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경기에 걸맞는 해밀턴의 폴포지션. 대단한 랩타임이긴 했습니다. Q2의 기록엔 아주 조금 못 미쳤지만 어쨌든 실버스톤이 리뉴얼 된 이래 최고기록.
요즘 FIA가 유달리 트랙 리미트에 신경을 많이 쓰는지라 이번 주에도 이슈가 됐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선 강화된 연석이 서스펜션을 박살내더니 이번엔 예선 랩타임 삭제가 빈번하게 있었네요. 해밀턴의 Q3 첫 기록도 폴을 따기 충분했지만 콥스에서 트랙을 벗어나서 삭제됐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트라이 때 다시 힘을 쥐어짜내서 Q2와 거의 같은 기록을 냈네요. 실버스톤에선 니코는 해밀턴을 따라가는 형국인 건 그냥 정형화된 거 같습니다. 금요일에 머신 트러블로 마일리지를 못 쌓기도 했지만...
그 밑으론 레드불 듀오가 포진했는데, 맥스가 승진한 이래 리카도가 처음으로 맥스에게 예선에서 졌습니다. 다만 리카도가 예선에선 계속 이겨왔어도 팀웍이 꼬인 경우(스페인, 모나코)도 있지만, 결승은 맥스보다 뭔가 2% 모자란 느낌이었습니다. 레드불 전략도 도움이 안 되긴 마찬가지였고. 그에 대해서 약간 트윅이 필요할 거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리카도가 결승에서 개선이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네요. 일단 예선성적 자체는 스스로도 불만족스러운 듯 합니다.
그 다음은 페라린데, 이쪽 역시 키미가 베텔을 앞서고 있습니다. 계약연장 때문에 탄력 받은 건지? 게다가 베텔은 기어박스 교체로 패널티라 실질적으로 11위입니다. 하지만 키미가 앞서냐 베텔이 앞서냐가 문제가 아니라 페라리로썬 레드불이 앞섰다는 게 더 고민거리입니다. 실버스톤은 틸케 서킷은 아니지만 고속코너와 긴 직선을 동시에 갖추고 있습니다. 전자는 레드불의 장기이지만 후자는 2015년엔 페라리가 더 낫다고 자신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르노 파워유닛이 업데이트 되어 성능이 향상되면서, 직선에서의 격차는 좁혀지고 원래 우월하던 다운포스는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페라리가 2017년으로 초점을 옮기려는 상황에 2위 자리는 레드불의 차지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 밑의 중위권은 다소 뒤죽박죽입니다. 역시 홈 그랑프리(본부가 실버스톤)인 포스인디아는 그럭저럭 괜찮은 모습입니다. 카를로스 사인츠와 페르난도 알론소가 Q3 남은 자리를 채웠는데, 사인츠와 다닐의 격차를 보면 다닐의 커리어는 이제 데드엔드가 아닌가 싶네요. 알론소는 분전했지만 Q3에서 기록이 삭제되면서 결국 10위, 베텔의 패널티 후엔 9위로 출발합니다. 그래도 버튼 보다는 훨씬 좋은 처지네요. 홈 그랑프리인데 Q1 탈락이라니... 버튼은 영국에서 한번도 포디엄에 오르지 못 했습니다. 올해도 못 오를 게 확실하고, 내년엔 은퇴할지도 모르는 처지.
최하위권은 거의 예상대로 르노, 마노, 자우버이지만, 자우버의 에릭슨이 FP3의 사고로 빠진 점을 치더라도 마노가 더 나아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하리얀토가 베를라인을 이긴 드문 케이스기도 하네요.
결승은 별 이변 없이 해밀턴 vs 니코가 될 듯 합니다. 레드불이 분위기가 좋긴 해도 메르세데스에 도전하긴 아직 역부족입니다. 메르세데스가 팀오더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이상 특별한 사고는 없을 거 같고, 둘 중 누가 우승이냐, 그리고 포디엄 마지막 자리가 맥스냐 리카도나 정도만 상위권의 주목 포인트군요. 페라리가 결승에서 레드불을 앞지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중위권은 으레 그렇듯 결승에선 변동이 적잖이 있을 듯 합니다.
태그 : 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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