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티앙 로브, WRC 2019 시즌 현대와 계약 by eggry


 어제 이미 유출정보로 거의 확실시 되었지만 공식 뉴스로 확인 됐습니다. WRC 2019 시즌에 현대가 9회 월드 챔피언 세바스티앙 로브와 계약을 채결했습니다. 다만 풀시즌 참가는 아니고 14 라운드 중 6 라운드에 참가하며, 다니 소르도와 공유하게 됩니다. 재밌게도 로브는 2년 계약, 소르도는 내년으로 만료되는 상황이라 분위기 상으론 로브와 소르도 하는 거 봐서 보겠다는 느낌입니다.

 작년 컨스트럭터 타이틀을 따면서 한창 물이 올랐던 현대이지만, 올해는 토요타 트리오에 팀 전체 실적에서 밀리면서 컨스트럭터에서 패배, 드라이버에서는 M 스포트의 오지에에 패배함으로써 더블 챔프가 기대되던 해에 두 타이틀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결정은 컨스트럭터 패배의 다른 요인이었던 드라이버의 취약성을 보충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일단 내년 시즌에선 로브는 풀시즌 참가가 아니기 때문에 타이틀 경쟁에 참가하진 않을 것이고, 여전히 팀의 주력 드라이버는 누빌과 미켈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모터스포츠 역사상 레전드 급 챔피언을 영입한 첫 사례인 점은 대단히 기념할 만 합니다. 다만 작년 현대가 보여준 취약점이 드라이버 만이 아니라 머신 경쟁력 저하와 메인터넌스 같은 부분도 있었기에 드라이버 강화 하나 만으로 시트로엥과 토요타에 맞서기는 2% 부족해 보입니다. 물론 현대도 그걸 알기에 로브를 첫 시즌에 풀시즌 투입하지 않는 거겠지만 말이죠.

 현대의 생각은 그렇다 치고, 로브의 의사도 궁금하긴 합니다. 요 근래 파트타임 참가만 해오고 있었지만 여전히 경쟁력은 만만찮았던(올해는 시트로엥과 1회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로브인지라, 풀시즌 및 챔피언십 도전이 기대되긴 합니다. 게다가 또다른 세바스티앙인 오지에와의 관계도 흥미롭습니다 오지에가 시트로엥에서 로브와 팀메이트이던 시절은 로브의 팀이었고, 로브에게 도전할 수 없도록 했다는 얘기는 유명합니다.

 그런 오지에가 폭스바겐과 M 스포트에서 6개의 타이틀을 쌓고서 이번엔 친정집 시트로엥에 넘버원으로 금의환향 한 것이죠. 그동안 보여준 실적과 업적을 생각할 때 로브가 시트로엥에 있어봐야 파트타임 아니면 넘버 2 밖에 못 될 게 분명했습니다. 파트타임이면 남아도 상관 없는데 굳이 다른 팀을 택한 건 한번 오지에와 진심으로 붙어 보려고 간 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로브의 첫 타이틀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도 둘은 단연 투톱 드라이버이니 말이죠.

 물론 로브가 10 타이틀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에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내후년까지는 실현되지 않을 겁니다. 현대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서 로브도 그냥 파트타임 2년으로 끝낼 수도 있고(그 이후는 아무리 나이를 덜 타는 랠리라고 해도 그때 쯤엔 로브라도 쉽지 않겠죠) 아니면 로브가 갑자기 나이 티를 낼 가능성도 있긴 하죠.

 다만 유일한 우려가 있다면 로브가 생각 외로 잘 하고, 누빌이 생각 외로 못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굴러온 돌(이라기보단 다이아몬드 수준이지만)이 박힌 돌 빼내면서 팀 분위기가 요상해져 버릴 수 있다는 거겠죠. 그동안 오지에 잡을 가장 현실적인 드라이버로 누빌+현대가 꼽혔는데 미코 히르보넨 꼴이 날 수도 있습니다;; 실수도 많긴 했지만 오랫동안 현대 뒷바라지 해오며 팀빌딩에 헌신해온 누빌이 뒷전취급 되면 여러모로 서글픈 모습일 겁니다.

 뭐 일단 이름값 면에서는 시트로엥과 현대가 투 셉을 잡으면서 확실하게 두드러지는 모양새로 가는군요. 물론 타이틀은 세 차량을 투입해 얼마나 꾸준히 잘 뽑아내느냐이기도 하고, 랠리도 차량 성능이 여전히 의미있기 때문에 토요타의 저항도 만만찮을 겁니다. 실제로 올해 오트 타낙이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고, 오트 타낙이 투 셉에 도전할 신흥이 될 수도 있겠죠. 제일 안습인 건 메뉴펙처러 지위도 잃고 차량도 구형에 에이스 드라이버도 떠난 M 스포트가 되겠네요.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구입 by eggry


 귀찮아서 사진은 그냥 폰으로... 출시 초기에 일본 여행 가서 지인 꺼 사다주긴 했는데 전 자금도 쪼들리고 그래서 미뤘더래죠. 일본에서 사는 게 조금은 더 쌌을텐데 할부 형식을 취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 그냥 한국에서 사기로 했습니다. 또다른 이유는 충전기였죠. 이번에 동봉되는 18W 충전기는 아이폰 고속충전 스펙에도 맞는 적절한 놈인데 이걸 한국 콘센트 모델로 갖고 싶었거든요.

