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서비스 종료에 부쳐 by eggry


 여행기를 더 쓰기 전에 끝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런지... 요즘처럼 침체된 상황에 이글루스라는 사업이 어떻게 유지 가능한가? 극도로 활동이 적어서 유지비도 적게 들어서 가늘고 길게 가는가? 라는 생각이 주기적으로 들었는데 그렇게 편한 안식 같은 게 있을 리 없었네요.

 eggry.lab의 개설일은 2004년 1월 26일이었습니다. 만 19년을 넘겼으니 이것보다 오래 지속한 활동은 개인취미인 게임 정도 뿐이라고 해야겠네요. F1도, 카메라도, 사진도, 여행도 그보다 훨씬 나중이었습니다.



 방문자수는... 아직도 가동기간이 3달 남았기 때문에 염원의 8,888,888은 찍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딱히 노려서 내 눈으로 보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고요.

 폐쇄가 확정된 만큼 더이상의 포스팅은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백업 서비스가 예정되어 있긴 하지만 타 블로그 서비스에 복원이 가능할 거라곤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개인 아카이브 용도에 그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SNS 시대에도 언제나 나만의 공간과 기록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물 간 블로그를 계속 유지해왔지만, 그것도 드물게나마 봐주는 방문자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긴 합니다. 블로그를 완전히 종료하는 건 아니고요, 메인 온라인활동인 트위터 상태가 메롱이기 때문에 블로그의 마지막 교두보로써 역할은 더 강화될 듯 합니다.

 그동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 블로그 포스팅은 이미 몇년 동안 미러링으로 운영하고 있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링크)



2022.11.19.-27. 교토 단풍 여행 1부 - 출발, 에이칸도 라이트업 by eggry


2022.11.19.-27. 교토 단풍 여행 0부 - 일본 여행 다녀 왔습니다

 반올림으로는 만 2년 만의 일본 여행입니다. 사실 20년 2월이라는 막차 오브 막차로 갔었기 때문에(그때도 교토) 1년 9개월로 왠만한 사람들보다는 꽤 짧기는 하겠지만요. 원래 첫 재개 후 여행은 가을 타카야마 축제를 보러 가려고 도박으로 예매를 했으나... 무비자 개방이 여행일정 딱 다음주부터라서 눈물을 머금고 취소했습니다. 비행기값에서 12만 미환불로 날렸네요. 11월 말로 잡아놨던 교토 단풍은 무비자 재개 후라서 문제 없이 갈 수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에 정말 오랜만에 오는 느낌인데 그 사이 수원에서 화성으로 이사도 해서 공항버스도 새로 알아봐야 했습니다. 배차가 수원보다 뜸해서 비행기 시간 선정에도 좀 영향을 받았네요. 뭣보다 귀환 막차시간이 너무 일러서 늦은 저녁 비행기로 귀국은 이제 어렵게 됐습니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그냥 제 차로 가서 공항 주차장을 이용해볼까 생각 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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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 여전히 제자리걸음 by eggry


※ 스포일러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했습니다. 돌비시네마에서 보긴 했는데 4K나 HDR에서 재미 볼 구석은 사실상 없으니 그냥 사운드가 너무 나쁘지 않은 상영관 정도면 될 거 같습니다. MX관 정도면 충분히 차고 넘칠 듯.

 지진을 일으키는 악령(?) 미미즈가 뛰쳐 나오는 문을 닫아 지진을 막는 '토지시'인 청년 무나카타 소타와 우연히 미미즈의 봉인을 풀어버려 소타와 함께 여정을 하게 된 여고생 이와토 스즈메가 봉인을 지켜내기 위해 일본을 일주하는 내용- 정도가 시놉시스 되겠습니다. 이번에도 재난을 테마로 했는데, '너의 이름은'에다 '날씨의 아이'까지 해서 재난 3부작으로 칭해야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소타와 스즈메가 열도를 따라 열리는 재난의 문을 닫으려 돌아다니는 과정이 로드무비 스타일이었던 거였네요. 여러 지역과 사람을 만나는데 쾌활하게 그려지고 재미도 있습니다. 재난을 달고 다니는 고양이신 '다이진'을 쫒아 다니는 부분도 적당히 코믹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정적인 면이 많았던 이전작들에 비해 역동적인 액션이나 카메라워크에 꽤 비중을 두었는데 그런 움직임 측면도 호사스럽긴 했습니다. 군데군데 적지 않은 발전점들이 있지만 그래도 가장 와닿는 건 유머를 빙자한 스케베짓을 이번엔 하지 않는다는 정도겠네요. 섹슈얼한 면은 오히려 절제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없습니다.

