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마, 미러리스용 아트 85mm f1.4 DG DN 발표 by eggry


 시그마에서 35mm f1.2 DG DN 이후 두번째 아트 DG DN 시리즈인 85mm f1.4가 발표됐습니다. 사실 f1.2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평가받는 35mm를 f1.2로 낸 시점에서 50mm, 85mm 모두 DG DN은 f1.2로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f1.4로 나온 게 좀 의외네요. 아무래도 자사의 카메라인 fp와의 밸런스가 어느정도 고려된 듯 싶습니다만, 그럼 35mm는 왜 f1.2로 했던건가 싶기도 하고...

 여튼 85.4는 너무나 보편적이고 흔한 렌즈라 경쟁도 심하고 차별화도 어려운 편이긴 합니다. 일단 시그마에서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DSLR용 85.4 DG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 렌즈는 다른 시그마 아트에 비해 별로 환영받지 못 했는데, 크기와 무게가 터무니없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 대신에 진짜 오투스 급이라고 할 만큼 화질이 좋았다면 상관 없지만 화질도 그냥... 비슷한 시기에 나온 게 소니의 FE 85mm f1.4 GM인데, 그것보다 낫다고 하긴 어려운데 크기, 무게는 거의 2배를 바라보는 수준이었으니 말입니다. 화질 좋아서 크고 무거운 거 참는다는 아트인데 그 기준에서도 한참 심했던 거죠.



 하지만 DG DN 버전은 확실히 작고 가벼워져서 찾아왔습니다. 기존 DG 버전의 거의 절반 길이에 60% 정도 되는 무게는 물론이고, 미러리스에서 벤치마크라 할 수 있는 소니 85.4GM과 비교해도 약간 더 작고 가볍게 나왔습니다. 뭐 GM과는 근소한 차이긴 하지만요.



 35.2에서 선보인대로 이제 조리개링이 표준으로 들어가고, 동영상을 위해 클릭/디클릭 전환도 됩니다. 하지만 새로 선보인 것도 있는데, 바로 조리개링 락 버튼입니다. 조리개링을 안 쓰고 A에 위치시켜서 바디로 조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리개링이 멋대로 돌아가서 번거로워진 일이 있을 겁니다. 이게 아직까지 없었다는 게 신기한 일이긴 한데... 다른데서도 좀 넣어주면 좋겠네요.



 크기만 작아진 게 아니라 화질 면에서도 아트의 이름에 걸맞게, 출시 시점에서 당당히 좋다고 말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습니다. 비구면 렌즈는 1개 뿐이지만 고굴절 렌즈가 4개, 초저분산 렌즈가 무려 5개로, 총 15매의 렌즈군에서 10매가 특수렌즈로 떡칠되어 있는 호화 사양이 됐습니다. 소형화에는 특수렌즈의 대량사용도 기여했겠죠.



 MTF 차트에서도 개선이 보입니다. 실측치인 Diffraction MTF와 소니를 비교해보면 10선이 극주변부 직전까지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30선도 시작부터 80% 이상으로 80% 밑인 것과 비교됩니다. 사실 소니 85.4GM은 나오던 시점에서도 신렌즈 치고는 해상력 극강은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히(!) 앞질러 줘야한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출시 시점에서 미러리스 85mm라고 하면 바티스 85.8이 있었는데, 해상력 자체만은 바티스가 조금 더 좋다고 했거든요.

 물론 85.4GM의 포인트는 해상력과 보케의 양립이었고, 보케 면에서는 XA 렌즈 등에 힘입어 확실히 좋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극도로 선명하지 않다는 부분도 인물용 렌즈라는 관점에서는 장점으로 꼽히기도 하고요. 저는 85mm를 인물용이 아니라 풍경용으로 쓰기에 85.4GM보다는 바티스 85 쪽을 택했습니다만, 시그마 85.4 DG DN도 그 기준에선 합격점이기는 하네요.




 특수렌즈를 많이 썼는데 아직까지 소니 XA 렌즈만큼 절삭흔을 없애기 위해 가공정밀도를 높인 업체는 없고, 시그마도 마찬가지라서 보케가 궁금했습니다. Jared Polin이 빨리도 비교영상을 올렸습니다. 보케 비교는 사실 주관적인 면이 많습니다만, 일단 둘을 비교해보면 시그마 쪽 보케가 훨씬 컨트라스트가 높게 나타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또 보케 테두리에 나타나는 색수차(녹색)도 시그마 쪽은 거의 없기도 합니다. 만약 강렬한 보케를 좋아한다면 GM보다 시그마가 더 나을 수 있겠습니다.

 소니의 자랑인 XA 렌즈에 의한 절삭흔입니다만, 어떻게 보이시나요? 소니 GM은 XA 렌즈 덕분에 양파링이 없다고 얘기합니다만, 사실 XA 렌즈도 가공정밀도를 높여서 잘 안 보이도록 했을 뿐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비구면렌즈가 전부 XA 렌즈가 아닌 GM 렌즈는 말할 것도 없고요. 여기서도 85.4GM에선 약간이나마 양파링의 물결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옅어서 업계 평균보다는 확연히 나은 건 사실입니다.

 시그마의 경우엔 재밌는 양상을 보입니다. 과거 시그마의 보케는 당연하다는 듯 양파링이 일정수준 있었습니다만, 이 렌즈의 경우엔 보케에 텍스쳐는 존재하는데, 그게 보케 중심을 두고 퍼져나가는 원형 구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질감이 있기는 하고, 더 높은 컨트라스트 덕분에 GM보다 더 눈에 띄긴 합니다. 하지만 모양 자체는 패턴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아서 덜 신경쓰이는 모양입니다.

 일단 시그마가 비구면 렌즈 가공에서 딱히 레벨을 올렸다거나 하는 언급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정도면 85.4 중에서 가장 보케가 좋은 렌즈 중 하나라고 해도 될 듯 싶습니다. 아, 물론 이 바닥에는 반칙 스펙을 가진 캐논 RF 85.2가 있기는 하지요. 그쪽과 비교는 없어서 아쉽습니다만 이 렌즈는 E 마운트와 L 마운트로만 일단 나오기 때문에... 그쪽 비교는 RF용이 나오면 어디선가 나오겠죠. 올해 안엔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만, 코로나19 때문에 내년일지도 모르겠네요.



 MTF 차트와 보케 비교에서도 간접적으로 확인했듯 샤프니스는 시그마가 더 높습니다. 무보정 상태라고 하는데, 핀 맞은 곳의 컨트라스트도 시그마가 더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공학적 관점에서는 샤프니스와 컨트라스트는 높을 수록 좋지만, 인물용 렌즈에선 이걸 꺼리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기호적으로도 꼭 좋다고 하긴 어렵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컨트라스트를 좋아하는 사람이고(자이스 팝!), 둘 중에서라면 시그마가 더 좋네요.

 영상에 보면 AF 비교도 있습니다만, 비교대상인 85.4GM 자체가 소니에서 AF가 가장 별로인 축에 드는 렌즈라서 좀 부당한 비교 같긴 합니다. 일단 단순 속도 면에서는 시그마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시그마의 모터도 소니의 최신 모터에 비해서는 썩 좋은 건 아닙니다. 시그마의 스테핑 모터는 소니의 SSM에 비하면 기술적으로는 한세대 전입니다만, SSM 세대의 모터들이 실제로는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실성능에서는 그냥 동급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오히려 Jared Polin의 비교에서는 시그마 쪽이 워블링이나 펄스가 덜해서 매끈하게 움직인다고 느꼈다는군요. 단순 초점 잡는 속도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이런 특성이 AF-C나 동영상 촬영에서는 차이를 만들 듯 합니다. 시그마의 DG DN용 스테핑 모터는 소니의 XD 리니어 모터나 탐론의 VXD보다는 구식이지만, DSLR 시절 이후로 별로 신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SSM 계열에 비해 계속 개선되어 와서 동영상용으로도 부드러움이나 소음 면에서 딱 부족하지 않은 수준을 보여줍니다. 참고로 니콘 Z 렌즈들도 스테핑모터가 주류입니다.

 어쨌든 최신식 모터는 아니지만 딱히 아쉬움은 느끼지 않을 겁니다. 애초에 지금 85.4의 모터는 다 이정도 수준입니다. 캐논도 소니의 SSM에 상응한다 할 수 있는 USM이고... 물론 소니에서 85mm를 리뉴얼한다면 XD 리니어가 들어갈 게 확실합니다만 35mm나 50mm보다 먼저 나올 거 같지 않으니 한 5년 정도 바라봐야 하지 않을지?



 요즘 시그마가 이전의 무식하게 크고 화질 좋은 걸로 승부하는데서 밸런스를 중시하면서 화질도 좋은 쪽으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자사 카메라인 fp가 최소형 풀프레임 카메라인 것도 거기에 기여했지 싶긴 합니다. 물론 fp에 기존 DG 렌즈를 쓰는 매니아들도 있지만, 전용으로 만들어진 렌즈라면 너무 언밸런스하진 않아야 한다는 것 말이죠.

 출시는 8월 하순, 국내도 이미 출시 예고를 한 상황입니다. 가격은 1200달러, 국내가 149만원으로 정해졌는데, 이 가격이 사실 해외랑 국내에선 좀 인식차가 있는 가격인 듯 합니다. 해외는 렌즈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아직 85.4GM은 정가인 1800달러에서 크게 벗어나서 살 수가 없습니다.

