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양 엑박원, 프로젝트 스콜피오에 대해 by eggry


 E3가 끝난지 한참 됐지만 글 쓸 기회는 귀국한 뒤에나 있어서 이제서나마 얘기해봅니다. E3에 새로 나온 타이틀들도 있긴 하지만 뭐 플레이 영상이나 트레일러야 이미 다들 보셨을 거고, 별달리 더 얘기할 거린 없다고 생각합니다.

 E3에서 가장 논란이 될 만한 발표는 MS가 컨퍼런스 끝에 프로젝트 스콜피오를 공식 발표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루머대로 내년 말에나 발매될 이 녀석이 거의 1년 반 앞서 발표된 건 이례적이긴 합니다. 특히나 슬림모델인 엑스박스원 S가 발표된 직후, 더 강력한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발표하는 건 오스본 신드롬을 일으키기 딱 좋은 일이긴 합니다. 소니의 경우엔 SIE CEO 앤드류 하우스가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네오의 존재를 공식 확인해주긴 했지만, 말한대로 E3에 선보이진 않았습니다. 소니는 기존 PS4의 판매를 보호하는데 더 집중한 것이고, MS의 경우엔 스콜피오를 통한 임팩트에 더 주력했다고 해야겠죠.

 네오나 스콜피오나 모두 아주 빠르게 나올 것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스콜피오는 공식적으로 내년 홀리데이 시즌이라고 확정지었고, 네오의 경우 원래 올해 10월 예정이었으나 자잘한 마감 문제가 있어서 지연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까진 17년 3월 경이 더 유력하게 여겨지고 있으나, 최근엔 다시 올해 말 출시설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네오의 하드웨어 자체는 이미 거의 준비된 상황으로 보이기 때문에, 출시시점은 마케팅적 결정에 가깝다고 보입니다. 올해 가을~내년 봄까지 가능하지만 올해 가을에 출시하면 PS VR과 관심을 분담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늦게 나오면 스콜피오와 성능차가 비교되기 쉬운 입장이죠. 할리데이 시즌을 노리느냐 아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올해라면 늦어도 10월, 아니면 그냥 3월로 넘어갈 걸로 봅니다.

 어쨌든 네오는 그저 존재한단 것만 인정한 반면 스콜피오는 출시일이 많이 남았는데도 스펙과 관련된 힌트를 제법 주었습니다. 하드웨어 후보가 AMD 밖에 없는 상황에서 AMD의 로드맵, 제품군과 비교해보면 실제 스펙은 꽤 근접하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공식 영상과 인터뷰로 확인할 수 있는 스콜피오의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CPU: 8코어
GPU: 6테라플롭
메모리: 320GB/s 대역폭

 각 사양들이 일부 스펙만 언급했을 뿐이지만, AMD의 하드웨어에서 이를 구현할 여지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CPU

