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베텔의 팀메이트가 누가 될지 오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키미 라이코넨을 1년 더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났습니다. 사실 그토록 말이 많았던 이유가 근거가 없는 것들은 아니었지만, 한편으로 키미를 유지하는 것도 잘못된 결정이라곤 할 수 없으니 뭐 그럭저럭인 듯 싶습니다.
키미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키미가 알론소, 베텔에 비해 확연히 쳐지고 있으며 페라리의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쪽입니다. 페라리 컴백 3년차인 올해는 그 이전만큼 차이가 심하진 않지만 키미와 베텔의 포인트가 비슷한 수준인 이유는 단지 베텔이 더 불운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베텔을 위협할 만큼 빠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키미보다 나은 결과를 내리라 예상되는 젊은 드라이버가 많이 있고 페라리가 이들에게 기회를 줘야한다는 주장이 지난 2년간 이어졌습니다.
다니엘 리카도, 맥스 베르스타펜, 발테리 보타스, 니코 휠켄버그 등 수많은 이름이 적어도 아리바베네의 책상 위를 지나갔고, 근래에는 카를로스 사인츠나 세르히오 페레즈도 언급되었습니다. 리카도는 18년까지, 맥스는 19년까지 레드불에 붙들려 있고 이들은 빼내오기 비싸기 때문에 현실성 없긴 합니다. 보타스에 대해서는 최근 평판이 예전같지 않으면서 페라리의 관심도 식었고, 헐크는 이미 한번 버린 패이기 때문에 다시 집어들지 않을 듯 합니다. 한편 페레즈는 지난 경기에 포스인디아와의 계약연장을 발표했는데, 페라리 건이 틀렸다는 걸 미리 직감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 키미가 챔피언 타이틀에 걸맞는 퍼포먼스와 전의를 보여주고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교체해야 할 절박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일단 키미는 확실한 넘버1인 베텔과 트랙에서도 트랙 밖에서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베텔을 챔피언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신인이 들어올 경우 페라리 드라이버라는 타이틀이 주는 압박감에 잘 해내지 못할 수도 있고, 혹은 너무 잘해서 베텔의 심기를 거슬리거나 팀 분위기를 긴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2017년 큰 규정변화가 다가오고 있기에 팀의 안정성은 분명 신경써야 될 부분이고, 그 점에서 키미는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을 빼면 사실 꽤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어쨌든 키미의 페라리 시트는 죽을 듯 안 죽을 듯 질기게 버티는데, 사인츠든 페레즈든 그로장이든, 페라리 시트를 노리던 이들이라면 1년 더 기다려야 할 듯 싶습니다.
덧글
키미야 내년엔 좀 만 더 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