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디자인 에브리데이 메신저백 13 개봉기 by eggry


 어쩌다보니 카메라 가방이 2개가 동시에 왔습니다. 하지만 백팩과 메신저백이니 용도는 다릅니다. 백팩은 대충 정리가 된 거 같은데 이쪽은 아직 정착을 못 했다는 게 함정...

 크로스백 타입은 사실 애증의 존재입니다. 백팩보다 간편하게 매고 다니고, 넣고 꺼내기도 편하지만 한쪽 어깨에만 부담이 가다보니 나이가 들수록 점점 쓰기 힘들어집니다. 그럼에도 백팩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될 땐 크로스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입니다.



 크로스백은 꽤나 예전에 구입했던 내셔널지오그래픽 NGW2140을 아직 사용 중입니다. 사실 갖고 안 나간진 한참 되긴 했는데; 사이드가 열리는 백팩을 접한 뒤론 백팩의 단점이 많이 커버되서 크로스백은 뒷전이 되다보니 딱히 새걸 알아보지도 않았고 큰 문제도 없었기에 고수 중이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카메라 가방 하면 겉멋만 들었고 완충처리도 부실하고 재질도 금방 닳는다는, 카메라 가방계의 힙스터 같은 취급입니다만 그래도 이 모델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완충재는 완전 허접하긴 하지만, 맞는 사이즈의 헤링본 파티션을 구해 넣으니 아주 보호능력 좋은 가방이 됐습니다. 주머니도 안쪽 2개, 바깥쪽 2개나 있고, 아이패드 9.7인치 모델이 딱 들어갈 만한 슬리브도 있습니다.(홍보사진엔 노트북이 꽂혀있는데, 저러면 닫지도 못 하는데 뭐하는 짓이람;) 거기에 방수커버까지...

 뭐 시간 지나서 천이 닳아 빈티지 해지는 건 그 나름의 맛이라 치고, 크기도 적당하고 기능성도 있을 건 다 있으니 큰 불만은 없을 수 밖에요. 굳이 불만이라고 한다면 조금 두껍다는 정도?

 여튼 크로스백에 별다른 욕구가 없던 상황에 뜬금없이 픽디자인 에브리데이 메신저백을 사게 됐는데, 그건 순전히 할인 때문이었습니다. 아도라마에서 170달러에 풀린 덕분에 배대지까지 쓰고도 무관세로 통관되는 가격이 나왔거든요. 한국 정가가 35만임을 생각하면 20만 조금 넘는 가격에 산다고 하니 괜히 혹했습니다. 뭐 픽디자인 특유의 기능들이 궁금한 부분도 한몫 했지만요. 직구를 워낙 싸게해서 정 맘에 안 들면 되팔기에도 부담없어서 질렀습니다.




 종이포장에 들어있던 메신저백. 제가 구입한 건 소위 13인치 모델이라고 불리는 녀석입니다. 기본모델은 15인치고요. 이 인치수는 노트북...정확히는 맥북 치수에 맞춰 구분됩니다. 요는 이 녀석은 맥북프로 13인치가 적당히 들어갈 놈이라는 얘기죠. 15인치 모델은 지나치게 크다고 느꼈는데 이 녀석은 생각보다 아담합니다. 일단 크기 때문에 내칠 가능성은 하락하는군요.



 앞뒤 모습. 각지고 모던한 느낌입니다.



 픽디자인이 잘아하는 MagLatch 잠금장치. 첨엔 그냥 자석으로 달아놓은 거 아냐? 했는데 실제로 써보니 확실히 신박합니다. 그냥 쑥 잡아당기거나 해서 쉽게 풀리는 방식은 아닙니다. 레버를 들어올리고, 아래로 당기면 걸쇠에서 풀립니다. 닫을 때는 반대로 당겼다가 밀면서 위로 철컥 걸면 됩니다. 뭐 자물쇠 같은 방식은 아니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이 생각없이 당겨서 쉽사리 열릴 거 같진 않더군요. 보통 이런 백들은 찍찍이나 단추로 많이 하는데, 한손조작이 확실히 편할 거 같긴 합니다. 찰칵거리는 소리도 좋고요.



