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3.-20. 큐슈 여행기 5부 - 시모노세키 by eggry


F1 2019 일본 GP 결승 by eggry


 역대급 태풍 때문에 많은 교통편과 행사가 취소되는 가운데 예선을 일요일로 미뤄 이뤄진 일본 GP. 날씨 정보를 봤는데 나고야~스즈카 지역은 상대적으로 비가 덜 내린 지역이라서 상황이 좋아 보였습니다. 태풍 지나간 뒤 날씨도 놀랍도록 쾌청했고...

 여튼 오랜만에 태풍으로 예선과 결승 하루만에 치르기인데, 금요일 연습에선 메르세데스 리드가 확고해 보였는데 페라리가 프론트로우를 잡아서 조금 기대를 하긴 했습니다. 조금만요. 결과론으로 말하자면 예선 페이스는 예선 페이스일 뿐이었고 결승 페이스 자체는 메르세데스가 더 좋았다고 봅니다. 두 팀에서 빠른 드라이버가 각각 보타스, 베텔이었는데 베텔이 보타스를 전혀 못 따라갔죠. 베텔이 스타트가 별로였다지면 역시 스타트가 별로였던 해밀턴 역시 베텔을 거의 끝에 따라잡을 뻔도 했고요.

 일단 베텔의 스타트에 대해 얘기해야 할 거 같은데... 리플레이 영상으로 보기에는 분명 빨간등 5개가 다 꺼지기 전에 움직이긴 했습니다. 다만 베텔 스스로 점프스타트를 인식하고 바로 멈췄다 다시 출발해서 실제로는 스타트가 남들보다 더 구려졌습니다. 레드불 시절에도 이런 적이 한번 있었던 거 같은데요. 그때도 일본이었던 거 같은데 가물가물하네요.

 그때도 패널티가 안 나왔지만 이번에도 안 나왔습니다. 다만 규정에선 이득과 무관하게 무조건 움직이면 위법이라 되어 있어서 판단기준이 좀 모호한 듯 싶네요. 사실 점프스타트 관련으론 자동인식장치도 있다고 합니다만 리플레이와 비교하면 인식장치의 신뢰성이 조금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리드를 안 벗어나면 작동이 안 되는 거라면 규정은 움직이기만 해도 안 된다라서... 뭐 전례가 있으니 판정 자체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베텔 본인도 오히려 손해였고요. 규정과 실제의 불일치 얘기일 뿐입니다.

 보타스는 편하게 크루징했고, 베텔은 처음부터 2스탑을 확실히 했는데 해밀턴은 전략이 좀 불투명했던 거 같습니다. 보타스가 2스탑이고 해밀턴이 1스탑인 것처럼 얘기했지만 타이어가 버티지 못 해서 결국 소프트로 한번 더 갈아타야 했습니다. 그 후 무서운 페이스로 베텔을 따라가긴 했지만 페라리의 직선속도는 DRS 있어도 도저히 따라잡기 힘들어 하더군요. 요즘 계속 해밀턴의 "More Power" 무전을 듣는데 격세지감이긴 합니다. 뭐 메르세데스 빠를 땐 직선만의 빠른 게 아니라 다른 팀은 이런 불평도 못 했지만요.

 해밀턴은 스타트도 그냥 그랬고 페이스도 음... 뭐 그렇게 좋진 않았습니다. 보타스가 뻗어나간 거 보면 보통이라면 이미 초중반에 베텔을 따라잡아서 휠투휠 상황에 도달했어야 하는데 타이어 전략의 혼선도 있었고 결국 맨 마지막에야 배틀을 걸 수 있었지만 페라리의 직선빨, 백마커 등의 변수로 1.5초 정도 빠른 랩타임으로도 별 수 없었습니다. 스즈카 자체가 추월이 수월하진 않은 트랙이기도 하고...

 네 드라이버 중 그래도 제일 실망스러운 건 샤를 르클레르겠죠. 턴1에서 맥스와 충돌 일으킨 것도 거의 샤를의 판단착오이고, 이후 레이스 운영도 그다지였습니다. 당연히 프론트윙 손상으로 꼬인 게 크긴 하지만 본인도 그다지 침착하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최후반부에 패스티스트랩이라도 먹자고 새 타이어를 먼저 제안했는데 그 무전 내용도 많이 조급한 느낌이었습니다.

 반면 베텔은 스타트 에러가 있긴 했지만 해밀턴을 방어해낸 건 역시나 짬밥 먹은 드라이버 다웠습니다. 최근 샤를의 상승가도에 얼마전 팀오더 불복종 문제도 있어서 팀 내 파워게임이 매우 중요한 시기일텐데 일단 한숨 돌리겠군요. 그렇다고 베텔이 유리해졌다는 건 아니고... 페라리 내부 소식으론 샤를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아직 올인(넘버원)할 확신은 안 섰다고 하는 거 보면 당분간은 풀어둘 모양입니다.

