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자4에서 오토비스타란 이름으로 나왔던 차량감상 모드가 포르자5에선 포르자비스타로 이름이 바뀌는데, 전작이 약 20여 차량만 대응되었던 반면 이번엔 모든 차량으로 확대된다고 합니다. 포르자5의 차량 수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지만 500차량 이상으로 예상.(포르자4+DLC+신차종 정도) 그리고 오토비스타와 마찬가지로 탑기어 호스트 3명의 해설과 코멘트가 차량마다 들어간다고 합니다. 모든 차량에 대응한다는 건 음성데이터만 따져도 상당한 양. 뭐 블루레이라서 이번 작은 용량이 남아돌긴 하겠죠.
사실 게임플레이 그 자체랑은 큰 연관이 없지만, 기술적인 부분으로는 조금 재밌는 힌트입니다. 전작 오토비스타의 차량 모델링은 현세대에서 실제 게임플레이에는 사용할 수 없는, 하지만 차량 한대를 화면에 그려낼 수는 있는 퀄리티였습니다. 테크데모 성이라고 봐도 되죠. 그리고 게임에 사용되었던 여러 단계의 폴리곤 모델을 살펴보면 오토비스타>차량선택>리플레이>=실플레이(플레이어)>AI 플레이어 뭐 이정도 됩니다. 이것보단 좀 더 세분화 되지만 체감되기로는 말이죠. 오토비스타와 차량선택의 외관 퀄리티는 거의 동급이지만, 오토비스타는 본넷오픈 등을 위해서 엔진이나 실내 같은 부분 디테일이나 모델이 더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포르자4 때야 어차피 게임플레이에 못 쓰는 거고, 자동차 애호가를 위한 선물 정도라서 차량 수가 적은 것도 이해가 됐습니다. 또다른 문제는 하이폴 모델링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든다는 거죠.(그란5 프리미엄 만드는데 얼마나 걸렸는지 생각하면...) 일단 저는 포르자5의 포르자비스타의 모델링은 포르자4의 오토비스타와 큰 차이가 없는 레벨로 봅니다. 순전히 폴리곤 수만 봐서는 말이죠. 포르자4에서 20여대이던 하이폴 모델을 500대 이상으로 확대한 건데, 여기서 단순히 포르자비스타만을 위해 이 많은 수의 하이폴 모델을 만들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의 결론은, 포르자5의 실제 플레이(혹은 최소한 리플레이나 포토모드에서는) 모델은 포르자비스타의 모델 그 자체거나 그에 준하지 않는가 합니다. 실제 게임에 쓰일 모델이기 때문에 모든 차량의 모델을 만드는 수고가 합당화 됐다는 거죠. 사실 포르자 시리즈가 늘 실제 플레이에 최고퀄리티 모델을 쓰진 않았음을 생각하면, 이 하이폴 모델은 여전히 차량선택이나 리플레이, 포토모드 정도로 제한될 겁니다.(포르자4는 포토모드용 모델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포르자5는 다를 수도 있죠.) 불필요한 엔진모델링 등을 삭제한 것이 실제 플레이에 이용되는 모델일 겁니다. 4의 차량선택 화면과 비슷한 정도 퀄리티겠죠.
그런데 세대가 바뀌었는데도 아무리 이전세대의 성능을 최대한 집중해 구현한 오토비스타 모델이라곤 하지만, 그 수준의 모델을 거의 그대로 썼다는 건 조금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360에서 오토비스타에 그 퀄리티가 가능했다면, 엑박원에서는 그 성능을 발휘해 훨씬 더 고도의 포르자비스타 모델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저는 여기에 대해 오토비스타를 소수 차량을 위한 쇼룸에 그치지 않고 포르자란 게임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모드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전차량 대응이 필요했고, 퀄리티를 올리지 않는 건 작업량 상 당연한 결론이라 봅니다. 그란투리스모엔 방대한 자동차 데이터베이스가 있고, 포르자 시리즈도 그런 공간을 가질 필요성을 느꼈을 겁니다. 모든 차량을 수록해야 하고, 그란에는 없는 탑기어의 해설이라는 개념을 이용해 차별화 하려는 거죠.
한편으로 이런 추론이 나오지만 포르자5의 게임플레이나 포르자비스타 모델은 분명 차세대의 그것이라 할 만한 퀄리티입니다. 아름답고 훌륭하죠. 폴리곤이 그다지 늘어나지 않았을텐데도 차세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이건 자동차란 물체의 특성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는 3D로 진짜처럼 구현하기 가장 쉬운 물체이고(기계가 다 그렇듯) 이미 현세대에선 오토비스타, 포토모드에서 실차를 높은 정확도로 재현했습니다. 차세대에선 그저 이정도 모델을 실제로 게임에 쓰기만 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만한 퀄리티가 나오죠. 야마우치도 이미 그란5의 프리미엄 모델은 차세대에서 그대로 써도 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즉 차량모델은 현세대 하이폴 모델이면 이미 더이상 폴리곤 증가로 인한 혜택이 미미한, 수렴곡선 상태로 들어섰다는 것입니다. 성능이 더 좋은 PS4로 나오는 드라이브클럽도 분명 좋은 그래픽이지만 모델링은 포르자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폴리곤 카운트는 여기서 끝이란 거죠.
그렇다고 포르자5의 차량 비주얼이 정점인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모델링 레벨에서 정점에 다다랐다는 것일 뿐, 차를 진짜처럼 보이게 만드는덴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사실 턴10이 포르자5의 비주얼에서 강조한 점도 그 부분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턴10은 포르자5에서 차량의 도색을 3겹의 레이어를 이용해 구현했다고 합니다. 실제 차량은 단순히 메탈릭 도색으로만 된 게 아닙니다. 금속차체와 밑도색과 실제 도색, 그리고 표면코팅까지 여러단계로 이뤄져있죠. 때문에 단순히 유광도료를 뿌린 것과는 다른 질감을 만들어 냅니다. 포르자5는 이 도색표현의 진화를 노릴 거라는군요.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순 없을테지만, 확실히 차량의 때깔은 이전 레이싱 게임들과 다릅니다.
그 외에도 광원을 포함해 실차처럼 보이기 위해 발전해야 할 부분은 많습니다. 게임 그래픽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현세대만 봐도 차량이 실사인지 아닌지 햇갈려 하기도 하지만, 게이머와 자동차 애호가들은 여전히 잘 분간해냅니다. 다만 폴리곤 카운트 측면에서는 이제 정점에 도달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ps.루리웹에선 날씨변화/시간변화 없다고 게을러졌다, 발전이 없다고 까이지만, 오픈휠 서스펜션 모델을 완성하고 500대가 넘는 차량을 그란 프리미엄 이상의 퀄리티로 깎아내는 일 자체가 엄청난 인시를 요하는 일입니다. 절대 놀고 있었다고 할 수 없는 거죠.
포르자4에서 일부러 다 안 보여줬다고 해도 포르자3로부터 4년이란 기간 동안 500대를 만든 겁니다. 그란6의 프리미엄 차량수는 450~500대 정도로 추산되는데, 그란5를 포함해 총 7년이란 시간임을 생각하면(그리고 포르자비스타의 퀄리티가 프리미엄보다 더 높다는 걸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생산성 차이가 역력히 보입니다.
덧글
그란에 탑기어 트랙 나올때만 해도, 아 대박 그란하고 이제 코라보레이션 하는구나 했는데
제레미가 포르자로 갈줄이야 ...
캐드도면, 레이저스캔 정도가 보편적인 초벌제작법이고 그 후엔 수작업이 들어간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