 적당히 괜찮은 배경설정에 캐릭터도 괜찮긴 하지만 최종 결과물은 조금 미덥잖다는 게 제 감상입니다. 일단 가장 큰 단점은 곱씹을 시간 없이 휙휙 급전환되서 넘어가는 부분인데, 이게 결국엔 미미즈를 둘러싼 오랜 싸움이나 토지시, 고양이신에 대한 부분들을 미흡한 상태로 놔두는데도 일조합니다. 전반적으로 그냥 기세로 밀어 붙이는 스타일인데 힘도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네요.

 물론 그런 제작스킬적인 부분보다 더 유감스러운 건 재난을 다루는 관점 되겠습니다. '너의 이름은'에서는 집단기억의 모호한 이미지 정도였고, '날씨의 아이'도 상상의 영역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아예 직접적으로 3.11 동일본대지진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워낙 큰 사건이고 하니 당연히 신중할 수 밖에 없는데 신카이 마코토에게는 좀 역부족이었다는 생각이네요.

 일단 재난을 일으키는 악령적 존재나 그걸 막는 사명을 가진 사람 같은 것까진 판타지요소로써 괜찮지만, 그럼 어쩔 수 없이 일어났던 지진들은 마치 토지시들의 역부족인 것처럼 되서 좀 갸우뚱해집니다. 거기다 뒷문이 시간이 지나면 결국 열리는 이유가 사람들의 기억이 흐릿해지면서 봉인이 약해지기 때문이라는데, 인재라면 모를까 자연재해에 이런 관념은 좀 문제가 있습니다.

 스즈메가 보통 아이들과 달리 미미즈가 보이고 토지시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어릴적에 재난에 휘말리고 뒷세계로 가본 경험 때문이라는데, 사실 이것도 꽤 얼렁뚱땅이긴 합니다. 그게 그렇게 쉽게 일어날 일은 아니라지만 그렇다고 일본이란 나라에선 그렇게까지 드문 일도 아닐 거란 말이죠. 스즈메는 캐릭터의 설득력을 위해 더욱 독보적인 존재였어야 했습니다.

 '날씨의 아이'와 견주어 보면 또 생기는 의문은 신카이 마코토에게 있어 자연을 거역하는 인간의 대가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날씨의 아이'에선 날씨가 인간에 대한 벌인데, 그걸 억지로 누르는 것이 히나를 희생시키는 것이었죠. '너의 이름은'에서도 무녀의 삶은 희생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는 토지시는 별달리 대가를 치르지 않습니다.

 그런 비대칭적인 조건은 자연재해를 상대하기엔 너무 편리한 얘기인 것 같고, 토지시라는 일의 무게감에서 희생이 빠지니 순전히 해야할 일을 못 해서 보통사람들에게 해가 끼친 것처럼 되어버립니다. 토지시는 토지시대로 각오와 희생이 있어야 실패에 책임을 섯불리 탓하진 못 할텐데요.

 토지시들이 아무리 해도 미미즈를 막는덴 한계가 있다든가 하는 뒷사정이 있을 듯 하지만 관객에게 설득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죠. 물론 소타의 할아버지나 고양이신에게서 아주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라는 암시는 있지만 매우 미미한 늬앙스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총체적으로 세계관의 디테일이나 설득력이 부실한 게 내러티브도 힘이 빠지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입니다.