 여튼 보타스로썬 개막전 이후로 영 기도 못 펴던 거 제대로된 실력도 보여줬고 흠잡을 데 없는 우승이었습니다. 해밀턴은 베텔 못 잡았지만 결승 페이스로 보면 보타스는 베텔 스타트가 정상이었어도 어렵지 않게 페라리 듀오를 잡았을 거라고 봅니다. 한 경기 내내라면 충분한 시간이죠. 보타스가 넘버원이 될 날이 올 거 같진 않지만 자신감은 좀 회복했지 싶습니다.

 샤를의 사고와 부진으로 페라리 포인트가 기대에 못 미침에 따라 메르세데스는 6년 연속 WCC를 확정지었습니다. WDC도 확정적인 거나 마찬가지고 실질적인 경쟁은 3위[...] 싸움이라 할 수 있는데, 베텔, 르클레르, 맥스는 아직 백중세입니다. 남은 그랑프리의 우열도 가리기 어려울 거 같고...

 페라리가 확실히 나아지긴 했지만 예선은 이제 기선을 잡았다고 해도 결승은 아직인 듯 하긴 합니다. 스즈카도 일단 메르세데스 우위였다고 보고요. 남은 트랙은 브라질 빼고 퓨어 틸케트랙들인데 예선은 페라리 리드, 결승은 페라리 메르세데스 반반무마니 정도로 생각합니다.


엘카미노: 브레이킹배드 무비 - 작별인사 by eggry


 미국 드라마 별로 안 보는데-너무 질질 끌어서 지루함- '브레이킹 배드'는 그나마 봤습니다. 이것도 절반 정도는 쳐내도 될 내용이지만 인물이나 결말이 어찌될지가 너무 궁금해서... 뭐 결말은 그렇게 시원시원한 건 아니었지만 업보를 생각하면 괜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차 몰고 울부짖으며 도망치는 제시 핑크맨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마무리라 생각했죠. 적어도 생지옥에서 나왔으니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겠죠?

 그런데 극장판이 나오게 됐습니다. 제목은 엘카미노. 뜬금없이 왠 엘카미논가 했는데 제시가 TV판 끝에 타고 탈출하는 차 이름이 엘카미노입니다. 한마디로 제목은 "도망자" 정도라고 할 수 있겠죠. TV판의 엔딩에서 바로 이어지는 내용으로, 전체 시일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길디 긴 TV 드라마 후의 2시간 짜리 극장판이라 뭔가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진 않습니다. 도망자 제시가 할 수 있는 일도 그렇게 많지 않고요.

 결국 이 영화는 TV판의 끝에 시청자의 상상에 맡겨 놓았던 제시의 결말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입니다. TV판의 마무리가 에반게리온 TV판이라면 이건 엔드오브에반게리온 같은 거죠. 결국 같은 건데 좀 더 추상적이냐 친절하게 보여주냐 정도입니다. 물론 시간대 자체가 조금 더 뒤까지 이어져 내려가기 때문에 단순히 다른 해석 같은 건 아니지만... 보너스에 가까운 감각이란 건 마찬가지입니다.

 넷플릭스에 올라왔길래 어제 밤에 단숨에 보고 잤는데, 사실 내용은 약간 밍밍합니다. 극장판이라 뭔가 화려함이 넘치냐면 당연히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 말이죠. 내용 상당부분은 월터 입장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제시의 과거-주로 감금에 대해-와 후회를 되세기고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제시의 원수와 친구, 둘 다 아닌 인물들의 모습들을 다시 보게 되고, 제시는 도피 과정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과거를 물질적, 정신적으로 정리합니다.

 이게 굳이 따로 극장판까지 낼 정도로 대단한 내용이거나 필요한 거였냐고 하면 그렇진 않은데... 더군다나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것도 아니었다 생각하고요; 그래도 엄연히 양대 주인공이었는데 TV판 결말에서 다뤄진 게 너무 적었기 때문에 존중의 의미로써 늦게나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네요. TV판 끝에 그대로 들어가기에는 월터의 최후와 너무 주의가 분산될 우려가 있기에 시차를 두고 떨어져 나온 탓에 좀 더 따로 볼 수 있었단 생각도 들고요. 이걸로 이젠 아쉬움 없이 작별할 수 있겠구나 싶습니다.

 그나저나 바로 이어지는 내용에다 회상도 많다보니 익숙한 얼굴들이 계속 나오는데, TV판 완결 후 시간차가 너무 나다보니 그 사이 늙거나 변한 모습 때문에 순간 못 알아보거나 계속 신경쓰이는 일이 생기더군요; 특히 토드가 좀 심했습니다. 완전 늙은데다 불어가지고 처음엔 누군가 했네요.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4부 - 코쿠라 성 정원, 야사카 신사, 모지코 by eggry


니콘 APS-C 미러리스 Z50, Z6/7용 배터리그립, 58mm f.095 녹트 등 발표 by eggry


 이미 다 유출되었긴 하지만 공식 발표됐습니다. 니콘의 APS-C 엔트리급 미러리스 카메라 Z50입니다. 같이 발표된 렌즈 등 포지션을 보면 D7xxxx 시리즈보다는 D5xxx 시리즈의 뒤를 잇는 제품이라 생각됩니다.