 일단 CPU는 코어 수 밖에 없으며, 클럭스피드나 아키텍쳐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사실 8코어일 가능성은 현행 콘솔이 8코어이고 개발 편의성을 위해 거의 당연히 8코어일 것이라 여겨졌기에 별다른 건 없습니다. 탈락된 건 젠 4코어로 재규어 8코어를 모사하진 않을 거라는 것이겠죠. 그럼 재규어 혹은 재규어+(퓨마 등) 8코어이냐, 젠 8코어이냐가 남습니다. 내년 말이란 스케쥴을 생각하면 젠은 시간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안 됩니다. PS4 네오가 올해 나온다면 젠은 쓰기 어렵지만 말이죠. 이미 AMD는 수요적인 문제로 젠을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젠을 사용할 경우 다이사이즈가 문제가 됩니다. 콘솔 APU는 코어가 많은 CPU와 메인스트림급 GPU를 조합하기 때문에 다이사이즈 및 발열에서 제약이 가장 크게 걸립니다. 엑박원의 경우 PS4보다 다이사이즈가 크지만 그 상당부분을 ESRAM에 할당해야 해서 GPU가 작아지고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를 겪었습니다. 스콜피오의 경우 ESRAM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지만, CPU, GPU 면적 문제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사실 이번 세대에 재규어가 선택된 이유가 구조가 단순하고 면적이 작아서 많은 코어수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젠 8코어는 로우엔드 GPU와 APU 패키징 하는 것까진 가능해도 메인스트림 GPU까지 패키징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의견이 많습니다. 유로게이머의 경우엔 이런 이유로 젠이 아니라 재규어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네오의 경우엔 GPU 사이즈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젠을 쓸 여지도 있긴 하지만, 스콜피오의 경우엔 거대한 GPU 때문에 재규어여야 가능한 면적이라고 보고 있는 거죠. 만약 루머대로 네오가 재규어를 쓴다면, 스콜피오의 경우도 재규어를 쓸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14nm 공정, 고클럭 버전의 재규어의 제조비용을 분담할 수 있어서 양쪽 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CPU가 재규어로 확정된다면, 클럭 향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분명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겁니다. 2배 이상의 CPU 성능을 확보하지 못 하면 현행 PS4/XBO 용으로 만들어진 30fps 게임을 60fps로 구현할 수 없으며, 재규어를 이용한다면 네오나 스콜피오 모두 프레임 2배는 그리 수월하게 구현될 수 없습니다. 3.2Ghz가 최소치이며, 3.6Ghz는 넘어야 적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재규어에서 이정도 클럭은 신공정을 도입한다고 해도 가능할 것 같지 않으며 전력소모와 발열도 문제가 됩니다. 재규어를 고수한다면 신공정을 고려해도 2.1~2.4Ghz 정도가 현실적인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한가지 가능성이 있었다면 젠 4코어에 3Ghz 정도의 클럭으로 재규어 8코어 성능을 커버하는 것으로, SMT 기술 덕분에 8스레드화 되어서 스레드 분리는 그리 어렵지 않으며 성능도 2배 정도가 가능하지만 이 역시 높은 클럭에 따른 발열 등의 문제로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젠 8코어가 성능이나 호환성이나 가장 이상적이지만, 생산적으로 문제가 있고요. 재규어 8코어일 가능성을 무시하고 싶지만 현재로썬 80% 정도 확률로 재규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GPU

GPU 쪽은 6테라플롭이란 연산수치 외의 정보는 전혀 없습니다. 참고로 현재 기종과 네오(루머), 스콜피오의 테라플롭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엑스박스원: 1.31TF
PS4: 1.84TF(XBO 1.4배)
네오: 4.2TF(PS4 2.28배, XBO 3.2배)
스콜피오: 6TF(네오 1.43배, PS4 3.26배, 4.58배)

 분명 6테라플롭이란 성능은 기출시 기종과 비교해 상당한 향상일 뿐더러, 아직 발표되지 않은 네오(루머)와 비교해도 1.5배 가까운 성능을 가집니다. GPU 쪽은 두가지 선택지가 가능한데, 하나는 네오도 사용할 폴라리스10의 하이엔드 버전에 고클럭을 구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이엔드 기종 중에서 하위 라인업인 베가10을 저클럭으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엔 풀사이즈 폴라리스10 칩이 필요하며, 1.3Ghz(!)의 클럭이라는 극오버를 요구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습니다. 풀사이즈 칩은 수율 면에서도 불리하며, 고클럭까지 하면 더 어려워집니다. 결국 CU 수를 늘리고 클럭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듯 하며, 유로게이머의 경우엔 3584CU & 840Mhz 시나리오와 3840CU & 800Mhz 시나리오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네오보다 강력한 성능 만큼이나 많은 CU 덕분에 다이사이즈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네오와 스콜피오가 같은 CPU라고 하더라도 스콜피오가 더 클 것이며, 거대한 GPU 때문에 CPU로 젠을 쓰기도 훨씬 어려운 상황입니다.


메모리

 메모리는 특이하게도 그저 320GB/s이라는 대역폭만 공개되었습니다. 보통 용량이나 메모리 타입이 언급되는데 비해선 특이한 일입니다. 스콜피요 발표 전에는 HBM의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있었지만 발표 후 HBM은 아닌 게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위 공개 영상에서 APU 주변에 배치된 12개의 메모리칩이 스콜피오가 HBM이 아니라 전통적인 GDDR 계통 메모리임을 집증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메모리일까요?