 아이패드 에어 2를 4년 쓰다가 드디어 교체했습니다. 사실 비싸다든가 이런저런 이유로 참으려 했는데 뭐 이 녀석도 사면 4년 정도 쓰겠지 하는 생각에 눈 딱 감고... 이번 아이패드가 장기적으로 가져가볼 만 하다고 생각하는 건 역시 포트가 처음으로 바뀐 놈이라서입니다. 일단 케이블은 앞으로 더 필요하지 않겠죠. 메모리가 4GB인데 아주 만족스러운 용량은 아닙니다. 6GB나 8GB인 첫 기종이 더 오래갈 거 같네요.

 펜도 안 쓰고, 새 디자인 자체도 필요 없지만 결국 미래를 위해서- 라는 이유와 아이폰과의 UX 통일(터치 ID, 제스쳐 등)을 위해서 선택했습니다. 사실 성능만 따지면 120Hz 스크린만 빼면 6세대 아이패드로도 만족하는데, 에어 2 쓰던 입장에선 핸들링과 마감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거든요. 에어 1 기반 섀시라서 유리도 통통 튀고 두께도 더 두껍고... 그 감각을 유지하려면 결국 프로로 갈 수 밖에 없더군요. 언젠가 교육패드도 120Hz, 페이스 ID, USB-C가 들어오겠지만 그게 내년은 아니겠죠.

 공홈, 오픈마켓, 통신사 등을 두루 둘러보다가 공홈은 할부 조건이 안 좋고, 오픈마켓은 물량확보 실패, 통신사만 매일 일정량 입고되길래 쳐다보다가 샀습니다. 24개월 쳐도 정가보다는 약간 싸더군요. 오픈마켓이 물량만 나온다면 기본 할인까지 해서 더 좋은 조건이겠지만 물량 없어서 발매 전 예약분도 아직 못 보내줘서 Q&A에서 욕바가지 먹고 취소 폭주하는 거 보고 신경 끄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KT 쪽 쳐다본 건 한 3일 정도 됐는데 통신사 쪽이다보니 요금제니 선택 약관이니 본인인증이니 절차가 길어서 좀 버벅이다 보면 물건 족족 없어지다가 화요일 밤 쯤에 재고 들어온 거 보고 주문했네요. 이틀 걸려서 오늘 도착했습니다. 애플스토어에서 직접 주문한 스마트 폴리오도 함께.

 스마트 커버 대신 이번에 뒤쪽까지 커버하는(하지만 옆은 안 함) 스마트 폴리오로 바뀌었는데 카툭튀를 잡아주는 건 좋지만 전 후면 보호성보단 최대한 경랑+탈부착 편의성을 원해서 스마트 커버가 아쉽습니다. 들고 쓰기엔 약간 불편하거든요. 안쪽 스웨이드 재질을 뒤로 확 넘겨야 핸드헬드가 되는데 이쪽에 손기름이니 먼지니 묻으면 그게 다 화면으로... 뭐 각진 모양새 때문에 서드파티에서도 스마트 커버 온리 제품은 아마 나오기 힘들 거 같습니다.



 알루미늄 덩어리에 찬 바람 맞고 택배로 와서 엄청 차가웠습니다. 손 얹었더니 자국이...



 커버 씌우고 아이튠스로 영혼까지 복원 중. 이젠 앱은 백업에서 전송되지 않고 무조건 스토어 다운이라서 이 방법으론 스토어에서 내려간 앱들을 지켜낼 순 없습니다. 그래도 단순 복원속도 향상을 위해서라도 스토어에서 받지 말고 컴퓨터에서 전송해줬음 좋겠다 싶기도... 근데 와이파이 성능이 워낙 좋아서(벤치로 350Mbps 나왔으니 하드웨어적으로 500Mbps를 넘을 수도 있겠습니다.) 금방 다 깔리긴 하더군요. 폰의 거의 2배 속도로 깔린 듯.



 근데 복원 후 미쳐버리게 만든 것이 있었으니 바로 셀룰러. 아이패드 에어 2에서 쓰던 번호 그대로 기변 신청한 거라 그냥 유심 넣으면 짠! 하고 되야 하는데 왠걸? 안 됩니다. 켠 직후에 안테나 신호 잠깐 떴다가 그냥 사라집니다. 0칸도 아니고 그냥 안테나 그래픽 자체가 안 뜹니다. 그리고 유심 빼도 유심 없다는 메시지도 안 나옵니다. 기기 정보에서 셀룰러 번호도 불가로 나오고...