 1200달러면 2/3 가격인데 화질도 좋으니까 매우 경쟁력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반면 한국에서는 신품 175만원이고, 중고는 120~130선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중고 상태도 좋은 편이니까, 퍼스트파티 렌즈라는 브랜드밸류를 생각하면 GM에 비해 메리트가 있다고 하긴 어려운 가격이라 할 수 있죠.

 물론 세기/시그마의 습성을 생각해보면 연말까지 100만 찍기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 생각되므로 그때부턴 메리트가 있겠습니다. 저야 휴대성 때문에 f1.4, f1.2 렌즈는 당분간 쳐다볼 생각도 안 하고 있어서 큰 관심은 없지만, GM의 대안이 나온 건 좋은 일입니다. L 마운트 유저에게야 첫 85mm라 할 수 있으므로(구형 DG를 제외하면) 더 말할 것도 없겠고요. 그나저나 파나소닉 85mm는 언제 나올런지?

F1 2020 70주년 그랑프리 결승 by eggry


 실버스톤에서 한 경기 더 하면서 갖다 붙인 이름인 70주년 기념 그랑프리. 실버스톤이 첫 경기였기 때문에 가능한 타이틀이긴 한데, 실제로는 5월 13일이 정확히 70주년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캘린더가 엉망인 가운데 그냥 실버스톤에 이름 하나 더 붙일 거 찾다보니 나온 걸로 치고...

 지난 주 메르세데스 페이스가 레드불 대비 확실히 우위였기 때문에 지루한 양상이 이어질 줄 알았습니다. 보타스가 폴인 게 그나마 달랐는데 그냥 메르세데스 원투로 끝날 줄 알았으나...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타이어가 변수가 됐습니다. 지난주에는 데브리로 인한 마지막 랩의 연이은 펑쳐가 문제가 됐는데 그에 대한 피렐리와 FIA의 결론은 "데브리에 의한 손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며, 타이어의 주행 내구성에는 문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번주는 지난주보다 한단계씩 더 부드러운 컴파운드를 쓰기로 했습니다. 만약 지난주 타이어 문제가 전적으로 주행 시의 내구성 문제였다고 한다면 타이어 컴파운드를 다 상향시켜야 했겠죠. 하지만 데브리 손상 외에는 안전하다고 확신했기에 부드러운 컴파운드로 강행됩니다. 그리고 이게 이번주 승부를 가른 변수가 됐습니다.

 경기 시작은 무난한 메르세데스 원투 리드로 시작되었지만 이전과 달리 맥스를 떨쳐버리지 못 하고 간격이 유지되는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맥스는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메르세데스의 피트스탑을 기다리게 됐는데 이 시점에서 레드불은 타이어 우위를 확신했기에 불필요한 휠투휠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피트스탑이 온전하지 못 했기에 간발의 차이로 보타스가 앞이었지만 새 타이어를 앞세워 곧바로 추월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메르세데스 듀오는 맥스와 격차가 계속 벌어지게 됩니다. 메르세데스가 더 부드러워진 타이어에서 수명과 퍼포먼스를 제대로 끌어내지 못 한다는 게 분명해진 순간입니다. 이후로는 맥스는 전혀 위협받지 않았고 해밀턴이 페이스를 끌어올려서 보타스를 잡은 것 외에는 별 이변 없이 경기가 끝나게 됐습니다.

 일단 이번 경기만으로 메르세데스/해밀턴의 우위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트랙이나 타이어 선정에 따라선 메르세데스가 불리해질 수 있는 상황이 드러난 건 주목할 부분입니다. 서스펜션 때문이든 에어로 다운포스 때문이든 타이어에 더 하드하다는 얘긴데, 이전 경기에서도 그런 면이 있긴 했지만 퍼포먼스는 잘 나왔고 피트스탑을 더 할 필요도 없는 수준이라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레드불보다 느려서 문제가 됐지요. 이런 일이 앞으로도 생길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긴 해도 메르세데스가 취약해지는 조건이 아니라면 절대성능은 메르세데스가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현재까지 다섯 경기 중 네경기는 문제가 되지 않았죠. 타이어 선정 기준이 비슷하다면 남은 경기들도 비슷할 겁니다. 오히려 같은 트랙에 백투백이라 타이어 컴파운드를 바꿨던 게 특이케이스란 말이죠. 이변이 없는 한은 메르세데스와 해밀턴의 챔피언십은 탄탄대로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 밑에선 르클레르가 4위를 하면서 실질적으로 우승과 같은 기분을 누렸고, 알본도 요 근래 영 안 좋아 보이더니 5위까지 회복하면서 밥값은 했습니다. 톱 3팀 하면 베텔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데, 첫 랩 첫 코너의 스핀은 접촉도 아니라서 요즘 자주 보던 더티에어에서 트랙션 컨트롤 실패 사례 같았습니다. 4회 챔프로써 아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지만, 회복은 괜찮았습니다.

 포인트권에 들 수도 있었는데 이른 피트스탑으로 기회를 날린 느낌인데 이것과 관련해서도 이래저래 말이 나오고 있네요. 당시 르클레르가 먼저 피트인 해서 뒤에 있는 상황이었기에 르클레르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 빨리 들여서 최적의 전략을 하지 못 했다는데... 베텔과 페라리의 관계는 결별 발표 후 점점 진흙탕처럼 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멘탈이 강점이라고 할 수 없는 드라이버기도 해서 이런 조건에서는 퍼포먼스가 실망스러운 것도 이해는 됩니다.

 톱3 밖으로는 핑크 메르세데스, 레이싱포인트가 지난주의 그저그런 모습을 딛고 6,7위를 무난히 먹었습니다. 지난주 헐크는 출발도 못 해서 망했는데 페레즈의 코로나19가 아직 지속 중이라서 한 주 더 하게 됐고 예선 4위에 결승 7위로 할 수 있는 만큼 했다 생각됩니다. 중위권 예선은 리카도도 좋았는데 결승은 썩 그렇지 못 했네요. 그래도 오콘이 소정의 포인트를 얻었고 이후 노리스, 비얏 순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가져갔습니다.

 일단 WDC 면에서는 맥스가 보타스를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선 점이 큽니다. 둘 다 노포인트나 리타이어가 있었기 때문인데, 해밀턴이야 뭐 전 경기 포인트라 맥스보다 30포인트 리드를 갖고 있습니다. 맥스가 계속 우승할 수 없다면 여전히 해밀턴의 7번째 타이틀은 따논 당상이라 생각되네요. 르클레르도 꾸준한 분전으로 드디어 노리스를 밀어내고 4위에 올랐습니다. 톱4 순위는 맥스랑 보타스가 엎치락 뒤치락 하는 정도 외에는 이정도로 고정될 듯 하네요. 5위 싸움은 이어질 듯 하지만요.

 WCC는 알본이 간만에 포인트를 그럭저럭 획득한 덕분에 보타스 혼자서 레드불 전체보다 포인트가 많다는 상황은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듀오의 전체 획득이 메르세데스가 압도적으로 안정적이란 건 변함 없고, 남은 시즌도 뒤바뀔 거 같진 않습니다. 이번주 보타스는 2021년까지 계약연장을 했는데, 뭐 실적을 보면 당연한 결정이겠죠. 그래도 페라리가 드디어! 맥라렌을 앞지르고 3위가 됐습니다. 역시 WCC 톱3는 이걸로 고정될 거 같고, 4위만 맥라렌/레이싱포인트/르노가 치고 박을 듯 하군요.

 다음 경기는 다음주 스페인 카탈루냐입니다. 벤치마크 트랙으로 유명한지라 이쯤 가면 성능 얘기는 거의 일단락 되고 올 시즌과 다음 시즌까지 대략적인 그림이 고정될 듯 하군요.

라이카 스토어 구경+케이채의 모험 비하인드 스토리 by eggry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팔로우하는 사진가 중에 케이채 님이 있습니다(@kchae). 라이카 사용자인데 세계여행 하면서 사진집도 내고 책도 내고... 이번에 사진 없는 사진여행기인 '케이채의 모험'의 비하인드 스토리 토크쇼가 라이카 스토어 청담에서 있어서 다녀 왔습니다.(8월 6일)



 라이카 스토어 청담은 소니 유저라면 익숙할 소니 스토어 압구정점에서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한 것도 있고 해서 소니 스토어 잠깐 들렀는데 뷰파인더가 궁금하던 a7S III는 아직 전시된 게 없고, 12-24GM은 전시되어 있더군요. 3000달러/400만원짜리 렌즈로 프리미엄 렌즈 가격표의 신지평을 연 렌즈. 그리 관심은 없었어서 샘플 같은 건 체크 안 했습니다.

 대충 크기/무게가 후드 없는 24-70GM이랑 비슷해서 감당이 안 될 크기, 무게는 아닙니다. 후드 포함인데 그 크기라서 상대적으로 약간 작은 느낌도 들고. 하지만 16-35GM의 적당한 밸런스감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냥 뷰파인더 대충 보고 줌인/아웃 해본 바로 왜곡억제가 확실히 좋은 거 같긴 합니다. 하지만 너무 초광각인 쪽은 써본 적도 없고+너무 비싸고+구슬렌즈 부담스럽고 해서 로또 되면 생각해 보기로...