 320GB/s이라면 지포스 GTX1080이 8GB GDDR5X로 구현한 대역폭과 같은 것이며, 현재 가장 강력한 단일 프로세서 GPU용임을 생각할 때 분명 스콜피오에는 넉넉한 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콜피오의 GPU가 9TF의 GTX1080의 66% 밖에 안 되는 테라플롭임에도 같은 대역폭이 필요한 이유는 CPU와 나눠써야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320GB/s은 스콜피오의 성능에서는 충분한 대역폭이며, ESRAM을 시뮬레이션 하기에도 충분한 속도입니다.

 하지만 320GB/s이 GTX1080과 GDDR5X에 의해 처음 구현되었음에도 대역폭 자체는 GDDR5로도 가능합니다. 그 대신 256비트가 아니라 384비트 메모리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스콜피오 티저 영상은 메모리칩을 12개 배치함으로써 스콜피오가 256비트가 아니라 384비트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습니다. 384비트 메모리버스는 보드의 단가를 상승시킬 것이며, 이 단가는 공정미세화의 혜택을 전혀 볼 수 없기 때문에 현세대 2기종은 물론 네오까지 고려해도 비용적으로 상당히 불리한 설계입니다.

 대신 GDDR5 칩 자체는 입수 난이도가 낮으며, 버스를 늘린 만큼 클럭도 높게 구동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스콜피오는 특별히 단가가 저렴하거나 비용효율적으로 만들어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완전히 미친 설계로 고가 하드웨어를 만들려는 정도도 아닌 듯 합니다. 하지만 PS4와 거의 근사한 단가를 가지는 네오에 비해선 분명 불리하며, 50~100달러 가량 더 비싼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콜피오의 메모리에서 좋은 소식은, 칩의 숫자로 볼 때 8GB가 아니라 12GB로 여겨진다는 점입니다.(24GB일 리는 없으니) 루머에 따르면 네오는 8GB를 고수한다고 하며, 이는 메모리 버스 등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결정입니다. 다른 선택지는 16GB로의 점프 뿐인데, 16GB는 넉넉하겠지만 다소 낭비적일 수도 있고 소니는 네오를 특별히 밸런스가 잘 잡힌 하드웨어로 만들려는 생각은 없는 듯 합니다. 네오는 PS4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단가에 프리미엄 가격표를 받아먹는 정도로 포지셔닝 했다고 봅니다. 네오에는 512MB의 추가 메모리를 할당받을 거라고 하지만, 이정도론 고해상도 텍스쳐나 하이폴 모델을 넣기엔 불충분하며 단지 증가된 해상도의 프레임버퍼 여유분 정도로만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스콜피오의 4GB의 추가 메모리는 설사 OS에 1GB 가량 추가 할당이 된다고 해도 게임에만 순수하게 8GB를 할당할 수 있고, 이는 현재 PS4/XBO 게임의 5GB보다 3GB 많은 것입니다. 고해상도 텍스쳐를 넣기에는 충분한 용량이며, 이에 따라 스콜피오가 네오보다 더 높은 네이티브 해상도로 구현될 뿐만 아니라 텍스쳐 해상도도 더 높아서 출력 해상도의 이득을 더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

 엑박원S가 이미 UHD 블루레이와 HDR을 지원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스콜피오 역시 당연히 그렇게 될 것입니다. UHD TV에선 4K 해상도 만큼이나 중요한 게 HDR이기 때문에 일단은 반가운 소식입니다. 네오의 경우도 폴라리스로 칩이 변경된다면 HDR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엑박원S도 했으니 말이죠. 사실 네오나 스콜피오 모두 증가된 해상도보다는 HDR이 더 큰 시각적 임팩트를 가져올 거라 봅니다. 문제는 타이틀들이 얼마나 지원하겠느냐 입니다마는... 뭐 일단 퍼스트파티는 대응할 것이라 합니다. 콘솔 게임으로는 기어즈 오브 워4와 포르자 호라이즌3가 첫 HDR 대응 타이틀로 발표되긴 했습니다.