 셀룰러로 들어가니 핫스팟이나 로밍 설정 대신에 데이터 플랜을 선택하라고 나오는데, 이게 아마 내장된 애플심인가 하는 걸로 작동되는 거 같은데, 현지에서 즉석에 데이터플랜을 결제해서 쓸 수 있게 해놓은 겁니다. 이론 상으로 아주 좋은데 한국에선 메뉴 자체도 뜨지 않았었는데 물리심 인식이 안 되는 상황에 뜨긴 뜨더군요. 그리고 나중에도 설정이 있긴 했습니다.

 정작 아이폰의 eSIM과는 기술적 유사성은 있는데 프로바이더가 달라서 아이폰 쪽에선 아직 이런 식으로 작동되지 않습니다. eSIM의 경우엔 통신사에 직간접적으로 등록해서 쓰는 방식이고(대리점, 고객센터 외 자가개통이 있기는 하지만 선불 플랜 형식으로 되는 건 아님), 애플 심의 경우엔 애플과 계약을 맺은 통신 사업자들이 선불 유심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만든 겁니다. 그리고 애플 심은 내장된 기종도 있지만 그냥 나노 심 형태로 애플이 파는 걸 비내장 기종에 넣어서 쓸 수도 있습니다. 뭐 가성비는 일단 한국에선 쓸 이유 없기는 한데 여행 시에는 좋을 거 같더군요. 문제는 로밍이 절실한 폰 쪽은 그냥 eSIM이라서 그런 거 ㅇ벗다.

 여튼 여러 경위로 볼 때 나노 심 자체가 인식이 안 되는 정황이 컸습니다. KT 쪽에서도 아예 기기 작동 신호가 들어오지 않고 계속 전원 꺼짐으로 나온다고 하고, 다시 빼다가 에어 2에 넣어보니 그쪽도 잘 됐고, 정보에서 셀룰러 번호가 인식되지 않는 점 등 여러모로 하드웨어 문제로 보였죠. 아이폰 XS MAx도 볼륨버튼 불량 걸려서 고생했는데 한 달 여만에 또 불량이 나올 줄이야. 짜증이 나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더군요.

 결국 가로수길 스토어나 공인 서비스 업체를 방문해야 할 상황인데, 마침 올해까지 아이폰 배터리 무상교체 기간이라서 대기시간이 미쳤습니다. 사전 예약은 아예 다 차버렸고 현장 대기도 오픈하자 마자 가도 수십명, 그 수십명에 예약자까지 치면 그냥 아침에 가도 그날 끝날 때 쯤이나 재수 없으면 맡기고 가서 다음날 찾아가야 하는 상황. 물론 전 배터리 교체가 아니라 아이패드 불량 교환이고, 30일 이내라 신품 교환이긴 하지만 저렇게 대기자가 많으니 저도 오래 걸릴 수 밖에. 그리고 검색해보니 아이패드 프로 교환물량도 넉넉치 않아서 며칠 걸릴 수도 있다더군요.

 해 지고서 애플 스토어로 직행하려다가 전화통화로 오늘은 현장대기도 다 마감되었단 말에 그냥 돌아와서 내일 가아하나, 토요일에 가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갑자기 살아났습니다.[...] 2,3시간 동안 아이패드를 몇 번 끄고 켜고, 재설정하고, 유심을 뺏다 꼈는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되데요. 단순 통신사 전산이 늦게 작동되었다 생각하기엔 안테나 신호 자체가 작동하지 않았던 점을 생각해서 여러모로 혼란스럽습니다. 제 지식과 경험으로도 하드웨어 문제인 게 거의 확실해 보였으니...



 뭐 우여곡절 끝에 이제 셀룰러도 작동되고 잘 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감상은 별로 얘기할 게 없네요. 각진 디자인 노선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모서리가 90도로 꺾이는 건 너무 과격하게 마무리 되었다는 생각엔 변함 없고, 안테나 처리도 좀 깔끔하지 못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구형처럼 플라스틱 판떼기 붙여놓으란 건 아니지만, 후면이 아니라 폰처럼 테두리 쪽에서 해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큰 불만점은 전면 베젤이 전부 검은색으로 통일된 점입니다. 제가 여태까지 어두운 색 모델을 안 산 이유는 흰 베젤을 쓰고 싶어서였죠. 그리고 마음에 드는 흑색은 아이패드 미니 1에 쓰였던 블랙&슬레이트 뿐이었고(아이폰 5에 쓰인 이 색은 지금도 최고의 아이폰 컬러링이라 생각합니다) 이후 스페이스 그레이는 전부... 그냥 어두운 실버 정도 수준이었으니까요. 이번엔 그래도 회색이라고 할 정도로는 어둡긴 하더군요. 근데 이번엔 케이스 색상 불문하고 베젤이 전부 검은색이라 실버나 골드 살 이유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이젠 그냥 블랙+그레이라는 가장 뻔한 선택만 남았기에 당연히 스페이스 그레이 선택.