 스트랩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픽디자인이 카메라용으로 파는 슬라이드 스트랩과 비슷한, 자동차 안전벨트에 가까운 두툼하고 미끈한 스트랩인데, 슬라이드 그대로는 아닙니다. 정확히는 그것보다 더 크고 두텁습니다. 뒤집어서 그립이 강한 쪽과 미끄러운 쪽을 쓰는 기능은 여전히 있지만, 가방 고정부가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스트랩이 꼬이는 건 피할 수 없네요.



 원형 축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는 특이한 스트랩 결합부



 스트랩은 두가지 길이조절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슬라이드 스트랩에서 볼 수 있는 레버를 올리면 슥슥 조절되는 쪽이고...



 반대쪽은 이렇게 고리를 거는 식으로 3단계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사실 단계 간의 간격이 꽤 길어서 보통 미세조절은 그냥 레버를 이용해 합니다. 이 녀석의 진정한 용도는 나중에 따로 나옵니다.



 내부 수납공간. 마름모 모양이네요. 덮개에도 작은 주머니가 있습니다.



 앞쪽 보조 수납부. 일반적인 메신저백과 위치적으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개의 지퍼로 이뤄져있고 안쪽엔 분류를 위해서 고무줄이 달린 주머니들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블로워 같은 두꺼운 걸 넣을 만한 여지는 없네요.



 픽디자인이 자랑하는 특이한 파티션 구조, 자칭 FlexFold 입니다. 접이선이 나있는대로 종이접기처럼 접어서 여러 모양을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인 구조입니다.



 이건 그냥 공식이미지를 보여주는 게 낫겠죠. 길게 세운 형태, 옆으로 눕힌 형태, 아래로 접은 형태 3가지 모양이 가능합니다.



 사실 몇가지 기믹을 제외하면 기능 그 자체는 보통 메신저백과 큰 차이가 없을 터입니다만... 한가지 유독 두드러지는 건 바로 가방 커버를 열지 않고 상부 지퍼를 이용해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점입니다. 신속하게 장비를 꺼내기도 좋고, 그러면서도 개봉구가 좁으니까 쉽게 흘러내리거나 할 염려도 없죠.



 그보다 더 바깥쪽에는 노트북 수납부가 있습니다. 맥북프로 13인치 사이즈라고 했지만 그거보단 조금 더 여유가 있는 듯 합니다. 그렇게 슬림하진 않은 삼성제 14인치 노트북도 타이트하지만 들어는 가더군요. 물론 크로스백에 노트북 같이 무거운 걸 넣고다닐 생각은 없지만... 타블렛을 위한 공간 분할도 따로 되어있습니다.



 픽디자인 메신저백은 숨은 기능의 천국입니다. 스트랩 결합부 아래에는 역시 픽디자인 제품인 캡쳐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사실 캡쳐에 렌즈나 카메라를 다는 게 꽤 편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디에 달아야 편할지 영 감이 안 오던데, 여기는 좋은 위치인 듯 합니다.



 A7R II와 24-70GM을 장착한 뒤 측면 캡쳐에 결합한 모습입니다. 이 조합으론 좀 무게가 많이 쏠리긴 하지만 잠시 달아놓는 정도론 쓸만할 듯 하네요. 렌즈를 달아놓는 게 더 적절할 거 같긴 합니다.



 그보다 더 밑에는 숨겨진 끈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건 허리끈으로 이용해서 흔들림을 막게 쓸 수도 있고, 어깨끈에 연결해서 크로스 스트랩 형식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장비 사용이야 거의 불가능해지지만, 장거리 이동을 하거나 움직임이 있는 상황(자전거 탄다거나?)에서 몸에 밀착키기 좋아 보입니다.



 이렇게 메인 스트랩에 고리를 걸어서 세미 크로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방 사용은 불가능하지만 확실히 밀착되서 움직이긴 좋아지네요.



 상부 커버에는 삼각대를 끼우기 위한 틈도 있습니다. 삼각대가 그냥 흘러내리지 않도록 끝을 잡아줄 고무링도 들어있더군요. 정말 잔머리가 넘치는 가방입니다.



 내부 공간 상으론 대략 카메라+표준줌, 중간 크기 렌즈 1개, 큰 렌즈 1개 정도 넣을 세팅이 나옵니다. 15인치 모델은 파티션이 한칸 더 있는데 그건 좀 더 자유도가 높겠죠. 하지만 이 파티션이야말로 이 가방의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합니다. 파티션이 단단한데다가 3가지 정해진 모양만 가능한데, 이게 은근히 공간 낭비가 심합니다.