실체감 성능과 가격

 현재 표준 타이틀 스펙은 PS4에서 1080p 30fps로 구동되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부 타이틀은 최적화가 좀 더 되서 XBO에서도 1080p30fps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XBO 버전은 해상도를 900p 정도로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1080p 30fps가 가능한 베이스 스펙이 PS4라고 생각할 때, 3.3배 가량의 스콜피오의 성능은 여기서 해상도만 4K로 올리기에도 불충분한 사양입니다. 네오는 말할 것도 없고요. 물론 XBO 기준으로 본다면 4.6배 가량으로 충분하지만, 멀티 타이틀에 해당되는 얘기는 아닐 겁니다. 포르자나 기어워 같은 타이틀이야 되겠지만요.

 해상도 면에서 반가운 소식은 몇가지 해상도 향상 기법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퀀텀 브레이크나 레인보우 식스: 시즈 등이 사용한 템포럴 리컨스트럭션은 네이티브 해상도보다 높은 해상도로 재구축 해줍니다. 물론 부작용이 아예 없는 건 아니어서, 퀀텀 브레이크의 경우엔 고스팅 같은 문제가 있지만 시즈의 방식은 훨씬 문제가 덜했습니다. 이미 둠의 개발자도 스콜피오의 성능을 네이티브 4K를 하는데 사용하는 건 낭비라고 말한 바 있으면, 그걸로 프레임이나 다른데 더 쓰는 게 낫다고 코멘트 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네오에도 마찬가지이며, 해상도 재구축 기법을 이용할 경우 네이티브 해상도는 1080p에 맞추면서도 출력해상도는 2.5~4K 정도가 가능하며 프레임도 더 안정적으로 나올 것입니다.

 스콜피오 자체가 4K 네이티브를 하기에 넉넉한 성능은 아니기 때문에, 네오는 더욱 이런 해상도 보정 기법에 의존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 구기종 보급 면에서 더 유리한 입장이고, 소니 역시 AV 분야에서 이런 업스케일링, 프레임 보간 기법에 잔뼈가 굵으니까요. 이미 PS VR에 프레임 보간은 들어간 상태입니다. 만약 네오의 해상도 보정 기법이 상당히 효과적이라면 의외로 스콜피오와 해상도 체감은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스콜피오의 비밀무기는 4GB의 추가 메모리로, 더 고해상도 텍스쳐를 이용하면 단순히 선명할 뿐만 아니라 더 디테일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프레임 2배는 더 어려운 과제입니다. 2.1~2.4Ghz 정도의 클럭 향상으로는 30fps 게임을 60fps로 만들 수 없습니다. 한가지 가능성이 있다면 네오/스콜피오에서 60fps로 되도록 구동하고 구버전에서는 30fps로 돌아가게 하는 정도입니다. 이 경우엔 오히려 구버전 기종은 성능을 덜 사용해서 남는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를 택하는 게임도 그리 많진 않을 걸로 봅니다.

 두 회사 간부들의 이런저런 코멘트로 볼 때, 네오와 스콜피오는 99% 해상도 향상 목적으로만 이용될 것으로 봅니다. 4K 게이밍을 꼼수 없이 소화할 정도 사양이 안 되기 때문에 차세대급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특히 CPU의 큰 개선 없이는 프레임 향상은 불가능합니다. 또 소니, MS 모두 구기종이 버림받지 않을 것이며 호환성이 유지될 거란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타이틀 제작사들도 이 점을 염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콜피오가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2000만대 팔린 엑박원이 더 중시될 수 밖에 없고 네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냥 PS4/XBO 게임을 900~1080p 정도로 만들고 네오와 스콜피오에선 2.5~4K 정도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프레임은 건드리기 까다롭기에 그대로 두겠지만, 사양적 문제로 조금 더 안정적으로 나올 수는 있을 겁니다. 네이티브 4K 게임은 거의 나오지 않을 것이라 보며, 오직 MS 퍼스트파티 게임에서만 기술적으로 가능합니다. 물론 XBO 버전이 1080p일 때 말이죠. PS4 게임은 조금 더 성가십니다. 네오의 성능이 2.3배 정도 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아키텍쳐 변화에 따른 효율향상까지 따지더라도 3배는 넘기 어려우니, 1080p를 4K로 만들긴 힘듭니다. 대신 2.5K는 무난한 타겟이며, 해상도 보정 기법을 이용해 4K 출력하는 방식이 대세를 이룰 걸로 예상합니다.

