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의 시트에 누가 들어갈까? by eggry


 니코 로스버그의 갑작스런 은퇴발표로 생긴 메르세데스 시트는 현 규정 최고의 팀에 생겨났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입니다. 그것도 원래 예정된 계약보다 빨리 생겨났다는 점에서, 많은 드라이버의 계산을 깨트렸습니다. 많은 드라이버와 팀들이 18년에 메르세데스에 자리가 날 걸 예상하고 계약을 짰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자유의 몸인 드라이버가 매우 적기 때문에 니코의 빈자리를 채우긴 더욱 어렵습니다. 게다가 챔피언십 경쟁을 위해 일정수준 이상의 드라이버를 끌어들여야 합니다. 적어도 메르세데스가 현재 F1에 없는 신인을 채용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F1 그리드의 드라이버들의 가능성을 평가해봅니다.

이어지는 내용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PSX에서 발표 by eggry


 너티독이 언차티드4 외에 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그게 라오어2일 가능성이 높다는 징조는 있었습니다. 공식명은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가 됐군요. 그냥 2가 아니라 파트2인 점은 등장인물과 스토리가 연속성을 가지는 것과도 관계 있어 보이는데, 설마 이후까지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트레일러의 영상은 파이어플라이의 명패가 있는 집에서 동충하초라기보단 사람으로 보이는 것을 죽인 엘리가 증오를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파이어플라이가 엘리의 항체를 얻기 위해서 커플을 추격하고 있는 것인지 무엇인지...

 하지만 라오어의 스토리와 엔딩은 완결성이 높고 그 뒤에 뭔가 붙는 건 어떤 형태라도 좋게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서 일단은 우려가 앞섭니다. 성장한 엘리가 주인공으로, 조엘이 보살핌이 필요할 거 같진 않고 어쩌면 코옵 플레이를 중시한 게임구성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드네요. 또 호러물 성향보다는 전투와 액션이 더 강조될지도 모르겠고요.

 사실 전 2가 나온데도 다른 캐릭터와 다른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했었습니다. 어쨌든 나오지 않는 게 나았다는 얘기나 나오지 않길 바래야겠네요.

에이스컴뱃7 PSX 트레일러, 또 유시아 대륙에서 전쟁 by eggry


 사실상 게임 영상이라고는 전혀 말할 수 없었던 발표 트레일러 후, PSX에서 처음으로 그나마 게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트레일러가 나왔습니다. 사실 대부분은 그냥 전투기 날고 미사일 쏘고 그런 거 뿐이라 별로 멋지거나 하진 않습니다만... 몇가지 7에서 강조될 거라고 하던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긴 합니다. 구름이라거나 날씨 효과라거나 말이죠. 물론 이전에도 구름에 들어간다거나, 캐노피에 빗방울이라거나 하는 표현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번엔 그걸 전술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얘기했으니깐요. 구름에 들어갔다고 적을 잘 못 잡는다거나 하는 건 좀 웃긴 얘기기는 하지만;

 스토리적으로도 공개된 부분이 좀 있는데, 에루지아 왕국(에이스컴뱃4의 에루지아 공화국 연방의 후신)이 유시아 연방을 침공했다고. 이 대륙은 별로 크지도 않으면서 맨날 전쟁이군요. 스톤헨지가 폐허로 나오던데 극비리에 복구해서 가동한다든가 하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건 아닐까 싶긴 합니다. 일단 현재까지 확인된 슈퍼웨폰으론 UAV를 대량으로 갖춘 초대형비행기 '아스널버드'와 이번작의 상징적 랜드마크인 '라이트하우스' 정도군요. 라이트하우스는 궤도엘리베이터라지만, 이 세계관에서 초건조물이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는 걸 생각하면 이것도 슈퍼웨폰일 거 같지만.