 2100만 화소 BSI CMOS 센서는 D500의 것을 응용한 걸로 보이는데, 센서면 위상차를 추가해서 완전히 같은 센서는 아닙니다. 어차피 D500급 퍼포먼스를 낼 게 아니라면 D5xxx 계열에서 쓰는 2400만 센서를 쓰는 게 나을 듯 한데... 화소수가 경쟁사보다 낮은 건 신경쓰이는 부분입니다. 소니의 2400만도 슬슬 오래됐다 생각되고 캐논은 이미 3250만 화소니까 말이죠.

 Z6/7보다 작아지긴 했지만 원래 마운트 자체가 큰데다 뷰파인더 돌출 덕분에 두드러지게 작아지진 않았습니다. 살 빠져서 슬림해진 정도 느낌이네요. 그립감을 원하는 유저라면 이정도 크기 감소는 적당하고 좋다고 생각할 듯 합니다. 소니 a7보다 눈꼽만큼 작은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뷰파인더나 터치스크린 등의 스펙도 Z6/7보다 떨어지고, 소형화 때문인지 배터리도 다른 걸 씁니다. XQD 대신에 SD 카드를 택했고 슬롯 속도는 UHS-II입니다. 뭐 이 포지션의 제품으로썬 뻔한 사양입니다. 이런저런 다운이 있긴 하지만 가장 실망스러운 점은 바디 손떨림 보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크롭 줌렌즈들이 VR이 달려있긴 하지만 단렌즈까지 생각하면 아무래도 유감입니다.

 4K24와 4K30을 지원하긴 하는데 1.5배 크롭이라고 합니다. 크롭 판형에 1.5배 더 크롭되면 마포 수준인데 으음... Z6/7의 프로세서였다면 2100만 화소 풀픽셀리드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테지만 여기서 가격을 아끼기로 한 거 같네요. 과연 상급 모델이 나올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크롭바디가 무게 때문에 김볼 이용이 용이하단 걸 생각하면 심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크롭 동영상은 아직 소니, 파나소닉, 후지의 몫이겠네요.

 가격은 바디 온리 900달러, 16-50mm 렌즈킷 1000달러, 16-500mm&50-250mm 렌즈킷 1350달러입니다. 16-50킷 가격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네요. 손떨림보정이 없긴 하지만 어차피 이 포지션의 제품은 거의 번들줌만 쓰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경쟁사와 비슷한 가격대로 적당히 맞춰졌다고 봅니다. 50-250은 조금 비싼 느낌이지만... 출시는 11월.


 Z 마운트 첫 DX 카메라가 나오면서 당연히 렌즈도 나왔습니다. 현재로썬 단렌즈나 고급 줌렌즈 예정은 없고 번들줌급과 역시 번들급 망원 2종입니다. 16-50mm f3.5-6.3 VR과 50-250mm f4.5-6.3 VR입니다.



 16-50mm f3.5-6.3 VR의 경우 침동식으로 경통을 넣으면 거의 팬케익 사이즈를 가집니다. 사실 바디 사이즈가 그렇게 컴팩트는 아니라 이렇게까지 할 거 있나 싶지만... 뭐 두께로나마 휴대성을 줄이고자 하는 생각이려니 싶습니다. 렌즈 단품 가격은 300달러.



 50-250mm f4.5-6.3 VR은 좀 더 평범한 DX 가변조리개 줌렌즈입니다. 이 포지션의 렌즈들은 저렴하면서도 화질이 잘 나오는 편이기 때문에 성능은 괜찮으리라 생각합니다. 환산 375mm까지 가기 때문에 VR 성능이 충분할지는 좀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만 광고로 5스탑까지 견딘다고 하니 모자랄 정도는 아니겠습니다. 렌즈 단품 가격은 350달러.



 Z6/7용 배터리 그립 MB-N10도 발표됐습니다. 목업이 카메라 발표 당시 나왔는데 셔터 신호를 전할 접점이 없어서 정말 배터리만 들어있는 걸로 나올 거라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 개발하면서 아무 생각이 없진 않았을텐데... 뭐 여튼 나오긴 한답니다; 충전 중 사용이 안 되는 Z6/7이다보니 타임랩스나 동영상 촬영에는 도움이 되겠네요.