 이번 세대에 늘어나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는 가변해상도입니다. 가변해상도 게임은 이와 같은 복수의 사양에 대응하기 더 수월합니다. 가변해상도 자체가 로드에 맞춰서 해상도를 자동으로 오가게 만드는 기법이니, 코드의 큰 변화 없이 네오/스콜피오에 적용할 수 있고 단지 해상도 변환 프로파일만 새로 짜주면 됩니다. AAA 게임에서도 가변해상도는 그리 드문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헤일로5 같은 경우 60프레임을 위해 가변해상도를 도입했는데, XBO에서 대개의 경우 720p 전후의 해상도로 구동됩니다. 1080p를 찍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헤일로6는 내년에 나올 듯 한데, 헤일로5와 비슷한 로드가 걸린다면 스콜피오에서는 1080p~2.5K 정도의 해상도로 구동될 듯 합니다.

 네오와 스콜피오 모두 구기종보다 비싼 가격대로 형성될 듯 합니다. 앤드류 하우스는 공공연히 새로운 SDK의 추가가 마진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네오의 단가는 PS4와 큰 차이가 없을 예정이지만, PS4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엑박 엘리트와 같은 하이엔드 개념이라고 하면 가격은 어느정도 차이나게 포지션 될 듯 합니다. PS4는 PS4 대로 저가격으로 보급에 초점을 두고, 네오는 고급유저들에게서 피...아니 돈을 뽑아내는 용도로 두는 겁니다.

 현재 PS4가 349달러인데, 연말에는 엑박S에 대응하기 위해 299달러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 경우 네오는 349~399달러 정도 가격대가 될 것이고, 399달러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스콜피오는 MS가 최대한 마진을 깎으려 하더라도 단가 자체가 네오보다 비쌀 수 밖에 없어서 최선의 경우에도 네오와 같은 가격 정도가 한계입니다. 가격대는 399~449달러가 될 것이라고 보며, 그래도 499달러까진 가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399달러면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 될테지만, 쉽진 않을 겁니다.

 두 회사 모두 구기종과 신기종을 함께 팔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워질 겁니다. 하지만 실제 제품이 나오고 나면 지금처럼 수많은 논란거리는 불필요한 걱정이 될 거라고 봅니다. 하이/로우를 명백히 구분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이죠. 엑박 쪽은 스콜피오가 저렴하기 어렵기 때문에 엑박원S가 받쳐줘야 하는 입장이고, 소니는 네오에서 마진을 뽑아내고 싶기 때문에 지나치게 싸게 내놓지 않을테니 말입니다. 결국 돈 더 쓸 사람(호구?)들만 고급형을 사게 될 듯 합니다.

 막상 출시되고 나면 생각보다 선택은 쉬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UHD TV가 있는가?, 더 비싼 게임기를 살 생각이 있는가? 이 두가지 질문만 답하면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엑박은 스콜피오가 저렴하기 어렵기 때문에 엑박원S가 실질적 보급을 이끌어야 합니다.

 소니는 네오에서 마진을 뽑고 싶기 때문에 역시나 PS4의 저가격 메리트는 있을 겁니다. 네오의 목적이 마진이라고 한다면, 스콜피오는 마진도 보급대수도 얻어내지 못할텐데, 그럼 MS가 얻을 게 무엇인가 하면 최고 성능의 게임기라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봅니다. 고성능 게임기라는 엑스박스의 이미지가 엑박원에서 실추된 걸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지, 딱히 큰 실리가 있으리라 생각친 않습니다.

 네오의 경우엔 PS4의 설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신공정, 신칩으로 변환만 했기 때문에 단가절감엔 유리한 입장입니다. 소니가 마진을 줄일 각오만 되어있다면 2017년 후반부터는 그냥 네오로 일원화 하는 것도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이번 세대 승기를 잡은 소니이고, 스콜피오가 그걸 뒤엎을 순 없기에 무난하게 네오의 프리미엄으로 꿀 빨 걸로 생각됩니다. 그 경우엔 PS4도 뒤늦게나마 단가절감된 슬림 버전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아마 HDR 지원도 포함해서요.