 성능은 뭐 흠잡을데 없습니다. 사실 에어 2 쓰다가 오면 어느 아이패드가 안 빠르겠냐만(교육패드도 빠르더군요) 120Hz는 아이패드 프로 만의 특권이니까 그 부분에서 만족. 페이스 ID는 역시 이쪽이 편한 때도 있지만 터치 ID와 같이 있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패드는 테이블에 놓고 쓰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아직 페이스 ID가 테이블에 놨을 때 얼굴 인식각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아이폰과의 UX 통일은 편하긴 하네요.

 포트 바뀐 건 충전이야 집에서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지 별 문제 없는데 아이튠스 복원할 때 다른데 쓰던 USB A-C 케이블을 가져다 해야하긴 했습니다. 다음 컴퓨터 맞출 즈음엔 컴퓨터도 USB-C를 많이 갖춘 걸로 해보도록 해야겠네요. 여튼 골치를 썩히던 셀룰러 문제가 해프닝으로 끝났으니 이제 맘 편히 쓰는 일만 남았습니다. 할부금 열심히 갚으면서 말이죠. 아이패드 에어 2는 제가 아이패드 3 갈 때 넘겨줬던 아이패드 2를 아직 쓰는(!) 동생에게 물려주기로 했습니다. 아이패드 2 쓰다가 에어 2 쓰면 그건 그거대로 신세계겠죠.

 유일한 불만은 유투브 4K가 안 된다는 점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라고 해도 그냥 더 빠르고 얇고 가벼운 아이패드를 원하는 거지 생산성이니 뭐니 기대한 건 아니라 결국 트위터, 유투브, 웹서핑으로 귀결될텐데, 트위터랑 웹서핑이야 그냥 빠르면 땡이라지만 유투브는 이 좋은 화면(+가격)으로 4K를 못 보다니! 라는 생각만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야 뭐 2.5K가 조금 안 되는 해상도니까 진짜 4K 체험을 할 순 없지만 1080p보다는 좋아 보일테니까. 이건 애플과 구글이 서로 고집 부리는 이상은 답이 없긴 합니다. 아마 AV1이 보급되는 2020년 이후에나 해결되겠죠.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6부 - 나라마치(2), 간고지, 코후쿠지, 카스가타이샤 by eggry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by eggry


 MCU에 실사 스파이더맨을 역 렌탈 했지만 다른 스파이더맨 프로젝트들에 야심을 보이는 소니의 두번째 결과물, 아니 게임까지 치면 세번째일까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이하 '뉴 유니버스')를 봤습니다. 사실 현지화된 제목은 의미전달이 애매하다고 생각하네요. 원제는 스파이더맨: 인투 스파이더버스 였기 때문에, 단순히 새 유니버스가 아니라 스파이더맨의 멀티 유니버스라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반면 '뉴 유니버스'는 그런 쪽으로 볼 수도 있지만 뭔가 새로운 시작 같은 느낌을 주죠. 뭐 그런 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요.

 여튼 더 직설적인 원제에 맞게 '뉴 유니버스'는 멀티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킹핀이 주도하는 실험에 의해 다른 우주의 스파이더맨들이 넘어오게 되고, 그걸 되돌리게 되는 내용입니다. 그 와중에 본래 우주의 차세대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가 다른 스파이더맨들의 도움을 받으며 영웅화 되어 간다는... 단순한 스토리입니다.

 사실 내러티브 면에서는 무난하긴 해도 원하던 바를 썩 잘 전달했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스파이더맨 선배님들과의 관계 같은 건 괜찮은 편인데 가족 문제는 집중력도 중요도도 떨어지고 애매한 클리셰 활용만 했다고 보이네요. 폭풍처럼 몰아쳐가며 흘러가는데, 사실 조금 더 완급조절과 드라마가 있었다면 좋았을 듯 싶습니다.

 그래도 스토리가 보통이면 기본은 한 것이고, 나머지를 뭘로 채우냐인데 위트나 비주얼에서는 괜찮았습니다. 카툰 센스 연출이 사실 조금 과용되는 때도 있는데, 뭐 극장판으로 한번 즐기는 건데 그정도는 견딜 만 합니다. 유머 면에서는 아주 노골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알게 모르게 스파이더맨의 밈들이라든가 팬들을 웃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설마 크레딧에서 60년대 에니메이션 밈까지 나올 줄은...