 마지막 신제품은 58mm f0.95 S 녹트입니다. 사실 렌즈 자체는 한국 P&I에도 나오는 등 그렇게 생소하진 않습니다. 출시가 오래 걸렸을 뿐이죠. 녹트 브랜드를 다시 살리니 만큼 무시무시한 프리미엄이 예상됐지만, 8000달러란 가격은 루머를 믿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뭐 이 렌즈는 사실 부러움보다는 놀림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다만 저는 터무니없는 가격이 아니라 지금 이 렌즈보다 다른 렌즈들이 더 급한데 이런 걸 내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후광 효과를 기대하기엔 너무 아득한 렌즈라서 솔직히 이거에 혹해서 Z 사는 사람은 별로 없을테고 말입니다;

 미타콘 50mm f0.95를 훨씬 싸게 살 수 있는데 같은 얘기가 나오긴 하겠지만 크기나 무게만 봐도 그렇지만 이 렌즈는 그냥 보통 f0.95 렌즈가 아닐 겁니다. 여태껏 f0.95 렌즈들을 보면 개방 해상력을 크게 희생한 렌즈들이지만 이 녹트는 크기와 무게를 생각하면 개방부터 높은 해상력을 보여주겠죠. 그러기 위해선 이런 미니대포 같이 될 수 밖에 없을 거고요.

 과연 이런 렌즈가 필요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걸로만 가능한 결과물도 있기는 할 겁니다. 일단 저는 아니지만 말이죠; 뭐 이게 과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앞으로 나올 50mm f1.2를 사면 되겠죠. 가격 만큼이나 수요도 기대하기 어려운 렌즈다보니 아예 주문수주 생산입니다. 언젠가 얼마나 대단한지 테스트 해보고 싶긴 하네요.



 렌즈 로드맵도 공식 발표됐습니다. 얼마 전 유출 로드맵이 있었는데 좀 안 맞는 구석이 있네요. 파란색이 기출시, 노란색이 출시 예정인 렌즈입니다. 출시 시점은 나와있지 않고 화각과 포지션이 어떻게 될지만 소개되어 있습니다. 미출시 렌즈 전체 목록으로는

- 20mm f1.8 S-Line
- 50mm f1.2 S-Line
- 28mm 박형 단렌즈
- 40mm 박형 단렌즈
- 60mm 매크로
- 105mm S-Line 매크로
- 14-24mm f2.8 S-Line
- 70-200mm f2.8 S-Line
- 24-105mm S-Line
- 100-400mm S-Line
- DX 18-140mm
- 24-200mm
- 200-600mm

 인데 뻔하게 예상되는 2.8 줌렌즈 홀리트리니티나 f1.8, f1.2 단렌즈 빼고 새로운 게 몇개 보입니다. 일단 제일 먼저 28mm와 40mm로 팬케익 렌즈가 나올 거라는 거군요. 40mm는 미러리스 시대에 표준화각으로 나름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또 이 렌즈들은 S-Line이 아니라서 저렴하게 나올 것입니다. 조리개는 f1.8~2.8 정도겠죠.

 24-105mm는 조리개를 표시 안 했지만 그냥 f4겠죠. 100-400mm의 조리개값도 뭐 뻔하고요. DX 용으로 슈퍼줌 18-140mm가 나오고, FX로도 24-200mm가 나옵니다. 200-600mm가 S-Line이 아니라는 게 눈에 띄네요. 가장 최근에 이 화각대로 나온 렌즈가 소니의 200-600G인데 그쪽은 고급라인인 G였거든요. 니콘이 화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대신 가격은 쌀 거 같습니다.

 여튼 렌즈 라인업은 충실하게 갖춰나가고 있는 듯 합니다. DX용 고급렌즈가 안 보인다거나, 70-200mm f4가 없다거나 하는 게 보이긴 하지만 21년까지 완료될 목록인데 그때면 대충 급한 렌즈는 다 나왔겠네요. 렌즈군 전개로 본다면 역시 f1.8 렌즈의 중요도가 보입니다. f1.8 라인업은 초광각 끝단과 100~135mm급 빼면 채워져서 급한 게 없는데 f1.2 렌즈가 21년까지 1개 밖에 안 나옵니다. 대신 무등급 단렌즈들과 줌렌즈 중심으로 채워지게 되네요. 캐논과는 정반대 전개입니다.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3부 - 코쿠라 성 by eggry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2부 - 텐진, 나카스, 하카타의 밤, 장어덮밥, 캐널시티, 코쿠라 도착

 굿모닝입니다. 코쿠라의 비즈니스 호텔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도시에 이틀 있다보니 느긋하게 일어났네요. 아침밥 시간 간신히 안 늦을 정도.

