즈 기준) 11매 원형 조리개를 채택한 세번째 렌즈가 되었습니다. 11매 조리개는 XA 렌즈와 더불어 GM 렌즈의 상징처럼 선보였던 렌즈인지라, 처음 FE 50.4ZA가 자이스라는 게 밝혀졌을 땐 11매 조리개는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려와 달리 FE 50.4ZA는 11매 원형 조리개를 탑재하고 나왔고, 소니에 따르면 f2.8까지 보케가 각지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자이스는 여전히 GM과 달리 극한의 보케 표현보다는 해상력, 마이크로콘트라스트와의 밸런스를 추구한다고 말하지만, 플라나 자체가 보케로 유명한 렌즈이니 만큼 보통 렌즈보다는 더 신경써준 것 같습니다.

AF 모듈 FE 50.4ZA의 AF 모듈은 그다지 최신기술은 아닌 SSM입니다. 물론 SSM은 많은 소니 렌즈에서 괜찮은 AF 성능과 매우 적은 소음을 선보였지만, 더 진보된 AF 기술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 최신 고급렌즈로는 다소 아쉬운 선택입니다. 역시 SSM을 썼던 FE 85.4GM의 AF 성능이나 소음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도 있고요.

조리개링 및 클릭/넌클리 스위치 요즘 소니의 고급 단렌즈와 마찬가지로 조리개링이 있어서 경통을 파지한 상태로 왼손으로 조리개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원하면 바디에서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또 조리개링의 클릭감을 살리고 죽일 수 있는 스위치가 있어 동영상 촬영 시 조리개 변화 연출을 자연스럽게 줄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GM 렌즈와 달리 포커스락 버튼은 달리지 않았습니다. 자이스는 GM보다 실용성보다는 미적인 외형을 더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질감이나 마감처리도 기존 자이스 렌즈와 비슷한 반광 아노다이징으로, GM보다 긁힘 등에 내구성은 약해보입니다.


실제품 개봉


 전형적인 소니의 풀 오렌지 박스! 입니다만, 3개의 검은색 GM 렌즈 패키지를 거치고 나니 오히려 이게 더 어색하군요. 괜히 오래된 렌즈 같은 느낌도 들고 말이죠. 하지만 GM의 저화질 제품사진이 없는 건 이 패키지의 장점입니다.



 구성품은 가죽 파우치, 렌즈, 앞뒤캡, 후드입니다. GM 렌즈의 호화스러운 파우치를 보다가 일반 가죽파우치를 보니 왠지 아쉽군요.



 렌즈 외관. 마운트에 비해 큼지막한 렌즈 경통 굵기가 눈에 띕니다. 표면 질감 및 포커스링 등의 처리는 기존 자이스의 아노다이징 처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왼쪽에는 AF/MF 스위치가 있지만 아쉽게도 포커스락 버튼은 없습니다.



 오른쪽 아래에는 조리개링 클릭/넌클릭 스위치가 있습니다. 외부 조작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필터구경 72mm의 제법 큰 렌즈입니다만, 대물렌즈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직경 45mm 정도로, 특별히 대구경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보케의 주변부 찌그러짐을 억제하는 능력은 다소 떨어질 듯 합니다.



 후드는 특별한 기능 없는 화형 디자인입니다. 약간 긴 느낌도 드는데, 잡광 방지효과는 좋겠죠. GM 렌즈처럼 안쪽에 알칸타라 같은 고급 반사방지 처리가 되어있진 않습니다. 난반사 방지용 요철도 따로 없지만, 일단 무광질감으로 처리되어 있어 일정수준의 반사 억제는 갖추고 있습니다. GM 렌즈의 후드에 비하면 뭔가 한단계 아래 취급인 거 같아서 서운하네요. 그래도 자이스인데...


마무리 및 2부 예고

 1부에선 렌즈의 특징과 외관, 기능을 다뤘습니다. 2부에선 화질 및 AF 테스트 등 성능적인 부분 위주로 다룰 예정입니다. 몇가지 중점적으로 볼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상력 플라나는 특별히 해상력으로 유명하진 않습니다만, A 마운트 플라나는 해상력도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그보다 더 좋은데다 4200만 센서 시대에 태어난 FE 마운트 플라나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해 봅니다. MTF 차트를 보면 기대해도 될 듯 합니다.

보케 이 렌즈의 보케에 대한 기대치는 다소 복잡합니다. 플라나 설계로써 빛망울 표현에 대한 큰 기대가 있는 반면, 비구면 렌즈가 사용되었고 완전히 전통적인 설계는 아니라서 그런 부분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또 AA 렌즈나 11매 원형 조리개 등, 보케에 도움이 될 만한 구석들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대물렌즈 크기가 작은 부분은 약점으로 작용할 듯 합니다.

AF 속도 FE 50.4ZA는 SSM을 사용합니다. 대구경 렌즈를 다루는데 아주 빠른 모습은 보여주지 못 한 바 있지만 실제론 어떨지 궁금합니다. FE 55.8ZA보다는 느릴 것은 각오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1부를 마치며 약간의 샘플을 첨부합니다.



 FE 마운트의 대표 표준렌즈인 55.8ZA는 최단거리가 긴 편인 게 단점으로 꼽혔습니다. 50.4ZA는 배율 자체는 비슷하지만 최단거리는 조금 더 짧아서 촬영은 더 수월함이 체감됐습니다.



 광화문 야간 스냅 사진들. f1.4 조리개 덕분에 셔터속도와 감도를 크게 염려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근거리 촬영에서의 아웃포커싱 샘플. 크게 어지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느낌입니다.



 보케에 대한 첫인상은 일단 선명하다는 것입니다. 또 양파링 효과도 정밀 테스트는 아니지만 크게 느끼기 힘듭니다.



 광량이 넉넉친 않은 조건이지만 AF-C로 큰 문제 없이 찍었습니다.



 주변부까지 해상력이 고른 편이고, 수차도 잘 억제되어 있어 풍경촬영에도 좋아보입니다.



 근접촬영 테스트. 줌렌즈나 접사렌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표준단렌즈로써 일반적인 수준으로, 큰 불편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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