 게임플레이적으로는 아직 VR 대응이나 구름, 날씨 같은 거 빼곤 특별한 건 모르겠습니다. 그래픽적으로도 6 이후 AH, 인피니티에서 퇴보했던 걸 회복하고 6보다 조금 나아진 정도로만 느껴지기도 하고요. 플레이적으로 두드러지는 건 포드에서 빔을 쏘는 것 정도려나요. 미래적인 무기들을 보너스기체 이상으로 선보이려는 분위기인데, 어쩌면 후반에는 에이스컴뱃3의 시대가 시작되는 정도를 느낄...지도 모르겠네요. 뫼비우스1이나 픽시 등 이전 이름이 카메오로 나올 가능성도 기대해볼 만 합니다.

 2017년 발매란 것 외엔 정해진 게 없습니다. 일찍 나올 거 같진 않고 빨라야 가을일 거 같네요.

데스스트랜딩 PSX 트레일러+엔진 이야기 by eggry


 TGA에 이어 PSX도 열려서 당연히 데스스트랜딩 트레일러 재탕이 있었는데, 보컬송이 들어간 버전으로 나왔습니다. BGM 없이 음산한 느낌이 압권이었다고 생각해서 억지로 갖다붙인 보컬버전은 완전...후지네요. 팬텀페인 NUCLEAR 같은 경우엔 매우 좋았다고 생각해서 코지마가 재능이 없다곤 보지 않는데 역시 뮤직비디오적으로 편집된 영상은 아니다보니 어쩔 수 없는 듯. 어쨌든 영상 자체는 똑같습니다.

 그리고 TGA에선 언급 안 했지만(루머나 힌트성 코멘트는 있었음) 공식적으로 PSX에서 데스스트랜딩의 엔진이 게릴라 게임즈의 것이라고 확인됐습니다. 호라이즌 제로던의 엔진을 이용한 것으로, 이전까지는 엔진 이름이 없었지만 코지마 프로덕션과의 협업에 따라 '데시마 엔진'으로 명명되었다고.

 코지마가 엔진 찾아서 전세계 스튜디오를 여행한 건 유명한 얘기인데(마크 써니도 동참), 엔진이 결정됐을 때 단지 상용엔진이 아니라고만 얘기했었죠. 당시 들렀던 스튜디오들을 고려할 때 유비소프트의 스노우드랍, EA의 프로스트바이트, 그리고 소니 퍼스트파티(서커펀치나 너티독, 게릴라 등) 중 하나일 거라고들 생각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데스스트랜딩은 PC로도 나올 거라고 했어서 PS4용으로만 만들어진 소니 퍼스트파티 엔진들이 성능은 좋아도 그 부분에선 마이너스가 아닐까 했는데 예상을 깨고 게릴라의 엔진이 채택됐군요.

 일단 호라이즌 제로던은 영상밖에 알 수 없지만, 게릴라 답게 기술적으로는 아주 좋아보이긴 합니다. 오픈월드임에도 풍성한 식물과 동물(메카?)가 넘쳐나고 액션이나 효과도 화려해 보였습니다. 사실 플레이영상으론 게임성도 괜찮아 보이지만 게릴라다보니[...] 일단 그 부분은 걱정하고 들어가고 있는데, 기술은 확실하니까 코지마가 쓰면 결과물은 좋을 듯 하네요. 다만 엔진 선정한지도 그리 오래 안 됐고, 현재 공개영상도 그저 게임엔진을 이용한 실시간 컷씬일 뿐이라서 게임플레이를 보려면 꽤나 걸릴 듯 합니다. 솔직히 내년 E3까지도 게임플레이 영상을 볼 거라는 기대는 안 하는 상태입니다.

 그나저나 데시마 엔진이 PC도 대응된다는 건 두고두고 흥미로운 얘기일 듯 하군요. 호라이즌 제로던이 PC로 나올 거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코지마 역시 이번 작품은 몰라도 장기적으로도 PS4와 PC만 고려할지는 미지수이기도 해서 어쩌면 게릴라가 소니에서 독립할 가능성도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뭐 팬텀페인이 멀티플랫폼으로 나온 게 코나미의 뜻이고 코지마 본인은 상당히 오랫동안 친플스 성향을 자랑해왔기 때문에 이제 의사결정권자가 된 입장에서 마음대로 하려는 건지도 모르겠지만요.