이어지는 내용

시그마 45mm F2.8 DG DN | Contemporary 리뷰 by eggry


※ 체험단 참여를 통해 무상으로 제품 대여를 받아 제작한 콘텐츠임

 SIGMA DG DN WEEK 체험을 마치고 리뷰를 쓰게 됐습니다. 일주일의 짧은 기간이라 빡빡한 가운데 출근까지 하면서 사진 찍으러 다닌다고 어지간히도 돌아다녔네요. 여행 다녀온 직후인데 거의 여행 일주일 연장한 느낌이었습니다; 체험단이긴 하지만 리뷰 기간도 짧고 요구사항도 그다지 없기 때문에 제 스타일로 풀어가 보겠습니다.

들어가는 말

 시그마 C 45mm F2.8 DG DN는 시그마의 새로운 DG DN 라인업 3종 중 하나로 출시된 렌즈입니다. 같이 나온 렌즈로는 A 35mm f1.2와 A 14-24mm f2.8이 있죠. DG DN 렌즈는 현재 모두 시그마가 참여하는 L 마운트 얼라이언스 및 오픈규격인 소니 E 마운트로만 출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종래의 인터뷰와 근래 DC DN 렌즈가 캐논으로 나온 걸 볼 때 캐논 RF의 리버스 엔지니어링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되며, 니콘 Z 쪽이 준비되는대로 그쪽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시그마 글로벌비전 출범 이래 시그마는 꽤나 먼 길을 걸어왔습니다. 라인업을 아트, 컨템포러리, 스포츠 세가지로 분류하여 특성을 명확히 하였고, 35mm f1.4 아트를 시작으로 대구경 고화질 렌즈 트렌드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당시까지도 아직 주변부 해상력은 원래 감수하고 쓰는 거라는 분위기였지만, 아트의 등장 이후 바뀌었고 오늘날 거대하고 육중한 f1.2, f1.4 렌즈는 모두 35mm f1.4 아트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풀프레임(DG) 미러리스(DN)용 렌즈들을 내면서도 아트, 컨템포러리, 스포츠 세 컨셉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C 45mm F2.8 DG DN는 세 렌즈 중 유일하게 아트가 아니라 컨템포러리 분류에 들어가는 렌즈입니다. 실제로 35mm f1.2와 14-24mm f2.8이 꽤 크고 육중한 반면 이 렌즈는 팬케익 수준은 아니지만 작고 아담합니다. 물론 f2.8이란 어두운 조리개도 한몫 했을테지만, 그 조리개 값 선정까지 고려한 것이 컨템포러리 컨셉일 것입니다.

 45mm라는 화각은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표준이라고 하면 35mm 아니면 50mm였으니까요. 오히려 55mm나 58mm처럼 더 멀리 가는 경우가 45mm보단 많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45mm는 나름 역사와 배경이 존재하는 렌즈입니다. 일단 45mm는 현행 35mm 풀프레임 필름/센서 판형에서 원론적으로 가장 표준렌즈의 정의에 맞아 떨어지는 렌즈입니다.

 표준렌즈의 정의는 판형의 대각선 길이 만큼의 초점거리를 의미합니다.(참고로 여기서 표준이란 건 절대 어떤 기준이라거나 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단지 그 수치가 가장 렌즈를 설계하기 용이하고 편하다는 수학적, 광학적, 기하학적 결론입니다.) 그리고 35mm 필름/센서의 대각선 길이는 43mm입니다. 45mm는 거기에 매우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43mm 대신 35mm나 50mm가 대중화된 데에는 RF와 SLR이란 카메라 방식의 규격적 제약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특히 SLR의 경우엔 미러박스의 존재 때문에 43mm 렌즈는 원래 표준의 정의인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을 오히려 달성하기 어려웠습니다. 미러박스로 인해 멀어진 탓에 부차적인 설계가 들어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미러리스 시대가 되었고, 렌즈와 센서 사이를 방해하던 기계덩이는 사라졌습니다. 43mm 렌즈는 어느때보다 만들기 쉬워졌습니다.

 덕분에 미러리스용으론 종래보다 더 많은 40~45mm 렌즈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초의 미러리스 시스템인 마이크로포서드의 첫 히트렌즈는 환산 40mm인 파나소닉 20mm f1.7이었습니다. DSLR 시절부터 삼식이란 별명으로 유명했던 30mm f1.4 렌즈는 DC DN 렌즈로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 역시 환산 45mm입니다.

 사실 삼식이의 오랜 인기를 생각하면 45mm란 화각은 의외로 많은 사람이 익숙한 화각이란 거죠. 단지 풀프레임 DSLR 렌즈로 적게 나왔을 뿐입니다. 그 외에 시그마 40mm f1.4 아트나, 자이스 바티스 40mm f2 CF, 삼양 45mm f1.8 등이 있습니다. 당장 비교적 최신인 렌즈들 기준으로 봐도 시그마 C 30mm f1.4 DC DN, 시그마 A 40mm f1.4 DG, 자이스 바티스 40mm f2, 삼양 45mm f1.8, 보이그랜더 40mm f1.2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근래 자이스 바티스 40mm f2를 매우 애용중이고, 이 화각의 편안함 때문에 오히려 50mm f1.4가 설 자리를 잃고 팔려 나가고 말았습니다. 시그마 C 45mm F2.8 DG DN도 화각 면에서 유사성이 있기에 어렵지 않게 손에 붙으리라 생각하고 체험을 신청해 사용해보게 됐습니다.