 급전환하는 템포나 토대쌓기 부족이나 다 시간의 문제이기는 해서, 러닝타임이 빠듯했던 게 근본적 원인이 아닌가 싶긴 합니다. 아무리 요즘 3시간이 보편화된 영화계라고 해도 재패니메이션 극장판으로써 122분은 거의 맥시멈이었다고 생각하고, 그럼 쳐내더라도 좀 더 집중력을 높혀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한데 또 쳐낼 구석도 별로 안 보이긴 합니다. 로드무비 파트 쪽이 시간을 잡아먹는다면 잡아먹는데, 그게 제일 괜찮은 부분이었고... 내용과 시간의 싸움에 실패한 거라면 신카이 감독의 탓이긴 하겠죠.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대작이라서 나름 기대하긴 했습니다. 신카이에 회의적인 편인데 과연 이번엔 좀 놀래켜줄까? 뭐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전체적인 마감이나 (국제적) 보편성은 좋지만 내적으로 딱히 두드러지는 면은 없다는 게 결론이라 아쉽긴 합니다. 분명 나아지는 점은 있는데 정말 중요한 부분에선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듯 해서 신카이에게 주어진 시간도 아주 많지는 않다고 보입니다. 과연 다음작품에선 유의미한 진일보를 할 수 있을 것인지...

ps.저는 신카이가 비평을 수용해 변모할 각오만 있다면 러브스토리를 그럴싸하게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전력으로 그런 방향을 피하고 싶어하는 거 같군요. 마치 퍼리 충동을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호소다 마모루 같이...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5부 - 비자림, 삼성혈(끝) by eggry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1부 - 우도, 쇠소깍, 성산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2부 - 만장굴, 안덕계곡, 산방산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3부 - 오설록 티 뮤지엄, 방주교회, 협재해변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4부 - 성이시돌 목장, 차귀도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5부 - 비자림, 삼성혈(끝)

 여행 마지막날. 어제 숙소 아침 뷔페의 암담한 가성비를 체험했기 때문에 오늘은 숙소에서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첫 목적지인 비자림으로 가서 인근 기념품상 겸 식당에서 흑돼지 짜장을 먹었습니다. 이른 시간에도 먹을 곳이 있어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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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주 자차 여행기 4부 - 성이시돌 목장, 차귀도 by eggry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3부 - 오설록 티 뮤지엄, 방주교회, 협재해변 by eggry


한국타이어 아이온 올시즌 사용기(feat.EV6) by eggry


 타이어 수명이 슬슬 다해가서(그렇습니다, 이미 그렇게 탔습니다) 새 타이어를 물색하게 됐습니다. EV6 20인치(255/45/R20 사양)의 순정 타이어는 컨티넨탈 크로스컨택트RX로, 딱히 전기차를 염두해둔 건 아니고 그냥 컴포트 지항의 SUV용 타이어 중 사이즈가 맞는 걸 사용한 겁니다. 뭐 OEM 타이어가 다 그렇듯 그냥 적당한 사양에 적당한 입찰가로 들어왔다고 해야겠죠. 그래도 특기할 만한 사항은 흡음재가 들어있어서 소음은 적은 편에 속한다는 것?

 새 타이어는 순정 그대로 갈지, 아니면 좀 더 고성능으로 갈지 고민을 했습니다. 순정 타이어에 별 불만은 없었기에 가격만 괜찮으면 그냥 그대로 써도 문제는 없을 겁니다. 물론 다른 걸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앞섰던 건 맞습니다. 처음 바꿔보는 거니깐... 크게 두가지 옵션을 염두해뒀는데, 하나는 UHP 사계절이었고, 다른 하나는 요즘 나오는 전기차용으로 마케팅 되는 타이어였습니다.

 전자는 컨티넨탈 DWS06+를 고려했고, 후자는 국산 타이어 3사 중에서 한국타이어 아이온이 평이 괜찮아서 그쪽으로 했습니다. 결국 결정지은 건 가격과 소음이었는데, DWS06+ 후기들을 보니 UHP 타이어에 흡음재가 없는 만큼 소음은 다소 있다는 평이었습니다.