니코 로스버그, 기습 F1 은퇴 발표 by eggry


 2016 월드챔피언 니코 로스버그가 꿈을 다 이뤘다며, 25년간 달려온 F1의 꿈을 마무리 짓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삶을 좀 더 돌아보겠다고 하는군요. 챔피언이 된 뒤 은퇴를 결정짓는 경우가 역사상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기회가 있다는 걸 생각하면 충격이긴 합니다. 월드챔피언 타이틀, 챔피언 아버지, 예쁜 마누라와 자식, 거기에 모나코의 집까지... 하긴 그야말로 완벽한 삶이긴 합니다.

 이제 관건은 원래 내년까지 예정되어 있던 니코의 시트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되겠군요. 그야말로 핫한 시트이기 때문에 계약파기까지도 감수하는 드라이버들이 나올 것입니다. 거기다 규정개편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걸로 보이는 시즌이니, 메르세데스도 전처럼 머신 성능만 믿고 무난한 드라이버로 때울 수도 없습니다. 페라리, 레드불, 맥라렌이 모두 챔피언 듀오 급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보니, 머신 경쟁력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수준이면 어정쩡한 드라이버론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에 밀릴 수도 있습니다.

 경쟁팀에서 드라이버를 빼오는 게 일석이조지만, 베텔, 키미, 리카도, 맥스, 알론소, 반두른 모두 시트가 확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페라리 듀오와 레드불 듀오는 팀이 필사적으로 방어할 듯 해서 본인의 계약파기 의사가 있어도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반두른 역시 나갈 가능성이 낮지만 알론소는... 어쩌면 3년 계약에 팀성적과 관련된 조항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론 데니스는 그런 거 없고 그냥 3년이라고 주장했지만 그런 조항은 언제나 비밀이니 알 길이 없지요. 그것보다는 메르세데스 수뇌부가 알론소와 해밀턴을 다시 묶는 핵옵션을 쓸 패기가 있을까가 문제겠습니다만.

 중하위 드라이버들 중에서는 메르세데스가 눈독 들일만한 인재는 아직 없다고 생각됩니다. 니코 휠켄버그 정도가 그럭저럭 검증되긴 했지만, 르노와 장기계약을 잡았으니 가능성 제로. 페레즈는 헐크보다 근래 나은 모습을 보였지만 메르세데스가 투자할 정도로 보이진 않습니다. 오콘, 베를라인 등 예비 드라이버는 이제 중하위권에서 막 루키 티를 벗고 있고... 그로장은 하스에 더 있을테고 말이죠. 어쨌든 계약파기가 가능할 정도의 파워가 있으면서도 메르세데스가 탐낼 만한 드라이버란 게 결코 쉽지 않군요.

 저는 무난한 선택은 보타스를 윌리엄스에서 빼오고, 베를라인을 윌리엄스에 넣는 것. 그리고 핵옵션은 역시 알론소라고 생각합니다. 전자라면 사실 약간 실망할 거 같고, 후자라면 맥라렌-혼다에겐 눈물의 한해가 될 듯...



DREAM FULFILLED


데스스트랜딩 게임어워드 2016 트레일러 by eggry


 역시 이번에도 게임은 아니고 실시간 퀄리티인 듯한 트레일러입니다만, 여전히 아리송하긴 마찬가지군요. 첫 티저는 완전히 초현실주의적이었고, 사실 상징적인 것이지 실제 게임과는 별 연관 없다고 느끼긴 했습니다. 이번에는 훨씬 현실적이란 느낌이지만 초현실주의적 이미지는 여전히 가시질 않는군요. 파괴된 세계에서 기어디나는 탱크는 뭔가 괴생물에 감염된 것처럼 보이고, 그 뒤를 따르는 병사들은 뼈가 앙상하게 보이는 좀비 같은 존재입니다.