이어지는 내용

소니 a9 II 발표 by eggry


 a9 II가 갑작스럽게 기습 발표 됐습니다만, 뭐 여기저기 실망이라고 난리도 아닙니다. 해외에선 Sony is new Canon! 이라는 조롱까지 덧글란에 넘쳐날 정도이니 말 다했습니다. 제가 a7R IV가 다소 미진한 업데이트라고 했던 거 같은데, 말을 바꿔야겠네요. a7R IV 정도면 그래도 때와 가격엔 맞는 업데이트였다고 말이죠.

 일단 당연히 예상되던 업그레이드는 a7R IV와 같은 섀시로 업그레이드입니다. 섀시 업그레이드에 맞춰서 기계셔터도 10fps가 되는 걸로 바뀌었습니다. 10fps 기계셔터가 a9 나온 뒤인 a7R III에서 처음 등장한 거라서 a9 시리즈엔 이제야 적용됩니다. 다만 a7R IV에 적용된 셔터쇼크를 한결 저감시킨 버전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듭니다. 화소수가 안 올라가서 뭐 별 상관은 없을 거 같습니다.

 가장 실망스런 점은 역시 센서가 그대로란 게 되겠죠. 2400만 화소 풀프레임 센서 그대로입니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뭐 조금이라도 개선했단 말도 없고 아예 '같은 센서'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실 3000만+ 화소에 전자셔터 고속연사 되는 기종을 기대했는데 3600만 루머도 있었지만 완전히 틀렸습니다. 그대로 2400만이란 건 a9R이 나올 여지가 있다는 얘기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더 빨라진 비욘즈 X 프로세서가 AF 속도와 정확도, EVF 반응속도를 향상시킨다고 해놓긴 했는데 실제로 어떨진 모르겠네요. 근본적으로 클래스가 다른 성능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주된 개선은 동영상 리얼타임 트래킹일 거 같네요. a7R IV의 500만급 EVF도 빼먹은 건 완전 실망스럽습니다. 프로세서 성능도 대동소이해 보이기 때문에 동영상 성능도 그대로입니다. 4K30 1.2배 크롭은 물론이고 8비트 성능에 S-Log 없음까지 동일합니다.

 섀시 개선에 덤으로 가는 개선점은 조작계, 셔터, 손떨림 보정(0.5스탑 향상), USB 버전, WiFi 5G 지원, SD 카드 슬롯 정도인데, 사실 다른 기종에서 다 이뤄진 거라 새로운 건 없습니다. a6600 발표될 때도 그렇고 요즘 분위기가 있는 기술 안 들어갔던 거 레고 조립하듯이 조립해서 내놓는 분위기입니다. S-Log 같이 진짜 기대하는 건 정작 넣어주지도 않고;

 AF는 두고 봐야겠지만 퍼포먼스 측면에서 확실히 향상된 건 SD 카드 슬롯 뿐인 듯 합니다. 두 슬롯이 모두 UHS-II가 되어 병목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a7R IV의 벤치에선 3세대에 최대 150MB/s 정도 쓰기 성능이었던 반면 이번엔 200MB/s이 넘는 속도가 나온다고 하니 연사 후 버퍼 비우기는 조금 빨라질 듯 합니다. a7R IV야 화소가 늘어서 크게 느려지진 않는 수준으로 끝이지만요.

 가격은 4500달러, 출시는 11월. a9과 같은 출시가로 책정된 건 최소한의 양심이 되겠습니다. a9 새거 살 돈이면 a9 II 사서 조금이라도 나으라는 얘기겠지만 a9이 애초에 이미 정가보다 한참 싸게 팔리는 판에 이게 얼마나 메리트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SD 카드 슬롯 빼고 a7R IV 기능 중 가장 탐나던 건 측거점 색상 선택인데 이것마저 얼마전 6.0 펌웨어 업데이트에 들어가 버려서;;

 여튼 이런 사양이라면 그렇게 떠들던 '올림픽 진검승부'는 애초에 소니의 관심사가 아니었다는 결론이 되겠습니다. 망원렌즈 내던 것들도 올림픽은 핑계고 그냥 동물사진 뭐 그런 목적이었겠고요. D6랑 1DX III는 완전 탱크로 나올텐데 약해빠진데다 메모리카드도 느리고, 심지어 더 고화소 고화질도 아니면서 누가 올림픽 경기장에서 쓸까 싶습니다. 물론 AF나 연사속도는 좋지만 정말 그 뿐입니다. 그것만으로 올림픽 카메라가 될 거라고 생각하면 안일한건데, 이렇게 나온 거 보면 애초에 생각도 없었나봅니다.