 라이카 스토어의 장식. 오브제는 원래 라이카에서 의뢰하거나 해서 만든 게 아니라 그냥 미술작가의 물건이라는데 마침 라이카를 모티브로 만든 거라 임대했다고 합니다.



 예정보다 빨리 와서 카메라 구경 좀 하기로... 매장 분위기 자체가 막 만지는 그런 분위기도 아니거니와, 소위 저가 라인업(렌즈고정식 하이엔드나 크롭 CL/TL 라인업) 외에는 밖에 나와 있지도 않습니다. 직원에게 요청하면 유리함에서 꺼내다 주는데 부담 백배; 직원들도 무슨 부자집 저택 집사 같은 느낌입니다. 복장이나 말하는 거나. 물론 미천한 저도 친절하게 응대해줬습니다.



 일단 가장 접근성 좋은 풀프레임 라이카라고 생각하는 라이카 Q2부터. 소니 RX1 시리즈 써본 사람이 보기에는 클테지만, 사실 렌즈고정식 카메라로써는 그냥 후지 X100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적당한 크기입니다. 일단 마감이나 디자인이 확실히 좋기는 하고, 매크로모드 전환의 기계적 매커니즘도 재밌습니다. 뷰파인더가 구석에 박힌 레인지파인터-라이크 스타일 치고는 화소수도 배율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AF도 광각렌즈인 점도 있지만 그럭저럭 쾌적한 편. AF-C까진 테스트 안 해봤습니다만 방진방적도 되고 원카메라로써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28mm 화각에 고화소인 덕분에 35mm, 50mm도 얼추 커버할 수 있다는 게 35mm 고정식인 경쟁 모델들에 비해 장점인 부분. 물론 전 크롭을 좋아하진 않지만 스냅은 35~50mm보단 28mm가 더 낫다는 관점도 있고(리코 GR도 28mm죠) 크롭에 의한 유연성은 더 좁은 화각에선 불가능한 방법이긴 합니다.



 라이카 L 마운트의 크롭 최신기종인 CL. 최신기종이라고 해도 최신 일본제 APS-C 카메라에 비하면 기술적으로는 좀 오래되긴 했습니다. 그래도 지금도 표준인 2400만 센서를 갖고 있고, 이 녀석도 뷰파인더가 꽤 좋았습니다. 비슷한 폼팩터라고 하면 소니 a6000 계열이 생각나는데 그쪽이랑은 비교도 안 되고 거의 풀프레임 라인업들과 견주어야 할 정도. 사실 배율 때문에 그거보단 약간 작은데, 해상도는 그 수준입니다. 다만 라이카 카메라들은 전부 틸트가 없다는 게 난감.



 "진짜" 라이카라고 할 수 있는 M의 최신모델 M10-R. 흑백버전으로 먼저 나왔던 4000만 화소의 컬러버전입니다. 라이카 하면 렌즈가 오래된 것도 많고 해서 감성 중심, 고화소는 별로 필요 없는 것이란 이미지도 있지만 라이카도 최신렌즈는 어마어마한 해상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구식 렌즈에서도 고화소는 여전히 이점이 있습니다. 단지 라이카의 RF 포커싱 방식이 이정도 고화소에서 핀포인트 초점을 맞추는데 충분할까 하는 의구심은 있습니다. 뭐 여차하면 외장 EVF를 달아서 확대 초점을 쓸 수도 있긴 합니다.



 그리고 라이카의 가장 현대적인 카메라 SL. 최신형인 SL2입니다. 저의 드림렌즈 중 하나인 SL 35mm APO-Summicron을 달고 있군요.(SL APO-Summicron 전 시리즈를 갖추는 게 제 꿈입니다) 유리함 안에 있는데 쭈뼛쭈뼛 직원에게 말을 걸어 만져보기로 합니다.



 바디와 렌즈 도합 1500만원 짜리 조합. 직원이 가죽패드를 꺼내다가 받쳐서 놓아줍니다. 떨어트리면 큰일 날 듯한... 35 아포크론은 f2 렌즈 치고는 크고 길지만 그렇다고 요즘 f1.4급 렌즈 수준으로 크고 무겁진 않습니다. 다만 f1.8급보다는 확실히 큽니다. 화질을 생각하면 감안되는 부분이고 f1.4보단 작고 가볍다는 걸 위안으로.



 별 의미 없는 샘플. SD 카드 넣고 JPG 뽑았습니다. 조작도 세팅도 익숙치 않기 때문에 그냥 참고 정도로만. 최단거리는 그렇게 짧지 않은 게 아쉽습니다. AF-S 속도는 괜찮습니다. AF-C는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거니와 모터 징징거림과 DFD 특유의 일렁임이 거슬립니다.



 다음은 50mm 체험해봅니다. 50 아포는 현재 렌트 나가서 없다고 해서 f1.4 즈미룩스를 써봤습니다. 대략 AF 50.4 중에서 가장 크고 무겁고 비싸다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렌즈인데... 렌즈 무게가 1Kg을 넘으니 말 다했죠;; 파나소닉 S Pro 50.4가 절반 가격에 매우 근접한 화질, 더 가벼운 무게를 갖고 있다는 평이긴 한데 객관적인 테스트 결과는 아니지만 수박겉핥기 체험으로는 현존 최고의 AF 50.4라는 말이 맞는 거 같긴 합니다.



 하찮은 샘플입니다. AF는 심도도 있고 해서 아포크론보다도 더 안 좋습니다. AF 퍼포먼스 기대하고 라이카 쓰는 건 아니지만 주력 AF 카메라로써는 확실히 일제보다는 밀립니다.

 하지만 만져보니 UX 측면에서 몇가지 매력도 있습니다. 일단 버튼이 일본 하이엔드 미러리스보다 얼추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메뉴 구성이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메뉴 구조자체도 쉬울 뿐더러 클릭이 되는 조이스틱을 통해 쉽고 빠르게 다닐 수 있습니다. 조작 쾌적성 만큼은 파나소닉보다도 더 좋은 거 같습니다.

 물론 버튼이 1,2개 정도만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퍼포먼스 카메라가 아닌 걸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뒤쪽 버튼은 적지만 마운트 옆 Fn 버튼 2개의 도움이 많이 되고, AF-On 버튼을 겸하는 조이스틱이 메뉴 조작을 비롯해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가장 궁금했던 뷰파인더는 확실히 좋습니다. 파나소닉 S1보다도 더 좋은 거 같습니다. 제 소니 a7R IV랑 화소수 자체는 비슷한데 실제 체험은 전혀 다르고요. 소니는 늘 라이브뷰 해상도를 너프하고 있기 때문에 사양표 만큼 발휘가 안 됩니다. 라이카는 표시품질을 우선시 한 것 같고요. a7S III는 기존 500만급의 거의 2배에 달하는 뷰파인더 화소수를 가지는데 실사용에선 얼마나 나아질지 궁금합니다.

 짧은 체험으로는 라이카 SL 카메라를 살 일은 돈이 많다고 해도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f2 아포크론 렌즈들은 매력적이었습니다. 파나소닉 바디에 쓴다면 렌즈가 바디 2배도 넘는 값이 될테지만 쾌적함과 익숙함을 고려하면 그 조합이 좋겠죠. 물론 돈 많이 벌면요.



 이런 저런 전시들. 한정판이나 클래식 카메라들. 의외로 망원경이나 쌍안경이 많습니다. 사진은 없지만 가방류도 많이 있습니다.



 매장에는 사진전도 하고 있는데 라이카 SL2로 찍은 것들이라고 합니다.



 행사 전에 해당 작가의 유튜브 인터뷰 영상을 틀어주기도 했는데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게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가 고양이고, 두번째가 라이카."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네요.



 간단한 식음료 받고 착석.



 맥주도 있었는데 처음 보는 이름. 구글고글에 의하면 이탈리아 맥주라고 합니다.



 오늘의 주행사는 케이채 작가의 토크쇼. 라이카 사진가의 이벤트긴 하지만 라이카 오너는 별로 없는 듯 합니다.(당연한가요?) 사진집이나 여행기 작가로써 더 비중이 있는 듯 하고 그래서인지 남녀 비율이 거의 반반. 관객 중에 라이카 오너는 한명, 책 본 사람도 한명이라는 뭔가 신기한 비율이었습니다. 저처럼 그냥 소셜미디어로 팔로우하다가 온 사람이 대부분이란 얘기겠죠.



 오늘의 지옥 같은 서울 시내교통을 뚫고 약 1시간 늦게 도착. 저도 자동차로 왔는데 엄청나게 막혀서 원래 이 앞에 있던 일정은 포기하고 바로 여기로 와야 했습니다.

 토크쇼의 발단은 여행사진가가 사진 없는 책을 낸 이유. 사진집을 낼 때 별로 해설이나 설명을 안 다는 편이라고 하는데, 독자들이 신선한 해석이나 관점을 들려주는 게 재미있었고, 그럼 반대로 사진 없이 이야기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것도 재밌을 거라 생각해서라고 합니다.

 이런 컨셉 상 들어가지 않았던 사진을 몇장 보여주면서 에피소드를 얘기해주는 식이었습니다. 사실 책을 안 봐서 어떤 전후사정이 있는지까지 정확히 파악할 순 없었지만 전 사진과 경험이 메인이었기 때문에 별 상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잘 안 가는 소위 제3세계 국가를 발품 팔아 다니다보니 여간 고생이 아닌 이야기들.