 굴다리로 도망친 남자(델 토로?)는 매즈 미켈슨이 맡은 캐릭터를 만나는데, 미켈슨은 현대식 무장을 하고 있고 뼈와 살이 있지만 그가 거느린 병사들은 2차대전 무장을 한 좀비들입니다. 그리고 미켈슨의 고글은 마법(스트레인지!)같이 사라지는군요. 검은 눈물이 흐르는 게 닥터스트레인지의 미켈슨 캐릭터 같은 느낌도 안 드는 건 아닙니다만... 뭐 이건 코지마의 영화매니아로써의 장난 정도로 생각해두겠습니다.

 아직은 역시 어떤 게임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주연(?) 캐릭터도 바뀌었고 SF 적인 마무리였던 첫 트레일러에 비해 이쪽은 크툴루 신화적 느낌이 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 트레일러 모두에서 강조되는 건 아기로군요. 아기가 실제로 등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 큰 걸 상징하는지... 출시까진 최소 2년은 남았을테니 느긋히 기다리면 되겠습니다.



진짜 마법 쓸 줄 알았음


해밀턴의 지연전술, 메르세데스의 나이브함 by eggry


해밀턴 v 니코: 메르세데스가 키운 괴물

 결국 니코의 타이틀로 끝나긴 했지만 해밀턴이 지연전술로 타이틀 가능성을 필사적으로 모색해본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그와 관련해 국내외에서 많은 논란이 있군요. 그런 행위 자체가 상당히 해밀턴 답지 않다고는 생각해도, 한편으로 극한의 상황에 갔을 때 어떤 드라이버라도 그렇게 하리라 생각합니다. 그게 니코든 누구였든 말이죠.

 이번 사례는 메르세데스 간부들의 나이브한 컨트롤이 다시 한번 모든 원흉이자 앞으로의 불씨라고 생각합니다. 이변이 없는 한 메르세데스 원투가 확실한 상황에 니코를 포디엄 밖으로 밀어낼 방법은 레드불, 페라리가 니코를 공격할 수 있게 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연전술이 유일한 방법이었죠. 실제로 경기 전부터 지연전술의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됐습니다. 그저 해밀턴이 공공연히 쓸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뿐이죠. 크리스찬 호너는 공공연히 해밀턴이 그러는 게 좋을 거라고 말했지만, 토토는 드라이버를 믿는다는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말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일어나버렸죠. 해밀턴은 지연전술을 경기 내내 썼지만, 실제로 부각된 건 중반 이후입니다. 메르세데스 듀오가 투스탑 후 2,3위, 베텔이 1스탑으로 1위이던 상태에서 물론 베텔은 정상적으로라면 한번 더 피트인 할테지만 세이프티카 가능성이 있었으니까요. 혹여 베텔이 공짜 피트스탑을 얻으면 우승을 빼앗길 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베텔이 우승하는 건 해밀턴에게도 좋을 일이 없는 것이었죠.

 베텔이 두번째 피트스탑을 하고, SC에 의한 혼란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해밀턴의 지연전술은 더욱 노골적으로 됐습니다. 결국 해밀턴-니코-베텔-맥스가 5초 내외로 들러붙는 상황까지 갔지만 니코는 잘 막아냈죠. 사실 지연전술은 분명 한계도 있었습니다. 베텔과 맥스가 모두 니코를 추월해야 하지만, 메르세데스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그러려면 네 차량이 기차가 돼야 했습니다. 하지만 기차가 되면 맨 마지막 드라이버를 빼고는 공격자이자 방어자가 되기 때문에 공격능력이 현저히 저하됩니다. 실제로 베텔도 맥스까지 붙으면서(제대로된 페이스라면 타이어 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추월위험 때문에 니코에의 위협은 수그러들었습니다.