 제가 뭐 스포츠주행을 하는 것도 아니고 더 조용했으면 좋겠다! 가 제일 큰 욕망이었기 때문에(EV6는 프론트 휠아치에서 오는 로드노이즈가 제일 거슬렸습니다) 흡음재가 있는 아이온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전기차용 타이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에 대한 호기심도 한몫 했고, 무엇보다 가격이 네짝 합쳤을 때 20만 정도 쌌습니다. 휠이 커서 타이어도 비싸져서 가격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브랜드 선호는 금호가 더 앞서긴 하는데(금호-한국-넥센 순) 금호는 한국처럼 아예 브랜드를 따로 런칭하지 않고 기존 타이어들에 EV만 붙인 형태로 내놓아서 이미지 경쟁에서 조금 밀렸고, 뭣보다 흡음재가 디폴트가 아니고 추가사양인데 흡음재 있는 재고를 가진 가게가 거의 없더군요. 결국 재고 면에서도 아이온 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셈입니다.

 전기차용 타이어가 여러 메이커에서 나오고 있는데, 사실 전기차용이 따로 있는 건 아닙니다. 그냥 전기차의 몇가지 특성에 더 맞는 사양으로 만들었다는 것으로, 순정이 일반 SUV 타이어였듯이 적어도 하중사양만 충족된다면 기존 타이어를 쓰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전기차용이라고 특화시켰다고 홍보하는 부분은 대체로 1) 더 강한 토크에 맞는 수명/내구성 2) 더 조용한 차량에 맞는 소음억제 3) 더 무거운 중량에 적절한 강도 4) 가벼운 무게로 전비 향상, 뭐 이정도로, 사실 고성능 SUV용 타이어라면 다 충족될 조건이긴 합니다.

 현재로썬 그냥 전기차 붐에 따른 마케팅 성격이 강하다고 해야겠고 저도 거기에 넘어가긴 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전기차로 완전히 대체된다면 따로 전기차용이란 이름 없이 이런 특성을 갖춘 타이어가 보통이 되겠죠. 그때는 내연기관용 타이어가 오히려 니치로 따로 생길지도요?

 가격은 장착비 포함 4짝 해서 100만으로, 개당 25만인 셈인데 순정 타이어 대비로는 2만 정도 비쌌고, DWS06+보다는 5만 정도 쌌습니다. 사실 연말 쯤엔 개당 30만 정도로 좀 심하다 싶은 가격이었는데(수입 UHP 타이어랑 같은 가격이니;) 출시 직후 거품이었던 듯 하고 지금은 이정도면 고려해볼 만한 가성비 영역으로 들어온 듯 합니다. 물론 장차 20만 정도까지 내려줬으면 싶긴 합니다.



 타이어 흡음재. 검은 스펀지처럼 생겼습니다. 그냥 흔한 스펀지는 아니겠지만... 흡음재 두께는 순정보다 두터워 보여서 소음억제에는 좀 기대가 갔습니다. 타이어점에서 시공은 30분 정도로 대기 없이 되었습니다.

 타이어 구매 후 현재까지 2000km 정도 주행한 상태로, 주요 특성에 대한 인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순정 대비 로드노이즈가 더 적습니다. 흡음재가 효과는 있는 듯.
- 순정 대비 약간 더 말랑말랑해서 진동이 야악간 더 적습니다.
- 순정 대비 약간 더 쫀쫀한 것 같지만 그냥 새거라 그런, 아니면 실제 그립도 차이 있는지 불명.

 아직 미지수인 부분은 수명 되겠습니다. 크로스컨택트RX가 약간 더 딱딱한 느낌인 대신에 수명은 생각보다 길다고 느껴졌습니다. 6.5만때까지 탔는데 마모속도를 봐서는 무리한다면 8만까지도 탈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아이온 쪽이 컴파운드가 더 부드러운 느낌이라서 수명은 두고봐야 할 거 같습니다. 6만까지는 가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일단 저는 사계절+컴포트 지향이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특성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뭐 소음 줄었다고 무음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약간 더 부드럽다고 해서 에어서스펜션이 되는 건 아니긴 합니다만 적어도 차이는 체감됐으니 돈 더 들인 값은 한 거 같습니다.