 이제 궁금한 건 진짜 프레스급 a9 시리즈가 언제 나올까 하는 건데 올림픽이 지나갔으니 a9 III가 언제 나올진 짐작할 수 없게 됐습니다. 다음 올림픽보단 전일거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데 2세대 사양 보면 생각보다 금방 나올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고, 경쟁사가 아직 고속전자셔터 기종이 없으니 최대한 버티겠단 생각도 들고...

 참고로 전 고화소와 연사를 동시에 갈망하다 3600만짜리 상상속의 a9 II를 꿈에 그리며 a9이 떡락할 거 같아서 팔고 화질이라도 챙기자고 a7R III로 돌아왔는데, 지금 분위기론 그냥 a7R III에 한 2,3년 더 정착해야 할 거 같습니다. 차기기종은 화소 늘어난 a9 III가 빨리 나오기 vs a9R 이라도 나오기 vs 둘 다 안 나와서 결국 a7R IV나 V 사기가 될 거 같습니다. 아니면 니콘이나 파나소닉 차세대 모델이든지.

조커(2019) by eggry


 문제작(?) '조커'입니다. 공식적으로 DCEU와 무관한, 그리고 앞으로 혹시 나올지도 모를 배트맨이나 조커가 나올지도 모를 영화와도 상관 없는 그냥 독립작...입니다만 사람들이 솔직히 그렇게 생각해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걸 그냥 '다른 세계관이거든'이라고 퉁치는 건 창작자들의 의도에 놀아나는 짓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볼 생각은 없습니다.

 사실 영화 자체는 사람들이 예고편 보거나 커뮤니티에서 상상 풀던 거랑은 좀 다른 결과물입니다. 예고편하고 영화의 템포나 굴러가는 방식 조차도 꽤 다릅니다. 예고편이란 게 짧은 시간에 강렬하게 보여주려다 보니 그런 거겠지만, 실상 영화는 상당히 슬로우 템포이고 격정적이기 보다는 고요한 수면 밑의 소용돌이 같습니다. 가장 폭발하는 부분조차도 의외로 부드러운 느낌이 납니다.

 그러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아니 오히려 긴장과 불편함을 끊임없이 주입시킨다는 게 이 영화의 제작자와 연기자가 얼마나 뛰어난 테크니션인가 깨닫게 합니다. 소품과 구도, 카메라워크, 연기는 흠잡을데가 없습니다. 당사자들이 정말 톱노치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기술적으로 이 영화에서 불만스러웠던 건 딱 한 장면 뿐인데, TV 쇼에 나왔을 때 TV 화면(당시 브라운관 화면) 묘사가 아닌데도 초점이 나가 소프트하게 나오는 샷이 하나 있습니다. 다른 샷을 생각하면 의도라 생각하진 않는데 재촬영하기엔 연기가 도저히 나오지 않았던 건지...

 그런 테크니션적 면모를 제외하고 영화가 전하는 내용 자체를 보자면 솔직히 기대보다 맹탕이라 실망했습니다. 솔직히 배경 상황이니 조커란 인물이 겪는 사건이니 뭐니 고담과 조커가 아니라도 아무 상관 없는 내용이고요, 그 내용 자체도 시대가 시대라서 감회가 새로울진 모르겠지만 그냥 늘 보던 그런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떠나지 않게 잡아두는 재주는 대단한데... 보고 나서 뭔가 새로이 남는단 생각은 안 듭니다. 전반적으로 오리지널리티보단 따라하기와 오마쥬의 총집결이란 인상을 더 강하게 받습니다.

 스토리 자체야 원래 뻔하기는 합니다. 광대짓 하던 아서가 좌절하고 미쳐서 슈퍼빌런 조커가 된다는 건데, 중요한 건 과정이겠죠. 사실 영화로써 조커의 기원적 얘기는 이게 처음입니다만, 이전 조커들에 간략하게나마 그려지거나 추측할 근거가 없었던 건 아니니 비교하자면 이전 조커들이 생명과 정신을 망치로 두들기는 형태로써 재련되었다면 이번 조커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조져집니다.

 영화 개봉 전에 '다크나이트 라이즈' 때 조커를 자칭하는 범죄자의 총기난사 사건도 있었고, 이번에도 장난이든 뭐든 범행예고나 우려가 있었지요. 커뮤니티 상에서도 인셀 미화니 자극이니 하는 얘기들이 오랫동안 있었는데, 사실 영화 내용은 그런 소동들이 약간 우스꽝스럽게 보일 정도로 밍밍합니다. 심지어 조커는 별로 천재범죄자도 아닙니다.