 문명과 기술에 찌든 여행을 하는 저랑은 전혀 다른 타입이라 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잠시 홀드 중이지만 100개국 사진을 찍겠다는 목표를 조만간 다시 진행할 수 있기를... 모포 하나 덮고 화물트럭 올라타서 횡단한다든가 하는 건 저로썬 엄두를 못 내겠습니다. 수단의 누비아 피라미드 정도는 가볼만할 거 같지만요.

 질답은 단 두가지 사전 질문이었는데 질문 하나는 제가 한 것을 조금 변형한(때와 장소에 어울리게) 것 같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다른 질문을 할 걸 그랬다 싶더군요. 제일 궁금했던 건 격오지에서 험하게 다니는데 카메라가 말썽을 일으킨 경우라거나, 고장이나 수리에 관련된 일화였습니다. 온라인 사전 질문이었어서 생각이 안 났었네요.

 저도 운전해 오는데 고역이었고 일정 지연도 있었지만 한가지 좋은 소식! 지각한 대신에 참가자 전원에게 책을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책 홍보하는 이벤트인데 책 본 사람도 별로 없고 책까지 받아가게 되니 여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닐 듯... 책 받으면 글이라도 하나 써줘야겠습니다.

고든 머레이, F1의 후계자 T50 공개하다 by eggry





 브라밤, 맥라렌 레이스카와 맥라렌 F1으로 유명한 고든 머레이가 새로운 슈퍼카로 발표했던 T50. 이제 완성판에 가까운 녀석이 공개됐습니다. 코스워스에 주문제작 한 엔진이 드디어 도착했기에 그동안 개발된 섀시와 결합하여 8월 말부터 실제 드라이빙 테스팅에 들어갈 거라고 하는군요. 섀시 컨셉과 개발은 이미 많이 된 상태라 남은 기간은 튜닝과 제조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T50이란 이름은 고든 머레이의 50번째 설계 자동차라는 의미이며, 고든 머레이 오토모티브(이하 GMA) 10주년을 기념해 2017년에 발표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기념은 맥라렌 F1이 나온지 30년이 되는 2022년이 타겟이라는 정도인데, 맥라렌을 위해 일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공식은 아니고 디자이너의 자축 정도에 가깝습니다.

 사실 그동안 GMA는 슈퍼미니라든가, 아주 저렴한 트럭이라든가, 새로운 형태의 차량을 탐색하는 시도가 많았습니다. 전통적인(?) 형태의 고성능 차량은 이게 처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굳이 맥라렌 F1과 같은 성격의 차를 만들기로 한 것은 이제 F1보다 빠른 차는 생겼지만 F1처럼 만든 이가 없었기 때문에, 그럼 내가 직접 해보자- 라는 생각이었다고.

 맥라렌 F1과 30년 차이에서 가장 큰 이득은 소재 측면이라고 합니다. 카본파이버를 섀시에 쓰는 건 마찬가지지만 더 가벼우면서 2배는 더 강성이 좋으며, 15년 전에라면 겨우 25% 정도 나은 수준이었을 거라는군요. 또 유리를 더 얇게 한다든가 경량화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30년이 흘러서 현대기술로 확연히 나은 걸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게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합니다.

 기념적으로 이 차를 만들면서 목표로 한 것은 "궁극의 드라이빙 체험을 선사하는 GT"라고 합니다. GT란 단어는 오늘날 그저 고성능차의 대명사로 불리지만, 정확한 정의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차"입니다. 빠르기도 해야하지만 편안하기도 해야하는 것이죠.

 그래서 머레이는 이 차가 순전히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을 잘 내기 위해, 제로백이 좋기 위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합니다. 숫자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는군요. 물론 워낙 가벼워서 마력대중량비는 좋기 때문에 당연히 빠를테지만, 기록을 목표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합니다.

 단순히 빠른 차라면 서스펜션은 불편하고 아플 정도로 단단해지는 게 보통일테지만, 저런 연유로 T50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서스펜션의 모델도 알피느 A110이었다고 하는군요. 머레이의 에브리데이 카라는데, 퍼포먼스와 편안함의 황금비라 생각해서 자기 차를 직원들에게 분해해 참고하게도 했다고 합니다. A110도 출력이 스포츠카로써 두드러지진 않지만 경량이란 점에서 T50과 유사성이 있는 차이기도 합니다.



 또 중요한 부분은 드라이빙 체험입니다. 맥라렌 F1의 유명한 가운데 드라이빙 시트 포지션을 시작으로, 2022년에 수동변속기를 채택한 것도 다 드라이빙 체험을 위한 것입니다. 단순히 빠른 게 아니라 즐길 수 있어야 하고 몰입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오늘날처럼 컴퓨터와 전자제어가 발달한 시대에는 사실 차를 빠르게 만드는 방법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이 둘은 약간 모순되는 관점 같기도 합니다. 이 차가 빠르기 위해 타기 불편한 차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륙 횡단이 가능한 차"라고 했지만, 승차감은 둘째 치고 수동으로 대륙횡단 하려면 어지간히 드라이빙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야겠죠. 어쨌든 생산분인 100대를 채우기는 어렵지는 않을 듯 합니다만. 물론 로드 버전은 GT를 표방하긴 했지만, 더 익스트림한 트랙 버전도 25대도 생산될 거라고 합니다.



 편안함은 내부공간 확보에도 기여했습니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미니 컨트리맨, 포르쉐 카이맨과 비슷) 내부공간은 맥라렌 F1보다 넓다고 합니다. 물론 현대 슈퍼카들보다 넓은 건 당연하고요. 타고 내리기도 쉽게 했다고 합니다. 물론 2개의 추가 탑승석에 타는 사람들은 그렇게 편하지는 않겠지요. 트렁크 공간이 별로 없는 건 미드십 슈퍼카라 별 수 없긴 합니다.



 차량 스펙을 살펴보면 일단 코스워스에 주문제작한 V12 엔진부터 나옵니다. 자연흡기 4리터 V12 엔진은 650마력을 낸다고 하며, 오늘날 슈퍼카, 하이퍼카의 기준으로는 결코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 물론 공차중량이 겨우 986Kg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말대로 출력은 충분한 수준 이상일 겁니다. 다만 절대출력의 위력도 있고, 전기모터의 초기 토크를 받는 것도 아니라서 현대 하이브리드/전기 하이퍼카 수준의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 뿐입니다.

 처음부터 자연흡기 V12만을 생각했다고 하며 이는 스로틀의 자연스러움과 사운드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매우 고회전 엔진으로, 12,100rpm이 레드라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머레이는 슈퍼카 기준으로도 결코 낮지 않은 9,000rpm을 '페라리 회전수'라고 놀리면서 말했는데, 고든 머레이에게만 가능한 일일 듯 합니다. 레드라인이 높을 뿐만 아니라 rpm 상승속도도 맥라렌 F1의 3배나 빨라져서 매우 시원시원할 거라고 하는군요.



 섀시는 매우 베어본인데, 팬이 들어간 게 눈에 띕니다. 팬이라고 하면 고든의 작품이었던 브라밤 BT46B가 생각날테지만, BT46B처럼 차량 하부를 진공으로 만들어 바닥에 붙이는 방식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것보다는 디퓨저가 더 잘 작동하도록 공기를 떼어다가 붙이는데 가깝다는군요. 팬 덕분에 복잡한 스포일러, 프론트댐 같은 거 없이 디퓨저,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 팬만으로 여러가지 모드를 실현했다고.

 여러 모드 중 성능 중시 쪽은 언더플로어 쪽 공기를 떼어다 흘려서 그라운드이펙트 효과를 강화시키고, 스트림라인(크루즈)모드에서는 위쪽 공기를 떼어다 흘려서 '가상의 롱테일'을 만들어 낼 거라고. 높은 다운포스와 스포티한 서스펜션이 만나면 매우 나쁜 승차감을 만들기 때문에, 크루즈 모드에서는 오히려 다운포스를 줄이는 형태로도 작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모든 게 전적으로 날것은 아닙니다. 규제 때문에 기본적인 전자제어와 안전장치들은 여전히 들어가게 되지만, 크게 무게나 비용을 증가시키진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있지만... 과연 기능이 좋을지는 알기 어렵군요. 모든 부품이 전용이라고 하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특제라면 높은 퀄리티를 기대하긴 어려울 듯한? 맥라렌 F1은 리어램프에 이베코 트럭 것을 쓰는 등 잡부품은 기성품이 많았습니다만 그 점에서도 더 뿌듯하다고 합니다.

 T50은 단 100대만 만들어지며, 가격은 세금 없이 236만 파운드로 정해졌습니다. 영국에서는 세금 포함 280만 파운드. 다른 나라는 나라마다 다르겠지요. 당연히 애호가들에게 이미 거의 다 팔렸다고 하며 그들은 보증금으로 60만 파운드를 지불했다고 합니다. 최종 스펙이 확정되면 75만 파운드를 추가로 입금해야 하며, 나머지는 인도 될 때 지불하게 됩니다.

 돈도 없지만 보통 사람은 돈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탈 수 없는 종류의 차임은 확실해서 탐이 나지는 않는군요. 저는 자동변속기 밖에 몰줄 모르니까요.