 시리즈화 될지는 모르겠는데 비주얼 면에서는 확실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카툰 망점에서 따온 텍스쳐링 감각도 괜찮았고요. 다만 컨셉 상 시리즈화 하면 좀 루즈해질 가능성이 높아서 원오프로 끝나기를 더 바라긴 하네요. 아니면 아예 TV 시리즈화 하든지...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5부 - 나라마치(1) by eggry


WEC 하이퍼카 프로토타입 규정 개요 확정 by eggry


 FIA가 LMP1을 대체할 WEC 2020/21시즌의 하이퍼카 컨셉 프로토타입의 규정의 개략적인 틀을 확정지었습니다. 로드카와 연관있게 한다는 취지에 따라 25대의 차량이 내연기관 전용, 25대가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2020 시즌 개막부터 연말까지 생산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 차들은 도로 합법이어야겠죠. 규정은 더 강화되어서 두번째 시즌에선 총 생산량 100대가 요구될 거라고 합니다.

 레이스카 버전을 만들 때 엔진블럭과 실린더 헤드를 제외한 내연기관은 개조 가능하지만 하이브리드 모터는 로드카와 같아야 합니다. 또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프론트액슬 기반의 에너지회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는 지금과 같은 제한적인 AWD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엔진의 최대출력은 680마력,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출력은 268마력으로 도합 948마력으로 적어도 GTE 클래스에 비해선 현저한 출력 향상을 보이며, 현행 LMP1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다만 최소 중량은 1040Kg으로 지금의 980Kg보다 높아졌는데, 어차피 LMP1에 비해서는 로드카 베이스라 약간 무거울테니 뭐... 군비경쟁을 억제하자는 뜻도 있을 겁니다.

 파워유닛 수치가 비교적 고정적인 반면, 차등을 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의 범위는 주로 다운포스, 드래그 등의 에어로 수치들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혁신적인 규정으로는 프론트 및 리어의 무버블 에어로가 허용된다고 합니다. 다만 이 두 곳 외에는 허용되지 않으며, 드라이버의 직접 조작으로 작동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약간 복잡한 DRS 같은 형식이 될 듯 합니다. 물론 DRS와 달리 오픈/클로즈 두 단계가 아니라 중간단계가 있을 것이며, 팀과 드라이버는 많은 연구를 하게 될 겁니다.

 또한 GTE와 같은 밸러스트 규정을 도입하여 시즌 중 격차가 과하게 벌어질 경우 조정하는데 쓰이게 될 겁니다. 하중 분포는 프론트 48.5에 조정치 1.5%로 일반적인 미드십의 평범한 수준에서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합니다.

 메뉴펙처러는 2개의 설계와 5개의 '조커' 업그레이드를 제안하여야 하며 그 틀 내에서만 향후 5시즌 동안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새 규정은 현재로썬 아직 LMP1이란 이름으로 FIA 웹사이트에 올려져 있습니다.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4부 - 시텐노지, 하루카스 300 by eggry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1부 - 오사카 도착, 우메다에서 저녁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2부 - 오사카 성 공원, 나카노시마로 가는 길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3부 - 오사카 동양 도자기 박물관, 시텐노지, 하루카스 300

 나카노시마에서 시텐노지 가긴 약간 애매하더군요. 당장 나카노지마에서 직행하는 전철이 없어서... 케이한 계열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거나 해야하는데 그냥 다리 건너서 남쪽으로 간 뒤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아이폰 스이카가 생긴 뒤로는 이제 일본 버스도 거리낌 없이 탑니다. 스이카 안 되는 곳만 아니면 말이죠;; 작년 기후에서 스이카가 안 되서 당황했다죠. 현지 교통카드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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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3부 - 오사카 동양 도자기 박물관 고려 청자 특별전 by eggry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1부 - 오사카 도착, 우메다에서 저녁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2부 - 오사카 성 공원, 나카노시마로 가는 길

 목적지인 오사카 동양 도자기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동양이라지만 영어명은 Oriental인데, 실상 상설전은 한중일 도자기들을 다루고 있어서 영어명은 약간 부적절한 이름일 듯도...? 한자권에서 동양이라고 하면 넓게 봐도 동아시아까지지만 오리엔탈은 그보다 좀 서쪽의 개념이 아닌가 싶고요. 물론 근대로 오면서 오리엔탈의 영역이 다소 어설프게나마 극동까지 커버하게 되기는 했습니다만. 옛날에 지어진 이름이라 그러려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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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카메라의 소형화 정책과 그 한계 by eggry

 얼마 전 아마추어 포토그래퍼와 소니 디지털 이미징의 시니어 제너럴 매니저의 인터뷰의 한 문구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는 전체적인 논조와 달리 마지막 질문과 답변이 고집불통처럼 느껴진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고집불통인 거야 소니 답긴 한데 그 내용과 상품에서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있어 써봅니다. 해당 인터뷰(링크)의 문제의 질문과 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AP: 소니는 매우 작은 카메라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쟁자들은 더 크며, 나는 이것이 소니가 너무 작다는 비판을 의식한 게 아닌가 궁금하곤 하다. 특히 큰 렌즈를 사용할 때 말이다. 특히 지적받는 부분은 그립과 렌즈의 간격이 너무 작아서 큰 렌즈를 사용할 때 손가락이 들어갈 공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고려하는 점은 없는가?