 드라이버로써 해밀턴의 전술은 위험했지만 그로써는 4대의 기차가 기적을 만들어주는 것 외에는 타이틀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사실 해밀턴에겐 우승을 놓친다 해도 별 문제가 아니었죠. 만약 누군가 니코를 추월하려다 사고가 나서 리타이어 해서 우승하지 않아도 챔프가 될 수 있다면 해밀턴은 그걸로도 만족했을 겁니다. 결과가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낮았고 니코가 잘 방어해내서 결국 소용없긴 했지만, 레이서라는 이기적인 존재로써 당연히 예상 가능한 행동이었고 인격적 결함 같은 식으로 말할 거리도 아닙니다. 사실 오히려 압도적인 메르세데스 원투였을 때보다 니코 개인이나 타이틀에 대한 평판에도 더 좋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는 이 충분히 예상된 문제에 나이브하게 대처했습니다. 중반 이후 해밀턴의 지연전술이 노골적으로 되자 패디 로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페이스를 올리라고 꾸준히 무전을 날렸습니다. 실제로 상황에 따라 우승을 놓치는 게 불가능하지 않았던 때도 있었고요. 팀으로써 이미 WCC를 확보했지만, 그래도 18경기를 우승한다는 건 기록적으로 중요한 부분입니다. 금전적인 문제도 있고요. 마케팅적으로도 지연전술은 좋은 일은 아닙니다. 팀이 초조했던 것은 십분 이해 됩니다. 다만 뻔히 예측된 문제를 그저 아무일 없이 지나가기만 바란 게 문제죠.

 메르세데스의 태도는 모순적이었습니다.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레이스 하게 놔둘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막상 우승, 아니 원투가 위험할 수도 있게 되자 끼어들었죠. 지연전술의 가능성이 이미 떠돌았을 때, 메르세데스는 경기 전 노선을 확실히 해야 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팀의 이익에 위협을 불허하며 강경한 팀오더로 대처할 것을 확인시키든지, 아니면 정말 둘이 싸우다 리타이어 해도 괜찮을 정도로 내버려 두던지 말이죠. 많은 팀들이 드라이버를 레이스 하게 놔둘거라고 하지만, 진정 그랬던 적은 아마 한번도 없을 겁니다. 레드불을 포함해서 말이죠.

 이미 메르세데스는 몇차례 두 드라이버의 과열된 경쟁심이 불러온 불복종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 했습니다. 2014년 벨기에의 사고 후 한참 풀이 꺾였던 니코는 이제 해밀턴과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올해 보여줬습니다. 해밀턴 역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팀오더를 무시해왔습니다. 내년 규정변화로 챔피언십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보이는 가운데, 두 드라이버가 서로 살 깎아먹기를 하면 WDC는 물론 자칫하면 WCC까지도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팀의 푸시를 받는 한 드라이버와 비슷한 포인트를 가진 두 팀메이트가 붙었던 2010년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메르세데스는 어떻게 대처할까요? 최종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해밀턴은 이번 실패를 되돌아보며, 이미 두세경기 전부터 지연전술을 썼어야 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해밀턴이 아니더라도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덕에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됐습니다. 팀의 통제력이 확실하다면 드라이버들은 복종할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F1 2016 아부다비 GP 결승 by eggry


 챔피언십 결과야 이미 알고 있고, 레이스로 말할 것 같으면 같은 결과라도 매우 싱겁게 끝날 수도 있었지만 결국 매우 쫄깃쫄깃해서 맘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비록 타이틀 경쟁자 사이의 화끈한 휠투휠은 아니었지만 타이틀 경쟁에 걸맞는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예선과 결승 페이스가 달랐던 경우는 그다지 없었기에 해밀턴이 확실한 우위를 갖고 폴을 잡았을 때부터 스타트에서 문제가 없다면 원투가 될 거라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해밀턴은 그냥 원투하면 안 되고 니코가 4위 이하로 떨어져야 했죠. 메르세데스의 페이스는 레드불, 페라리를 따돌리기 충분한 수준이지만 해밀턴이 니코를 고의로 지연시켜서 레드불, 페라리의 위협에 노출되도록 하는 전술이 유일한 방도였습니다. 실제로 해밀턴이 이걸 쓸지 말지에 대해선 경기 전에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해밀턴도 타이틀을 위해 사소한 오명 따위는 무릅쓰기로 한 셈입니다.