F1 2020 영국 그랑프리 결승 by eggry


 다분히 그냥 지루한 크루즈로 끝날 수 있던 경기였는데 막판에 변수가 나와서 조금 화들짝 하긴 했네요. 초반에는 마그누센을 골로 보낸 알본이라든가 뭐 자잘하게 사건이 있긴 했는데 SC 불러내긴 했어도 별로 유의미한 영향은 주지 못 했지만 막바지의 타이어 문제는 아주 큰 사건이었습니다. 사실 다음주에 실버스톤에서 바로 70주년 그랑프리 합니다만, 타이어 문제는 다음번에는 변수가 되지 않을 듯 해서 아쉽(?)습니다.

 일단 메르세데스 페이스는 확고했습니다. SC 덕분에 중반까지는 그다지 맥스와 크게 벌리지 못 했지만 맥스가 제대로 따라잡지도 못 했기 때문에 완전히 컨트롤 하고 있었다 생각합니다. 오히려 극단적인 다운포스 트랙인 실버스톤에서 레드불과 격차가 천지차이는 아니라는 게 조금은 긍정적인 소식인 듯 싶네요. 물론 맥스에게 가망 있는 성능차는 아니었습니다. 이전 두 그랑프리에선 느린 메르세데스는 충분히 상대할 만 했는데 여기서는 그것도 안 되더군요.

 (경기 사후 인터뷰에 따르면 타이어 손상은 외적인 요인으로, 데브리에 의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합니다. 해밀턴에 따르면 키미 라이코넨의 프론트윙 데브리에 의해 생긴 거라고 생각한다는데… 그래도 세 드라이버나 보내버린 걸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파급효과긴 합니다. 피렐리 타이어는 데브리 컷에 대한 손상에도 약하기로 유명하기는 했습니다. 어쨌든 데브리가 원인인 게 확실하다면 타이어 정책보다는 FIA와 마셜의 운영이 조정될 듯 하군요.)

 뻔한 메르세데스 원투로 끝날 경기를 뒤흔든 건 타이어였습니다. 최후반부에 보타스가 그동안 해밀턴을 근거리에 계속 유지해 오다가 갑자기 확 쳐졌는데, 프론트에 진동이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몇 랩 뒤 결국 문제가 터졌는데, 타이어가 사이드월과 트레드 사이가 뜯겨지면서 바람이 완전히 빠진 겁니다. 2위가 확실시된데다 3위 예정인 르클레르와 격차도 컸던 맥스는 패스티스트랩 포인트를 위해서 피트인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냥 보타스의 불운 정도로 끝날 일이었는데, 마지막 랩에 해밀턴마저 같은 증세가 발생하고 맙니다. 두 드라이버에게 발생한 걸로 볼 때 단순히 불운이 아니라 피렐리 타이어의 문제, 조금 더 나가자면 메르세데스 머신과의 상성 문제로 확대된 겁니다. 사실 메르세데스가 피렐리의 권고를 어기는 서스펜션 세팅 같은 걸 하지 않았다면(과거 레드불이 스파에서 한 적 있죠) 메르세데스에서만 생겼다 해도 전적으로 피렐리 문제이긴 합니다.

 물론 바람이 완전히 빠지는 대사고에도 해밀턴의 리드가 워낙 확고했던지라 그냥 그대로 달려서 우승했습니다. 레드불과 맥스는 피트인 안 했으면 격차가 10초도 안 되었으니 가볍게 우승할 수 있었는데 물론 하인드사이트로는 좀 쓰리겠지만, 잃은 건 없고 패스티스트랩도 먹었기 때문에 소정의 성과는 거뒀습니다.

 타이어 컴파운드는 레이스 전략과 타이어 마모, 안전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선정됩니다. 타이어 테스트와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하긴 하는데, 과거 스파나 이번 실버스톤처럼 예상치 못 한 내구성 문제가 발생하는 게 피렐리의 문제이긴 합니다. 설사 너무 무른 타이어를 가져왔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그립을 잃는 것에 그쳐야지, 타이어 스트럭쳐가 무너져서 바람이 빠지게 되는 건 중대한 안전 문제입니다. 아무래도 피렐리가 미쉐린이나 브릿지스톤에 비하면 훨씬 작은 회사고 기술력으로 유명한 곳도 아니라 이런 모습이 가끔 나타납니다.

 좋으면서 나쁜 소식은 다음 주에는 이런 일이 재발할 여지가 거의 제로란 것입니다. 단순히 마모가 심해서 피트인이 많이 필요했다 같은 거라면야 오히려 반가운 의외성이었겠지만, 안전문제인 게 분명하기 때문에 조치가 취해질 겁니다. 물론 일주일이란 시간은 짧기는 하지만 F1이니까 어떻게든 해낼거고 해내야 합니다.

 다만 이전에는 같은 소프트라고 해도 실버스톤의 소프트와 몬자의 소프트는 같은 타이어가 아니라든가 하는 식이 있었는데, 작년부터 피렐리는 더 단순화된 5종의 타이어를 공통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선회했습니다. 실버스톤에서는 가장 단단한 구성인 C1, C2, C3가 하드, 미디엄, 소프트로 선정되었으므로 단순히 한단계 더 올리는 식으로 하기는 어려운 셈입니다.

 더 강화된 제6의 타이어를 긴급 공수하기에는 그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테고, 아마도 C3의 사용금지 내지는 랩수 권고 같은 게 나오지 싶습니다. 물론 평소라면 권고 정도는 쉽사리 씹어 먹고 리스크테이킹을 하거나 극한으로 밀어 붙일 F1이지만, 메르세데스가 망하는 건 확실히 보여줬기 때문에 조금은 고분고분 따르겠거니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응급조치라도 전체 타이어 재평가 및 교체는 결국 들어가야 할 듯 합니다.

 일단 메르세데스가 다른 팀보다 더 위험해 보이는 건 사실이라(사인츠도 발생하긴 했습니다만) 레드불이나 페라리라면 이걸 타이어 전략의 우위로 활용할 여지도 없는 건 아닙니다. 물론 거의 끝에나 가서 일어났던 만큼, 그냥 타이어 전략을 2,3랩 정도만 보수적으로 짜도 해결되는 문제이긴 합니다. 타이어 문제로 다음 그랑프리에서 메르세데스가 우위를 잃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할 수 있습니다.

 경기 얘기가 별로 할 게 없어서 타이어 얘기에 집중했는데, 보타스와 사인츠가 망한 덕분에 베스트 오브 레스트는 다니엘 리카도가 됐습니다. 이전 경기에서는 르노 경쟁력이 좀 아쉬운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맥라렌과 박빙이었고 맥라렌이 눈꼽만큼 더 좋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사인츠의 폭망으로 4위를 먹었습니다. 오콘도 노리스 뒤에 온 걸 보면 르노가 재래식 서킷 경쟁력은 맥라렌에 크게 뒤지지 않는 듯 합니다. 사인츠는 노리스와 휠투휠도 있었지만 오늘 리드 맥라렌이었지만 운이 아주 없었네요.

 지난 경기 동안 중위권 돌풍을 일으킨 레이싱포인트는 페레즈가 코로나19 확진이 되면서 니코 헐켄버그가 긴급 투입됐지만 썩 만족스러운 예선 성적은 아니었고, 결승 전 머신 문제로 출발 포기하면서 허무하게 끝났습니다. 랜스 스트롤도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못 보여줬는데... 핑크 메르세데스 돌풍이 이걸로 끝인 걸까요? 실버스톤이 좀 더 그랑프리 트랙 표준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보타스, 사인츠의 폭망에 힘입어 샤를 르클레르는 또 포디엄에 올랐고, 베텔은 간신히 1 포인트를 얻었습니다. 베텔은 딱히 사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예선부터 해서 여기선 완전 죽을 쑤는 모습을 보였네요. 르클레르는 예선 4위도 기염이었지만 단순히 럭키 원랩에 그치지 않고 레이스에서도 비록 무풍지대긴 하지만 4위로 계속 달려서 보타스가 나가 떨어지자 3위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주도 이런 모습이면 베텔과 올해 페라리 머신 상성에 큰 문제가 있다고 해야할 거 같네요.

 4경기 후 WDC는 해밀턴이 무난하게(!) 30포인트 리드로 1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타스도 노포인트에도 불구하고 2위는 수성했네요. 물론 맥스가 턱 밑이긴 하지만 성능 우위를 유지하고 이변이 없다면 2위 방어는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맥스는 드디어 제대로 포인트를 획득하기 시작하면서 노리스를 밀어내고 안정적으로 3위에 안착했습니다. 4위는 르클레르의 몫이어야 할 거 같지만 르클레르도 불운했던지라 아직은 노리스가 4위, 르클레르가 5위입니다.

 WCC에서는 메르세데스가 간단히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해밀턴 득점이 워낙 압도적이라 해밀턴이 2위인 레드불보다도 더 앞서 있습니다.[...] 사실 이번 경기 노포인트인데도 보타스가 레드불 전체 득점보다 많은 상황이고요; WCC는 WDC보다 더 가망 없는 모습이네요.

 맥라렌과 레이싱포인트는 금방 끌어내려질 줄 알았지만 페라리의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아직도 3,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페라리가 5위입니다. 그래도 시즌 끝날 때까진 3위로 올라설 수 있겠죠. 하지만 올해 섀시를 내년 그대로 쓰기로 합의한 마당인데다 아예 "내년은 기대하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팀에서 언급할 정도니, 정말 2022년까진 기대하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거 같습니다.