다나카: 두 부류의 소비자가 있습니다. 한 쪽은 이동성 매우 중점을 두고 있죠. 그들은 더 작고 가벼운 카메라를 원하며, 그게 우리가 만드는 것입니다. 인체공학과 컴팩트함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하며, 적절하지 않다면 우리는 조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더 큰 카메라를 원하는 고객에겐, 그건 소니의 철학이 아니며 타른 것을 찾아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집불통이다, 지금처럼 작은 게 좋다 등 의견을 봤습니다. 전 그런 찬반 문제가 아니라 소니가 이 문제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나, 제품과 시장의 관점에서 크기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일단 소니가 소형화를 추구하는 건 별로 새로운 일도 아닙니다. E 마운트 첫 카메라인 NEX 시리즈는 마운트 직경이 바디 높이보다 커서 마운트가 살 밖으로 튀어나온 독특한 형태로 나왔습니다. 오늘날 더이상 마운트 사이즈가 바디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E 마운트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중 가장 작습니다.) 바디 사이즈 소형화는 여전히 소니의 중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메이커들은 꾸준히 소니보다 큰 카메라를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사실 같은 풀프레임 판형이 아니더라도 후지의 APS-C 카메라나 파나소닉, 올림푸스의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 최상위 제품들은 소니 a7, a9보다 확연히 큽니다. 그들이 단순히 소형화 할 기술력이 부족해서 크기가 큰 건 아닙니다. 분명히 더 큰 크기 덕분에 더 나은 그립과 인체공학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렌즈가 풀프레임보다 작다는 점까지 더해서 후지나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들은 소니보다 훨씬 좋은 밸런스를 제공합니다.

 물론 f1.8급 단렌즈나 f4 줌렌즈를 쓸 때 소니 카메라들은 그렇게 문제가 되는 크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렌즈가 크더라도 바디가 최대한 작고 가벼워서 전체 패키지가 줄기를 원하는 수요도 분명히 있습니다. 소니 24-70/2.8 렌즈가 DSLR보다 별로 작고 가볍지 않다고 해도, 바디가 더 작고 가벼운 것만으로 휴대성에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고 그런 소비자들도 존재합니다.



 제가 가지는 의문은, 과연 소니 스스로 크기와 형태, 인체공학의 균형에 있어서 어떤 우선순위를 갖고 있으며 일관성을 지키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의문은 a7 시리즈가 매 세대마다 점점 커지고 무거워져 왔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첫 a7은 인체공학적으로 아주 안 좋은 카메라였으나, 매우 작고 가벼웠습니다. 2세대에선 바디 사이즈가 커지고 더 무거워졌는데, 손떨림 보정이 들어갔다는 것이 주된 근거였습니다. 그리고 3세대에 다시 한번 두꺼워지고 무거워졌는데, 배터리 변화가 영향이 있겠죠.

 이런 흐름에서 본다면 소니는 크기와 인체공학 자체는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즉, 크기란 넣고자 하는 기능이 결정되었을 때, 그 기능을 넣을 수 있는 최소사이즈로 결정된다는 것이죠. 만약 소니 a7이 처음 나올 때 GH5 정도 크기였다면, 3세대에 걸쳐 기능 진화가 이뤄지는 동안 크기 변화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전 세대의 섀시에 넣기엔 기능과 부품이 많아졌기 때문에 카메라가 커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죠.

 타사가 제품의 가격대와 주 수요층, 그리고 그 수요층이 이용할 렌즈 사이즈와 무게, 손의 크기 등을 고려해 껍데기를 먼저 정하고 알맹이를 그에 맞게 만든다면, 소니는 알맹이(기능과 부품)을 먼저 정한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물론 소니의 정확한 의사결정 방법은 알 수 없지만 말이죠.