 참고로 아이온 라인업은 iON evo AS(올시즌) 및 iON Winter(겨울용)이 있으며 SUV가 붙은 것과 아닌 게 있지만 그냥 사이즈로 승용과 SUV를 구분해 놓은 거일 뿐입니다. 서머용 아이온이 따로 나올 싶긴 한데 스포츠 타이어는 기본적으로 고사양이다보니 전기용이 따로 필요하진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간단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컴퓨터 업그레이드 by eggry


새 컴퓨터 구입

 지난번 컴퓨터 구매로부터 약 6년 반, 컴퓨터를 슬슬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는 생각에 몸부림쳤으나 생각 이상으로 잘 돌아가고 있는데다 게임도 콘솔로 다 넘겨버린 상황이라 근래의 높아진 부품 가격이 자기합리화가 안 되서 계속 미뤘습니다. 특히 새로 맞추면 DDR5로 이전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DDR5 시스템 획득하는 비용이 너무 어마어마하더군요.(특히 AMD 보드값)

 이정도 부품가격이면 맥도 생각해볼 만 하다는 생각에 M1 맥미니로 한번 테스트 해보기도 했습니다. 뭐 결론은 맥미니는 성능이나 확장성이 제 기준에선 좀 모자라고, 맥스튜디오 M1 Max 정도 되면 해볼만 하다는 결론이긴 했는데 자잘한 락인효과들 때문에 쉽사리 넘어가진 못 하겠더군요. 일단 키보드가 제일 적응이 안 됐고...

 그렇게 맥은 테스트로 넘기고 해가 바뀌어 2023년, DDR5 시스템 가격은 아직도 천정부지지만 아예 새 컴퓨터가 아니라 보드와 CPU만 교체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DDR4 세대의 부품들을 둘러봤습니다. CPU는 라이젠 4세대로 하기로 했고, 여러 라인업 중에서 5700X를 골랐네요. 마음은 5800X3D였지만 가격차이가 너무 크고, 어차피 그런 성능은 필요 없을테니...

 여태껏 그래픽은 AMD를 많이 썼지만 CPU는 애슬론64 시절 한번 쓴 게 전부인데, 이걸로 그때 이후로 오랜만에 올 AMD 시스템이 됐습니다. 그래픽카드는 업그레이드 하지 않고 이전에 쓰던 베가56을 재활용. 용도가 사진편집 현상할 때 GPGPU 가속 쓰는 거 뿐이라서 이거 이상은 아직 필요하지가 않네요. 2배, 3배 성능이 있지만 가격도 전력소모도 부담스러워서.

 이번 업그레이드의 목표는 그동안의 향상된 IPC와 2배 더 많은 코어(4->8)를 입수하는데 중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8C16T 첫 모델인 5700X를 골랐네요. 보드는 요즘 말 많은 아수스 걸로...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리퍼보드를 구했습니다. CPU는 벌크 구매라 순정쿨러가 따라오지 않는데다 시끄럽다고 해서 써모랩 BADA 7.0으로 구했습니다.



 이걸로 지출이 끝이어야 했지만 PCI-E 4.0 SSD의 속도로 병목을 최대한 줄이고 싶다는 욕심에 삼성제 SSD도 결국 하나 샀네요. 오랫동안 참아왔지만 한번 물꼬를 트니 멈추기가 쉽지 않더군요;; 게다가 종국엔 모니터까지 4K 듀얼로 업그레이드해서 과다지출이 됐네요. 연말정산 돌려받는 걸로 커버친다고 우기기로 했습니다.

 사실 아마존 드라이브 종료에 맞춰서 NAS도 업그레이드 했는데 NAS랑 이번 업그레이드 비용이랑 합치면 맥스튜디오도 사고도 남았을 거라는 외면하고 싶은 사실. 뭐 비용이 맥스튜디오의 제일 큰 허들은 아니었으니... 아무래도 소프트웨어 면에서 그냥 윈도우 잔류하는 게 여러모로 편하겠다 싶었습니다. 맥은 지갑만이 아니라 시간도 여유가 많을 때나 생각해보기로.