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8부(끝) - 카츠라리큐 by eggry


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7부 - 센토 고쇼, 교토 고쇼

 교토 고쇼 구경하다가 대중교통 시간 상 정말 허겁지겁 움직여야 되서 후다닥 카츠라 역으로 왔습니다. 겨울 날인데 하늘은 여름 같네요. 아침엔 흐렸지만 점심 때가 다가오면서 개서 아주 좋아졌습니다.

이어지는 내용

소니, a7S III 발표 by eggry





 제가 우리 집 황금송아지라고 놀리던 a7S III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a7R이 마크 4가 나오고서야 나왔으니 정말 오래 걸렸네요. 넘버링 맞추려고 마크 4로 하는 대신에 마크 3를 고집했는데, 웃긴 건 이번에 선보인 신기술들을 보면 a7R 마크 5가 나오는 건 시간문제 같다는 겁니다. 그럼 세대 숫자가 2나 벌어지게 되게 생겼네요. a7R V를 아주 느리게 내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지만 그럼 a7R IV는 오랫동안 고화소만이 장점인, 형제 중에서 제일 낙후된 기술을 가진 카메라가 된다든가 할 듯 하군요. 일단 주요 사양입니다.

- 1200만 화소 BSI 풀프레임 센서
- 비욘즈 XR이미지 프로세서(듀얼 구성으로 비욘즈 X보다 최대 8배 빠름)
- 최대 4K120 동영상(10비트 4:2:2 S-Log2/3 ALL-I H.264/265)
- 16비트 HDMI RAW 출력 가능(아토모스 닌자 대응 업데이트 예정)
- 바디 내장 5축 손떨림 보정 및 액티브 손떨림 보정(약간 크롭 됨)
- HEIF 스틸 및 HLG 동영상 녹화
- USB-C 포트는 PD 속도로 충전 가능
- 944만 도트 OLED EVF(0.9배율)
- 144만 도트 터치스크린 스위블 LCD
- 터치 가능한 새로운 메뉴 및 Fn 메뉴
- 2.4/5Ghz WiFi 및 기가비트 이더넷 연결

 뭐 이정도입니다. 일단 센서와 프로세서 업그레이드가 먼저 보입니다. 센서는 여전히 1200만 화소를 고수했는데, 동영상에는 절대화소수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과 젤로 억제의 이점이 있는 등 현명한 선택입니다. 이미 인터뷰에서 큰 화소수는 유지될 거라고 했고 그대로 됐습니다. 쿼드베이어 센서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쿼드베이어 센서는 고화소 모드가 계륵이란 점에서 보수적인 선택을 한 듯 합니다.

 특히 이번부터 지원하는 4K120에서는 더 빠른 셔터속도를 가져야 하며, 이는 곧 동등 조건에서 더 ISO가 높아질 거란 의미입니다. 2배의 공식에 따르면 적정 셔터속도는 1/250s인데, 이건 실내만 해도 결코 조명 없이는 저감도를 확보할 수 없는 속도이죠. 1200만 저화소에서 얻는 고감도 이득은 4K120 화질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다 줄 겁니다. 1200만은 그대로지만 이면조사가 되어 조금이나마 노이즈 억제도 더 좋아졌을 듯 합니다,

 젤로 억제에 대해서는 원래 구형 1200만 센서도 저화소 덕분에 소니 기종 치고는 좋긴 했습니다. 사실 소니 풀프레임은 경쟁사보다 전자셔터 젤로 억제에서는 취약한 편인데, 오로지 a9 시리즈만 적층형 DRAM으로 스틸에서는 놀라운 젤로 억제를 보여주긴 했습니다. 하지만 동영상에선 a9도 DRAM을 활용할 수 없었고, 재래식으로 저화소 구성으로 리드아웃을 빠르게 한 a7S 시리즈가 여전히 제일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이면조사형이 되면서 회로 폭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된 게 리드아웃 속도를 3배 향상시켜 주었다고 합니다. a7S II의 젤로 억제도 풀프레임 기준으로는 좋았기 때문에 a7S III는 엄연한 의미에서 젤로 프리나, 아니면 a9이 이용하던 마케팅 문구인 '디스토션 프리' 수준은 아니겠지만 동영상 기기 기준으로는 월등히 좋은 젤로 억제를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새 비욘즈 XR 프로세서는 당연히 더 고프레임 출력을 위해 필수일 겁니다. 4K120은 단순 숫자만으로는 a7S II가 지원하던 사양의 4배 속도를 요구하지만, a7S II에서 안 되던 10비트 녹화, H.265 코덱 지원 등등을 고려해 최대 8배 성능을 내도록 나왔습니다. 또 화소가 적은 a7S III에서는 무리지만, 이 성능은 더 고화소 기종에서는 8K30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성능이기도 합니다. 한동안 캐논에 프로세서 성능에 밀려왔던 소니지만 이걸로 캐논 R5와 동등 혹은 더 나은 수준의 프로세싱 파워를 확보했습니다.



 동영상 사양도 호화스럽습니다. 화소수 문제로 8K를 못 하는 대신에 4K에서 최대한 제약이 없도록 만들자고 한 게 느껴집니다. 모든 해상도, 프레임에서 모든 기능과 출력 옵션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10비트 4:2:2 H.264 혹은 H.265 내장 녹화가 지원됩니다. 이제 10비트 녹화가 되기 때문에 HLG 녹화 기능은 제대로된 HDR 녹화가 됐습니다. H.265 지원에 따라 스틸 촬영에서도 캐논에 이어 두번째로 JPG 외에 HEIF 촬영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HDMI 출력을 통한 RAW 비디오도 자랑하고 있습니다. 무려 16비트의 RAW 비디오 출력이 된다고 하는데, 사실 16비트에 상당한 데이터를 내보낼지는 조금 의문스럽긴 합니다. 일단 센서 카탈로그 스펙을 봐야겠지만 동영상 모드에서 애초에 원본 데이터가 16비트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스틸에서도 프로세서 성능 향상에도 여전히 '16비트 프로세싱을 거친 14비트 RAW'라는 말장난 같은 표현을 쓰고 있는 걸 보면, 센서 스펙이 아예 14비트 한계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도 2비트 뻥 데이터라고 해도 4K120 RAW 비디오가 된다는 건 슬로우모션 등의 표현에서 대단한 이점이 되겠지요.

 실질적으로 극한의 고화질이 아니라 워크플로오와 프로세싱의 밸런스까지 고려한다면 현실적인 촬영은 여전히 10비트 4:2:2 H.264 녹화가 될 듯 합니다. S-Log3까지 지원하고 시네 감마도 지원한다고 하므로 보정의 여지는 충분합니다. 소니에 따르면 15비트 이상이라고 하니... H.265는 용량을 줄일 수 있지만 편집 시 부하가 엄청나며, RAW 비디오는 용량이 미쳤기 때문에 여전히 10비트 H.264가 메인이리라 봅니다. 그 기준에서도 ALL-I 지원 등 좋은 사양이긴 합니다.

 a7S III 만의 사양이 아니라 추후 기종에 탑재될, 전반적인 부품이나 섀시 특성도 새로 나왔습니다. 레이아웃은 C1 버튼과 녹화 버튼 위치가 바뀐 걸 빼면 4세대 기종과 거의 같지만 자잘하게 개선된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제일 눈에 들어오는 건 스위블 LCD겠죠. 동영상 기종이라 선심쓰듯 이제서야 넣어준 듯 하지만, 앞으론 스틸 중심 기종에도 들어가리라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뷰파인더입니다. 현존 최고인 944도트 OLED EVF를 선보인데 그치지 않고, 소니 EVF에 가장 큰 불만이던 배율을 무려 0.9배로 월등히 끌어 올렸습니다. 뷰파인더를 키우기 위해서 아이센서는 아래쪽으로 이동시켜서 마빡 증가를 최소화한 듯 합니다.

 유일한 우려는 a7R IV만 해도 576만 도트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리뷰 시에만 최대 해상도로 표시되고, 라이브뷰 때나 AF 때는 낮은 해상도로 구동되서 368만 급과 별반 차이 없는 체험을 제공했다는 겁니다만, 이번엔 배율도 키웠으니 어느정도 자신감의 표출이라 생각하며, 비욘즈 XR의 성능으로 높은 실시간 영상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a7R V는 이전에도 예상했지만 새 프로세서를 통한 4K60/120이나 8K 동영상 지원, 16비트 RAW 지원이 메인이리라 생각하는데, EVF도 좋아지면 바로 사고 싶습니다.(마크 4 구라화소 EVF 정말 실망입니다;;)



 또 저장장치 지원도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경쟁사들이 속속 CFexpress를 지원하는 가운데 SD express는 상용화가 멀었고 이미 버거워지는 대역폭 문제를 어떻게 커버할까 했는데... CFe를 채용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경쟁사들이 채택한, XQD 사이즈의 타입B 대신에 타입A를 택했습니다. 타입A는 SD 카드보다 약간 작은 크기로, 그걸 UHS-II 슬롯과 겸용 가능한 슬롯을 만들었습니다. 이전엔 메모리스틱/UHS-I 하이브리드 슬롯을 만들더니 이젠 이런 신기한 걸 만드네요.