 위 사진을 보면 공간상으로 사실 좀 널널한 느낌입니다만, 이보다 더 타이트하게 만들 수가 없습니다. 파티션이 딱딱해서요. 일반적인 부드러운 파티션이라면 공간을 좀 좁게 만들고 렌즈를 쑤셔넣는 식으로 빡빡하게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공간 여유가 있어서 더 큰 렌즈는 넣을 수 있을지언정, 렌즈 휴대량을 늘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게 한계입니다.



 그 공간낭비가 어느정도냐면, 원래 사용하던 NGW2140도 완전히 동일한 갯수의 렌즈를 넣을 수 있습니다. 물론 픽디자인 쪽이 좀 더 큰 렌즈를 넣을 여유는 있긴 합니다. 하지만 갯수를 더 넣진 못 한다는거죠. 픽디자인 특유의 파티션 구조는 기발하기는 하지만 실용성은 그렇게 좋지 않은 느낌입니다. 수납공간 외적인 기믹들이 워낙 다양하고 맘에 드는데 공간활용 자체는 정작 떨어지는 셈이죠. 차라리 순정 파티션 빼버리고 일반 파티션 사다가 집어넣으면 렌즈 1개 더 휴대하는 것도 가능할 듯 싶더군요.

 그럼에도 이 가방을 높게 사고싶은 부분은 다양한 기믹들입니다. 상부 지퍼, 특이한 스트랩, 캡쳐 장착부, 허리끈, 삼각대 휴대 등 보통 가방에서 볼 수 없는 부가기능들이 풍성하게 있습니다. 크로스백의 주된 단점이 장시간 매기 불편하다든가, 악세사리 휴대에 한계가 있다든가 하는 점임을 생각하면 이 가방은 거의 작은 백팩에 버금가는 정도의 기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공간효율이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그 부분은 서드파티 파티션을 이용해 해결할 수도 있겠고요.

 처음엔 그저 할인 때문에 호기심이 발동해서 구입했지만, 첫인상은 꽤 마음에 드는군요. 물론 실사용 하다보면 더 장단점이 드러나겠죠. 픽디자인은 현재 비슷한 기능성을 가진 백팩도 킥스타터로 후원받는 중인데, 사실 그쪽이 먼저 호기심에 지원했었습니다. 다만 FlexFold 파티션의 단점을 생각하면 그 녀석도 공간활용성은 좀 떨어질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일단 백팩은 이번에 구입한 팩세이프 쪽이 더 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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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teese 2016/08/22 03:32 # 답글

    픽디자인 백팩이랑 같이 나오는 토트백이 괜찬아보여서 주문넣어볼까 생각중입니다.
    끈 방식이3way 라서 관심이 가는군요.
  • eggry 2016/08/22 10:13 #

    백팩 모드로 매기엔 끈이 너무 부실해보여서 패스했네요. 전 슬링 쪽이 더 땡기네요
  • teese 2016/08/22 11:34 #

    이동중 한쪽으로만 메서 허리 아플때 가끔 쓰는 용도로 원해서 괜찬을거 같습니다.
    슬링도 좋아보이는데 70-200/f4 세로 수납이 안되는거 같아서 넘겼습니다.
    가지고 있는 TTP 제품이 70-200+바디 물리고 세워서 수납되는군요.
  • eggry 2016/08/22 11:39 #

    70-200은 큰 행사 있을 때만 임시로 들여서 전 이정도면 좋네요 ㅎㅎ 70-200 쓸 땐 더 큰 거 쓰면 되니.
  • 은이 2016/08/22 10:09 # 답글

    킥 스타터 때 한참 보다가 너무 커서 포기했었는데, 나중에 나온 작은 녀석에 꽤 관심이 갔었죠.
    근데 아무리봐도.. 이거 카메라 장비를 위해 다른걸 다 포기한 것 같아서,
    여행 때 이것저거 다 우겨넣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 저에겐 잘 안맞을거 같아서 포기했었지요.
    글 적어주신 것 보니 비슷한 감상이네요.

    ..그리고 전 토드백 킥 스타터 질렀습니다 +_+ .. 12월까지 .. 기다려야 orz ............
  • eggry 2016/08/22 10:46 #

    여행 중 카메라 외에는 타블렛이나 책처럼 얇은 거만 넣어서 이정도면 전 충분하긴 하네요 ㅎ 그것보단 카메라 공간이 파티션 땜에 비효율적인 게 신경쓰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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