 또다른 문제는 큰 사이즈에 대한 명백한 요구입니다. f1.8 단렌즈와 f4 줌렌즈가 있는 한편, 소니에는 타사와 별반 차이가 없거나 심지어는 더 무거운 경우도 있는 f1.4 단렌즈와 f2.8 줌렌즈가 있습니다. 그리고 소니의 마케팅 포인트가 G 마스터와 자이스인 이상, 소형경량의 렌즈보다 이쪽이 더 초점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런 고급, 대구경 렌즈를 쓰기에 지금의 소니 카메라 사이즈가 적절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니 카메라에는 작은 크기로 인한 몇가지 핸들링 문제가 있습니다. 가령, 아시아인 여성 손 크기보다 더 큰 손을 가진 사람은 높은 확률로 새끼손가락이 그립을 벗어나게 됩니다. 또한 그립이 불충분하게 쥐어져서 피로해지기 쉽습니다. 거기에 대한 소니의 답은 확장그립을 쓰라는 것이지만, 확장그립이 과반수의 사람에게 필요하다면 원래부터 그립이 큰 게 옳은 선택이 아닐까요? 질문에서도 언급한 그립과 렌즈 사이의 간격에 대한 답은 단순 크기 선호 문제를 넘어 명백한 이슈임에도 아예 하지 않았다는 것도 답변이 불손하다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특히 야외에서 망원렌즈를 이용할 때 장갑 끼고 촬영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수요층의 측면에서도 소니가 유리하긴 쉽지 않습니다. 서양인들이 아직 미러리스보다 DSLR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더 프로같고, 크고, 손에 맞는다는 것입니다. 프로 다운 크기와 외관은 다분히 주관적일 수 있지만, 적어도 그들의 손에는 월등한 화질의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보다는, 캐논, 니콘의 저렴한 DSLR이 더 맞습니다. 게다가 이 경우 렌즈는 소니가 더 크고 무겁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이 아시아보다 미러리스 보급률이 낮다는데는 너무 작다는 이유가 존재하며, 미국이 유럽보다 더 떨어지는 것도 너무 작아서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최대의 시장이고, 여기서는 소니가 노선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 큰 캐논과 니콘 미러리스가 그들의 DSLR을 고스란히 대신하게 될 공산이 큽니다.

 후지나 마이크로포서드가 판형이 작은데도 소니보다 큰 카메라를 만든 게 그냥 멍청하거나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큰 그립의 필요성과 요구가 있기 때문이며, 특히 상급기종일 수록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소니는 모든 라인업에 동일 사이즈 정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a7 시리즈야 같은 시리즈니 그렇다 치더라도, a9은 저는 분명히 더 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아예 세로그립 일체형이든지 말이죠. a9은 단순 퍼포먼스 문제가 아니라 이 측면에서도 캐논, 니콘의 대체품이 되기엔 부족합니다. 캐논, 니콘은 필요 이상으로 클지도 모르지만, 소니는 필요 이상으로 작습니다.

 더 궁금한 점은 그렇게 소형을 내세웠지만, 결국 계속 커져왔다는 점입니다. a9 II가 더 커질 건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봐도 될 겁니다. a9이야 시험작에 가까웠지만 a9 II는 도쿄 올림픽에 투입되어야 합니다. 더 큰 그립과 세로그립 일체에 대한 요구가 분명히 있으며, 거기에 응하리라 생각합니다. a7 4세대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a9 II가 두드러지게 커진다면 이번 세대와 달리 섀시를 다르게 가져가서 3세대와 최대한 비슷한 크기를 유지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8K 동영상의 발열 때문에 a7 시리즈도 어쩔 수 없이 또 커질 수도 있죠.

 이런 일관성 없는 모습은 소비자들에게도 독이 됩니다. 만약 다음 세대 카메라가 니콘 정도로 커져서 나온다면, 니콘보다 소니가 조금이나마 작다는 이유로 소니를 택했던 사람들은 곤경에 처할 겁니다. 소니가 이전 세대 사이즈로 새로운 성능을 내놓아 줄 리는 없으니 바뀐 크기를 받아 들이든지 신제품의 성능을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혹은 더이상 크기가 선택의 기준이 아니라면 다른 메이커로 넘어갈 수도 있겠죠.

 제품 컨셉의 변화로 기존 소비자의 선택이 곤란해진 예는 이미 다른 라인업에서도 등장한 바 있습니다. RX100 시리즈는 오랫동안 밝은 24-70 렌즈를 내세웠지만, 6세대에선 어두운 슈퍼줌으로 바뀌었습니다. 6세대의 소프트웨어를(하지만 터치스크린 등 하드웨어는 아닌) 탑재한 5A가 툴시되긴 했지만, 결국 5세대 유저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6세대 카메라를 얻지 못 할 것입니다. 그들은 문자 그대로 '다른 회사 제품'을 찾아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죠.

 같은 일이 렌즈교환식 카메라에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계속 소니가 큰 렌즈를 내놓음에도 인체공학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더 크고 인체공학이 좋은 경쟁사들이 렌즈를 갖추게 되면 사람들은 그쪽에 끌리게 될 겁니다. 그건 소니가 외골수로 나온 결과이고 스스로도 상관없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보다 더 복잡한 경우는 RX100처럼 컨셉이 바뀌어 결국 소니 카메라도 커졌을 때일 겁니다. 그리고 계속 큰 렌즈가 나오고 요구가 이어지는 이상 저는 소니가 최소한 상급 기종에선 지금보다 더 크게 만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상급 기종으로 갈 수록 크고 무거운 형태를 취하는 건 단순히 고성능을 넣기 위해서 더 커져야만 해서는 아닙니다. 상급 기종의 사용자일 수록 더 크고 무거운 렌즈를 쓰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기 위한 것도 있죠. 이상적인 경우라면 각 성능 별로 크기도 두가지 정도 제공하는 게 좋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 결과 크고 무거운 렌즈를 쓰지 않으면서 작은 고성능만 바라는 사람들은 소외된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소니 카메라는 그 점에서는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도 사실입니다. a9에 작고 가벼운 f1.8이나 f4 렌즈를 달면 프레스 급 퍼포먼스와 휴대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소비자들은 a9 II가 더 커짐으로써 다음 제품에선 같은 것을 얻지 못 할지도 모릅니다...