 좋은 소식은 일단 UHS-II 호환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심지어 듀얼 슬롯까지 유지하면서도 새 규격을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나쁜 소식은, 타입A 그 자체입니다. 일단 만드는 곳이 예고된 곳만 해도 소니 뿐이이니 비싼 가격은 예상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성능 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타입A는 1레인만 사용하기 때문에 타입B에 비해 최대성능이 절반입니다. 또 사이즈가 작은 만큼 큰 용량의 카드를 만들기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번에 같이 발표된 G 시리즈 CFe 카드는 700MB/s 쓰기에 800MB/s 읽기라고 합니다. UHS-II 기준으로는 배 이상의 성능이지만, 이미 타입B로 이것의 배 이상 빠른 카드가 나와있다는 점에서 출발점부터 지고 들어가는 셈입니다. 게다가 여러 메이커가 채택한 타입B에 비해 제품의 다양성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건 또 가격상승 요인이 될 겁니다.

 a7R IV와 거의 같은 크기를 가진 섀시에서 타입B를 넣으면서 듀얼 슬롯을 구성하기란 불가능했을 겁니다. 하지만 타입A의 선택은 퓨처프루핑이 전혀 되지 않는 안 좋은 선택이란 생각이 듭니다.(크기 비교에선 타입B보다 좋다고 했지만 속도 비교에선 SD랑만 비교하는 게 보이나요?ㅋ) 조금 키워서라도 타입B를 도입하는 게 고화소 모델 사용자로써 더 바라는 결정이었을 겁니다. a7S III에서야 전혀 문제가 안 되지만, a7R V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을 겁니다. a7R IV보다는 2배 이상 빠르겠지만요.

 소니로써는 앞으로 CFe 규격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PCI-E 버전이 올라가는 걸로 기대하는 듯 하지만, PCI-E 4.0은 PC 시장에서도 인텔마저 아직 도입 못 했을 정도로 보급이 느린 상황입니다. CFe 규격은 발전이 더 느릴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는 패널티를 지고 들어가는 거죠. 일단 이론 상으로야 4.0에서 2배, 5.0에서 또 2배가 되기 때문에 버전업만 제때 된다면 타입B 대비 절반 속도라는 건 바뀌지 않지만 대역폭이 턱없이 모자란 상황은 겪지 않겠습니다만...



 그동안 엄청나게 욕먹어 왔던 메뉴도 일신됐습니다. 사실 파나소닉이나 올림푸스가 쓰는 3단 트리 구조라는 점에서 별로 혁신적인 건 아닌데 그동안 메뉴가 너무 고문이었기 때문에 이정도만 해도 감사를... 드디어 메뉴도 터치 조작이 된다고 합니다만, 이 타입의 메뉴 자체는 타사에서도 별로 터치 친화적인 기종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좋은 소식은 Fn 메뉴에 드디어 터치가 먹는다는 거네요. 기존 출시 기종도 적어도 a7R IV나 a9 II는 인터페이스, 터치 업그레이드를 해주길 바랍니다. 적어도 Fn 메뉴 만이라도! 그거 아무리 봐도 터치해달라고 외치는 것처럼 생겼는데 터치 안 된다고 까는 유튜브 영상만 100편 쯤 봤습니다.




 그리고 최근 핫한 발열입니다. 최근 R5가 높은 동영상 사양에도 과열 문제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소니가 a7S III를 저화소로 유지하기로 한 데는 고화소에서 생기는 센서 발열은 물론, 고화소 풀픽셀리드에서 오는 프로세서 발열을 억제하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4K120에서 무제한(혹은 준 무제한) 녹화가 가능한 수준이 될 거라고까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발열에 관해서는 유튜버 Max Yurev가 빨리도 소감을 올렸는데, 4K30/60에서는 발열경고 화면에 도달할 수 없었으며, 4K120에서는 45분 후 발열 경고가 떴고 1분 휴식 후 15분 추가 촬영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이 테스트는 캐논의 자료 기준과 같은 23도 기준에서 테스트라고 하며 이 기록은 준무제한으로 여길 수 있어 보입니다. 물론 여름 조건에서는 a7S III 역시 4K120에서 30분을 넘기기 어려울 듯 하지만, 일단 쿨타임도 짧아 보이고 4K60도 좋아 보입니다.

 다만 이게 캐논 R5를 전적으로 조롱할 수 있는 수준의 격차는 또 아닙니다. 일단 캐논도 4K60 픽셀비닝 모드까지는 23도 30분 이상 녹화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최고 화질 모드에서의 촬영+고온이 아니라면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최고사양이 쓰기에 제약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비교적 쓸만한 4K60 풀프레임모드만 해도 파나소닉에는 아예 없으며, 소니도 a7S III에서나 등장한 사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영상 특화 기종이 아니라 하이브리드로써는 평균 이상이며, 고화소 스틸 기능까지 갖췄다고 말한 거죠.

 소니는 4K120까지도 풀픽셀리드로 발열 문제가 적다고 말하지만, 풀픽셀리드를 자랑하기에는 1200만이란 화소는 너무 적습니다. 사실 a7S III의 가로 픽셀 수는 4240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상력 측면에서는 R5의 풀픽셀리드 모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일 것이며, R5의 픽셀비닝 모드는 a7S III의 풀픽셀리드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또 DCI 4K 미지원도 고급 영상물 제작자에게는 의미 있을 수 있죠.

 그래도 a7S III가 R5보다 발열 문제가 훨씬 적기 때문에 전천후 현장에 더 적합한 카메라인 건 분명합니다. 이건 R5가 동영상 특화 카메라가 아니라 그저 전대미문의 동영상 사양도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카메라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전혀 이상한 점이 아닙니다. 사실 그 점에서는 R5는 발열이 문제가 되지 않는 동영상 옵션에서도 경쟁사보다 동급 대비 높은 수준을 내놓았으므로, 신제품으로써 소기는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8K 동영상을 원하는 극소수는 여전히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R5 밖에 선택지가 없습니다.(아이슬란드 8K 영상이 많이 올라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화소와 풀프레임 4K60을 한 기종에 원한다고 해도 R5 밖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오로지 저화소더라도 풀프레임 센서 사이즈에 높은 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찍을 수 있길 원하는 사람에게만 a7S III가 압도적인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프로 프로덕션 업계에서 a7S III의 장점이 훨씬 미덕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R5는 애초에 프로 동영상 카메라가 아닙니다. 그래서 발열로 R5를 아무리 놀린다고 하더라도 a7S III가 R5보다 더 팔릴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a7S III의 동영상 사양도 8K를 원하는 사람 만큼은 아니라도 니치하거든요. 대부분의 유튜버나 vLogger는 4K30이 잘 되는 미드레인지 하이브리드 카메라도 이미 오버킬입니다. 아직 FHD로 올리는 사람이 수두룩 빽빽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좋은 소식은 가격입니다. 사실 R5의 가격대, 신뢰성 높은 풀프레임 4K60/120이라는 강점을 생각하면 4000달러 정도로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생각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가격은 3500달러로 정해졌습니다. 이 가격 대로라면 국내가가 500만을 넘을 일은 없겠죠. 동영상 촬영가들에게는 4K60/120을 잘 구현하면서도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은 결국 스틸/비디오 전천후 하이브리드 기종이 아니라 니치 기종이라서라는 생각도 듭니다. R5가 비싸게 부른 건 고화소 기종인데도 동영상과 AF가 좋기 때문일 거고요. 동영상 기종 기준으로는 뭔가 깡패같은 가성비 느낌이긴 한데, 소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프로캠/시네캠 대비 쪼잔해 보이는 너프들이 점차 발견되지 싶습니다. 제가 단시간에 찾은 건 DCI 4K가 안 된다는 정도 뿐이었습니다만.

 출시는 9월. 저는 동영상 위주가 아니기 때문에 a7S III 자체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이미 말했듯 여기 쓰인 기술을 바탕으로 4K60/120, 8K30과 스틸 16비트 RAW가 되는 a7R V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EVF도 기대되고요. 의외라면 의외지만 스위블 액정은 틸트보다 선호하지 않습니다. 랜드스케이프 찍기에는 더 불편해서요. 사실 제가 가장 선호하는 건 후지/파나소닉 식 3-Way 틸트입니다. a7R V가 스위블 대신 3-Way 틸트면 좋겠네요.

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7부 - 센토 고쇼, 교토 고쇼 by eggry


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6부 - 아다시노넨부츠지

 여행 막날. 저녁 비행기 타려면 해 지기 전에 떠나야하니 일정을 빠듯하게 잡을 순 없습니다. 원래 3박 4일 일정 중 첫날은 저녁 도착이라 일정 없음, 나머지 이틀 계획, 막날은 혹시나를 위한 스페어로 놔둔 건데 눈이 금방 사라져서 계획은 다 허튼 게 되어서 막날은 시간이 남게 됐습니다.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 가볼 만한 곳 생각하다가 황궁이 생각났네요.

 요즘은 교토 고쇼는 거의 상시개장 중입니다. 물론 가이드 투어는 추가적으로 더 들어가는 곳이 있고 예약제지만요. 그래서 제일 만만한 교토 고쇼를 중심으로, 별궁 중 두군데 정도 노려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교토 고쇼에서 가까운 센토 고쇼가 1순위로 꼽혔고, 카츠라리큐와 슈가쿠인리큐 중에서 골라야 하는데 동선도 그렇고 볼거리도 그렇고 카츠라리큐로 기울었네요.