 조립 중. 영롱한 프로세서. 다만 AM4까지는 아직도 핀 방식이더군요. 망가뜨리지 않도록 조마조마 조심해서 넣었습니다. 쿨러 설치 직접 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전 정작 조립은 거의 늘 조립업체에 맡겼습니다) 뭐 설명서대로 하니 되긴 했습니다. 그 외엔 메모리 장착, 케이스에 고정, 그래픽카드 등 결합 후 부팅하니 완료.

 최초 부팅이 너무 오래 걸려서 뭔가 고장난 건가 걱정됐는데 다행히 그렇진 않았고요, EFI 부팅 단계가 인텔 보드보다는 약간 더 걸리는 느낌이긴 했네요. 윈도우11로 설치했는데, 업그레이드 전에도 요구사양 우회법으로 윈도우11 썼지만 22H2 업데이트는 검사가 깐깐해서 도저히 통과가 안 되더군요. 사실 업그레이드 한 이유는 윈도우 최신버전 쓰고 싶다는 이유가 제일이었습니다.

 윈도우 다시 깔아본 게 진짜 얼마만인가 싶은데, 아마 16년 이전 컴을 사고서 처음일 듯 합니다. 윈10->11 업그레이드 빼고요. 클린설치는 해야할 일이 없을 정도로 탈 없이 썼다보니... 물론 찌꺼기나 고인물 증상이 없진 않았는데 대체로 무시할 만 했으니까요. 요즘은 윈도우 설치도 설치 시 업데이트를 포함하기도 하고 세팅들도 클라우드로 복원되서 정말 그날 안에 세팅이 다 끝났네요.



 업그레이드 전(스카이레이크 i7-6700K)


 업그레이드 후(라이젠7 4세대 5700X). CPU-Z의 벤치는 간이벤치긴 하지만 기본적인 특성은 알 수 있네요. 싱글코어는 1.5배, 멀티코어는 3배인데 싱글 1.5배에 코어수가 2배니까 딱 그만큼 나온 셈이네요. 95W->65W가 되선 아닐테고, 팬이 바뀌어서 그런지 더 조용해지기도 했습니다.

 성능을 체감할 만한 작업은 아직 해보지 않았는데 그냥 일상용도로도 자잘한 버벅임 없이 쾌적하긴 합니다. SSD 쪽도 병목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꽤 줬을 거 같고요. AMD가 절전기능 같은데선 인텔보다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슬립&웨이크가 매끈할까 싶었는데 그것도 잘 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2023년(구형이지만!)이니까 그정도는 문제 없이 되야...

 이제 이 사양이 조립컴으로는 마지막 PC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데스크탑을 맞출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썬더볼트, USB4 등이 발전해서 이제 모니터에 연결만 하면 충전까지 되면서 디스플레이 출력, 허브까지 쓸 수 있는 세상이니... 윈도우일지 맥일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조립 PC는 이게 마지막일 거 같습니다. 한 5년 정도 쓸 각오 하고 있네요.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2부 - 만장굴, 안덕계곡, 산방산 by eggry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1부 - 우도, 쇠소깍, 성산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2부 - 만장굴, 안덕계곡, 산방산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3부 - 오설록 티 뮤지엄, 방주교회, 협재해변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4부 - 성이시돌 목장, 차귀도
2022 제주 자차 여행기 5부 - 비자림, 삼성혈(끝)

 여행 (실질) 둘째날 아침. 날씨가 아주 좋네요. 아침은 근처 식당에서 고등어구이 먹고(사진무) 성산일출봉 쪽으로 산책 가봅니다. 주차장에 캠핑용으로 개조된 밴이 주차되어 있네요. 트럭 뒤에 얹는 것보다 이런 것들이 나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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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레드불과 파트너로 F1 복귀 발표 by eggry


 근래 F1에서 이정도로 충격적인 뉴스가 있었을까요? 포드가 F1으로 복귀(?) 하면서, 그것도 레드불에 파워트레인 공급을 하는 기술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2026년부터 레드불과 알파타우리는 포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게 됩니다. 오늘은 원래 2023년 차량 발표회였는데, 새 머신보다는 이쪽이 훨씬 쇼킹한 내용이었네요.