 필 스펜서가 UHD TV가 없으면 스콜피오 사지 말라고 했는데, 이 말이 그리 틀린 얘긴 아닙니다. FHD TV에서 스콜피오의 이득이라고 한다면 모든 게임을 1080p로 할 수 있을 거란 정도인데, 추가비용을 들이기엔 다소 애매한 혜택입니다. 물론 720p, 900p가 지겨울 순 있겠지만 그걸로 50만 넘는 콘솔로 기변해서 같은 게임을 하긴 애매하죠; 네오의 경우엔 FHD TV 유저는 더욱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대다수수 게임이 1080p가 되기 때문에 더 차이를 느끼기 힘들 겁니다.

 UHD TV로 가면 스콜피오가 더 확실한 우위를 누리게 되지만, 전 UHD TV의 보급과는 별개로 고가의 게임 콘솔에 대한 수요는 코어유저 정도로 제한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UHD TV 사용자라 하더라도 오히려 엑박원S처럼 저렴한 성능에 HDR을 제공하는 콘솔이 더 비용 대비 메리트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해상도보다는 HDR이 더 임팩트가 크니깐요. 저는 내년 쯤 UHD TV로 갈아탈 예정이며, 스콜피오와 네오 구입은 그때 쯤 생각해보려 합니다.

덧글

  • ㅁㄴㅇㄹ 2016/06/29 21:20 # 삭제 답글

    ????? 글이 중복되어있는데요?
  • eggry 2016/06/29 21:34 #

    복붙 실패입니다 ㅋㅋ 수정했네요.
  • RuBisCO 2016/06/29 23:11 # 답글

    폴라리스의 결과물을 보니 전력 문제가 발목을 잡을거 같아 보입니다. 28nm 세대급 전력대 성능비더군요...
  • 세가부스터 2016/06/30 01:21 # 삭제 답글

    아아.. 나는 보았다!! 콘솔 현자의 글을 !!

    엑원은 없고 플4만 있는데, 도대체 네오란 뭘까? 하고 궁금한 찰나에, 올려주신 글을 보니

    눈이 번쩍!! 뜨인 느낌입니다.

    올려주신 명문,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쩜오 콘솔 관련 글들 계속 올려주셔요!
  • isotoxin 2016/06/30 16:07 # 답글

    가변해상도(포르자의 경우는 가변 애셋)의 활성화는 아무래도 제한적일듯 싶습니다. 세비씨 설명을 읽어보니 그거 구현하려면 프레임 예측을 굉장히 잘해야 한다는데 그 때문에 장르나 엔진을 굉장히 많이 타게 됩니다. 역시 범용적으로 사용할수 있는건 재구축 기술이겠죠. 현재 세비씨 엔진 기준으론 1080p에서 100%만 더 추가하면 400% 픽셀 (4K)을 입수 가능합니다. 나무 같은 지오메트리 같은 부분은 3배까지의 성능 절약을 가져다준다고 합니다.

    참고로 세비씨께 물어봤습니다. 스콜피오에서 60프레임 구현이 가능하냐고? "GPGPU 방식 렌더링을 사용하면 CPU 페널티가 전혀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히야~ 역시 세비씨는 항상 앞서가는군요. 참고로 세비씨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크 유니티급 폴리곤 (기존 어크 작품의 10배)을 사용하고도 60프레임을 찍는것이라고 합니다.(참고로 세비씨 이제 당분간은 인디 게임 안 만듭니다.) 재구축 기술과 더불어 이번에도 비동기 컴퓨팅이 쩜오세대 콘솔들을 살려주고 있으니 희망을 가져도 되겠습니다.
  • eggry 2016/06/30 16:17 #

    GPGPU 방식이라... 이제서야 이전 세대가 완전히 버려진 시점에 코드 발전은 그보다 더 느린데 언제쯤 될지 모르겠네요. 거의 차세대 다 나올 때 되서야 가능하지 않을지?
  • isotoxin 2016/06/30 16:49 #

    엔진 한번 갈아엎으면 3년 걸리니까 ㅇㅇ
  • Azer 2016/09/28 01:18 # 삭제 답글

    거의 예언수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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