 투명성 없이 선발하기로 유명한 황궁 관람이지만 시기는 좋았습니다. 일단 겨울이라 정원이 중요한 이런 곳에 관람객이 적고, 코로나19가 막 퍼지기 시작하던 상황이라 관광객도 많이 줄었죠. 예약이 전달 1일에 처음 가능해지는데, 이전에 4월 갔을 때는 정말 순식간에 쫑나더랍디다. 그런데 이때는 다음날 시간대도 비어 있는 게 있을 정도.

 숫자가 있으니 신청하면 무조건 되겠지? 그런 방심은 금물입니다. 투명성 없는 신원정보 기준 판단에다, 심지어 선착순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날 신청한 사람 중에서 궁내청이 괜찮다고 생각한 사람만 다음날 발표되는 식입니다. 국적, 직업, 나이, 여권번호 등등 꽤 자세한 내용을 넣어야 하는데, 그 덕분에 한국인, 중국인을 차별한다는 의심도 적잔히 있습니다만 투명성이 없고 시차가 있는 발표 방식이니 그냥 경쟁이 심했나보다-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저는 지난번이나 이번에나 여러 시간대에 응모했고 이번엔 각 장소에 하나의 시간대만 당첨됐습니다. 이건 17년 4월 때하곤 조금 다른데, 그때는 중복 당첨이 되서 취소하기도 했거든요. 이번이 그때보다 여유로운 상황인 걸 생각하면 궁내청에서 전체 궁궐 관람 응모를 취합해서 중복 개인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1회만 뽑히도록 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너무 가까우면 이동이 불가능할까 걱정이었는데 그렇진 않았네요. 어쨌든 시작은 센토 고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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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6부 - 아다시노넨부츠지 by eggry


2020. 2. 10.-13. 교토 사진 여행기 5부 - 오타기넨부츠지

 좀 가다보면 사가 토리이모토(嵯峨鳥居本)라는 곳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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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박스 쇼케이스 2020.07.23. by eggry


 어제 새벽에 한글 자막까지 실시간으로 해서 내보내줬는데 그땐 볼 수가 없었고... 어차피 스트리밍이라 화질도 별로였으니까. 나중에 올라온 4K60 편집본으로 봤습니다. 일단 썩 와닿지는 않네요. 찔끔찔끔 풀어놓는 거 말고 이게 제대로 힘 모은 거일텐데, 쇼 측면에서는 소니와 PS5가 더 나았다 싶습니다. 뭐 그쪽도 서드파티 천지에 그 자체로 별로 훌륭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요. MS가 그쪽보다 더 보여준 게 적다는 인상이네요.

 시작은 '헤일로 인피니트'로 했는데, 일단 게임플레이까지 풀어놔서 양 사의 대표작 중에서는 제일 진전이 많이 되어 보이긴 합니다. 일단 2020 할리데이 런칭 타이틀로 확정짓고 있기도 하고요. 오픈월드에 시즌제로 업데이트 되는 캠페인일 거라는데, 캠페인 구성은 두고 봐야할 듯 합니다.

 하지만 트레일러에서 보여준 모습은 '헤일로 5'에서 이어지는 에픽 스페이스 오페라라기보다는 헤일로워즈의 스파르탄 한명이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과연 메인 스토리가 진행이 되긴 할까요? 시즌제에다 게임패스라는 플랫폼까지 생각하면 컨텐츠는 계속 나오지만 스토리는 별로 진전되지 않는 식이 아닐지.

 일단 '헤일로 5'에서 액션과 총질 하나 만큼은 당당히 최고 수준이라고 칭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놔서, 그쪽으로는 크게 걱정하진 않습니다. 제트팩이 없는 느낌이긴 한데 그래플링 훅이 생겨서 어느정도 입체적인 플레이는 가능할 듯 하고, 신규 무기들은 아직은 뭐라 말하긴 어렵네요.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그러니까 비주얼 면에서는 꽤 실망스러웠습니다. 사실 이번에 선보인 타이틀 중 현세대에서 업데이트 되는 게임 빼고 거의 유일하게 엑박원도 대응된다고 해놓은 게임이라, 디자인 면에서 한계가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스마트딜리버리는 좋은 생각이지만 그건 현세대 기준으로 리마스터 내는 대신에 업데이트로 해결할 때이고, 아예 신작을 두 세대에 걸쳐서 내면 당연히 이전 세대에 발목을 잡힐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오픈월드에 중요한 CPU가 현세대의 주요 약점이었는데 차세대에서 월등히 나아지는 부분이다 보니...

 어쨌든 팝인이 두드러지는 아주 솔직한 플레이 영상이어서 나중에 속았다 생각하진 않을 듯 한데(헤일로 5가 티징과 광고는 엄청 많은데 플레이 영상은 적었던데 비해), 대표작으로써 망스샷들이 굴러다니는 걸 보노라면 343에 기술력을 기대하는 건 좀 아닌가 싶고 그렇습니다.

 뭐 엑박원 세대만 해도 포르자 시리즈의 턴10과 플레이그라운드가 제일 기술력이 좋고, 그와 견줄만한 게 기어즈 시리즈의 코얼리션이었고 343은 '헤일로 5'나 '마스터치프 콜렉션'이나 업데이트나 서비스는 좋았지만 기술력이 좋다는 생각은 안 들었죠.

 게임플레이만 재밌고 업데이트만 잘 해주면 계속 하긴 할텐데, 플랫폼의 대표격인 AAA 타이틀이라기보다는 게임패스 특화 게임이 된 느낌이 좀 듭니다. 스토리 진행하거나 시리즈를 완결짓기 보다는 그냥 끝없는 전쟁을 이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게임패스가 아무리 성공적이라고 하지만 헤일로를 '씨 오브 시브즈' 같은 식으로 전개하는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은 별로 안 드네요;

 그 다음으로 나온 '포르자 신작'은 뭐 지금으로썬 레이트레이싱 자랑하는 정도 외에는 게임플레이라고는 할 수 없는 단계입니다. 그냥 티징 정도라 할 수 있고, 의외지만 '그란투리스모 7'이 '헤일로 인피니트' 못지 않게 솔직한 게임플레이 영상을 보여줬던 걸 생각하면 이번엔 정말 그란이 먼저 나올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대신 그 시간은 '포르자 7'을 스마트딜리버리로 업데이트 하면서 충당하지 않을까 합니다만, '포르자 7'은 이미 엑박원X에서도 4K60이었던지라 딱히 뭐 할 게 있을지는... 물론 PC 버전용 고해상도 텍스쳐 같은 게 있긴 하지만요. 일단 '포르자 호라이즌 4'는 시리즈 X에서 4K60 대응 업데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성능을 생각하면 PC판 최상옵에 해당되는 퀄리티가 가능하겠죠.

 한편 말이 많은 엑박원 구세대 지원에 대해. Fable 신작, Avowed(옵시디언 신작), As Dusk Falls, Everwild, State of Decay 3 등이 선보였는데 포르자와 더불어 이 타이틀들은 엑박원 대응으로 표기되지 않았습니다. 공개 영상을 보아도 거의 발표 트레일러에 가깝고 출시는 최소 내년 하반기에나, 아니면 시리즈 X 런칭에서 2년 뒤에나 가능할 듯한 느낌입니다.

 사실 '헤일로 인피니트'의 경우에서 보듯, 차세대용 신작을 구세대에도 가능하게 내려니 그래픽이야 해상도, 프레임 타협한다 해도 CPU가 가져오는 게임 디자인과 엔진의 한계가 너무 크다 싶습니다.

 l그래서 헤일로는 런칭으로 내면서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는 형태로 했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개발 진척 등을 고려하면 2년 쯤 뒤에나 시리즈 X 전용으로 나와서 딱히 엑박원 지원 안 해도 할 말 없는 모양으로 만들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적 의심.

 뭐 런칭이 만족스럽게 준비되지 않은 건 소니나 MS나 마찬가지인 거 같긴 한데, 소니는 아예 확실하게 "이건 차세대용"이라고 선을 긋고 들어갔는데 MS는 스마트딜리버리를 너무 내세우다가 신작까지 그걸 지원하면 왠지 패널티, 지원 안 하면 약속 어기는 거라고 욕 먹는 상황이 되어버린 듯 하네요. 분명 현세대 말기에 나오는 대작들이 스마트딜리버리에 하위호환까지 보장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서도...

 게임패스 중심으로 서비스형 게임으로 전환하고 있기도 해서, 아무래도 1,2년 동안은 스마트딜리버리로 업데이트 된 구세대 게임을 즐기면서 보내야 할 거 같네요. 뭐 서드파티 게임도 스마트딜리버리 지원하거나 말거나 어차피 다 낀세대라 진정한 차세대 게임 같은 건 아직 없는 게 현실입니다마는. 어쌔신 크리드든 사이버펑크든 다 그냥 현세대 게임에서 그래픽만 업글되는 거니까요.

 실제 게임 영상이 별로 없어 그냥 그랬던 엑스박스 쇼케이스. 의외로 가장 흥미를 돋궜던 건 한국산 밀리터리 FPS인 '크로스파이어'에 리메디가 캠페인을 추가해 만든 콘솔판 '크로스파이어 X'였네요. 당연히 멀티겠지만 콜옵짭스러운 원작에다가 리메디가 FPS 캠페인을 만든다니까 안봐도 B급일 거 같긴 한데, 호기심 하나는 확실히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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