 어수룩한 광대 시절은 물론이거니와 나쁜 놈이 되기로 작심한 뒤에도 어설픈 면모는 안 사라집니다. 이번 글에는 보통 올리는 포스터가 아니라 영화 컷을 올렸는데 저거 그냥 촬영 중에 도촬된 작붕샷 아닙니다. 걍 원래 저래요. 예고편에도 나온 계단 댄스 장면 말인데 이게 보통 악당 미화 장면이었다면 거사를 치른 뒤 그게 리플레이 되는 장면과 교차되는 식으로 연출될텐데, 영화에선 그냥 혼자 삘받아서 추다가 경찰 나타나서 허겁지겁 도망갑니다. 그게 위 사진입니다.

 '다크나이트'의 조커가 모든 장면에서 원하는대로 흘러가는(마지막만 빼고) 신적인 존재인 반면 이 조커는 중간중간 계속 허접쓰레기 같은 면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게 조커가 위험한 사람들의 아이돌이 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겠습니다만, 사실 그게 충분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우스꽝스럽다고 했죠? 우스꽝스럽습니다. 그런데 영화 내내 계속 나옵니다. "뭐가 우스운데?" 그러고 보통 안 좋은 일이 일어납니다.

 참말로, 조커가 아무리 인간쓰레기라고 시시때때로 보여봤자 스스로 인간쓰레기로 불리길 꺼리지 않는, 아니 오히려 '어차피 난 쓰레기니까'라며 면죄부라도 되는 것처럼 놓아버리는 인간들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때에 이걸론 전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영화가 생각보다 그렇게 호도적이지 않다고 해도 그냥 웃을 일은 아닙니다. 두고볼 일이지만 어차피 인터넷이 전혀 상관 없는 개구리를 알트라이트 아이콘으로 만들거나, 꺼라위키에서 망작으로 기정사실화 해버리는 일이 벌어지는 때에 이러고도 충분히 '다크나이트'의 조커로 탈바꿈하는 마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것까지 만든 사람 책임이라고 하긴 당연히 좀 그래야 하는데 말이지요... 사실 영화의 내용 대부분이나 이런 잠재적 우려는 모두 표현의 자유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허용되는 것입니다만, 이 영화가 그런 자격을 충분히 갖췄는가, 아니 그것보단 충분히 노력했는가는 의문이 남습니다. 말했듯이 조커여야 할 이유가 하등 없는 영화라 이 말입니다.

 요약하자면 "지루하게 다뤄진 평범한 이야기를 뛰어난 기교로 치장하고 조커라는 유명 캐릭터 스킨을 입힌 영화"가 되겠습니다. 뭐 뒷부분만 빼면 그냥 평범한 웰메이드 영화가 됐을테지만 이게 뭐 나이 먹은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오는 택시드라이버 2[...] 같은 거였다면 솔직히 별 말 안 했을 겁니다.(덧붙이자면 택시드라이버는 약간 억울한 영화지만, 역시 대중의 수용을 무시할 수 없다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 제목은 조커이고, DC와 배트맨, 조커의 거대한 유산에 올라타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그러니까 제 가장 큰 불만은 표현의 자유와 예술을 면피로 내세우면서도 책임감은 결여되어 있다는 겁니다. 영화 제작자들의 유능함을 볼 때, 그리고 인터뷰에서 보이는 지적 수준을 볼 때 문제의 소지를 이해하지 못 했다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지만 모른 척 하는 건 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강행하기로 한 것인데, 거기에 표현의 자유와 예술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도 아니고 아주 상업적인 조커란 캐릭터로 흥행에 덕을 보고 있습니다. 조커란 제목과 개봉 전의 논란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조차도 돈이 될 거라고 다 이해하고 있을테지요. 적어도 면죄부를 원한다면 거대 프랜차이즈에 편승이라도 하지 말았어야지요. 조커로 이야기를 만들기로 한 시점에서 설사 다른 제목이었다면 그러려니 넘어갈 내용이라도 변명일 뿐입니다.

 차라리 노골적으로 자극적인 내용에 상업적인 티를 팍팍 냈다면 욕은 했어도 솔직하다곤 납득했을 겁니다. 하지만 유능한 사람들이 딱히 새롭지 않은 것을 거대 프랜차이즈의 틀을 씌워 돈을 벌 기회로써 선택한 걸 표현의 자유와 예술을 방패로 결백한 척 하려는 건 참 꼴불견입니다.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2부 - 텐진, 나카스, 하카타의 밤, 장어덮밥, 캐널시티, 코쿠라 도착 by eggry


2019. 9. 13.-20. 큐슈 여행기 1부 - 후쿠오카 도착, 카이류 라멘, 후쿠오카 타워

 후쿠오카 타워 보고 버스 타고 텐진으로 돌아왔습니다. 점심을 늦게 먹었으니 이젠 저녁을 늦게 먹을 시간... 텐진 파르코 백화점 지하에 회덮밥 집이 있다고 해서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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