 다른 회사들이 쌀 수록 작고 가볍고, 비쌀 수록 크고 무겁게 만든 게 작은 고성능을 원하는 이들을 소외시킨 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소니의 무조건 작게 전략이 주류 고급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DSLR에서 앞서서 그런 위계서열이 정립된 것 자체가 '작은 고성능' 쪽보다 '크고 무거운 밸런스' 쪽이 더 이득이라 생각해 도달한 결론이며, 미러리스가 메인스트림이 되는 과정에서도 이미 그런 움직임은 여러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미 더 큰 타 메이커를 굳이 꼽지 않더라도, 소니 스스로도 결국 커지고 있으며, 그게 인체공학이 아니라 기능을 넣기 위해서 였을지 몰라도 더 커져서 들기 편해졌다는 반응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a9 II가 주로 쓰일 프레스 업계에서 더 큰 바디를 원하는 건 그것대로 압박이지만, a7 시리즈도 지금 사이즈로 남기 어려운 이유는 결국 시장이 더 크고 무거운 렌즈, 그리고 고급 유저 중심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수요층을 차지하는 사람은 인종 불문하고 손이 큰 사람 비중이 더 큰 것입니다. 지금 캐논, 니콘의 성능은 소니에 못 미치지만, 2,3년에 걸쳐 렌즈가 늘어나고 성능 차이도 줄어들게 된다면 그때는 소니의 작은 크기가 더이상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와닿알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누가 타사는 더 작은 기종을 만들지 못 할 거라고 못박겠습니까. 당장 니콘 카메라의 이름은 Z6와 Z7으로, 위 뿐만 아니라 아래로도 넉넉한 숫자를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소형경량이란 측면에서 소니는 사실 소형 부분만 확실하게 잡고 있습니다. 크기에 비해서는 소니는 오히려 무거운 편에 속합니다. 캐논, 니콘은 거의 같은 무게에 더 큰 그립을 단 카메라를 만들어 냈습니다. 캐논, 니콘이라고 대형화가 곧바로 엄청나게 무거운 D5 같은 카메라로 귀결되는 건 아닙니다. 게다가 니콘은 그정도 무게와 크기에서도 미러리스에서 본 것 중 최고수준의 방진방적 대응이라는 평가를 얻어냈습니다. 소니가 방진방적, 내구성을 상대적으로 등한시 한 결과가 약간 더 작은 크기와 고만고만한 무게라고 하면 사실 소니의 소형화 기술의 우위라는 것도 그렇게까지 우월해 보이진 않습니다.

 소니는 지금은 자신들이 소형경량 중심이라고 광고하고, 남들보다 작은 게 장점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시장 상황은 소니 편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낮습니다. 물론 소니도 그제서 뒤늦게 키울 수도 있습니다. 작은 바디의 내용물을 큰 껍질에 넣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죠. 대신 그럼 일관성 없었던 댓가로 작은 고성능을 원하던 사람들은 막다른 골목에 처하겠죠. 저는 소니 카메라가 커지면 환영입니다만, 진작에 그랬더라면 적어도 무고한 희생자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마치 신형 아반떼가 옛날 쏘나타처럼 커졌지만 그 포지션을 대신할 액센트가 없는 것 같은 상황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제가 소니에 가장 불만인 것은 크기, 인체공학에 대한 명확한 철학 없이 다른 요인들로 결정되는 요소로 치부한 탓에 일관성 없이 계속 커지고 모양이 바뀌고 있는 현실과, 상황이 바뀌어서 변할 수 밖에 없게 됐을 때 일부 소비자들이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릴 거란 점입니다. 소니의 철학이란 궁극적 유저 체험을 고려했다기 보단, 자기들 스스로 추구하는 몇가지 좁은 영역에 국한된, 철학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반쪽짜리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캐논, 니콘, 파나소닉이 큰 일격을 날리거나 적어도 소니를 변화시키길 기대하는 것이죠.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2부 - 오사카 성 공원, 나카노시마로 가는 길 by eggry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0부 - 여행 개요
2018. 11. 14.-23. 일본 간사이 단풍 여행기 1부 - 오사카 도착, 우메다에서 저녁

 숙소에서 아침 먹습니다. 전형적인 와식 양식 뒤섞인 일본 비즈니스 호텔 아침. 밥에 야키소바랑 생선구이랑 스크램블드 에그를 같이 먹는 하이브리드 식단이지만 밥과 된장국만 있으면 왠만한 건 다 먹는 게 제 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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