 경기 양상은 전반적으로 해밀턴이 니코를 밀어서 레드불, 페라리가 따라잡게 만들고, 니코는 버티다가 피트스탑 등의 이유로 격차가 벌어지면 재빨리 따라잡은 뒤 다시 밀려나기를 반복했습니다. 두번 정도 위험한 때가 있었고, 첫째는 첫 피트스탑 때 베텔 때문에 피트 릴리즈가 늦어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키미보다 0.5초 가량 앞으로 합류하면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났습니다. 두번째는 경기 후반 타이어 상태가 좋은 베텔이 추격해올 때였습니다. 사실 해밀턴이나 니코나 베텔에게서 안전하게 도망갈 정도 여력은 충분했다고 보지만, 해밀턴이 니코를 밀려나게 하고 싶은 이상 베텔보다 빨리 달릴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베텔 만으론 부족하고, 결국 4위인 맥스까지 니코를 잡아줘야했기에 해밀턴-니코-베텔이 기차놀이 하는 상황에서도 더 지연시켰고, 결국 맥스까지 기차에 합류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으로, 베텔이 그 맥스의 위협에 노출되게 만들었기 때문에 니코를 공격하기도 까다로워진다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베텔이 상당히 근접했던 때가 한두번 있었지만 결국 2위로 피니시해서 챔피언을 확정지었습니다.

 그 외에 니코가 중간에 맥스를 추월한 것도 있었는데, 사실 맥스가 타이어전략이 달라서 추월이 순위와 직결된 건 아니었지만 해밀턴을 더 빨리 따라잡음으로써 마지막 추격전을 짧게 하는데 기여했습니다. 또 맥스와의 휠투휠은 챔피언십이 걸린 당사자에겐 상당히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니코도 제법 괜찮은 추월을 해냈습니다. 해밀턴과의 충돌 등 휠투휠 면에서 아직 설익은 면모를 보여줬딘 니코지만, 페이스 차이가 있다곤 해도 그 추월은 상당히 과감하고 절묘했습니다.

 해밀턴의 지연전술이 우아하다고 하기도 어렵고, 또 해밀턴 답지 않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챔피언십이 걸린 싸움에서 모든 걸 다 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지연전술 덕분에 다른 팀과 큰 격차를 벌리며 원투를 해서 졌을 때보다 니코의 타이틀에 더 많은 가치를 쥐어주게 됐습니다. 분명 니코는 이번 경기에 유리한 입장이었고 느리게 달리는 해밀턴을 추월하려 하지도 않았지만 정말 나사 하나만 어긋나도 처참해질 수 있었으나 말썽을 전부 피해냈습니다.

