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을 타 보자 by 계란소년






 사실 F1 머신들은 흔히들 생각하는 것 만큼 하늘의 별같은 존재는 아닙니다. 물론 페라리 이전 경주차를 손에 넣는 것은 대기업 회장 쯤은 되야 찝적댈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유명세가 덜 한 팀들의 경주차는 그렇게 멀기만 한 건 아닙니다. 몇몇 팀들은 지난 경주차들을 종종 경매에 내놓으며, 참가 부담이 큰 F1의 특성상 많은 팀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면서 남기는 경주차들도 제법 됩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거나 별로 유명세를 타지 못 했던 팀들의 머신이라면 더 싼 가격에 손에 넣을 수 있죠. 또 페라리나 맥라렌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머신들은 해가 지날 수록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일반 자동차 처럼 말이죠. 신형 F1 머신의 제조가는 평균적으로 100만 달러(약 10억)에 달하지만, 이보다 싼 가격에 입수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말하자면 F1 머신들은 부가티 베이론이나 엔초 페라리보다 쌉니다. 물론 워낙 수량이 적고, 접근하기가 꽤 어렵다는 게 비용 이상의 문제로 작용하기는 하지만 말이죠.

 F1 머신은 사는 것 자체보다는 운영에 더 많은 문제가 듭니다. 기름값이나 부품값 같은 유지비 외에도 어지간한 GT 팀 피트크루 정도 인력은 있어야 제대로된 운영이 가능하죠. 경매로든 어떻게든 F1 머신을 손에 넣었다 해도 F1은 로드카가 아닙니다. 초고속으로 달리는데는 어떤 차보다 능숙하지만, 경차에서도 손쉽게 되는 사소한 것들은 오히려 더 까다로운 편이죠. 안전을 위해서도 언제나 인력이 필요합니다. 심지어 시동을 거는데도 엔지니어의 손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회사의 지원도 없이 개인이 F1 머신을 소유한 뒤 그걸 서킷에서 달려보기까지 하는 데에는 상상 이상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서킷 대여 비용 역시 마찬가지지만 말이죠. 페라리는 단골 고객을 위한 패키지로 옛 머신을 살 수 있고 페라리가 지원하는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지만 명팀 답게 비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조금 더 현실적인 방법은 하위권 팀이나 사라진 팀의 머신을 손에 넣는 것입니다. 미나르디, 조단, 재규어, 티렐 등 선택의 폭은 어느 정도 있습니다. 영국의 Cars International은 단순히 자신들이 보유한 F1 머신을 판매할 뿐 아니라 FV10 이라는 F1 머신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당초 PF1으로 소개되었던(오토카와 F1레이싱에 나왔음) 이 프로그램은 지금 FV10이란 이름으로 바뀌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FV10 프로그램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엔진 공급을 원활하게 한 것입니다. FV10 프로그램에서 판매하는 F1 머신들은 코스워스제 V10 엔진으로 교환되었으며, 이 엔진은 지속적으로 공급됩니다. 향후 4기통으로 바뀔 F1 머신들에는 적용하기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현행 V8 머신들은 엔진 크기 차이가 별로 없어서 FV10이 V10으로 개조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근래 스펙 제한 덕에 F1 머신의 출력이 저하되어, 코스워스 V10은 현행 F1 머신보다 20% 이상 더 강력합니다. 2000년 이후의 섀시와 F1 역사상 최강의 엔진을 조합한 것입니다.

 또한 전직 테스트 드라이버 마크 헤인스의 운전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피트 지원과 FV10이 지원하는 연 4회의 경주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보험, 머신 재구매, 재도색 등의 서비스를 포함합니다. 연회비는 500만원도 안 합니다. 물론 이런 회비 이외에 차량 유지비는 별도 부담이지만, 피트 팀을 구성하고 서킷에 달려볼 기회를 찾는 게 F1 머신을 사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인 만큼,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경주차 지원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게 확실해 보입니다. 물론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고는 해도 단순히 머신값만 해도 5억이 넘는 게 보통이며, 엔진 수명이 2000Km도 안 되지만 가격은 5000만원이 넘습니다. 변속기나 타이어 등의 수명도 짧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차량 비용보다 더 힘든 운영에 대한 지원이 수월해진 만큼 F1 머신에 대한 꿈을 꾸기가 더 쉬워진 건 확실해 보입니다. 이제는 전재산이 100억이 넘지 않더라도[...] F1 머신을 타고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ps.Cars International에서 파는 머신은 페라리, 조던, 티렐 등으로, 이들은 2000년 이전 머신이기 때문에 FV10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엔진 규격 외에도 ECU와 같은 전자장비 문제가 차량 년식을 제한합니다. 조던의 1999년 머신은 1억 밖에(?) 안 합니다. FV10 프로그램에서 판매하고 있는 F1 머신에는 재규어 R5(2004년, 마크 웨버)와 수퍼 아구리(!) SA06(2006년, 사토 타쿠마)이 있습니다.







아, 수퍼 아구리 갖고싶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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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라큄 2008/07/13 13:58 # 답글

    ...방금 그리드하다가 몰고 나온게 저 모델인데...
  • lchocobo 2008/07/13 14:10 # 답글

    오, 한 100억만 모으면 타 볼 수 있는 것이군요. (엄청나게먼산)
  • 로리 2008/07/13 14:57 # 답글

    슈퍼 아구리 진짜 가지고 싶네요 T.T
  • 별빛수정 2008/07/13 16:43 # 답글

    허억, SA06...100억만 모으면 되는군요(?!)
  • 박군 2008/07/13 23:32 # 답글

    아... 그렇다면 실제로 한번 F-1 공짜로 가져가실수있는 기회를 함 가져보시길;...
    실제로 F-1을 들여놓을수 있는 국가가 있고 그렇지 않는 국가가 있는데,
    아마도 대한민국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요?
  • 로리 2008/07/14 00:13 # 답글

    한국은 아직 F1을 못 하고 있는 나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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