 루머에 따르면 레드불은 이미 몇달 간 포드와 협상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시기적으로 보면 포르쉐와의 협상이 결렬로 끝난 뒤부터 포드를 알아보고 있었다고 해야겠네요. 포르쉐, 아우디의 경우엔 공개적으로 참가 혹은 협력 협상이 언급되었는데 이는 FIA 및 FOM과 공식 참가 협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포드의 경우엔 비공개로 레드불과 협상만 하고 있었기에 덜 노출되었던 듯 합니다.

 물론 포드가 복귀? 라고 하면 의문부호가 뜨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사실 엄격히 본다면 포드 그 자체는 F1을 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독립 엔진공급자였던 코스워스가 아주 긴 기간동안 포드 소유였기 때문에, 역사상 가장 많은 팀의 엔진이었던 코스워스 DFV는 엔트리 상으로는 포드 엔진으로 기록됩니다.

 그러니 이것저것 다 끌어다 쓰는 모터스포츠/오토모티브 해리티지 업계의 관습(?)으로는 포드는 가장 장대한 역사를 가진 F1 엔진 공급자인 셈이죠. 뭔가 출신 세탁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가장 마지막 기록은 2004년 역시나 포드 소유였던 재규어 팀과의 참여가 되겠네요.물론 집중력도 실적도 부족해서 결국 지지부진한 결말이었지만요.

 하지만 이제 코스워스는 포드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현재는 독일 부품업체 말레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이번 레드불과 파트너십은 정말 포드 본가의 프로젝트 되겠습니다. 사실 포드가 그냥 내연기관은 물론이거니와 하이브리드 기술에 있어서는 두드러지는 족적을 거의 남기지 못 하였기에 브랜드 인식 면에서 레드불과 어울리겠냐는 생각은 들 만 합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볼 때 로드카 실적과 모터스포츠 실적은 실제로 그리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 때문에 포드가 모터스포츠의 꽃에서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라고 속단하긴 이릅니다. 실제로 내구레이스의 포드GT 같은 경우에도 성공적이기도 했고, WRC 실적도 있고 모터스포츠 쪽에서 포드는 괜찮은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F1 엔진은 새로운 레벨의 도전이긴 하지만, 레드불 정도 팀이 충분한 자신감 없이 선택했을 것 같지도 않죠. 브랜드적으로 볼 때 레드불의 틀을 깨부수는 파격적인 스타일에 비해 포드는 정장 잘 차려입은 범생 스타일이라 좀 안 어울린다는 생각은 들지만요. 레드불 엔진커버에 달린 클래식한 블루오벌 로고가 과연 안 어울리는 패션이 될지, 강력한 실적과 함께 포드 이미지를 일신할지는 2026년에 두고볼 일입니다.

 한편으로 정말 오랜만에 미국 자동차 회사의 F1 진출입니다. 재규어나 코스워스 같은 자회사의 경우를 포함한다 하더라도 그 이전 기록은 80년대 말~90년대 초의 크라이슬러-람보르기니 엔진 정도이고 그 이전엔 정말 없습니다. 극히 최근까지 F1은 어디까지나 유럽의 축제였으니까요.

 포드가 F1에 관심을 가진 건 리버티 미디어의 적극적 미국시장 공략이 성공적이라는 걸 말해준다고 해야겠습니다. 넷플릭스 '본능의 질주' 시리즈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점은 말할 것도 없겠죠. 포드에 자극받아 향후 더 많은 미국 참가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미국 모터스포츠 명가인 안드레티도 F1 참가를 타진한 상태이고, GM-캐딜락도 저울질 하고 있다는 루머가 있습니다. 과연 다음 미국팀은 어디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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