 그리고 이게 니코의 챔피언십을 상징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밀턴과의 두번의 사고를 제외하면 니코는 페이스와 무관하게 트러블에 최대한 말려들지 않으려고 했고, 페이스가 허락하는 한에서 언제나 최선의 결과를 냈습니다. 물론 해밀턴이 더 많은 우승과 폴을 했고, 기계문제로 발목이 잡혔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해밀턴이 제대로 하지 못 했던 경우가 두번(아제르바이잔, 싱가포르)은 있었으며, 운이 좋았던 경우도 한번(모나코)은 있었습니다. 반면 니코는 오스트리아에서의 사고 외에는 거의 실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근본적으로 해밀턴이 더 빠른 드라이버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해밀턴이 니코보다는 운이 안 좋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면서도 해밀턴이 니코 만큼 일관성을 가졌었다면 사실 20포인트 정도 격차로 이겼을 수도 있었습니다. 니코는 해밀턴은 놓쳤던 작은 기회들을 빼먹지 않음으로써 마침내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고, 그 노력의 결실로 타이틀은 충분히 자격이 있습니다. 타고난 재능의 우열에 의해서만 모든 게 결정난다면 어찌 싱겁지 않겠습니까. 최고의 재능으로도 안 될 때가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기회가 올 때 그걸 잡아서 될 수도 있는 것이죠. F1의 역사엔 천재의 불운이나 실수에도 불구하고 결국 해내지 못 한 사람들의 이름으로 그득합니다.(웨보 형?)

 어찌되었든 이번 시즌 타이틀 하나로 니코가 해밀턴, 알론소, 베텔과 동급으로 여겨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버튼도 이들보다는 반수 정도 아래라고 여겨졌지만, 그래도 저 하늘이 내린 천재들을 물리치는 날은 있었습니다. 니코도 적어도 버튼이나 데이먼 정도의 존경은 받을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올 한해 보여준 일관성은 알론소의 명 시즌에 버금가는 수준이었고, 이전 두 시즌과 달리 해밀턴이 따라올 수 없었던 경기들도 늘었습니다. 3년의 와신상담을 마치고, 설사 이게 마지막일지 모르더라도 올 한해의 니코는 커리어 사상 최고였음은 분명합니다.

 나머지 순위는 페라리가 초반에 좋은 느낌이었지만 실제론 레드불이 살짝 더 나았던 느낌입니다. 맥스가 첫 랩 스핀으로 손해를 보았고, 리카도는 레드불 전략이 맥스의 회복에 치중하느라 손해를 보았던 반면 베텔은 확실히 챙길 거 다 챙긴 결과가 3위였으니 말이죠. 하지만 올 하반기 실망스런 모습이 많았던 베텔이지만 썩 좋지 않았던 예선에도 결승에선 상당히 잘 했습니다. 사실 해밀턴의 지연전술 때문에 한순간은 정말 우승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으니까요. 페라리, 레드불 모두 이번 시즌은 이렇게 마무리하고, 내년을 기약해야겠죠.

 그 외에 역시나 언제나 기대하던 수준의 성적을 낸 포스인디아 듀오에, 마지막 그랑프리에 그래도 포인트는 챙긴 마사, 마지막 포인트를 챙긴 알론소 정도로군요. 리타이어 한 드라이버들의 면면은 꽤 안타까운데, 토로로소는 예선부터 완전 최악이었고, 마그누센, 보타스는 제대로된 경기도 못 해보고 트러블로 리타이어. 버튼은 연석 좀 세게 밟았다고 프론트라이트 서스펜션이 나가서 리타이어... 마지막 경기인데 좋은 이별은 아니군요.

 어쨌든 F1 2016은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작년보다는 훨씬 나은 챔피언십이었고, 내년에는 두명보다 많은 드라이버가 챔피언십 배틀에 뛰어들 수 있길 바랍니다.

F1 2016 WORLD CHAMPION! by eggry



That was a champion's drive.



피델 카스트로 사망 by eggry


 동시대 인물들은 진작에 저세상 갔는데 100세 넘도록 살 작정인가 싶었건만 90세로 사망. 훌륭한 지도자였다곤 할 수 없지만 쿠데타나 혁명이 안 일어날 정도로는 나라를 굴리다가 결국 개방 할 때까지 누릴 거 다 누리다 가는군요. 동생 라울의 개방정책의 발목을 잡아왔던지라 쿠바에겐 좋은 소식인 듯 하지만 라울도 85세이니 얼마나 갈런지는 의문입니다. 이제 저세상에서 체와 멱살 잡고 싸우든지 회포나 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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